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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58)
시즌11 2화 <The Ghost Monument>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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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화 감상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로 시작했습니다. 이번 2화 감상도 뻔뻔하게 추억의 영화를 하나 꺼내며 시작할까 합니다. 바로 <부시맨>입니다. 비행기 조종사가 다 마신 콜라병을 비행기 창밖으로 던지고, 병은 어느 아프리카 부족마을에 떨어집니다. 하늘이 준 선물이라 생각한 부족 사람들은 병을 이리저리 써 보지만, 병 때문에 싸움마저 벌어지고 맙니다. 결국 이 세상에 속하는 물건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사람들은 주인공을 보내 그걸 세상 바깥에 버리게 합니다. 어린 시절 비디오로 본 저는 '사물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며 신기해했습니다. 영화 장면은 거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마지막에 주인공이 거대한 폭포로 병을 떨어뜨리는 장면 하나는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20살 제가 봤다면 물질주의 비판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로 평가했을 겁니다. 뭐, 실제로 그렇겠지만 말입니다.



  닥터후 시즌 11 2화 <The Ghost Monument>는 어찌 보면 SF판 부시맨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스페셜에서 휘리릭 사라진 타디스가 어느 행성에 깜빡이며 나타납니다. 닥터와 친구들이 타디스를 쫓아 도착했을 땐 이미 타디스는 '유령 기념비'라는 전설로 불립니다. 제작진은 이 아이디어를 후반 반전으로 써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유령 기념비가 타디스라는 사실은 초반에 밝혀집니다. 팬덤도 에피소드 제목이 공개되자마자 유령 기념비가 타디스가 아닐까 추측했으니 말 다 했습니다. '유령 기념비가 알고 보니 타디스였다!'고 끝부분에 반전으로 나왔으면 엄청 실망했을 겁니다.



  공교롭게도 닥터 일행이 온 곳은 일명 황폐(Desolation)라는 행성으로, 우주 레이스 마지막 코스입니다. 레이스 결승점이 유령 기념비다 보니 닥터 일행은 마지막 두 선수와 함께 행동하게 됩니다. 기발하지만, 좀 억지 같습니다. 타디스가 유령 기념비로 나타난 행성이 하필이면 레이스 마지막 행성이고, 하필이면 닥터 일행이 행성에 왔을 때 선수들이 행성에 도착한다니요. 따지고 보면 닥터와 타디스는 늘 난장판 한가운데에 착륙해서 더 난장판을 일으키긴 했지만, 고개가 갸우뚱한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줄거리는 두 줄기를 뻗으며 시작합니다. 하나는 우주 레이스, 다른 하나는 타디스 찾기. 타디스는 후반까지 나타나지 않으니, 우주 레이스가 어떻게 끝날지 관심을 두게 됩니다. 누가 이기게 될까? 그러나 여러분이 중간까지 보시면 슬슬 예측이 됩니다. 자꾸만 도움과 협력을 강조하는 대사나 상황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공동 우승이 되죠. 설마 했는데 진짜 공동 우승이 나옵니다. A 아니면 B인 상황에서 새로운 C가 나오면 신선하고 '이렇게도 되는구나!' 하면서 무릎을 치게 하는데 이런 예측 가능한 공동 우승은 맥만 빠집니다. 닥터 일행한테는 레이스보다 타디스가 중요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줄거리 중심에는 레이스가 있었습니다. 중심을 조금 게으르게 생각했다고 말해 봅니다. 정말 그렇게 전개해야 했나요?



  이번에도 닥터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아무도 물어보지도 않고요. 어느 행성 사람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9대 닥터 초반부 에피소드는 닥터를 설명하고 넘어갔습니다. 2화에서 나무 외계인이 닥터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닥터와 말하면서 간접적으로 '닥터는 미스터리하며, 외롭다'는 사실을 시청자한테 비췄습니다. 닥터 본인도 여러 상황에서 '~ 같은 역사적인 상황을 직접 겪어봤다' 같은 대사를 쳐서 보는 사람들이 '이 사람이 우주를 여행하는구나'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2화까지 봤는데도 닥터는 가치관만 드러내고 개인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개인이 아니라 가치만 표현하는 인물은 헐리우드식 정의감 터지는 주인공 같습니다.



  이렇게 마음에 단점만 잔뜩 떠올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그러다 다시 보게 되었는데, 처음보다는 볼 만했습니다. 먼저 비주얼이 좋습니다. 2화는 제가 본 닥터후 중에 제일 드넓은 풍경과 자연을 보여줬습니다. 닥터후는 언제나 세트장과 공터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제작비를 많이 받았나 봅니다. 그리고 줄거리는 이번에도 삐걱대지만 굴러는 갑니다. 처음 볼 때는 새로운 일이 벌어지기를 기대해서 실망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면서 보면 의외로 시청자가 지루할 때쯤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환기 포인트가 나타납니다. 다만 첫화처럼 그 농도가 옅어서 처음 보면 환기인지 알아채기 힘들어서 문제죠.



  드디어 타디스가 나왔는데, 내부 디자인 역시 드라마를 닮아 차분하고 침침합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타디스 조종실을 감싼 그 꽃게다리는 별로입니다.



  오프닝 이야기를 안 했군요. 이전 오프닝은 '나아가는' 식이었는데 지금 오프닝은 '제자리에서 도는' 식입니다. 답답한 느낌을 주지만, 몽환적이고 디테일은 역대급입니다. 그런 좋은 디테일이라면 더 길게 뽑을수록 멋있을 텐데요. 짧아서 아쉽습니다.



총평 : 편안하지만 여전히 추진력이 모자라다

총점 :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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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1 1화 <The Woman Who Fell to Earth>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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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주간 아무런 닥터후 게시물을 쓰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쁘기도 했지만, 글을 쓰려니 심란했습니다. 계속 주저하다가 겨우 써 봅니다. 이번 주 주말에 2화 리뷰를 올릴 예정입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은 제가 처음 본 스타워즈였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이던 때 MBC에서 더빙으로 틀어줬죠. 명절이었는지 그냥 '주말의 명화'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이야 공중파에서 영화를 잘 틀지 않고, 끽해야 명절에 옛다 하고 틀어주죠. 그 시절엔 넷플릭스와 셋톱박스가 없어서 영화를 보려면 비디오 가게에 가거나 언젠가 방송국이 방영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신문에서는 명절 특집 프로그램과 특선 영화를 따로 정리해 조그마한 꼭지로 실었습니다. 결제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영화를 보는 오늘날엔 이럴 필요가 없어서 방송국도 영화를 잘 틀지 않습니다.

 

 

  아무튼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은 1탄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네 번째 영화죠. 옛날 에피소드 4, 5, 6이 나왔고 세월이 지나 에피소드 1이 개봉한 겁니다. 어린 저는 헷갈렸죠. 영화를 순서대로 개봉하지 않는다고? 그럴 거면 숫자는 왜 그따위로 붙인 건데? 나중에야 '프리퀄', 즉 나중에 나온 작품이지만 스토리는 더 과거를 다루는 작품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닥터후 포스트에서 스타워즈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이번 시즌 11 첫화를 보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시절, MBC에서 스타워즈 1을 본 저는 무아지경에 빠져들었습니다. 그 특수효과와 음악, 전투신과 전쟁신. 포드 레이싱은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오비완 케노비와 그 얼굴 시뻘건 놈이 싸우는 장면도 재밌었습니다. 자자 빙크스는 약방의 감초였고, 파드메 공주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은 기발했습니다. 그땐 그랬다는 말입니다.

 

 

  지금이야 스타워즈 7편을 다 봤고(<라스트 제다이>라뇨? 다시는 그 얘기 꺼내지 맙시다.), 에피소드 1을 비난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꽤 들었습니다. 팬이 외치는 아우성을 듣고 다시 에피소드 1을 보면 안 보이던 결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눈은 멋지지만 CGI가 조금 과다합니다. 사건이 큼직하게 터지는 것 같아도 돌이켜 보면 '서사'라고 부를 것이 적습니다. 의외로 자자 빙크스는 지금 봐도 괜찮습니다. 저한테는요. 팬들이야 이완용 보듯이 하지만. 또 소개하고 늘어놓기. 에피소드 2, 3으로 가는 길을 닦는다고는 하지만 너무 닦다가 끝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특히 에피소드 2에서 남녀가 풀밭에 앉아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를 펼치는 걸 보면 에피소드 1에서 쌓아올린 것이 무색해집니다).

 

 

  저는 몇 주 전 두근대는 가슴으로 시즌 11을 봤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기대했고 또 걱정했습니다. 새 가능성을 상상했고 낡은 우려가 떠올랐습니다. 스타워즈에 벌어진 참사가 닥터후에도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했으니까요. 아시다시피 이런 걱정 자체가 드라마같은 미디어에는 독이 됩니다. 즐거우려고 보는 드라마를 조마조마 본다면 분위기를 한 단계 낮추고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걱정시키면서 '재밌는 시간이 옵니다'라고 말한다면 모순이겠죠.

 

 

  그렇게 1화를 봤습니다. 60분은 조용히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도 조용했습니다. 평화를 찾았냐고요? 글쎄요. 그보다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해야겠죠. 나빴냐고요? 조금요. 좋았냐고요? 조금요. 뭐가 기억에 남았냐고요? 음. 그다지요.

 

 

  1화 <The Woman Who Fell To Earth>는 거진 리부트 에피소드입니다. 출연진은 싸그리 바뀌었고, 제작진도 거의 물갈이되었죠. 새 쇼러너 크리스 칩널은 '닥터후를 안 본 친구가 있다면 이 시즌부터 같이 봐라'라 말했습니다. 그래서 팬들도 제작자와 닥터가 바뀐 에피소드와 이번 에피소드를 곧잘 비교합니다. 2005년 러셀 T 데이비스가 되살려낸 닥터후 첫 에피소드 <Rose>나 2010년 스티븐 모팻이 쇼러너를 넘겨받고 11대 닥터를 소개한 <The Eleventh Hour> 등. 그러나 이번 에피소드는 초심자를 잘 배려하지 못했습니다. 두 가지 면에서 그렇습니다. 닥터와 타디스 등 닥터후를 보는 데 필요한 설정을 친절히 설명하지 않았고, 닥터후가 새롭게 박차고 나아갈 에너지를 뿜어내지 못했습니다.

 

 

  에피소드는 꽤나 조용합니다. 음악도 힘찬 오케스트라 대신 미스터리하고 음울한 선율로 바뀌었습니다. 머레이 골드가 떠난 자리가 확 드러납니다. 음악가가 바뀌어서 그렇게 되었다기보단 시즌 분위기를 낮게 잡아 그런 음악이 태어났겠지만, 아쉬운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닥터가 싸우는 대상도 지구멸망이 아니라 지구를 사냥터처럼 쓰는 평범한(?) 폭력주의 외계인입니다. 그러나 조용함과 지루함은 구분해야겠습니다. '이제 더 큰 비밀과 반전이 드러나는 건가?' 싶으면 그 비밀과 반전은 사라집니다. 아니, 원래 없던 것으로 밝혀집니다. 굳이 비슷한 예를 찾자면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2014)가 있습니다. 전 고질라가 신나게 도시를 박살내는 모습을 기대하며 극장에 갔는데, 예산이라는 벽에 부딪혔는지 터질 만하면 장면을 전환하더군요. 이번 닥터후 에피소드도 뭔가 더 크고 신나는 게 나오려나 싶은 순간마다 뻔하고 평평한 길을 택했습니다. 이 '당연'스러움은 너무 적나라해서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칩널은 '가족 드라마로 회귀하겠다'고 말했는데, 그래도 좀 너무합니다. 할머니가 손주 먹으라고 총각김치를 입에 넣었다 빼고 줍니다.

 

 

  에피소드의 무리한 다이어트는 닥터도 피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몰개성'을 꼬집고 싶습니다. 조디 휘태커는 잘 연기했지만, 그 캐릭터가 '닥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닥터는 그동안 여러 단어로 표현되었죠. 능글맞음, 엉뚱함, 속내를 알 수 없음, 외로움, 정의로움, 다가오는 폭풍, 외로운 여행자. 이번 13번째 닥터가 첫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저 자기 이름을 잊음, 조금 엉뚱함, 사건 해결을 좋아함 정도에 그칩니다. 막말로 드라마 제목이 닥터후가 아니고 닥터가 타디스, 소닉 스크류드라이버 같은 고유명사를 말하지 않았다면, 그냥 평범한 공상과학 드라마 속 괴짜 수사관이라 해도 믿었을 겁니다. 기발한 해결법은 과정 없이 후반부 대사 몇 줄로 나타났고, 살신성인은 닥터가 아니라 그레이스가 보여줬습니다. 차차 보여줄 것, 흔히 말하는 '빌드업' 중이라는 핑계를 대기에는 제작진이 첫 화를 낭비했다고 생각합니다. 첫 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팬들도 잘 아는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에피소드는 간신히 시즌이라는 승용차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줄거리는 전형적이지만 통했습니다. 악당은 흐름을 위해 씹히다 뱉어졌지만, 그래도 기억에는 남았습니다. 이빨 얼굴은 닭살을 돋게 했고요. 구조는 헐거워서 툭 치면 무너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비바람을 막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혼자 하는 생각인데, 정말 닥터가 옷가게에서 자기 옷을 골라야 했나요? 괜찮지만, 갈 길이 멉니다.

총평 : 표현되지 않았지만 등장은 했고, 발자국은 없지만 지나가긴 했다.
평점 :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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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첫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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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주일!





  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작년 여름, 다음 닥터를 조디 휘태커가 맡는다는 발표 이후 그 난장판을 겪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최고의 닥터 피터 카팔디를 떠나보냈습니다. 올해 내내 우리는 소식과 인터뷰를 보면서 걱정하고 기대했습니다. 새 시즌, 새 쇼러너, 새 작가, 새 배우, 새 닥터, 새 성별... 모든 것이 새로운 닥터후는 조금씩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그 첫 에피소드가 이제 1주일 남았습니다. 영국 시간으로 10월 7일 오후 6시 45분, 한국시각으로 10월 8일 월요일 새벽 2시 45분에 시작합니다!




1화 미리보기 동영상 공개




  시즌 11 첫 에피소드 <The Woman Who Fell to Earth>의 미리보기 클립이 유튜브 공식계정으로 공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주 새로운 영상은 아닙니다. 예전 영상 유출사건 때 나온 바로 그 영상입니다.


  길이는 약 1분. 방금 재생성한 듯한 13대 닥터와 야스민 칸, 라이언 싱클레어가 나옵니다. 셋은 기차에 있습니다. 컴컴한 것이 무언가 사건이 터질 것 같습니다. 조명과 사운드는 꽤나 현대적입니다. 그 와중에도 닥터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혼자 엉뚱한 짓을 합니다.


  덧글 반응은 긍정적입니다. 주로 10대 닥터와 11대 닥터가 생각난다는 글이 많습니다. 저도 11대 닥터, 맷 스미스가 떠올랐습니다. 여러분도 맷 스미스가 대신 연기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잘 어울릴 겁니다. 갈수록 13대 닥터가 좋아집니다. 이제 각본만 잘 받쳐주면 됩니다.



시사회의 반응은?




  지난주 시즌 11 프리미어 시사회가 열렸습니다. 운 좋은 팬들과 기자들이 첫 에피소드를 먼저 보았습니다. 여러 반응을 종합해 보면...


- 조디 휘태커 닥터는 정말 훌륭하다.

- 성별 언급은 많지 않다.

- 닥터뿐 아니라 컴패니언 비중도 놓다.

- 괴물은 큰 비중이나 스케일은 없지만 꽤 무섭다.

- 시작으로서 좋은 에피소드.


  반응만 보면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기대를 최대한 죽이렵니다. 너무 기대하면 재미가 없을 수도 있잖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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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마지막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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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추석 보내고 계신가요? 이제 2주 후면 닥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과연 새로운 제작진과 새로운 배우가 만드는 닥터후는 어떤 모습일까요?



두 번째 트레일러가 나오다




  닥터후 시즌11 두 번째 예고편이 9월 20일 닥터후 유튜브 계정으로 공개되었습니다. 첫 예고편에 비해 나온 것도 많고 기대심을 품게 합니다. 우주선도 나오고 광선도 나오고 괴물도 나와서, 드디어 닥터후 예고편 같습니다.


  그럼에도 타디스가 나오지 않았고, 괴물이 일부분만 나오고 전체 모습은 안 보여서, BBC가 너무 정보를 꽁꽁 싸매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닥터는 드디어 'I am the Doctor'라고 말했습니다. 그 와중에 예고편 중간 음악 선택이 너무 생뚱맞아서 덧글에서도 까이고 있습니다. 조금 더 진중한 음악은 안 되었을까요?




크리스 칩널의 '성명서'




출처 : Gage Skidmore(https://www.flickr.com/photos/gageskidmore/)



  쇼러너 크리스 칩널이 라디오타임즈 잡지에 직접 쓴 글이 올라왔습니다. 칩널은 닥터후에 참여하는 것이 자기 꿈이었다고 밝히며, 모팻이 저녁을 먹다가 닥터후 책임자 자리를 제안할 때 입을 껌뻑거렸다며 서문을 뗐습니다(칩널도 닥터후 팬으로 유명합니다. 80년대 10대 시절에 BBC 프로그램에 팬으로 나온 장면이 발굴되기도 했죠).


  칩널은 이 기사에서 '이번 시즌을 봐야 할 13가지 이유'를 적었습니다. 한번 훑어볼까요?


1. 닥터후를 전혀 몰라도 볼 수 있다. 닥터후 팬이라도 조디 휘태커의 훌륭하고 재밌고 슬기로운 닥터를 보기 바란다.


2. 열 에피소드 모두 독립적이다. 현대, 과거, 외계 세계 등.


3. 그레이엄 오브라이언을 연기한 브래들리 월시는 훌륭하다.(브래들리 월시는 영국에서 퀴즈 쇼 진행자로도 유명합니다. 칩널은 예전 드라마에서 브래들리 월시를 캐스팅한 적 있습니다.)


4. 다른 컴패니언 야스민과 라이언을 맡은 맨딥 길과 토신 콜도 훌륭한 배우다.


5. 닥터와 일행은 여러 괴물과 싸우고 미스터리를 해결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 여러분은 웃거나 숨을 헉 하고 참을 것이다.


6. 이번 닥터는 여자지만, 예전처럼 변덕스럽고 웃기고 이상하고 모순되는 캐릭터다.


7. TV 역사에서 상징과 같은 닥터후 테마음악은 거의 똑같다.


8. 사라진 타디스 미스터리는 계속된다.


9. 새 배우와 새 작가들이 합류한다.


10. 닥터후 방영시간이 일요일 저녁으로 이동한다. 먹을거리를 들고 첫 에피소드를 다같이 볼 준비를 하기 바란다.


11. 현재까지 스포일러가 될 비밀을 열심히 지키고 있다.


12.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닥터후의 장점이 에피소드마다 다른 캐릭터가 나온다는 것이다.


13. 우린 모두 꿈 같이 살 수 있다. 닥터후는 내 꿈의 직장이었다. 어릴 때부터 좋아한 캐릭터에 각본을 쓰게 되어 기쁘다.




1,2 화 시놉시스가 공개되다





  1화 제목은 <The Woman Who Fell To Earth>(지구로 떨어진 여자)로 공개되었습니다. 여기에 1화 시놉시스도 공개되었습니다.


  "우린 셰필드에 외지인을 들이지 않는다." 사우스 요크셔 시. 자기 이름도 모르는 정체불명의 여자가 밤하늘에서 떨어지면서 라이언 싱클레어, 야스민 칸, 그레이엄 오브라이언의 삶이 영영 바뀌려 한다. 그들은 그녀 말을 믿을 수 있을까? 그녀는 도시 곳곳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일을 해결할 수 있을까?


  2화 제목은 <The Ghost Monument>(유령 기념물)입니다.


  첫 만남에 아직 심란한데, 닥터와 새 친구들은 적대적 외계인 환경에서 Desolation(황폐)의 미스터리를 해결할 만큼 오래 살 수 있을까? 그리고 Angstrom과 Epzo는 누구인가?


  두 에피소드 모두 크리스 칩널이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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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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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필명을 지은 계기, 닥터후 더빙, 자기계발서를 은근히 좋아하는 나.


설찬범이라는 필명


  설찬범은 본명이 아닙니다. 언젠가 쓰려고 만든 필명인데 블로그에 쓰게 되었습니다. 혹시나 해서 구글에 검색했지만 설찬범이라는 유명인은 없어서 옳다구나 하고 사용했습니다. 실제 설찬범들이 기분이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설찬범은 성우 설영범과 성우 안찬이를 합쳐 만든 이름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닥터후의 팬입니다. 설영범과 안찬이는 닥터후에서 12대 닥터와 클라라 오스왈드를 더빙했습니다. 클라라 오스왈드 다음 컴패니언 빌 포츠는 오인실 성우가 더빙했으니, 블로그를 6달만 늦게 만들었으면 제 필명은 설인범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클라라 오스왈드와 안찬이


  클라라 오스왈드는 시즌 7부터 나왔습니다. 2012년으로 기억합니다. 시즌 7은 2013년에 끝났고, 11월에 닥터후 50주년 기념 에피소드를 방송했습니다. 문제는 한국 방영이었습니다. 50주년 에피소드는 여러 나라에서 방송했고, 한국도 방송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전 군대에 있어서 영상 자체는 겨우 봤지만 KBS에서 늦은 밤에 방송해서 더빙을 보진 못했습니다.


  아무튼 KBS에서 11월에 50주년 에피소드를 방송했는데, 정작 그전 이야기인 시즌 7을 방송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결국 KBS는 11월에 50주년 에피소드를 방송하고 좀 있다 시즌 7을 방송해서 순서가 꼬여 버렸습니다.


  클라라 오스왈드를 더빙한 안찬이 성우는, 그러니까 시즌 7을 녹음하기 전에 50주년 에피소드를 녹음한 셈입니다. 그러나 그 사실이 안찬이 성우의 부족한 연기력을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50주년 더빙을 본 사람들 말로는 녹음 상태도 불안불안했지만 특히 클라라 오스왈드의 연기력이 귀에 거슬렸다는군요. 성우 팬들은 이전부터 계속 안찬이의 연기력을 지적해 왔고요.


  2014년 닥터후는 월드 투어를 돕니다. 투어 장소엔 한국도 포함이어서 팬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그때 타디스 모형을 시내 여러 군데 설치했습니다. 저도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 갔는데 떡하니 있어서 놀랐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줄 서서 사진을 찍는 모습에 두 번 놀랐고요. 인터넷에서 닥터후는 인지도가 거의 없는데, 정작 오프라인에선 아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드디어 피터 카팔디와 제나 콜먼이 한국에 왔고, 행사를 치렀습니다. 전 못 갔지만 사정을 들어 보니 차라리 안 가는 게 정신건강에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궁금하면 나무위키라도 찾아보시고. 아무튼 두 주연 배우는 두 성우와 사진을 찍었습니다. 피터 카팔디는 설영범 성우와, 제나 콜먼은 안찬이 성우와. 벌써 닥터 성우를 정하다니 의외였습니다.


  시즌 8을 봤는데, 일단 안찬이 성우의 연기력이 크게 늘었더군요. 소리지르는 장면이나 속사포처럼 내뱉는 장면은 조금 어색했지만, 들어줄 만했습니다. 시즌 9는 괜찮았고요. 시즌 10에서 클라라는 나오지 않는데 안찬이 성우가 마지막화에서 어린이를 더빙했더군요. 어린이 연기는 좋았습니다. PD가 일부러 부른 걸까요?


  언젠가 KBS가 2017년 스페셜을 방송할 텐데, 그때 클라라가 잠시 나오는 장면은 어떻게 더빙할지 궁금합니다. 솔직히 말해, 그냥 아무 성우나 쓸 거라는 우려가 지워지지 않는군요. 그래도 KBS를 탓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기대를 걸어 봅시다.



자기계발서


  자기계발서가 맞나요 자기개발서가 맞나요?


  아무튼 이 장르는 한때 극한의 지지를 받았다가 지금은 극한의 푸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돌아다녀 보면(죄송하지만, 거리를 돌아다니며 남의 대화를 귀동냥 할 수는 없잖아요?) 사람들은 자기개발서를 욕합니다.


  자기개발서를 욕하는 근거는 크게 넷입니다. 첫째, 내용이 부실하다. 툭하면 노오오력을 하라고 하질 않나. 옛날에 비해 요즘이 살기 좋다고 하지 않나. 둘째, 자기만의 사례를 들고 와서 씨부린다. 다른 직종, 다른 문화, 다른 시대에 어울릴 이야기만 한다.  셋째, 일반화가 심하다. 인생의 길은 하나가 아닌데, 자꾸 하나만 강요한다. 넷째, 모든 것을 개인 탓으로 돌린다. 사회가 어찌되었든 개인이 잘 하면 행복해진다고 한다.


  미국 SF작가 스터전은 일명 '스터전의 법칙'을 만든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 법칙에 따르면 SF의 대부분은 쓰레기이며, 사실 세상의 대부분도 쓰레기입니다. 스터전은 SF를 비난하려고 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스터전은 오히려 SF를 옹호하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사람들은 SF가 싸구려에 쓰레기가 많다고 비난하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다른 장르에도 싸구려 쓰레기는 많지 않느냐, 그저 질 낮은 작품이 많다는 이유로 장르를 깎아내릴 순 없다, 이런 뉘앙스였죠.


  저도 대학에 올라와서 자기개발서를 많이 읽었습니다. 전 성공하고 싶었거든요. 여러 권을 읽으며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자기개발서는 쓰레기가 아주 많다. 그러나 다 그런 것만은 아니다.


  쓰레기 자기개발서가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수요가 많다는 점이겠죠. 저처럼 성공하고 싶고, 인생에 해답과 길을 찾고 싶은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암 치료한다는 책이 잘 팔리는 이유와 같을 겁니다. 다른 이유는, 세상와 삶이 너무 다양하고 복잡하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제 딴에는 인생의 진리라고 믿고 썼는데 알고 보니 그 작가가 겪고 배운 것은 세상 크기에 비해 너무 작고 소소해서 다른 것들을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겁니다.


  세상에는 객관적이려고 노력한 책도 많습니다. 여러 사례를 들춰보고 실험과 연구로 객관성을 보장받은 책들이죠. 저는 그런 책이라면 환영합니다. 물론 그런 책도 맞는다는 보장이 없죠. A대학에서는 아침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를 내는데, B대학에서는 나쁘다는 연구를 내기도 하잖아요? 그래도 읽어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추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에 읽어서 도움이 좀 되었습니다. 여러 성공한 사람들을 연구하며 지었다고 합니다. 뭐, 제가 연구하고 싶지는 않으니 이 사람 말을 믿어 볼까요.


  <오리지널스> : 창의력과 혁신을 다룬 책입니다. 일단 알아뒀다가, 진짜 필요한 순간이 오면 써먹을 예정입니다. 모든 책을 읽자마자 실천할 필요는 없잖아요?


  <타이탄의 도구들> : 표지에 연장들이 그려져 있는데 정말 내용과 맞습니다. 여러 명사들의 가르침을 잔뜩 담은 책입니다. 책에 어떤 구조가 있지 않으니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도 괜찮습니다.



  벌써 3천 자나 써버렸네요. 내일 이어서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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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셋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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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일을 하고 오느라 바빴습니다. 슬슬 가을이 오는데, 낮은 아직도 햇볓이 내리쬐네요.


첫째, 드디어 확정! 닥터후 방영일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닥터후 시즌 11은 영국 날짜로 10월 7일 일요일에 방송됩니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10월 8일 월요일 새벽에 오겠네요. 닥터후 유튜브 계정이 방영일 영상을 올렸는데, 누가 선곡했는지는 몰라도 얼렁뚱땅 음악을 넣었습니다. 일해라 BBC!


  첫 에피소드 제목은 <The Woman Who Fell to Earth>(지구로 떨어진 여자)입니다. 생각보다 수수한 제목이군요. 설마 게임 '언더테일'처럼 떨어진 여자가 닥터가 아닌 다른 인물을 가리킨다거나.. 하진 않겠죠?




둘째, 크리스 칩널 "작가들도 여자 닥터를 몰랐다"





  13대 닥터는 발표 직전까지 그 정체를 꽁꽁 숨겨왔습니다. 제작진 중에서도 극소수만 알았죠. 그런데 심지어 이번 시즌 작가들마저 몰랐다고 합니다.


  크리스 칩널이 인터뷰에서 말하길, 시즌 작가들이 쓴 초안에는 대부분 닥터를 'He'라고 지칭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닥터가 여자임이 밝혀지고 나서도 각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닥터가 성별에 치우치지 않았음을 자신했습니다.


  저도 이 소식은 반갑습니다. 작가나 배우가 '여자'라는 점에 집착하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닥터는 남자인 시절에도 남자임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여자가 되었다고 갑자기 여자임을 어필하면 분위기가 싸해지겠죠. 크리스 칩널은 다른 인터뷰에서 '첫 화는 닥터의 생존을 다뤘고, 여자 언급은 순식간에 지나가서 나오는 줄도 모를 것'이라 했고 조디 휘태커 본인도 인터뷰에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냥 닥터를 연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타. 예전 닥터 배우들의 의견은?



  지금은 조금 누그러들었지만, 13대 닥터가 발표된 작년만 해도 팬덤은 분열 직전까지 갔습니다. 거기에 평소 닥터후를 보지도 않던 세력까지 끼어들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지요. 이걸 읽는 여러분이 여자 닥터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전 존중합니다. 예전에 여자 닥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글을 하나 썼지만, 아직 의심하고 걱정하기도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한 팬이 여러 인터뷰를 긁어모아서 전 닥터 배우들이 여성 닥터를 말하는 의견을 정리했더군요. 여기에 잠깐 올려 봅니다.



2대 닥터 패트릭 트로턴

"닥터가 변화한다는 설정을 세운 이상, 이 캐릭터의 다른 면도 바꿀 수 있겠죠. 제한이 없으니까, 있잖아요. 닥터 수라든가 성별이라든가 인종이요. 뭐, 다른 행성 출신이니 인종이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그들은 심장이 둘이고 다른 것도 여럿이겠죠. 원한다면 자를 수도 있겠지만요."(1986년 )


4대 닥터 톰 베이커

"글쎄요. 전 확신은 없어요. 어차피 확신이 많지도 않고요. 전 여자가 닥터였어도 꽤 괜찮았을 것 같아요."(2013년)


"신났어요! 오랜만에 여자가 착한 외계인으로 왔어요. 훌륭할 겁니다. 그 여자의 행운을 빕니다. 그녀는 괜찮을 거예요, 제작진들은 꽤 똑똑하니까요. 그녀는 외계인 연기를 잘 캐치할 거예요. 어쩌면 그쪽에서 저를 불러서 한두 장면 정도 닥터의 조수로 등장시킬지도요? 알 수는 없지만 재촬영을 하면 재밌겠어요."(2017년)


5대 닥터 피터 데이비슨

"닥터후를 보며 자란 팬으로서, 전 여자 닥터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갈리프레이에서 남자로 태어났다면 남성 타임로드니까요... 저한테는 그걸 뒤집으면 불안정하고 실수할지 모르는 여자 닥터와 아주 강인한 남자 동반자가 되는데, 그거야말로 고정관념이죠." (2015년)


"있잖아요. 잘 모르겠어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제작진들이 앉아 다음 닥터를 정할 때, 다음 배우도 찾겠죠. 배역에 알맞은 배우요. 남자냐 여자냐를 생각하면 안 돼요. 그저 배역을 잘 연기할 배우를 찾아야 합니다." (2016년)


"굳이 걱정거리가 있다면, 남자아이를 위한 롤 모델이 사라졌다는 거죠. 전 닥터후에서 그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아련해요. 하지만 여러분이 열어야 하는 논쟁도 이해합니다. 시청자로서 전 남자 닥터 편이지만 제가 늙은 꼰대일 수도 있죠. 누가 알겠어요?" (2017년)


6대 닥터 콜린 베이커

"닥터가 여자면 안 될 이유가 전혀 없어요. 닥터 목숨이 열두 개라면 언젠가는 자신의 여성인 면과 닿겠죠." (2013년)


"일은 벌어져야 하지만 벌어지진 않을 겁니다. 어떤 존재든 열두 번 중에 하나도 여성인 게 없으면 어불성설인 것 같아요. 반반이어야죠. 있잖아요, 공평한 기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안 돼. 여자는 닥터일 수 없어. 닥터는 남자야."라고 말하는 것도 압니다. 전 모르겠어요. 닥터는 시작부터 외계인이었습니다. 갈리프레이에는 성별이 셋일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다음 닥터는 중성이거나 암수 한 몸일지도 모르죠. 어느 쪽이든 전 찬성할 겁니다." (2014년)


" '변화란다 얘야.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지. 그녀는 닥터입니다. 당신이 좋든 싫든!"(2017년, 6대 닥터 대사를 인용하며)


7대 닥터 실베스터 맥코이


"가끔은 여자가 맡으면 일부 팬을 잃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성별에서는 좀 더 형평성을 추구해야 해요. 아직 평등하지 않으니까요. 우린 여성에게 충분히 기회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여자도 공상과학에서 영웅일 수 있고 지적일 수 있고, 복잡한 캐릭터가 될 수 있죠. 닥터가 콜린 베이커처럼 생겼다가 제가 될 수 있고, 또 바뀌어서 저보다는 잘생기지 않은 폴 맥간이 된다면, 여자로 바뀌는 게 그리 이상하지 않죠. 재밌을 거고 시도해 봐야 합니다. (2013년)


"글쎄요. 이전에는 정말 확신이 안 섰어요. 하지만 이미 발표가 나 보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짜릿하고 흥미롭고 환상적입니다. 소식을 듣고 그녀한테 이메일이었나 페이스북이었나 트위터였나... 트위터였네요. 전 그녀한테 트윗을 보냈어요. '축하한다'랑 '한 여자한테는 작은 걸음이지만 여자한테는 큰 도약이다'라고요. 현재로서는 아주 좋아요. 유리 천장을 뚫고 오른 거죠." (2017년)


8대 닥터 폴 맥간

"어디 출신이든 그곳엔 여자도 있죠. 갈리프레이도 여자가 있죠. 스티븐 모팻은 닥터를 여러 얼굴을 지닌 한 인물로 표현했죠. 그럼 여자는 어떨까요? ... 저라면 틸다 스윈튼을 고르겠어요. 그녀는 대단한 배우니까요. 데이비드 보위 느낌이 있습니다." (2017년 3월)


"완전히, 정말로, 철저하게, 찬성합니다. 2년 전에 피터 카팔디가 닥터가 되었을 때 전 그들이 여자를 캐스팅할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전 아주 기쁘고, 그들은 맞는 일을 했습니다. 그녀는 이 역할에 최고로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1, 2년이 지나면 여자 닥터는 새롭지도 않을 겁니다. 사람들은 이게 논쟁거리였는지도 잊을 거고, 원래 그게 맞습니다." (2017년)


"이 호들갑은 곧 바보처럼 보일 겁니다. 1년이 지나면, 모두 여자 닥터에 완벽히 적응해서 그때 난리가 뭐였는지 신기하게 볼 거라 확신합니다. 사람들은 진작 이랬어야 할 거라 깨닫겠죠. 조디 휘태커는 이 배역에 딱 맞는 사람입니다. 피터 카팔디도 환상적이었죠. 저한테는 사상 최고였어요. 하지만 이제 그가 내려오기로 한 이상, 여자를 뽑지 않는다면 이상하겠죠." (2017년)


9대 닥터 크리스토퍼 에클레스턴

"그녀는 노동계급이고, 북쪽 출신이죠. 뭐가 잘못되겠어요?"

(2017년, 진지한 대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10대 닥터 데이비드 테넌드

"왜 안 돼요? 아무 배우가 맡아도 괜찮을 배역이죠. 닥터는 아무나 될 수 있고, 매번 빈 캔버스 같은 존재니까요. 매 닥터마다 미덕만 다를 뿐입니다. 이건 타잔처럼 천옷이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 역할이 아니에요. 누구나 될 수 있죠."(2008년)


"기쁩니다. 전 그녀와 브로드처치를 세 시즌 찍어서 잘 알고, 제 동료기도 하죠. 드라마에 참여해서 새 수준으로 높이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배우가 떠오르지 않네요. 대단해요. 닥터가 바뀔 때마다 역반응이 있죠. 사람들이 그 캐릭터를 사랑했으니까요. 원래 알던 닥터를 마음 깊이 사랑하니까요. '이 족제비 같은 놈은 누구야. 뭔데? 난 지난번이 좋은데.' 이런 말은 저한테는 통하지 않을 겁니다. 이제 닥터후는 저와 연관이 없으니까요. 전 인터넷에서 은퇴합니다. 발송!" (2017년)


11대 닥터 맷 스미스

"누가 되었든 맞는 배우겠죠. 기다리면서 누가 될지 봅시다. 누구나 될 수 있죠. 이게 이 배역이 대단한 점이에요. 헬렌 미렌이 한다거나... 여러 여배우가 해도 대단할 겁니다. 그는 외계인이에요. 그녀는 외계인이에요. 그러니 상관이 없죠." (2013년)


"그녀는 대단할 겁니다. 대단한 배우고 훌륭한 사람입니다. 따뜻하고 지적이고 웃기고 매력이 있죠. 그녀는 닥터후에 필요한 전부를 갖췄다고 생각해요. 아주 짜릿해요. 기다릴 수가 없네요. 최고일 겁니다." (2017년)


12대 닥터 피터 카팔디

"조디 휘태커의 연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녀가 대단하고 독립적이고 매력 있는 배우임을 알 겁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이 특별한 배역을 맡을 넓은 아량이 있습니다. 그녀는 훌륭한 닥터가 될 겁니다."(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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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마지막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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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잘 오던 태풍은 열돔에 막혀 못 오더니, 엄청나게 센 놈이 갑자기 왔습니다. 남부지방을 휩쓴 태풍은 수도권에 오면서 구름처럼 흩어져 버렸습니다(뭐, 태풍도 구름이긴 하죠). 정말 알 수 없는 세상입니다.



5대 닥터 첫 시즌 블루레이 출시





  BBC가 5대 닥터 첫 시즌인 19시즌을 11월에 한정판 블루레이로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7월에는 4대 닥터 첫 시즌을 블루레이로 출시했고, 그걸 기념해 미국에서 일부 에피소드를 극장 상영하기도 했죠.


  5대 닥터가 처음 나온 시즌 19는 1982년 1월에 시작해 3월까지 방영되었습니다. 5대 닥터는 동반자 티건, 니사, 애드릭과 함께 마스터, 마라 등의 빌런과 싸웠습니다. <Black Orchid> 에피소드는 외계인, 외계 설정이 나오지 않고, 고평가를 받는 특이한 에피소드입니다(물론 닥터와 타디스는 나옵니다). <Earthshock>는 사이버맨이 나오는 에피소드이자 애드릭이 죽는 충격적인 줄거리를 보여줍니다.


  에피소드는 리마스터를 거치며, 메이킹 필름과 인터뷰와 다큐멘터리 등 보너스가 수록됩니다. BBC 닥터후 유튜브 계정은 이번 블루레이를 홍보하기 위해 티건을 맡은 자넷 필딩이 직접 출연해 기내 안전방송을 패러디한 블루레이 홍보영상을 만들었습니다. 블루레이는 11월 19일 출시한다고 합니다.





빅 피니시, 대형 프로젝트 발표





  니콜라스 브릭스는 스스로 닥터후 관련 비디오와 오디오를 만들 정도로 닥터후를 사랑하던 사람이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나요. 결국 빅 피니시에서 닥터후 라이선스를 따서 닥터후 오디오 드라마까지 만들게 됩니다. 거기에 2005년부터 달렉과 사이버맨 성우까지 맡아 '덕업일치'의 표본이 되고 말았죠.


  빅 피니는 1999년 <The Sirens of Time>을 내놓으며 지금까지 닥터후 오디오 드라마를 만들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데, 빅 피니시는 20주년을 크게 기념할 예정입니다. 2019년 빅 피니시는 <The Legacy of Time>이라는 작품으로 자사 닥터후 20주년을 기념한다고 밝혔습니다.


  <The Legacy of Time>은 6부작 6시간이며, 현재 빅 피니시에서 닥터로 열연 중인 4대~8대 닥터뿐 아니라 리버 송, UNIT 등 자사에서 만드는 닥터후 관련 프랜차이즈가 총집합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냥 출연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작품이 크로스오버 한다고 하네요. 니콜라스 브릭스는 빅 피니시 역사상 가장 크고 신나는 작품이 될 것이라 말했습니다.


  <The Legacy of Time>은 2019년 7월 발매 예정입니다.





시즌 11 감독과 작가 공개



  BBC가 공식적으로 새 시즌 작가진과 감독진을 공개했습니다. 감독은 확실치 않지만, 작가진은 전부 새로운 인원이라고 합니다. 작가진은 자기가 집필한 에피소드를 몇 단어로 표현해 주었습니다.



작가진

Malorie Blackman - 따뜻하고 생각할 거리를 주며 현시대에 맞는

Ed Hime - 꽤 으스스한

Peter McTighe - 무섭고 재밌고 롤러코스터 같은

Vinay Patel - 교육적이고 대단하고 감정적인

Joy Wilkinson - 어둡고 웃기고 질척질척한


감독진

Jamie Childs

Mark Tonderai

Salli Aprahamian

Jennifer Perrott 


  새 술은 새 부대라고 하지만, 너무 새로워서 어색하거나 삐끗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외국 반응을 보니, 그래도 초보자들은 아니라고 하네요. 기대를 걸어 봅니다.



이번엔 진짜일까? 닥터후 방영일!



  네, 또 나왔습니다. 이번 시즌 방영일 루머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루머보다는 낫습니다. 실제 신문에 나온 기사거든요. 영국 선데이 타임즈에 따르면, 이번 시즌은 9월 23일 일요일에 방송된다고 합니다. 물론 신문이라고 다 믿음직하진 않습니다만.


  9월 23일이라면 추석연휴 첫날이네요. 추석과 함께 만나는 닥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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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넷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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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폭염이 끝났습니다. 물론 지금도 덥지만, 밤에 잠은 오는 수준으로 덥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쳐서 꼼짝할 수가 없네요. 긴장이 풀려서 그런가 봅니다.




닥터후 미국 트위터, 의문의 카운트다운 시작



  BBC 아메리카 닥터후 트위터 계정(@DoctorWho_BBCA)이 8월 17일 의문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시계가 똑딱이는 중... 준비할 것. 새로운 #닥터후, 2018 년 가을 @BBCAMERICA에 오는 중.


  8월도 중순이고 가을도 다가오니 닥터후 팬이라면 준비하는 게 맞죠(팬은 작년 크리스마스부터 준비해 왔지만 말입니다). 이번 시즌 11은 BBC AMERICA를 통해 미국에서도 시청할 수 있다는 소식은 이미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계가 똑딱인다니? 갑자기 카운트다운이라도 시작하는 걸까요?


  8월 19일에 올린 트윗은 더 미스터리합니다.




5초 걸린다. 숨을 참아라. 이제 시작한다.'


  뭘 시작한다는 걸까요? 다른 예고편? 놀랄 만한 뉴스? 새로운 정보? 밑도 끝도 없이 나온 트윗에 팬들도 어리둥절합니다. '시계', '5초'를 보고 카운트다운을 예상한 팬이 많습니다. 아무튼 시작한다니 무언가 나오긴 하겠는데, 도대체 뭘까요? 뭐가 되었든 재밌고 즐거운 것이면 좋겠습니다.




시즌 11은 10월에?




  시즌 11은 며칠에 시작하느냐. 팬들이 알고 싶지만, 반대로 조금 쓸모없는 궁금증이기도 합니다. 이미 작년 말에 '시즌 11은 2018년 가을에 돌아온다'고 했으니까요. 문제는 달과 날짜죠. 가을이면 9월, 10월, 11월인지.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나오긴 하는 건지...(크리스마스 스페셜은 나오는 것으로 확정되었습니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드디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이번에도 정확한 날짜는 아니네요. 닥터후 시즌 11은 10월에 방송한다고 합니다. 10월 첫째 주부터 닥터후를 볼 수 있으면 하는데요. 닥터후는 이제 매년 가을에 방송하게 될까요?






닥터후 오디오북 할인 행사





  닥터후 팬의 종착점인 빅 피니시. 텔레비전 드라마에 목마르고, 클래식 닥터에 호기심을 느낀 사람들은 오늘도 오디오 드라마들을 지릅니다...


  저도 몇 개 샀지만 요즘은 주머니 사정이 나빠 사지 못했는데요. 이번에 험블 번들이라는 사이트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합니다. 방식은 간단합니다. 1달러, 8달러, 15달러를 낼 때마다 빅 피니시 오디오 드라마를 뭉텅이씩 얻게 됩니다. 기부행사의 일환이기 때문에 그보다 더 내셔도 상관 없습니다.


  1달러로 얻는 오디오 드라마는 단편 오디오와 토치우드 한 편입니다. 8달러로 얻는 드라마 중에는 8대 닥터가 나오는 Dark Water 1편이 있습니다. Dark Water는 아직 들어보지 못했지만 빅 피니시 팬들이 강력 추천하는 작품이라 조금 당기네요. 문제는 Dark Water는 한 시즌에 여러 편으로 구성되는데 1편만 준다는 거지만. 톰 베이커와 콜린 베이커 인터뷰는 조금 듣고 싶습니다. 15달러 패키지는 다 토치우드인데(토치우드가 싫은 건 아닙니다), 4대 닥터가 나오는 '필립 힌치클리프'가 있습니다. 필립 힌치클리프는 4대 닥터 초기 프로듀서로, 빅 피니시에 합류해 당시 분위기를 살려 만든 작품입니다.


  조사해 보니 페이팔과 비자도 받는다고 합니다. 이 행사는 우리나라 시각으로 8월 30일 새벽 즈음까지 진행됩니다. 닥터후, 특히 토치우드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놓칠 수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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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T 데이비스의 글쓰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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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후 소식이 갑자기 뚝 끊겨 버렸습니다. 소식이 없지는 않지만(예를 들어 타디스 내부 사진이 유출됨), 타이밍을 놓침+ 나머지는 작은 소식이라 생각해 전해드리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에는 소식을 긁어모아 전해드리겠습니다.



출처 : Tony Hassall (https://www.flickr.com/people/10175361@N00)



  닥터후는 2005년부터 두 작가가 이끌어 왔습니다. 러셀 T 데이비스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스티븐 모팻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닥터후의 쇼러너이자 메인 작가로 활동했죠. 올해 13대 닥터, 시즌11 부터는 <브로드처치>로 실력을 뽐낸 크리스 칩널이 스토리를 이끌 예정입니다.


  많은 시청자와 팬은 러셀보다는 모팻을 대화 주제로 삼는 것 같습니다. 모팻이 만드는 이야기가 독특하고, 떡밥 등으로 보는 사람을 잠깐도 가만히 두지 않는 스타일이라 그런 걸까요? 러셀 T 데이비스는 자신이 아니라 자신이 만든 장면과 캐릭터가 화제가 됩니다. 대표적으로 시즌 2 마지막화에서 닥터와 로즈가 헤어지는 장면을 들 수 있겠죠. 웃길 때는 확실히 웃기고 슬플 때는 확실히 슬픈 장면들을 잘 만듭니다. 줄거리를 잘 만지는 모팻에 비해 러셀은 감정을 잘 만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 모팻이 전하는 글쓰기 비법을 소개한 적이 있죠. 지금까지 러셀 VS 모팻으로 싸우는 닥터후 팬을 위해서라도 러셀이 알려주는 글쓰기 비법도 말해야겠죠? 닥터후를 되살린 작가한테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요? 





첫째, 너무 심각해지지 말자



  BBC Writer Room 인터뷰에서 자신한테 가장 쓸모가 많던 조언을 묻자, 러셀은 '글쓰기는 본질적으로 너무 진지해지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진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사람은 하루종일 진지할 필요가 없는 존재다. (중략) 젊은 시절 누군가 나한테 말했다. '말하듯 쓰지 그래?'. 내가 말을 좀 웃기게 했다. 그게 제일 좋은 조언이었다."


  '모팻 후'와 비교하면 '러셀 후'는 확실히 가벼웠고, 어린이 드라마를 지향했습니다. <Midnight>, <Turn Left>처럼 각 잡고 무섭고 어둡게 쓴 에피소드도 있지만 러셀이 쓴 닥터는 유머감각을 잃는 법이 없었습니다. 늘 가족, 꿈, 우정, 미소가 닥터후와 함께였습니다.


  '글은 종이 위에 떨어뜨리는 것이다.' 러셀이 남긴 말은 아니고, 다른 책에서 본 말입니다. 글은 총알이나 야구공처럼 쏴서 박는 것보다는 가볍게 종이 위에 떨어뜨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글쓰기는 괴롭습니다. 써야 할 것이 부족하거나 너무 많아서 쓸 수가 없습니다. 글에 자기 꿈과 생계가 달리면 집착과 강박이 생기겠죠. 그러나 글은 원래 진지하고 딱딱한 매체입니다. 그러니 글 속이라도 물렁물렁하고 달달한 것이 괜찮겠죠.




둘째, 인물과 줄거리는 하나다


  

  같은 인터뷰에서 신인 작가들이 저지르는 실수를 묻자, 러셀은 '줄거리를 쓰지 않는 것과 캐릭터와 줄거리 중 하나만 파는 것'을 들었습니다.


최근에 커플을 다루는 각본을 읽었다. 커플은 환상적일 수 있었지만 각본은 커플을 제외한 전부를 다뤘다. 웃기는 어머니와 모자란 아버지, 재밌는 사건과 요상하고 극적인 일들이 일어났지만 중심 커플은 비어 있었다. 얼마나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지 놀랄 지경이다. 자기 각본이 ABC를 다룬다면서 실제로는 XYZ로 각본을 쓰는 것이다. (중략) 많은 작가가 빈 공간을 채우려 한다. 그들은 시선을 이리 저리 던진다. 그러나 각본의 중심, 각본의 중심인물과 말하고 싶은 중심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사람들이 자주 저지르는 다른 실수는 자신을 캐릭터 작가 아니면 줄거리 작가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캐릭터 작가'는 줄거리를 만들 필요 없다는 듯이 편하게 앉는다. (중략) 그저 캐릭터 작가 같은 건 없다. 당신이 자신을 캐릭터 작가라고 하면서 캐릭터를 쓴다면, 실제 쓰이는 건 술자리 잡담이 된다! 당신이 그저 캐릭터 작가라면 지루한 인물만 쓰게 된다. 줄거리와 캐릭터는 분리할 수 없다. 둘은 같은 것이고, 캐릭터가 지나갈 줄거리가 있을 때야 캐릭터를 발견하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는 조연이거나 등장 시간이 적지만 시선을 끄는, '신 스틸러'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장면(scene)을 훔치는(steal) 캐릭터는 그러나, 훔칠 장면이 있어야 훔칠 수 있습니다. 중심 줄거리와 인물이 없다면 이들이 재밌을까요? 약방의 감초라지만 감초만 파는 약방은 없습니다.


  몇 시즌 보면 알게 되지만, 닥터후는 1회성 조연이 많이 나옵니다. 당연한 이치죠. 닥터후는 옴니버스 방식 드라마로, 닥터는 타디스를 타고 늘 새로운 곳으로 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니까요. 닥터후 작가라면 늘 이런 1회성 캐릭터를, 그것도 잘 만들어야 할 겁니다. 그래도 닥터와 동반자, 타디스처럼 중심이 되는 것들을 놓쳐서는 안 되겠죠.







셋째, 쓰는 것이 답이다




  NME 인터뷰에서 각본가가 되고 싶지만 어디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청춘에게 주고 싶은 조언을 묻자 러셀은 '이미 조언은 많이 있으니 시작하라'고 답했습니다.


까놓고 말해, 어디부터 시작할지 모른다면 무식한 것이다. 인터넷에 들어가라. 수백만 설명과 커리어가 있다. (중략) 솔직히, '어떻게 시작하죠?'는 인터넷이 없던 시대에 생긴 질문이다. 지금 그 질문은 '난 시작하기 무서워'나 마찬가지다. 괜찮다. 글쓰기는 늘 무섭다. 무서움은 사라지는 법이 없다. (중략) 쓰기 시작해라. 그런 다음 당연히 각본을 끝마쳐라. 그걸 마치면, 대부분의 작가 지망생보다 앞서게 된다. 언제나 마지막에 건네주는 조언이 하나 있다. '네 라이벌은 언제나 너를 앞선다. 그러니 서둘러라.'





  여기에 BAFTA Guru 인터뷰에서도 러셀은 비슷한 조언을 남깁니다. 경력을 시작하는 사람한테 하고 싶은 조언을 묻자 러셀은 '글을 쓰는 유일한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라 말하죠.



불평하고 생각하며 평생 돌아다닐 수도 있지만 실제로 앉아서 쓰는 것이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



  자료를 조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결국엔 자리에 앉아 글을 써야죠. 상상하고 구상해야 합니다. 그러나 결국 앉아 글을 써야죠. 아는 게 많다? 상상력이 좋다? 아무리 날고 기어 봐야 글을 써 내야 합니다.


  다 구상하기까지 펜을 쥐지 않는 작가가 있습니다. 반면에 쓰면서 생각하는 작가도 있죠. 두 작가가 반반이라 치면 여러분이 쓰면서 생각이 날 가능성도 반이나 됩니다. 사실, 글에는 구조가 필요해서 마구 쓰다 보면 막히는 일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조사와 구상만 하다가 하루를 다 보내는 것도 그리 좋은 버릇은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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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넷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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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코믹콘!


  지난 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선 2018 샌디에이고 코믹콘이 열렸습니다. 많은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출연진과 제작진이 행사를 빛냈고 여러 예고편과 사진이 공개되어 팬들은 그야말로 들썩거렸습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한 후비안들은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닥터후만 기다렸지요. 이번 코믹콘 행사에서 11시즌 배우와 스태프가 등장을 예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금요일 새벽, 다섯 명이 행사장에 들어왔습니다. 13대 닥터를 맡은 조디 휘태커, 동반자를 맡은 토신 콜과 맨딥 길, 쇼러너 크리스 칩널과 제작자 맷 스트래븐스였습니다. 다른 동반자를 연기한 브래들리 월시가 나오지 않은 점이 옥의 티지만, 시즌 11 정보가 메마른 가운데 배우와 제작진이 이 정도 대중 행사에 온 건 13대 닥터를 발표하고부터 처음이라 팬들은 기뻐했습니다.


  배우와 제작진은 성심성의껏 인터뷰했고, 시즌 11 관련 정보도 쏟아졌습니다. 정보들을 하나하나 정돈해 봤습니다.




시즌 11 예고편(보러가기)




  먼저 가장 기쁜 소식, 예고편부터 다루겠습니다. 지지난주 티저 예고편이 월드컵 결승전에 나왔는데, 팬들이 좋게 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궁금증이 들지 않는다', '피자 광고인 줄 알았다', '언제부터 닥터가 초스피드로 걸어다니는 초능력자가 된 거냐.' 등등.


  지난 주 예고편은 드디어 보는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로고를 빼면 40초쯤 되는 영상입니다. 타디스, 우주, 괴물은 안 보입니다. 영상은 닥터와 동반자들에 집중합니다. 여기 저기 뛰어다니고 구경하고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색감과 카메라워킹은 새롭습니다. 이전보다 살짝 어둡습니다. 어쩌면 예고편이 실내 장면만 다뤄서 그럴지도 모르죠. 아무튼 다릅니다. 사실, 제작진과 배우가 바뀌었으니 거진 다른 작품이나 마찬가지죠. 닥터후가 장수한 비결이 '변화'니까요. 그 변화가 약일지 독일지는 봐야 알겠지만. 예고편 막바지엔 'THE UNIVERSE IS CALLING'(우주가 부른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티저 예고편에서도 나왔는데, 아마 시즌11을 관통하는 메시지 같습니다.


  이번 예고편은 10점 만점에 7점 주겠습니다. 타디스 날아다니는 장면이나 외계 괴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나오지 않아 조금 낙담했습니다. 다른 팬들은 바로 그래서 만족한 것 같네요. 스포일러 없이 기대감을 높여주었다면서요.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저도 인정합니다. 가을이 기다려지네요.








여러 사진과 소닉 스크류드라이버





  먼저 공개된 사진부터 보시죠. 닥터가 스크류드라이버를 쥔 사진입니다. '우주가 부른다'는 문구는 또 있습니다. 닥터는 후드를 썼네요. 지금껏 후드를 쓴 모습은 본 적 없는데 새롭기도 하고, 좀 더워 보이기도 합니다.


  닥터는 손에 소닉 스크류드라이버를 쥐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유출된 소닉 사진과 똑같습니다. 유선형에 거친 은빛입니다. 작동하면 노랗게 빛나는 것 같습니다.





  장난감 사진을 보시죠. 기계보다는 마법도구처럼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네요. 예고편을 보면 닥터가 고글을 쓰고 불을 다루는데요. 유출 사진 중에 소닉 스크류드라이버를 쥔, 고글을 쓴 닥터 사진이 있었죠. 아마 예고편 속 장면은 닥터가 스크류드라이버를 직접 만드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크류드라이버 표면이 거칠고, 만들다 만(?) 것처럼 생겼겠죠.






시즌 11 관련 정보





  배우한테 쏟아지는 관심만큼 두 제작진, 크리스 칩널과 맷 스트레븐스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둘을 향한 질문도 있었고 시즌 11 정보도 조금 풀려서 여기서 다뤄볼까 합니다.


  먼저 크리스 칩널은 '닥터후를 보지 않은 지인이 있다면 올해부터 보게 하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시즌 11은 초보자를 배려함을 뜻할 겁니다. 과거보다는 현재를 이야기하고, 옛날 괴물이 나오거나 옛날 일을 말하는 건 자제하겠죠. 그 편이 칩널이나 닥터후한테 좋을 겁니다. 앞으로 나아가야죠.


  예전 닥터후 소식을 쓰면서 2부작 에피소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감독이 같은 에피소드는 2부작이라는 논리였는데요. 아니었습니다. 시즌 11엔 2부작이 없다는 소식입니다. 칩널도 인터뷰에서 '10가지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으니 틀림없겠죠. 어쩌면 6대 닥터 마지막 시즌처럼 배경만 다르지 모든 에피소드가 한 이야기에 꿰이는 시즌... 일 리는 없겠죠?


  또 크리스마스 스페셜도 방영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시즌이 끝나자마자 방송하는 셈일 텐데요. 그동안 닥터후는 거의 봄에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여름 즈음에 시즌이 끝나면 성탄절까지 몇 달이 남게 되죠. 시간 간격이 길어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시즌과 다른 분위기, 다른 줄거리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일종의 터닝 포인트였죠. 시즌이 끝나고 잠깐 있다가 방송하는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어떤 재미가 있을지, 그것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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