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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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5)
[A4소설] 우주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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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비밀을 알아냈다. 그 비밀이란 원래 이 세상은 신이 만들어낸 실험장이라는 것이다. 신은 우주 안에 지구와 생명체들을 만들고 거기서 실험을 벌였다. 나는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신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몇 번 가고 신이 전화를 받았다. 신 목소리는 생각보다 가늘었다. 나는 따질 사이도 없이 신을 몰아세웠다.

 

우리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았지?”

그러니까, 막 죽게 내버려둔 건 아니고요.”

 

신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신은 이공계 대학원을 다니는 대학원생으로, 교수 연구를 보조할 목적으로 이 우주를 만들었다고 했다. 원래는 몇 억 년만 돌리고 폐기처분할 생각이었지만 우주에 정이 든 데다가 논문 심사에 제출할지도 몰라서 연구실 구석에 보관 중이었다.

 

실험 주제는 뭐지?”

, 그게자원이 모자라면 생명체들이 얼마나 싸우고 진화할지.”

 

나는 화가 났다. 어릴 때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놀림 받으며 살았고, 대학에 와서는 등록금을 내려고 잠이 모자랄 만큼 아르바이트를 뛰었다. 지금은 중소기업에서 상사한테 손가락질 당하면서 산다. 임신이라도 할까 봐 아내랑은 함부로 잠도 못 잔다. 나는 수화기 너머로 소리를 질렀다.

 

너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픈지 알아? 지금도 어딘가에는 식량이 없어서 아이들이 굶어 죽고 석유를 얻으려고 전쟁을 벌이고 여름만 되면 전기세가 치솟는다고!”

, 미안합니다.”

내 말 잘 들어. 이제부터 이 우주도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만들어. 혹시 지구 말고 다른 생명체가 사는 행성이 있나?”

아뇨. 없습니다만.”

 

나는 신한테 명령했다. 그럼 지구를 풍족한 행성으로 바꿔 달라고. 지하자원과 식량이 풍부하고 공기와 물이 깨끗한 행성으로 만들어 달라고. 신은 연구를 망칠까 봐 핑계를 댔지만 나는 겨우겨우 신을 설득했다.

 

, 알겠습니다. 얼마나 좋은 행성으로 만들어 드릴까요.”

실험을 하려면 아무것도 안 건드린 대조군이 있다지? 이 실험에도 대조군 우주가 있지?”

그 대조군 우주보다 좋게 만들어 줘.”

 

신은 머뭇거렸다. 나는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신이 답했다.

 

죄송한데, 그쪽 우주가 대조군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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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호숫가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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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에 겪은 일이다.

나는 친구들과 별장에 있었다. 대한민국에 별장이라니 어울리지는 않지만 내 친구 중 하나가 돈이 많았다고 해 두자. 호숫가 별장은 누워만 있어도 행복했다. 바람이 불면 나무들이 사르르 소리를 냈고 멀리서 철새들이 울었다. 밤엔 벌레들이 울었다. 우리는 장작에 불을 붙이고 통기타를 쳤다. 타닥타닥. 마지막 잔열을 둘러싸고 남녀가 끌어안았다.

모두 잠든 새벽이었다. 둔탁한 소리에 잠에서 깼다. 비몽사몽 발걸음으로 거실로 갔다. 거실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보다. 냉장고를 열었다. 생수병을 꺼내 입에 댔다. 그 순간 인기척이 느껴졌다. 어두운 거실 구석에 사람 형체가 있었다. 사람이라기엔 너무 끔찍한 그 모습. 나도 모르게 생수병을 집어던졌다. 10초도 되지 않았지만 10시간 같았다. 불에 탄 듯 갈라진 얼굴은 흰색 마스크를 썼다. 몸은 나보다 몇 배는 컸다. 오른손은 기다란 도끼를 들고 있었다. 굳은 피가 도끼날에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나는 울었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소리를 지르고 싶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주저앉기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냉장고에 기대 다음을 기다렸다. 살인마는 그러나 제자리에서 입을 열었다. 생각보다 점잖은 목소리였다.

저는 살인마입니다. 하지만 살인은 하지 않습니다.”

 

살인마와 나는 식탁에 앉았다. 냉장고에서 보리차를 꺼내 마셨다. 살인마는 가면을 살짝 들어서 입을 대고 마셨다. 나는 보리차를 들이켰다. 어쩌면 우유였는지도 모른다. 누가 아는가. 기억이 흐릿하다. 누구라도 그랬을 것이다.

살인마는 캠핑장에서 죽은 소년이었다. 소년은 강가에 놀러갔다가 물에 빠졌다. 하지만 캠프 지도자들이 사랑을 나누느라 소년의 외침을 흘러들었다. 소년은 죽었지만 어두운 기운이 소년을 되살렸다. 소년에게 남은 건 증오뿐. 애초에 어두운 힘이 소년을 되살린 목적이 살인이었다.

하지만 살인은 어려웠다. 첫 해 소년은 캠핑장에 온 손님 하나를 죽였다. 도끼로 허리께를 후려친 다음 손을 상처에 넣어 내장을 꺼냈다. 손님은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다 죽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캠핑장은 발길이 끊겼다. 경찰들은 수색작업을 벌이며 온갖 곳에 노란띠를 둘렀다. 기자들은 헬리콥터까지 띄우며 머리를 들이밀었다. 살인마는 산으로 도망쳤다.

어두운 힘은 속삭였다. ‘살인은 아무도 모르게 해야지.’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해도 실종자가 발생하는 것은 같았다. 소년은 어두운 힘을 설득했다. 결국 어두운 힘도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살인마와 어두운 힘은 사람을 죽일 쉬운 방법을 연구했다. 그들은 통계를 냈고 신문기사를 뒤졌고 종일 토론했다.

결국 그들은 사실을 찾아냈다. 캠핑장에 오는 것이 오지 않는 것보다 통계적으로 사망률이 높았다. 고속도로로 오다가 교통사고가 날 확률, 캠핑장에서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거나 야외에서 놀다가 세균에 감염될 확률을 다 합치면 캠핑장에 오지 않아서 죽을 확률보다 더 큰 것이었다. 그들은 방침을 바꿨다. 살인마는 열심히 쓰레기를 줍고 어두운 힘은 해충을 쫓아냈다.

도끼보다 녹슨 못이 파상풍에 걸릴 확률이 높죠.”

보리차가 썼다. 우유였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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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츤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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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평양. 일본에서 멀지 않은 한 섬나라. 일본과 가까운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섬나라의 지도자는 츤데레라고 한다. 어릴 적부터 국민들이 사랑한 그녀. 사랑했기에 그녀가 다음 지도자가 되어도 아무도 토를 달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매주 국민들한테 츤데레를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대강 이런 식이다.

 

국민 여러분! 수출사정이 안 좋아져서 세금을 올리기로 했어. , 절대 우리 경제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은 아니라고! , 뭘 보는 거야!”

 

군 복무 기간이 늘었다고? , 나랑 상관없잖아? 나는 지도자층이라 복무 의무가 없다고! , 그렇다고 내가 군인들 처우를 개선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야! 뭘 자꾸 추측성 기사를 쓰는 거야, 이 나쁜 언론같으니! 변태!”

 

국민들은 그녀를 사랑했다. 하지만 의심이 싹텄다. 수출사정이 좋아졌는데 왜 세금이 다시 내려가지 않는가? 군인들 처우는 왜 개선되지 않는가? 추측성 기사인데 왜 증거가 쏟아지는가?

 

의원과 권력가들이 지도자를 찾아갔다. 그들은 해명을 원했다. 지도자는 차를 마시다가 그들이 들어오자 푸풋 뱉었다. 그러더니 침대에 드러누웠다.

 

변태변태변태! 남의 침실에 들어오다니! , 하지만 너희들이 원한다면 내가 해명을 해 줄 거라고! , 딱히 국민여론이 무서워서 그런 거 아니니깐

 

하지만 때는 늦었으니, 야당 당수는 순애보 히로인이었기 때문이다. 밀고 당기는 츤데레에 지친 국민들은 순애 당수를 밀어주었다. 결국 국회에서 높은 투표율로 지도자는 교체되었다. 지도자는 눈물을 그렁이며(절대 흘리지는 않았다. 지도자는 늘 그랬다. 글썽이되 흘리지 않기) 자택으로 떠났다.

 

그렇게 섬나라는 좋아졌을까? 그랬다. 군인들 처우는 개선되었고 세금은 절약을 통해 합리적으로 나아졌다. 실업률은 내려갔고 부동산 값도 올랐다. 하지만 국민들은 허전함을 느꼈다. 그렇다 무언가 빠진 것이다. 사람들은 빠진 것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정신과 의사들과 문화평론가들은 불행히도 그 빠진 것을 알아내고 책에 남겼다.

 

국민들은 츤데레를 그리워했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츤데레 지도자는 복권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순애가 왜 싫은가? 외신이 인터뷰한 한 시민은 이렇게 말했다. “너무 뻔하잖아요. 저런 사람은 뒤가 구리겠죠. 나중에 어둠의 길로 빠지거나요. , 아무튼 저희가 지도자 시절이 좋다는 건 아니에요.”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츤데레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들이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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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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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는 말하셨다.

세상은 해가 아니라 비로 완성된다.”

나는 그 의미를 전혀 몰랐다. 아버지도 내가 이해하리가 기대하지 않으셨다. 그저 매년 명절마다 고향집에 내려가면 친척들한테 나를 소개했다. 내가 가업을 잇기 바라셨다.

 

나는 회계사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보기 좋게 실패했다. 시험문제는 지옥처럼 어려웠다. 실패인가? 내 지능은 수도권 대학으로 끝인가? 그때 아버지가 날 불렀다.

무엇보다 멋진 직업. 빛나는 대신 후려치는 직업.”

처음에는 무슨 무술가인 줄 알았다. 아버지는 시외 사무실로 나를 데려갔다. 비밀번호를 몇 번이나 입력하고 사람 키만큼 두꺼운 철문을 열어야 들어가는 곳. 햇빛이 비추지 않는 지하에 아버지의 직장이 있었다.

회계는 세상을 관리할 뿐, 발전시키지 못한단다. 흠집을 다듬는 사람은 결코 새 보석을 만들지 못해.”

아버지는 의자에 앉았다. 나는 옆 소파에 앉았다. 곧 아버지가 일을 시작했다.

 

아버지는 신이었다.

적어도 겉모습만 보면 그랬다.

 

“20년 전부터 시작했다. 고향 아는 형님 일을 물려받았지. 처음엔 놀랐어. 하지만 이건 누군가가 꼭 해야 하는 일이야.”

 

아버지는 자기의 업적을 자랑했다. 신발끈이 더 자주 풀리게 하기. 운동장에서 찬 공이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게 하기. 라면을 끓이는 사람이 가스불을 잊게 만들기. 버스카드를 찍으면 기계가 한 번은 다시 대주십시오라고 말하게 만들기. 우산 쇠살 사이에 머리카락 끼게 하기.

 

짜증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 봤니?”

. 행복하겠죠.”

하지만 무덤덤하고 죽은 것 같겠지. 나무늘보처럼.”

 

아버지는 새 일을 시작하셨다. USB 꽂는 방향 헷갈리게 하기. 공인인증서 접속 오류내기. 인터넷에서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면 이미 만료된 페이지입니다를 띄우기.

 

애덤스는 이익을 보고자 하는 마음, 마르크스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려고 하는 마음이 세상을 발전시킨다고 했단다. 하지만 아들아. 그들은 모두 틀렸다. 세상은 짜증으로 발전한단다.”

 

아버지는 나에게 이 일을 물려주셨다. 몇 년 후에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요즘 나는 꽤 보람찬 삶을 산다. 휴대폰은 절대 와이파이가 한 번에 잡히지 않게 하고 있다. 탄산음료는 어쩌다 한 번씩 아무 예고 없이 넘쳐흐르게 하고 있다. 특히 사격훈련에서 탄피 숨기는 일은 어찌나 재미있는지. 처음엔 아버지가 신이라고 생각했다. 그 다음에는 악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아버지, 그리고 나는 신이 틀림없다. 인간이 선악과를 먹어서 신을 짜증나게 했으니, 나도 인간들을 짜증나게 해도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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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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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만 해도 귀신을 보는 사람은 적었다. 무당들, 심령술사들, 정신병자들.

하지만 그날부터 귀신은 우리 앞에 나타났다.

해가 지고 밖이 어둑해지면 그들은 나타난다. 창백한 피부, 까뒤집힌 눈, 풀어헤친 머리칼. 첫날 전 세계는 충격에 빠졌다. 경찰력과 군사력이 총동원되고 비상사태가 선포되었다. 사람들은 문을 잠갔고 창문을 가렸다. 하지만 귀신들은 문과 창문을 뚫고 들어왔다. 공포의 연속이었다. 비명 소리가 사방을 채웠다. 계엄령이 떨어지고 주식시장은 무너졌다. 이론물리학 책은 불탔고 민속신앙이 활개를 쳤다. 혼령을 부정하는 모든 종교는 무시당했고 무신론은 자취를 감췄다.

 

그들은 새벽 새가 울면 돌아갔다. 그리고 해가 지면 돌아왔다. 매일 이랬다. 인간은 적응하는 동물이다. 우리는 적응했다. 귀신은 최소한 물리적인 힘은 없었다. 컵을 엎지르거나 사람을 넘어뜨리지는 못했다. 까뒤집힌 눈은 안 쳐다보면 그만이었다. 풀어헤친 머리칼에서는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목욕을 하거나 섹스를 할 때 좀 불쾌하긴 했지만 그들은 프라이버시나 알몸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 두자. 시민단체와 소수 정당이 외친 메시지는 급격히 퍼졌다. #투명하지않은공기일뿐. 무시하자. 무시하고 생업에 복귀하자. 기업연합과 보수정당도 열심히 외쳤다.

 

작년에는 작은 소란이 있었다. 귀신을 차로 치었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이다. 그러나 조사 결과 차에 치인 건 귀신이 아니었다. 사람이었고 운전자의 전 여자친구였다. 운전자는 피해자가 귀신 놀이를 즐겼으며, 그날도 귀신인 척 했기에 그냥 페달을 밟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CCTV가 근처에 있었다. 모든 배심원과 판사는 여자가 귀신 흉내를 내지 않았음을 확신했다. 징역 15년으로 기억한다.

 

귀신을 반기는 집도 많았다. 우연히 자기 집에 들어온 귀신이 돌아가신 어머니인 집들. 눈이 까뒤집혔지만 죽은 가족을 본 그들은 행복했다. 가족, 친구, 남편, 부인, 자식이 그리운 사람들은 길을 나섰다. 생전 사진을 올리며 귀신을 찾았다. 아예 돈을 받고 원하는 귀신을 찾아 주는 서비스가 횡행했다. 귀신 사진을 찍어 올리고 귀신과 사진을 대조해서 찾는 앱을 개발한 개발자가 돈방석에 앉았다. 혹시 미제 사건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경찰은 실제로 미제 살인사건 피해자 귀신, 수배자 귀신을 찾아냈다. 하지만 귀신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게 문제였다. 왜 아무 말도 없을까? 눈길도 주지 않고 왜 돌아다니려고 할까?

 

지난 달 나는 이상한 제보를 받았다. 그 사람은 귀신이 자기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 사람 집에 가서 며칠 묵었다. 정말 그랬다. 귀신은 이 집 근방에는 얼씬도 안 했다. 집주인은 불안했다. 귀신이 찾아오던 초기에는 기뻤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따로 노는 기분이 든다면서 몸서리쳤다.

 

조사 결과 귀신이 접근하지 않는 사람이 꽤 되었다. 나는 그들을 귀신 면역자라고 부른다. 그들은 불안해했다. 왕따 피해자들처럼. 사람들은 어느새 귀신을 바랐다. 나는 과학자가 아니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귀신은 사람을 괴롭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낸 것이 아닐까? 누군가를 찾아가는 것보다 누군가를 찾아가지 않는 것이 더 괴롭다고 생각하고 작전을 바꾼 것이 아닐까?


며칠 전부터 내 근처에도 귀신이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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