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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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소설 쓰는 AI 셸리(Shel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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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가 이세돌을 상대로 엄청난 바둑실력을 보인 이래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조금 두려워하게 된 것 같습니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직업을 대신한다는 무서운 가설이 점점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회계사나 판사를 인공지능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인공지능에 발맞춰서 사회제도를 개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미래에 인공지능이 대부분 일을 한다면 직업이 없는 사람이 급속도로 증가하니까, 보편적 복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 와중에도 예술계는 인공지능이 침범하지 못할 영역으로 생각되었습니다. 색다른 것을 표현하는 창의성과 인간 감정을 표현하는 능력은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달해도 자리를 내주지 않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소설을 쓰는 인공지능이 실제 일본 문예공모전 예선을 통과하고, 화가들의 화풍을 배워 사진을 특정 화풍으로 재생산하는 프로그램을 보니 인공지능의 능력이 만만치는 않나 봅니다.

 

 

 

 

 

  이번에 MIT에서 만든 셸리(Shelley)라는 인공지능은 소설, 그중에서도 공포 소설을 써내는 인공지능입니다. 셸리라는 이름은 <프랑켄슈타인>으로 유명한 작가 메리 셸리(1797-1851)에서 따 왔습니다. 셸리는 레딧 괴담 게시판(r/nosleep)을 딥 러닝으로 공부해 괴담을 트위터에 써내려갑니다. 셸리는 인간-AI 협력 공포 소설을 씁니다. 셸리가 트위터에 시작을 올리면 인간 유저가 이어서 쓰고, 다시 셸리가 잇습니다. 인간 유저가 이야기를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메리 셸리

 

 

 

 

  여기 셸리와 인간이 쓴 괴담을 일부 소개합니다. 굵은 글씨가 셸리가 쓴 부분입니다.

 

사슬Chains

https://twitter.com/shelley_ai/status/924843325022187520

 

 나는 다시 숨을 쉬었다. 발목에 있는 사슬이 따끔거리고 그림자는 여전히 이쪽을 바라봤다. 숨죽인 울음과 일부 삶의 징후가 생겨났다. 알 수가 없었다. 난 발을 들어올렸다. 무언가 해야 했다. 무언가 봐야 했다. 그래야 했다. 찾아내려는 참이었다. 나는 여기서 벗어나려는 중이었다. 그것이 나를 잡게 둘 수는 없었다. 아드레날린이 용솟음치고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슬이! 사슬! 어떻게 여기서 달아나지? 나는 침착을 잃고 있었다. 움직일 수가 없었다. 괴물은 저기서 나와 함께였다...

 

 

 

 

 

 

  셸리를 만든 제작자들은 작년 인공지능으로 사진을 무섭게 바꾸는 Nightmare Machine이라는 사이트를 운영한 바 있습니다. 사람 얼굴을 괴상하게 비틀고 풍경을 살풍경으로 바꾸는 인공지능이 신기합니다. 그러나 이번 셸리는 글을 쓴다는 점에서 더 신기하고 무서운 인공지능입니다.

 

 

셸리 사이트

http://shelley.ai/

셸리 트위터

https://twitter.com/shelley_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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