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덥습니다. 밤에 이불을 깔지 않아도 잠이 잘 오더군요. 추위는 껴입으면 된다지만, 더위는 다 벗어도 덥습니다. 참 불공평하지 않나요? 이번 주에는 소식이 꽤 생겼습니다.
첫째, 빅 피니시에 합류한 클래스
닥터후의 스핀오프 시리즈 클래스(Class)가 빅 피니시에서 오디오 드라마로 재탄생한다고 합니다. 이미 소문은 들렸고, 클래스 종영을 아쉬워한 사람이 없지는 않아서 예상 가능한 소식이었습니다.
토치우드, 사라 제인 어드벤처 등 스핀오프에 거리낌이 없던 러셀 T 데이비스와 달리 스티븐 모팻은 스핀오프에 인색했습니다. 모팻이 다루던 줄거리도 우는 천사와 사일런스 등 과거 괴물보다는 새로운 괴물과 설정에 주목했고, 미시 등 과거 악당도 새로운 모습을 덧칠해 등장시켰습니다. 어느 정도 추억을 팔던 러셀과 다르게 모팻은 철저하게 전진 기어를 넣어서 팬덤도 스핀오프가 없는 것을 이해하던 참이었죠.
그래서 시즌 9가 끝나고 새 스핀오프 시리즈, 클래스가 발표되자 팬들이 더 기대했는지도 모릅니다. 클래스는 클라라가 일하던 콜 힐 스쿨 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콜 힐 스쿨은 1963년 최초 동반자인 이안과 바바라가 교사로 일하던 학교기도 하죠. 모든 이야기가 시작한 바로 그 장소입니다. 콜 힐 스쿨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학생들이 해결하는 스핀오프 클래스는 예상보다 미지근한 반응을 낳았습니다.
저도 아직 클래스는 보지 못했지만, 팬들은 그다지 재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 모양입니다. 이제 클래스가 빅 피니시에서 오디오 드라마로 재탄생한다니 이번에는 잘 되었으면 합니다.
둘째, 시즌11 트레일러가 곧 공개?
올해 10월경에 방송하는 시즌 11. 제 착각일 수도 있지만, 이번 시즌은 다른 시즌보다 정보가 늦게 풀리는 것 같습니다.
그러는 와중 예고편이 2주 후에 공개된다는 소문이 생겼습니다. 2주 후, 정확히는 월드컵 잉글랜드 경기가 끝난 후라고 하네요. 잉글랜드 경기가 끝난 다음이라는 말이 맞는다면 그 경기는 잉글랜드와 튀니지의 32강 경기일 겁니다. 잉글랜드 튀니지 경기는 우리나라 시각으로 6월 19일 새벽에 열립니다.
이번 소문에 따르면 예고편은 25초짜리고 타디스 내부는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소문이 맞아도 겨우 25초 예고편이라니. BBC, 이거 너무 짠 거 아닙니까?
셋째, 트위치 닥터후는 순항 중
지난주부터 트위치는 클래식 닥터후를 방송합니다. 매일 두세 시리얼을 방송 중인데 사라진 에피소드가 있는 시리얼은 아예 방송하지 않습니다. 1대 닥터는 거의 절반이 끝났고 사라진 에피소드가 많은 2대 닥터 분량도 금방 끝나겠죠.
‘뉴닥’과 다르게 ‘올닥’이라 인기가 별로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시청자가 많습니다. 첫 방송일에는 만 명이 넘는 시청자들이 모여서 첫 에피소드를 봤죠. 화면은 흑백이고 연기는 오그라들고 특수효과는 유치하지만, 오히려 그게 매력인가 봅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채팅을 치며 시청하는 재미는 덤입니다.
트위치 닥터후 방송은 뜻하지 않은 밈을 낳았습니다. 에피소드 사이마다 짧은 영상을 삽입했는데, 영상에서 이안이 바바라에게 ‘London 1965!’를 외치는 영상이 은근히 중독성 있었습니다. 중독된 시청자들은 매번 London 1965!를 외치게 되었죠. 아쉽게도 지난주 방영분으로 이안과 바바라는 닥터를 떠났습니다. 앞으로도 트위치 클래식 닥터후가 인기를 끌길 바랍니다.
빅 피니시를 듣다
이번에는 10대 닥터 오디오 드라마 <Death and the Queen>를 들었습니다.
근대 유럽에서 시간여행을 즐기던 닥터와 도나 노블. 도나는 어느 왕국의 왕자 루돌프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500년 동안 평화로웠다는 왕국. 온갖 시공간을 다녀봤지만 처음 듣는 나라에 닥터는 경계하지만, 도나는 그저 사랑에 눈이 멉니다.
생각보다 열악한 환경과 까칠한 예비 시어머니에도 결혼을 약속한 도나. 결혼식이 눈앞으로 다가온 이때, 성 밖으로 거대한 사신이 다가와 왕국을 위협합니다. 닥터는 이 미스터리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도나는 결혼식을 마칠 수 있을까요?
매번 클래식 닥터후 드라마만 내놓던 빅 피니시는 마침내 2016년 데이비드 테넌트와 함께 10대 닥터 오디오를 발표합니다. 첫 컴패니언은 도나 노블로 캐서린 테이트가 녹음했습니다. 첫 볼륨은 60분짜리 세 편인데 그중 한 편이 바로 <Death and the Queen>입니다.
<Death and the Queen>은 클래식 오디오 드라마보다는 훨씬 재치 있고 재밌습니다. 아무래도 원본(?)이 최신이라 그런 듯합니다. 보통 닥터후 오디오 드라마는 120분인데 이번 10대 닥터는 몸값이 비싸서 그런지 60분입니다. 체감 길이는 드라마 한 편이 조금 못 되지만, 재미가 있어서 용서하겠습니다.
구매 전 여러 외국 블로그 리뷰를 보니 ‘러셀 T 데이비스의 감성을 되살렸다’는 평가가 있더군요. 정말 러셀 T 데이비스 시절의 유머와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데이비드 테넌트와 캐서린 테이트가 반가운 <Death and the Queen>. 10대 닥터 오디오는 구매 시 대본도 제공하니 참고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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