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후반~20대 초반은 자기 세대가 '끼인 세대'라 믿는다는 말이 있다. 급진적인 어린이들과 고집 부리는 어른 사이에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신기한 점은 그 '어른'도 젊을 땐 자기들이 끼었다고 믿었으며 '어린이'들도 나이를 먹으면 자기가 끼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는 20대 후반이지만, 아직 내 세대가 끼었다는 느낌이 든다. 90년대 초반 출생으로서 나는 도스가 윈도로 바뀌는 것을 봤고, 모뎀이 랜으로 바뀌는 것을 봤고, 폴더폰이 스마트폰이 되는 것을 봤다. 휴대폰이 신기한 물건이던 때에서, 어린이들이 자기 몸처럼 들고 다니는 때까지 와 버렸다. 내 윗세대는 휴대폰을 어려워하고 내 아랫세대는 휴대폰 없던 과거를 상상하기 어려워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느낌도 결국 추억이 될까?
예전엔 휴대폰 오락을 얕봤다. 끽해야 퍼즐이나 시간 까먹는 것들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제는 엄청난 사업이 되었다. TV로 광고까지 한다. 예전엔 오락을 하려면 비싼 플레이스테이션을 사거나(이건 지금도 비싸다) 오락실에 가야 했다. 오락기가 없거나 오락실이 무서우면? 문방구에 갔다. 문방구 앞에는 늘 조그마한 오락기가 있었다. 하는 것도 재밌었지만 보는 것도 재밌었다. 한 명이 하면 다른 애들을 다 뒤에 서서 지켜봤다. 눈을 뗄 수 없었다. 그것도 세일즈 포인트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더 하고 싶게 보일까. 개발자는 이것도 고민했을 것이다.
게임이라고 다 그래픽이 훌륭하고 자본이 많이 들어가야 할까? 재밌는 영화가 좋은 영화고, 듣기 좋은 음악이 좋은 음악이듯 재밌는 게임이 좋은 게임이다. 거기에 문방구 추억이 곁든 게임이라면 최적이다. 개인적인 추억의 문방구 게임 둘을 소개한다.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
지금 돌이키면 이 게임은 설명하기가 참 어렵다. 그러니까 주인공은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는 닌자인데, 살아 움직이는 야구공과 글러브 등등과 싸운다고? 이 게임 디자이너는 인간세계 사람인가?
그럼에도 너무 재밌다. 그래픽은 아기자기하고, 액션은 시원시원하다. 난 이 게임이 우리 동네 문방구에만 있는 줄 알았다. 하도 특이하니까. 그런데 알고 보니 다른 사람도 많이 알 만큼 유명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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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슬러그 시리즈
메탈슬러그야말로 오락기 게임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많은 아이들이 인터넷 시대 초기에 네오지오를 다운받아 즐겼더랬다. 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엄마 몰래 메탈슬러그를 하다가 걸려 자주 혼났다.
1도 재밌고 2도 재밌다. X는 특이하게 재밌고 3은 전설이다. 3 이후로는 별로다. 1은 밀리터리 느낌이 물씬 나고 2부터는 외계인과 괴물이 나와서 만화 같다. 3를 다 깨고 1을 하면 놀란다. 너무 진지해서. 3이 전설이라고 했지만 1은 다르게 재밌는 맛이 있으니 꼭 1부터 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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