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글쓰기와 닥터후, 엑셀, 통계학, 무료프로그램 배우기를 좋아하는 청년백수의 블로그
창작법 (5)
월터 모슬리(Walter Mosley)
반응형

 

미국의 작가. 범죄소설을 주로 집필한다.

제일 유명한 시리즈는 1990년부터 써온 하드보일드 소설인 이지 롤린스 시리즈. 2차대전 참전용사 출신인 사설탐정 에제키엘 포터하우스 롤린스가 주인공이다. 출간은 90년대부터지만 시대적 배경은 40년대부터 시작된다. 이외에도 피어리스 존스 시리즈, 레오니드 맥길 시리즈를 집필했으며 공상과학 소설뿐 아니라 희곡, 논픽션을 썼다. 우리나라에는 영어덜트 소설인 <47>, 기타 단편선집 참여작과 작가지망생을 위한 가이드 <올해 당신은 소설 쓴다>가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영감이 떠오를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다.'
<올해 당신은 소설 쓴다> 中

<올해 당신은 소설 쓴다>는 말 그대로 1년 안에 장편소설 하나를 쓰자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매일 소설을 써내려갈 필요가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친절하게도(?) 작가는 작가들을 '내용부터 일단 쓰는 파'와 '설계부터 하는 파'로 분리해 준다. 설계파를 대변하는 작법서가 의외로 적다는 것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 내용파는 당연히 책상에 앉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줄줄 써내려가야 하고, 설계파도 하루에 시간을 잡고 앉아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구상해야 한다고 한다. 

아직 번역출간되지는 않았지만, 월터 모슬리는 2019년 두 번째 작법서 '픽션의 요소(Elements of Fiction)'을 출간한다. 이 책에서 그는 플롯 구조, 인물 설계, 작가의 목소리 등을 설명해준다.

반응형

'창작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로카드처럼 스토리 만들기  (0) 2019.03.10
닐 게이먼의 'Make Good Art' 연설  (2) 2018.10.12
가짜 주인공  (0) 2017.09.11
질서가 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0) 2017.09.10
  Comments,     Trackbacks
타로카드처럼 스토리 만들기
반응형



  글을 쓰면 굶어죽기 딱 좋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굶어죽기 좋은 시대가 온 것이죠. 그러니 안심하고 글을 쓰셔도 될 것 같습니다.


  농담입니다. 그런데 세상은 이제 줄거리를 원합니다. 레디메이드 로맨스를 찍어내던 국내 방송국은 넷플릭스라는, 어쩌면 당연한 시대의 흐름에 옴짝달싹 못 하고 있습니다. 책으로만 보던 만화는 인터넷에 뿌리내리고 웹툰이라는 새 이름을 달았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지만 종이만화보다 커졌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글이 줄거리를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지만, 커진 줄거리 시장에서 떨어지는 콩고물로 글이라는 장르가 연명, 아니 부활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창작에 관심이 있다 보니 여러 작법서를 읽습니다. 그중에서 오쓰카 에이지라는 사람이 쓴 작법서가 눈에 띕니다. 작법서가 아니라 창작서라고 해야 할까요? 오쓰카 에이지의 저서는 표현보다는 줄거리와 인물을 탐구하기 때문입니다.





  오쓰카 에이지(오오츠카 에이지)는 <다중인격 탐정 사이코> 등의 만화 줄거리를 집필한 스토리텔러이자 여러 평론서를 쓴 평론가입니다. 국내에 출간한 책은 대부분 평론서가 아니라 작법서인데 실제로 창작교실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다만 <다중인격 탐정 사이코>는 헐리우드에서 영화화까지 고려된 작품이라기엔 평가가 너무 안 좋아, '이 사람은 정말 줄거리를 가르치는 게 맞나' 싶은 비판도 듣는 모양입니다. 저는 <스토리 메이커>로 처음 오쓰카 에이지를 접했습니다. 그 책은 프로프의 민담이론이나 조지프 캠벨의 신화연구에 바탕을 두고 줄거리 짓는 법을 알려줍니다. 한번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해체와 재구성





  <이야기 체조>라는 책은 말 그대로 이야기 만드는 법을 이야기합니다. <스토리 메이커>가 여러 이론으로 우려낸 와인이라면 <이야기 체조>는 이런저런 비법을 소개하는 칵테일입니다. 그중 첫 번째 방법이 해체와 재구성인데, 본인 말로는 만화 <성흔의 조커>를 집필하며 만든 설정을 응용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스토리 메이커> 끝부분에도 짧게 실려 있습니다.





  '해체와 재구성' 방법은 타로카드로 점 보는 것과 비슷합니다. 실제로 타로카드로도 가능합니다. 카드 24장이 필요합니다. 카드마다 용기, 행운 등 추상명사를 적습니다. 이제 카드를 보이지 않게 섞고 여섯 장을 고릅니다. 여섯 장을 배열합니다. 각각


1) 주인공의 현재

2) 주인공의 가까운 미래

3) 주인공의 과거

4) 조력자

5) 적

6) 결말


을 상징합니다. '주인공의 현재'가 '성실'이라면 성실하게 일하는 주인공을 만듭니다. 물론 추상명사라서 융통성(속된 말로 '유도리')을 발휘해도 됩니다. 예를 들어 '성실'은 하기 싫은 일을 꾸역꾸역 해내는 주인공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성실한 건 맞으니까요. 성실하게 살인을 준비하는 범죄자 주인공으로 상상해도 좋습니다. 카드가 위아래 뒤집혀서 배열되었다면 반대로 해석합니다. '결말'이 뒤집힌 '엄격'으로 나왔다면 자유롭고 온화한 부모님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죠.





  오쓰카 에이지는 우치다 노부코와 그레마스를 인용합니다. 우치다 노부코는 어린이를 연구한 발달심리학자인데, 어린아이한테 카드를 보여주고 그 카드로 이야기를 지으라고 시켰습니다. 아이가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을 알아보고자 한 것이죠. 노부코는 아이가 이야기를 짓는 것은 '경험의 해체와 재건을 통한 창조'로 해석했습니다. 그동안 들은 이야기와 겪은 체험을 치즈처럼 잘게 자른 다음, 그 단면을 늘어놓고 거기에 의미를 붙여 이야기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한편 그레마스(알기르다스 줄리앙 그레마스)는 프랑스 기호학자인데 행위자 모델(행위소 모델)에서 여섯 행위자를 규정했습니다. 이 모델에서 오쓰카 에이지가 말한 여섯 배치가 나온 것입니다(따온 것이지 같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타로카드로도 가능하고, 꼭 24장이 아니어도 됩니다. 스스로 24가지 명사를 써도 됩니다. 우정, 복수, 질투...





엑셀로 만들어 보다








  일단 24가지 키워드를 번호와 함께 엑셀에 입력했습니다. 이 키워드를 무작위로 뽑아볼까요. 먼저 RANDBETWEEN 함수를 써보겠습니다 RANDBETWEEN 함수는 최솟값과 최댓값을 정하면 그 사이에 있는 정수값을 반환하는 함수입니다.




  함수로 여섯 값을 뽑았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RANDBETWEEN 함수는 말 그대로 무작위로 숫자를 반환해서 중복 숫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같은 키워드가 또 나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번 INDEX와 RANK 함수를 이용해 봅시다. 우선 RAND 함수로 난수를 만듭니다. =RAND()는 0과 1 사이 무작위 소수를 반환합니다. 무작위 소수 24가지를 만들었습니다.


  RANK 함수는 어떤 숫자가 범위에서 몇 등을 차지하는지 나타내는 함수입니다. 슬슬 감이 올 겁니다. INDEX는 범위에서 몇 번째에 해당하는 값을 가져옵니다. 이렇게 써 봅니다.




= INDEX(추첨할 데이터, RANK( 이번 셀에 해당하는 RAND 함수를 쓴 셀 , RAND 함수를 쓴 범위 ))


  RANK는 맨위 셀이 난수 중에서 몇 등인지 가렸습니다. INDEX는 그 등수번째에 해당하는 숫자를 가져왔습니다. 필요한 만큼 자동 채우기가 가능합니다. 무작위 소수는 전부 다르니까, 등수가 겹칠 염려는 없고 따라서 등수번째 데이터도 전부 다릅니다. 자동 채우기에서 셀 주소가 변하게 하지 않으려면 주소에 $를 넣습니다. 직접 타이핑해도 되고 블록설정 한 다음에 F4를 눌러도 됩니다.


  하지만 아예 키워드도 나타내고 싶으면 어떻게 할까요? VLOOKUP 함수가 유용합니다. VLOOKUP 함수는 우리가 찾는 열에 해당하는 셀 내용을 반환합니다.



= VLOOKUP ( 찾고자 하는 항목, 표 범위, 원하는 열의 상대적 위치, TRUE/FALSE)


  '찾고자 하는 항목'에는 RANK로 구한 숫자를, 표 범위는 번호와 키워드를, 원하는 열은 표 범위에서 두 번째 열을 차지하므로 2를 넣습니다. TRUE/FALSE는 유사 일치/정확히 일치인데 어차피 숫자라 일치하니 FALSE라고 합시다.





  카드가 뒤집힘/안 뒤집힘은 RANDBETWEEN 함수로 해결해 봅시다. 최솟값을 0, 최댓값을 1로 하고 1이 나오면 뒤집혔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직접 해 봤습니다.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것으로 줄거리를 만든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요.





주인공의 현재 : 절도

주인공의 가까운 미래 : 생명(뒤집힘)

주인공의 과거 : 이성(뒤집힘)

조력자 : 비호

적 : 서약

결말 : 엄격


  먼 옛날 한 왕국. 주인공은 왕궁의 기사단장으로 규칙을 철저히 지키는 원칙주의자다(절도). 그러나 사실 주인공한테는 과거의 비밀이 있었다. 젊은 시절, 다혈질이고 충동적이던 주인공은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실수로 사람을 죽이게 된다(이성, 뒤집힘). 그때 어느 악마가 찾아와 이 사건을 무마해줄 테니 나중에 부탁을 들어달라는 거래를 제안했고 주인공은 하는 수 없이 수락해 지금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기사단장까지 되어 과거가 가물해질 무렵, 악마가 찾아와 약속을 지킬 때가 되었다고 위협한다(서약). 악마는 어느 무고한 여성을 죽이라고 요구하는데(생명, 뒤집힘) 예언에 따르면 이 여성이 낳을 아기는 악을 멸망시킬 용사로 자라기 때문이었다. 아이를 죽이지 않으면 거래내용에 따라 자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 주인공은 호시탐탐 죽일 기회를 노리지만, 오히려 여성을 보호하는 것으로 비춰져 동료의 도움마저 받게 된다(비호).  결국 주인공은 자신이 죽는 길을 선택한다(엄격).



  다시 읽어보면 전개에 구멍이 숭숭 뚫렸지만, 처음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래에 엑셀파일을 업로드했으니 해 보시길 바랍니다. 엑셀 무작위 함수는 계산마다 답이 달라지므로 보존하고 싶다면 스크린샷으로 찍는 걸 추천합니다. 복사해서 값으로 붙여넣기하면 다시 계산되어 값이 달라집니다. 철저한 무작위에서도 줄거리가 탄생한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오히려 무작위라 더 상상력이 잘 발휘되는 걸지도 모르죠.



해체와 재구성.xlsx


반응형

'창작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터 모슬리(Walter Mosley)  (2) 2023.01.13
닐 게이먼의 'Make Good Art' 연설  (2) 2018.10.12
가짜 주인공  (0) 2017.09.11
질서가 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0) 2017.09.10
  Comments,     Trackbacks
닐 게이먼의 'Make Good Art' 연설
반응형

  이 글은 영국의 유명 작가 닐 게이먼이 2012년 미국 University of the Arts(UArts) 졸업식에 초대받아 남긴 기조 연설을 번역한 글입니다. 일명 'Make Good Art' 연설로 불립니다. 이 연설 영상과 대본은 유튜브와 UArts 홈페이지에서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고등 교육기관을 졸업하는 분들께 직접 조언을 드리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런 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입학하지도 못했죠. 전 탈출이 가능한 나이가 되자마자 학교를 나갔습니다. 제가 작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기 전, 제 앞에 놓인 4년의 강제 교육이 아직 지루할 때였습니다.

 

  저는 이 업계에 들어와서 글을 썼고, 쓸수록 좋은 작가가 되어갔고, 그렇게 글을 더 썼는데, 제가 점점 살아가는 모습이 언짢은 사람은 없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제 글을 읽고 돈을 냈죠. 안 내기도 했습니다. 종종 자기를 위해 글을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전 친구와 가족이 받은 고등 교육에 건전한 존중과 애정을 품게 되었습니다. 대학을 다닌 친구와 가족들은 그 존중과 애정을 오래 전 치료받았는데 말입니다.

 

  돌이켜 보면 전 독특한 삶을 살았습니다. 이걸 경력이라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경력이라는 말에는 제가 어떤 경력을 계획했다는 뜻이 있는데, 전 그런 일은 전혀 한 적 없습니다. 제가 그나마 리스트라고 부를 수 있는 건 15살에 쓴 소원 목록이었습니다. 어른 소설을 쓴다. 아이들 책을 쓴다. 만화를 그린다. 영화를 찍는다. 오디오북을 녹음한다. 닥터후 에피소드를 쓴다 등. 전 경력이랄 게 없습니다. 그저 리스트 목록을 해냈을 뿐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일을 시작할 때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을 전부 말씀드리려 합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는 줄로 착각하던 것도요. 제가 받은 최고의 조언도 알려드리겠습니다. 전 절대 실천하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첫째. 여러분이 경력을 시작하면 자기가 뭘 하는지도 모르실 겁니다.

 

  이건 대단한 겁니다. 자기가 뭘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규칙을 압니다. 뭐가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압니다. 여러분은 모르죠. 몰라야 합니다. 뭐가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정하는 규칙들은 가능성의 경계를 넘어 시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만든 겁니다. 여러분은 시험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 불가능한지 아닌지 모른다면 더 쉽습니다. 아무도 하지 않았다면, 아무도 그걸 막을 규칙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무얼 만들고 싶은지 떠오르고, 무얼 재료로 할지도 정했다면 그냥 시작하세요.

 

  말이야 쉽겠지만, 가끔 마지막에 가 보면 예상보다는 훨씬 쉬울 겁니다. 대개 여러분이 가고 싶은 곳에 가려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전 만화와 소설과 스토리와 영화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널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저널리스트는 질문할 권리도 있었고, 그냥 찾아가서 업계가 돌아가는 방식도 알 수 있었고, 게다가 글을 쓰거나 잘 쓰려면 알아야 할 것도 배울 수 있었고, 효율적이고 사무적이고 가끔은 불리한 상황이거나 시간제한이 있을 때 글을 쓰는 법을 배우며 돈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여러분이 하고 싶은 일에 직선으로 길이 났을 수도 있고, 여러분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절대 모를 때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가능한 것을 얻기 위해 먹고 살고, 빚을 갚고, 일감을 찾고, 정착하면서 목표와 희망 사이 균형을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끔은 제가 가고 싶은 곳을 상상만 해도 되었습니다. 작가, 주로 소설가가 되어 좋은 책을 쓰는 모습. 좋은 만화를 만들고 말과 글로 제 자신을 떠받는 것. 그건 산이었습니다. 먼 산. 제 목표였습니다.

 

  전 깨달았습니다. 산을 향해 걷는 동안에는 괜찮을 거라고. 나중에 내가 뭘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면, 멈춰서 그 산에 가까워지는지 멀어지는지만 따지면 되니까요. 전 잡지 편집 일, 돈깨나 주는 적당한 일자리를 거절했습니다. 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 일은 매력적이었지만, 저를 그 산에서 멀어지게 할 것이었습니다. 만약 그 제안이 그때보다 일찍 왔다면 저는 수락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이른 시절 저한테는 그 일이 저를 산에 더 가까이 가게 해줬을지도 모르니까요.

 

  전 글을 쓰며 글쓰기를 익혔습니다. 전 모험 같았다면 뭐든지 했고, 일 같았다면 뭐든 관뒀습니다. 제 인생은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셋째, 여러분이 무언가 시작하면 실패라는 문제를 처리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동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살아남을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프리랜서의 삶, 예술가의 삶은 가끔 무인도에서 메시지를 넣은 병을 띄우고 누군가 그 병을 찾고, 열고, 읽고, 다시 돌아갈 무언가를 넣기를 바라는 것과 비슷합니다. 넣는 것은 칭찬이나 의뢰나 돈이나 사랑이겠죠. 돌아오는 병 하나를 위해 백 가지 병을 띄울지도 모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실패라는 문제는 좌절의 문제, 절망의 문제, 굶주림의 문제입니다. 여러분은 모든 것이 지금 당장 이뤄지기를 바라고, 모든 것은 잘못됩니다. 제가 처음으로 낸 책은 돈 때문에 쓴 저널리즘 책이었고, 저는 미리 전자 타자기를 사 두었습니다. 그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어야 했지요. 저한테 많은 돈을 안겨야 했어요. 첫 판본이 다 팔리고 인세가 나오기 전에 출판사가 강제로 망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됐겠죠.

 

  전 어깨를 으쓱했습니다. 전자 타자기와 두 달 정도 집세를 낼 돈이 있어서, 전 다음부터는 돈을 위한 책은 최선을 다해 쓰지 않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돈을 받지 못하면, 남는 게 없습니다. 만약 제가 보람있는 일을 해냈는데 돈을 받지 못한다면, 최소한 작업물은 남겠죠.

 

  가끔 제가 이 규칙을 잊으면 우주는 저를 걷어차서 일깨워 주었습니다. 다른 사람한테는 맞는지 모르겠는데 저한테는, 돈만 보고 한 일이 거기에 맞게 돈을 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쓰라린 경험만 남았죠. 돈을 받은 일도 많지 않았습니다. 신이 나서, 현실에 만들어지는 걸 보고 싶어서 한 일은 저를 실망시킨 적이 없었고, 거기에 들인 시간도 절대 아깝지 않았습니다.

 

  실패라는 문제는 어렵습니다.

 

  성공이라는 문제는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성공은 경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제한적인 성공조차 문제가 있는데, 첫 번째는 여러분이 도망자가 되어서, 언제든 누군가 여러분을 찾아낼 거라는 굳은 확신입니다. 이걸 가면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제 부인 아만다는 이걸 가짜 경찰이라고 불렀습니다.

 

  제 사례를 보죠. 전 곧 누군가 문을 두드리고, 클립보드를 든 사람이 들어와서(왜 클립보드를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습니다), 저한테 모든 일이 다 끝났다고 말하고는 저를 데려가서 진짜 직업을 하게 만들 거라고 상상했습니다. 그 진짜 직업은 무언가를 지어내거나 쓰거나 원하는 책을 읽지 못하는 직업이었죠. 그렇게 되면 전 순순히 끌려가서 아무것도 지어낼 필요가 없는 일을 맡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성공이라는 문제. 이건 실존하고, 운이 좋다면 여러분도 겪게 됩니다. 이때 여러분은 모든 일에 '예'라고 말하지 못하게 됩니다. 여러분이 바다에 던진 병들이 전부 돌아왔으니, 이제 '아니'라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동료들과 친구들과 저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몇몇 지인이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 봤습니다. 그들은 하루종일 있고 싶다고 한 그 세계를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자기 위치를 지키는 데에만 몇 달을 들이부어야 했으니까요. 그저 자리를 박차고 중요한 일과 진정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실패라는 문제와 마찬가지로 그것도 큰 비극으로 보였습니다.

 

  그걸 지나면, 성공의 제일 큰 문제가 있는데 바로 세상이 성공한 여러분이 하던 일을 못 하도록 작당하는 겁니다. 어느 날 저는 고개를 들어 메일에 답신하는 일로 먹고 살고, 글은 취미로 쓰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전 메일 답신을 줄였고, 글을 쓰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안심했습니다.

 

  넷째, 여러분이 실수를 저질렀으면 좋겠습니다.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은 밖에 나가 무언가 함을 뜻합니다. 실수 자체가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캐롤린(Caroline)의 철자를 잘못 쳐서 o와 i가 바뀌었습니다. 그때 생각했죠. 코렐라인(Coraline)도 진짜 이름 같다고.

 

  그리고 명심하세요. 어느 학과에 계시든, 음악가든 사진사든 교양이든 만화가든 작가든 댄서든 디자이너든, 뭘 하든 유일한 하나를 가지세요. 그럼 예술을 할 줄 아는 겁니다.

 

  저한테, 제가 아는 많은 사람들한테 그 하나는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었습니다. 최강의 구조대원입니다. 그건 여러분에게 좋은 시절을 줄 것이고, 나쁜 시절은 빠져나가게 해 줄 겁니다.

 

  인생은 가끔 힘이 듭니다. 삶에서 사랑에서 일에서 우정에서 건강에서, 인생 속 모든 것에서 상황은 잘못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는 게 어려워지면, 제가 시키는 대로 하세요.

 

  좋은 예술을 만드세요.

 

  농담 아닙니다. 남편이 정치인과 바람이 났다? 좋은 예술을 만드세요. 돌연변이 보아뱀이 다리를 으스러뜨리고 집어삼켰다? 좋은 예술을 만드세요. 국세청에 쫓긴다? 좋은 예술을 만드세요. 고양이가 폭발했다? 좋은 예술을 만드세요. 인터넷에서 여러분 작품이 바보 같거나 악하다거나 세상에 이미 있는 것이라 한다? 좋은 예술을 만드세요. 상황은 어떻게든 나아질 거고, 언젠가 시간이 박힌 가시를 빼낼 겁니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만 하세요. 좋은 예술을 만드세요.

 

  만들 거면 좋은 날에 만드시고요.

 

  다섯째, 만드는 동안에는 여러분의 예술을 만드세요. 여러분만 할 수 있는 일을 하세요.

 

  남을 따라하려는 충동이 나오겠죠. 그건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는 대부분 남의 목소리를 따라하고 나서야 자기 목소리를 찾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가졌지만 다른 사람이 갖지 않은 유일한 한 가지는,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여러분의 목소리, 마음, 이야기, 비전. 그러니 여러분만 할 수 있는 걸 쓰고 그리고 짓고 연기하고 추고 사세요.

 

  아마 이런 느낌이 들 때가 올 겁니다. 여러분이 나체로 길거리를 걷는 듯한 느낌.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 속에 있는 걸 너무 많이 노출해서, 여러분 자신을 너무 많이 보여주지 않나 생각이 드는 순간. 그 순간이 바로 여러분이 제 갈길을 찾은 순간일 겁니다.

 

  제가 가장 크게 해낸 일들은, 제가 제일 확신하지 못하던 일이었습니다. 남들한테 통할지 몰랐고 오히려 세간에서 세계가 멸망할 때까지 떠들지도 모르는, 부끄러운 실패가 될 것 같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런 작품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작품들을 돌아보며 이게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전 그 당시에 전혀 몰랐습니다.

 

  지금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만들면서 성공할지 못 할지 안다면 무슨 재미겠어요?

 

  물론 가끔은 진짜 실패하기도 했습니다. 2판이 나오지도 않던 제 이야기가 있습니다. 몇몇은 제 집을 떠나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성공한 작품만큼이나 그런 작품에서도 저는 무언갈 배웠습니다.

 

  여섯째, 프리랜서의 비밀 비법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비밀 비법은 늘 도움이 됩니다. 다른 사람한테 예술을 만들어주거나 어느 분야든 프리랜서 세계에 입문하고 싶을 때 유용할 겁니다. 전 만화업계에서 이걸 배웠지만 다른 분야에도 적용됩니다. 그 비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람이 고용되는 이유는, 어떻게든 고용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당시에 저지른 일은 요즘이라면 들키기도 쉽고 난처해지기도 쉽지만, 그때는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라 꽤 센스 있는 경력 전략이었습니다. 편집자들이 제가 어디서 일했나 물어보면, 전 거짓말을 쳤습니다. 그럴듯한 잡지들을 자신있는 말투로 대고 일을 땄습니다. 첫 직장을 얻을 때 글을 썼다고 한 잡지사들한테는 약속을 지켰으니, 엄밀히 거짓말은 아닙니다. 시간 순서가 문제였을 뿐... 일을 해봐서 일을 하게 된 셈입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사람은 늘 있었는데, 요즘 세상은 프리랜서가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일을 잘하기도 하고, 접근하기도 쉽고 시간에 맞추어 제출하니까요. 어려분한테는 이 세 가지가 다 필요하진 않습니다. 셋 중 둘만 있어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일을 잘하고 시간에 맞춰 내준다면 여러분 성격이 불쾌해도 사람들은 참을 겁니다. 여러분이 일을 잘 하고 사근사근하면 늦게 내도 용서해 줄 겁니다. 여러분이 시간을 잘 맞추고 여러분과 일하는 것이 언제나 즐겁다면, 그렇게 실력이 좋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 연설을 수락할 때, 오랜 시간 동안 제가 받은 최고의 조언이 뭐였을지 생각을 해 봤습니다.

 

  그건 바로 20년 전 스티븐 킹이 남긴 말이었습니다. 그때 전 <샌드맨>으로 전성기를 맞았습니다. 사람들이 사랑하고 진지하게 읽던 만화를 집필하고 있었죠. 스티븐 킹은 제 만화 샌드맨과, 테리 프레쳇과 같이 쓴 소설 <좋은 징조들>을 마음에 들어 했습니다. 그 열기와 긴 사인행렬 등등을 보던 그분은 이런 조언을 하셨습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이걸 즐기세요."

 

  그런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최고의 조언인데 전 무시해 버렸습니다. 전 즐기는 대신 걱정했습니다. 다음 제출기한, 다음 아이디어, 다음 줄거리를 걱정했습니다. 그후 14, 15년을 머릿속에서 무언가 써내리고 따져보기만 했습니다. 잠깐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정말 재밌는 일이야'라고 하질 않았죠. 더 즐겼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환상적인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이 잘못될까 봐, 다음에 뭐가 올지 걱정하느라 즐기지 못하고 놓친 시간도 있습니다.

 

  저한테는 이게 제일 지키기 어려운 조언이었다 생각합니다. 놓고 흐름을 즐기는 것. 그 흐름은 여러분을 특별하고 예상치 못한 곳으로 데려다 주기 때문입니다.

 

  여기 이 연단도 그런 곳 중 하나입니다(전 지금 엄청 몰입해서 즐기고 있습니다).

 

  오늘 졸업하시는 모든 분께 저는 행운을 빌어 드립니다. 행운은 쓸만한 겁니다. 여러 경우에서 알게 되실 겁니다. 여러분이 열심히 일할수록, 똑똑하게 일할수록 행운이 더 찾아옵니다. 하지만 순수 운도 있고, 운은 도움이 됩니다.

 

  여러분이 어느 예술에 몸을 담든, 지금 세계는 변하고 있습니다. 유통 성질이 바뀌고 있고, 예술가들이 자기 작품을 세상에 내놓고 지붕 있는 곳에서 예술을 하며 샌드위치를 사게 되는 모델이 전부 바뀌고 있습니다. 전 출판, 도서 판매, 기타 여러 분야에서 정점에 선 사람들과 이야기해 봤지만 10년은 고사하고 2년 후 풍경도 예측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출판에서 시각예술에서 음악에서 모든 창조적인 일에서 사람들이 지난 세기, 아니면 그 이상 만들어 온 유통경로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무서운 일이지만, 달리 보면 아주 자유롭기도 합니다. 작품을 세상에 보여줄 때 필요한 태도와 행동에 필요한 규칙과 가정과 의무가 무너져내리고 있습니다. 문지기가 문을 떠나고 있습니다. 여러분 작품을 보이기 위해 얼마든지 창조적이 될 수 있습니다. 유튜브와 인터넷(과 다음 세대에 올 아무거나)은 텔레비전이 평생 모은 사람보다 더 많은 시청자를 여러분께 줄 수 있습니다. 예전 규칙이 무너지고 있고 아무도 새 규칙을 모릅니다.

 

  그러니 자신만의 규칙을 만드세요.

 

  최근에 어떤 사람이 물었습니다. 어렵게 생각되는 일을 어떻게 해내야 하냐고 말이죠. 그 질문에서는 오디오북 녹음이었습니다. 전 그분한테 일을 할 수 있는 누군가인 척하라는 조언을 남겼습니다. 할 수 있는 척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사람인 척을 하라. 그분은 효과를 내기 위해 녹음실 벽에 글귀를 써 붙였고, 도움이 되었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러니 현명해지세요. 세상엔 지혜가 점점 더 필요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명해질 수 없다면, 현명한 누군가인 척 하시고, 그 사람처럼 행동하세요.

 

  이제 가셔서 재밌는 실수를, 대단한 실수를, 위대하고 환상적인 실수를 저지르세요. 규칙을 깨세요. 이 세상 속 여러분을 위해 세상을 더 재밌는 곳으로 남기세요. 좋은 예술을 만드세요.

 

반응형

'창작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터 모슬리(Walter Mosley)  (2) 2023.01.13
타로카드처럼 스토리 만들기  (0) 2019.03.10
가짜 주인공  (0) 2017.09.11
질서가 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0) 2017.09.10
  Comments,     Trackbacks
가짜 주인공
반응형

 

 

 

‘용사가 왕궁에 돌아가니 왕궁은 이미 축제 분위기였어요. 알고 보니 어느 용사가 이미 왕궁에 와서 자기가 용을 물리쳤다고 말했다는 거예요...’



  러시아 학자 프로프는 러시아 민담들을 긁어모아 그 공통점을 찾아냈습니다.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과 소설가들이 영감을 받은 <민담 형태론>은 주인공이 임무를 받아 해결하고 돌아오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민담 형태론>이 특이한 점은 주인공의 귀환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임무를 해결하면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주인공이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도 비중 있게 다룹니다.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캐릭터 중에 ‘가짜 주인공’이 있습니다. 가짜 주인공은 말 그대로 가짜입니다. 주인공이 완수한 임무를 가로채 자기가 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주인공보다 먼저 고향이나 성에 나타나 자기가 용을 물리쳤다고 하니 사람들은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공은 마지막 위기에 몰립니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남은 ‘증거’로 주인공은 가짜 주인공을 물리칩니다. 증거는 공주가 주인공에게 준 손수건 등입니다. 이로써 가짜 주인공은 처벌을 받고 주인공은 주인공 대접을 받습니다.


  영화 <슈렉>은 가짜 주인공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늪지대에 살던 괴물 슈렉은 영주와 거래해 용을 물리치러 떠납니다. 슈렉이 용을 물리친(?) 후 공주를 데려오자 영주는 자기가 공주를 구했다면서 청혼합니다. 슈렉은 사랑을 깨닫고 결혼식장에 난입하고, 슈렉과 공주는 사귀게 됩니다. <슈렉>은 주인공이 가짜 주인공인 특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창작법은 다른 블로그로 옮겨서 쓰고 있습니다

http://iamwriting.tistory.com/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질서가 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반응형



 "옛날 옛적에 한 왕국이 있었습니다. 왕은 백성들을 사랑했고 백성도 왕을 존경했습니다. 왕에게는 공주가 있었는데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온 나라의 남자들이 공주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먼 북쪽에서 포악한 용이 날아와..."


  이야기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질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질서 바꾸기는 가장 쉬울 뿐 아니라 가장 흔한 도입부이기도 합니다. 해리 포터는 얹혀 살던 해리가 호그와트 초대장을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반지의 제왕은 프로도가 반지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미션 임파서블과 007은 주인공이 임무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잘 흐르던 일상이 변하는 순간 사람은 타성에서 깨어나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질서가 꼭 평안할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 질서는 질서정연할 필요도 없습니다. 북두의 권은 황폐화되고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켄시로가 발을 디디면서 시작됩니다. 질서는 '웬만해서는 그렇게 흘러갔을 흐름'입니다. 잘 나가던 결혼식장에 남자가 난입한다거나, 세상을 지배하는 악당에게 죽어가면서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는 원래 제대로 흘러갔을 결혼식과 악당의 세계 정복이라는 '흐름'을 깨는 행위입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는 레아 공주가 오비완에게 데스스타 설계도를 보내면서 시작합니다.


  잔잔한 질서에 조약돌이 날아옵니다. 조약돌이 떨어지며 파문을 일으키고 파문은 사방으로 퍼집니다. 독자는 과연 이 파문이 어떤 영향을 줄까, 특히 이 질서가 바뀔까 궁금해집니다. 결혼식은 과연 성사될까요? 악당은 세상을 정복할 수 있을까요? 레아 공주가 보낸 데스스타 설계도로 은하제국을 막을 수 있을까요? 서론만 만든다고 본론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질서를 바꾸면 그럴듯한 서론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창작법은 다른 블로그로 옮겨서 쓰고 있습니다

http://iamwriting.tistory.com/

반응형

'창작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터 모슬리(Walter Mosley)  (2) 2023.01.13
타로카드처럼 스토리 만들기  (0) 2019.03.10
닐 게이먼의 'Make Good Art' 연설  (2) 2018.10.12
가짜 주인공  (0) 2017.09.11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