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용
마인드셋, 노력하는 자세, 러시아어.
마인드셋
어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자기개발서를 추천했습니다. 그런데 깜빡 잊고 캐럴 드웩의 '마인드셋'을 넣지 못했습니다.
마인드셋은 대강 이런 내용입니다. 세상에는 크게 두 가지 사람이 있다. 노력을 부끄러워하는 사람과 노력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사람. 전자는 재능이 전부라고 믿기 때문에, 노력은 재능이 없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후자는 재능은 출발점일 뿐이며, 언젠가 노력이 빛을 발한다고 믿는다.
전자를 고정 마인드셋, 후자는 성장 마인드셋이라 책은 불렀습니다. 물론 연구 결과 성장 마인드셋이 성공에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고정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은 재능과 운의 힘으로 어느 정도까지는 성장하지만, 성장이 막히면 뚫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냥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죠.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 사람은 그와 반대로 언제나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들도 실패하면 낙담하고 좌절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낸다는 점이 다르다고 책은 설명합니다.
'재능은 종착점이 아니라 시작' 이 문구가 유달리 기억에 남습니다. 어릴 때 영재 소리를 듣는 아이들 중에 커서 그저 그런 사람이 되는 아이를 TV에서 자주 봅니다. 그들은 엄청난 재능을 지니고 태어나지만 재능으로만 올라가는 높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어쩌면 그 몰락한 영재들은 재능이 아닌 방법으로 성장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인지조차 못할지도 모릅니다.
책 마인드셋은 아주 기묘한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폰더의 위대한 하루'는 일곱 가지 결단을 소개하는데, 그중 하나가 '지식을 구하는 결단'입니다. 늘 다른 사람한테서 배우고 더 잘할 방법을 찾을 거라는 다짐입니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보시기 바랍니다. 가르침을 무시하는 사람이 얼마나 답답하고 분노를 일으키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그 결단을 실천하고자 책도 읽고 TED 강의도 봤습니다. TED에서 우연히 캐럴 드웩의 강의를 보고, 더 알고 싶어서 '마인드셋'을 읽었습니다.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가 없었더라면 마인드셋도 몰랐을 겁니다.
(그건 그렇고, 폰더의 위대한 하루의 원제는 'The traveler's gift'입니다. 원제는 간결해서 좋고 번역 제목은 직접적이어서 좋습니다.)
마음 속 방해꾼
마인드셋을 읽고 생각해 보니 제 마음에도 고정 마인드셋이 있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속삭임이 저를 옭아매더군요.
첫째는 '이왕 망친 거 다 망치자'라는 속삭임입니다. 다이어트를 시도하면 늘 들리는 소리죠. '오늘 실수로(정말 실수였을까요?) 핫도그를 먹었으니, 그냥 오늘은 먹고 싶은 것 먹고 내일부터 제대로 하자.'
이런 속삭임은 큰 문제가 있습니다. 목적지가 정해진 이상, 조금이라도 덜 밀리는 것이 이득입니다. 내일부터 제대로 한다고 목적지가 이쪽으로 와주지는 않습니다. 제가 직접 가야 합니다. 내일부터 제대로 해서 괜찮다면, 오늘 저녁부터 제대로 한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 그 길이 험난할수록, 빨리 목적지에 도달해 버려야 하지 않을까요?
두 번째 속삭임은 '제대로 된 방법이 나타날 때까지 하지 말자'입니다. '분명 더 쉽고 좋은 방법이 있겠지. 그동안은 힘 빼지 말고 기다리자.' 세상에는 어설프게 하느니 안 하는 게 나은 활동도 있습니다. 뇌종양 수술이나 지뢰 제거 등. 그러나 여러분이 하려는 일도 그럴까요? 느리게라도 나아가는 것이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요? 처음엔 다 어설픕니다. 어설프니까 배우고 연습하는 겁니다.
쓰다 보니 제 찌질함이 떠오릅니다. 한때 러시아어를 배우겠다고 나댔습니다. 하지만 외국어 배우기가 원래 만만치 않죠. 그래서 좌절하고 또 좌절했습니다. 이 방법도 시도하고 저 방법도 시도했습니다. 나중엔 좌절하기 싫어서 아예 시작을 관두었습니다. 하지만 이 마인드는 방금 말한 두 가지 속삭임에 모두 해당합니다. 이왕 실패했으니 관두자는 생각이 첫 속삭임이고, 다른 방법이 없으니 죽치고 있자는 것이 두 번째 속삭임이네요. 정말 러시아어를 배우기 싫다면 그냥 포기하고 마음에서 잊으면 됩니다.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1) 마음을 비우고 러시아어 놔 주기.
2) 마음을 못 비우겠으면 그냥 닥치고 시작하기.
(1시간 동안 썼는데, 컴퓨터 전원이 나가서 다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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