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교과서 – 덴츠식 빙글빙글 사고, 야마다 소오 지음
아이디어. 간단하지만 어려운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스타트업 책들이 팔리고 성공한 기업가들은 머리를 쓰라고들 한다. 결국 남들과 다른 생각, ‘아이디어’ 얘기다. 아이디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 100년이 넘는 경험을 자랑하는 광고회사 덴츠는 두뇌를 활용해 아이디어와 혁신을 일으키는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빙글빙글 사고다.
궁리와 노력으로 가능한 문제라면 논리적 사고만으로 가능하다. 과학자처럼 쪼개고 분석하고 가설을 세워 검증하면 된다. 논리적 사고는 빠르며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러나 기존 방식이 먹히지 않을 때가 있다.
“기존 방식의 연장선상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때, 더 복잡하고 근본적인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기초 구조부터 다시 쌓아야 할 때, 즉 혁신이 필요할 때 당신은 논리적/직선적 접근방식과는 전혀 다른 사고 과정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쪼개고 따지는 일명 데카르트 접근법에는 두 가지 단점이 있다. 첫째는 따진다고 모두 명쾌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는 상황을 바꾸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그와 반대로 동양식 사고관은 모든 것을 하나로 본다. 빙글빙글 사고는 동양식으로 생각의 폭을 넓히는 한편 서양식으로 생각을 완성한다. 네 단계는 각각 감지, 분산, 발견 연마다. 모든 과정이 끝나면 다시 첫 단계로 돌아가기에 ‘빙글빙글’ 사고라 부른다.
첫째. 지식을 모아라
첫째 단계 ‘감지’는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이다. 삶 속 경험이나 문제 관련 지식 모두 재료가 된다. <아이디어>를 만들려면 좋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모두 정확한 지식일 필요는 없다. 검증되지 않았다고 거부하면 새로운 시각을 낳을 수 없다. 애초에 수치도 완전히 믿을 수 없다. 데이터 종류에 상관없이 그냥 느껴라. 이렇다저렇다 판단하지 말고 흡수해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그렇다고 빤히 바라보지만은 말고. 이렇게 수많은 정보를 흡수하면 머릿속에 큰 그림이 그려진다.
둘째. 무수히 찾아내라
감지한 지식은 하나로 꿰려 하지 마라. 반대로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모조리 찾아내는 것이 ‘분산’이다. 의견을 제시해 보되 비판은 금물이다. <아이디어>는 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에, 여러 시각으로 시도해 봐야 나온다. 카피라이터들은 종종 카피 100가지 써오기를 훈련한다. 100가지를 쓰다 보면 머리 밑바닥까지 긁으며 머릿속 벽을 허문다. 그리고 만들면서 하나하나 좋고 나쁨을 스스로 묻는다. ‘분산’이란 이렇듯 편견도 체면도 버리고 혼돈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셋째. 해결책을 뽑아라
분산 모드를 진행하면 어느 순간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발견’의 순간이 온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과제와 한 몸임을 알아야 한다. 목표-과제-아이디어라는 식이다. 발견 단계에서 발견해야 하는 건 목표달성에 맞는 과제와 <아이디어> 한 세트다. 또 <아이디어>는 표현하기 어렵다. 이전까지 세상에 없었기 때문이다. 메타포를 쓰면 이런 <아이디어>들을 설명하기 쉽다. 그리고 <아이디어>는 한 문장, 한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어서 쏙 들어온다. 이것이 <아이디어>와 ‘아이디어’가 다른 점이다. 여기서 목표-과제-<아이디어>가 서로 목적과 수단이 되는지 확실하게, 논리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넷째. 실행하라
마지막 ‘연마’ 단계에서는 <아이디어>를 실행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한다. 역시 목표-과제-아이디어-구체방안이 연결되는지 철저히 검증한다. 특히 <아이디어>에 구체방안을 낳을 힘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결국 <아이디어>를 목표에 부합하는지, 구체방안이 되는지 이 두 가지로 시험대에 올리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마지막까지 갈고 닦는다.
이처럼 빙글빙글 사고에는 논리와 추상, 좌뇌와 우뇌가 공존한다.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놓을 때는 세상이 보이는 반응을 살펴야 한다. 이 반응은 다음 프로젝트에서 다른 재료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재료가 되고 다시 그 재료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는 습관이 된다.
아이디어. 어렵지만 필요한
이 세상이 아이디어만으로 먹고 살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공무원 학원에 들어가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하랴. 그러나 가끔은 이런 생각도 한다. 결국 답은 생각에 있지 않는가. 지금이 바로 ‘기존 방식의 연장선상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을 때’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