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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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쓰기 (1)
질서가 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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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 옛적에 한 왕국이 있었습니다. 왕은 백성들을 사랑했고 백성도 왕을 존경했습니다. 왕에게는 공주가 있었는데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온 나라의 남자들이 공주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먼 북쪽에서 포악한 용이 날아와..."


  이야기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질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질서 바꾸기는 가장 쉬울 뿐 아니라 가장 흔한 도입부이기도 합니다. 해리 포터는 얹혀 살던 해리가 호그와트 초대장을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반지의 제왕은 프로도가 반지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미션 임파서블과 007은 주인공이 임무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잘 흐르던 일상이 변하는 순간 사람은 타성에서 깨어나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질서가 꼭 평안할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 질서는 질서정연할 필요도 없습니다. 북두의 권은 황폐화되고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켄시로가 발을 디디면서 시작됩니다. 질서는 '웬만해서는 그렇게 흘러갔을 흐름'입니다. 잘 나가던 결혼식장에 남자가 난입한다거나, 세상을 지배하는 악당에게 죽어가면서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는 원래 제대로 흘러갔을 결혼식과 악당의 세계 정복이라는 '흐름'을 깨는 행위입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는 레아 공주가 오비완에게 데스스타 설계도를 보내면서 시작합니다.


  잔잔한 질서에 조약돌이 날아옵니다. 조약돌이 떨어지며 파문을 일으키고 파문은 사방으로 퍼집니다. 독자는 과연 이 파문이 어떤 영향을 줄까, 특히 이 질서가 바뀔까 궁금해집니다. 결혼식은 과연 성사될까요? 악당은 세상을 정복할 수 있을까요? 레아 공주가 보낸 데스스타 설계도로 은하제국을 막을 수 있을까요? 서론만 만든다고 본론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질서를 바꾸면 그럴듯한 서론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창작법은 다른 블로그로 옮겨서 쓰고 있습니다

http://iamwriting.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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