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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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헬스장에 새 물병 가져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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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어제 일어난 일이다. 요즘 하프 마라톤을 연습하는 달리기 초짜다. 어제는 태어나서 두 번째로 러닝머신을 뛰었다(평소에는 그냥 야외에서 뜀). 2주 전 처음 뛰었을 때 버튼 기능도 거의 외워서 러닝머신 프로였다. 날씨가 안 좋아서 러닝머신을 뛰기로 했다. 이번엔 헤드폰이랑 큰 물병도 가져와서 만전을 기했다(뛰다가 물을 채울 수는 없으니까). 나는 달렸고 달리기는 순조로웠다. 1마일 정도 뛰고 가득 채운 물병을 집으려 했다. 그때 속도가 시속 6마일*(약 9km)이었다.


조심스레 뚜껑을 열고 물병을 얼굴 앞으로 가져갔다. 그런데 각이 안 나왔다. 평소에는 입구가 작은 일회용 물병을 사 마셨고 그건 달리면서 마시기 쉬웠다. 내가 가져간 물병은 보통 컵과 입구 크기가 비슷했다. 달리면서 마시기에는 별로였다. 그 사실을 깨달으니 혼돈스러워졌다.


헬스장이 작고 근처에 여섯 명이 운동중이었으며 사방이 거울이라고 내가 말했나? 물은 마실 수가 없었고 흘리지 않고 내려놓기엔 속도가 빨랐다. 물을 쏟지 않고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재빠른 판단력이 필요했다. 나는 러닝머신 프로답게 정지버튼을 기억했다. 절실하게 팔을 뻗어 눌렀다. 안심하고 달리기를 멈췄다. 하지만 머신은 계속 돌았다.


여기서 정지는 당연히 "느려지다가 잠시 후 멈춤"이었다. 내 몸과 마음은 이 개같은 원리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는 그 대단하신 갓 물병을 쳐들고 왼쪽 무릎을 꿇었다. 이 자세 그대로 나는 뒤로 미끄러졌다


바닥으로 내려갔다. 뛰어올랐다. 물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달렸다. 다들 내가 뭘 조졌는지도 모르고 운동을 계속했다. 내 왼쪽에서 뛰던 여자 하나가 빵터진 걸 제외하면. 난 발목에 난 찰과상이 부어오를 만큼 8마일을 뛰었다.


요약: 슬로우모션 무릎꿇기로 러닝머신에서 떨어졌다. 러닝머신 덕분에 지금껏 달리면서 최고로 큰 상처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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