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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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시즌 2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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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시즌 1 톺아보기(링크)

 

 

시즌 1에서 9대 닥터가 꽃미남으로 변신하고 나서 저는 닥터후를 잊어버렸습니다. 그때 저는 시즌이라는 존재를 잘 몰랐습니다. 외화도 공중파에서 트는 것만 봤고, 공중파도 외화에 무슨무슨 시즌 2’라고 쓰지를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9대 닥터가 재생성하자 참 유별난 드라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후속작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예상했지만 시즌 2가 나올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KBS에서 닥터후 시즌 2 예고편이 나오자 얼마나 놀랐는지 예상이 되십니까? 닥터가 돌아온다고? 그 재밌는 드라마가 후속작을 내다니! 저는 기뻤습니다. 게다가 시즌 2는 일요일 밤이 아니라 토요일 낮에 방송했기 때문에 책상에 머리를 처박고 졸 일도 없었습니다. 저는 토요일 학교가 끝나면 가장 먼저 집으로 달려가서 닥터후를 봤습니다.

 

10대 닥터는 김승준 성우가 더빙했습니다. 로즈 타일러도 오길경 성우가 계속 더빙했고요. 특이한 사실은, KBS판 닥터후는 오프닝에 성우 이름을 올렸다는 겁니다. 3D로 데이비드 테넌트와 빌리 파이퍼 이름이 뜨는 그곳에 김승준과 오길경 이름을 집어넣었습니다.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성우들은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성우가 좋은 대접을 못 받는 우리나라에서 그것도 공중파 방송국 외화가 오프닝에 성우를 띄우다니. 이런 경우는 전무후무했습니다. 아무튼 김승준 성우는 오프닝에 이름이 오를 자격이 있을 만큼 좋은 목소리 연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촐싹대면서도 젠틀한 남성미가 있는 데이비드 테넌트의 목소리를 잘 살렸습니다. 지금도 데이비드 테넌트를 누군가 더빙해야 한다면 바로 김승준 성우입니다. 성우 팬들한테도 훌륭한 연기로 기억되고 성우 본인도 감회가 남다르다고 모 잡지에서 읽은 바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닥터후 시즌 2는 여타 시즌과는 많이 다릅니다. 젊은 닥터를 캐스팅한 김에 화끈하게 찍었는지는 몰라도 역동적입니다. 여기저기서 쾅쾅 터지고, 닥터는 열나게 뛰어다닙니다. 1963년 이래 이 정도로 후끈 달아오르는 닥터가 있었나 싶습니다. 닥터후를 05년부터 접한 저 같은 사람들이야 재밌네라고 반응했지만 옛날부터 닥터후를 본 시청자들은 불만을 지니기도 했습니다. 닥터후는 미국식 액션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영국식 공상과학 드라마라면서 말이죠.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시즌 10, 12대 닥터까지 본 저도 러셀 T 데이비스 시절 시즌을 돌이키면 너무 시끄럽습니다.

 

그러나 재미만은 어느 시즌 못지않았습니다. 닥터와 로즈의 로맨스, 사이버맨, 달렉, 우드, 우주 악마, 텔레비전에 사는 외계인 등 소재와 주제가 다양했고 깊이도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러셀 T 데이비스가 맡은 시즌 중에서 제일 훌륭하고 독창적인 시즌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화에서 닥터와 로즈가 이별을 고하는 장면은 현재까지도 닥터후에서 제일 슬픈 장면을 꼽을 때 반드시 들어가는 장면입니다.

 

닥터후는 로맨스 액션 드라마가 아니야!’라고 외치는 사람과 왜 닥터후를 시즌 2처럼 못 만들지?’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이들에 100%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시즌 2는 명작입니다. 모두 그리워하고 모두 떠올리면 감상에 젖는 시즌이 바로 시즌 2입니다.



닥터후 시즌 3 톺아보기

http://schbeom.tistory.com/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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