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글쓰기와 닥터후, 엑셀, 통계학, 무료프로그램 배우기를 좋아하는 청년백수의 블로그
해외걸작드라마 (2)
KBS 닥터후 시즌 10 중간점검
반응형

 

 

  금요일 밤 12시에 방송하는 KBS1 해외걸작드라마 닥터후 시즌 10이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매주 빼놓지 않고 시청중인데, 아직까지는 만족스럽기도 하고 조금 불만이 있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더빙을 보면서 느낀 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설영범 성우가 맡은 12대 닥터입니다. 설영범 성우는 12대 닥터가 등장하기 전부터 닥터 역으로 정해졌습니다. 시즌 8 방송 이전에 닥터후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피터 카팔디와 제나 콜먼이 한국을 방문했죠. 그때 피터 카팔디와 설영범 성우가 같이 찍은 사진이 올라왔고, 그때부터 설영범 성우가 12대 닥터를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클라라 오스왈드를 연기한 안찬이 성우, 피터 카팔디, 설영범 성우. 안찬이 성우는 캐스팅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평소 안찬이 성우의 연기력을 알던 성우팬들이 불안해했다. 그래도 시즌 9부터는 꽤나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설영범 성우의 12대 닥터 연기는 아주 좋았습니다. 재생성 직후 더빙은 피터 카팔디 목소리를 따라가서 그런지 좀 걸걸했습니다. 그렇지만 시즌 8부터는 목소리가 조금 높아지고 능글맞아졌습니다. 성우라는 직업이 꼭 원래 배우의 목소리를 따르라는 법은 없고, 실제로도 듣기 좋아서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시즌 10에서 설영범 성우가 보여준 연기는 이전 시즌과는 좀 다릅니다. 조금 4차원스럽고 허겁지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건 성우의 잘잘못을 떠나 원래 연기와 분위기를 따져야 할 것 같습니다. 시즌 10에 들어와서 닥터는 미스테리한 여행자보다는 아이를 돌보는 츤데레 아저씨에 가까워졌습니다. 실제로 이번 시즌은 닥터 캐릭터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시즌 내내 강단에서 교수로 위장해 산다는 설정을 반영했는지 훈계조처럼 들리기도 했고요.

 

2화에 나온 이모티콘 로봇들. 2화는 지금 생각해도 조금만 스토리를 다듬었으면 명작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제작진에게 미안하지만 시즌 대부분 에피소드가 그렇다

 

  이번 시즌에 처음 등장한 빌은 오인실 성우가 맡았습니다. KBS 방영 전부터 누가 빌을 더빙할지 기대했는데, 꽤 훌륭한 목소리였습니다. 보이시한 여성 목소리가 빌과 잘 어울립니다. 사실 평가는 좋지 않습니다만 그건 빌이 싫은 거지 빌 목소리가 싫은 게 아니라서...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 없이 말하자면, 마지막화 연기가 기대됩니다.

 

  나돌은 서문석 성우가 맡았습니다. 조금 의외였습니다. 2015 크리스마스 스페셜만 출연한 조연급 캐릭터여서 성우가 바뀔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성우가 캐릭터를 잘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돌은 크리스마스 스페셜에서는 그냥 바보 캐릭터였지만 시즌 10부터는 각성이라도 했는지 필요할 때는 아주 시니컬한 상남자가 되는데, 더빙으로 보니 시니컬한 척 하는 바보로 보입니다.

 

전세계 시청자들은 시즌 10에서 개그 캐릭터 나돌을 기대했다. 물론 개그도 많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나돌은 싸나이였다. 그러나 '나돌은 보통 인간이 아니다'임을 드라마 내에서 잘 설명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 미시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 미시는 예상대로 민지 성우가 더빙했습니다. 민지 성우는 시즌 8부터 미시를 맡았으니 이상할 건 없습니다. 미시 특유의 '발랄한 사이코패스' 연기를 두 시즌에 걸쳐 잘 들려주어서 저도 좋게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을 딱 하나 꼽자면, 지난 주 에피소드에서 처음 보여준 더빙을 고르겠습니다. 뭐랄까. 목소리가 조금 다운되었다고 해야 하나요. 물론 분량이 많지 않은 데다 죽기 직전인 상황이라 성우분이 그렇게 연기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번역 쪽으로는 이번 시즌은 매끄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10시즌이 언어유희나 추상적인 문장이 많은 것 같기도 했지만, 조금 급하게 번역해서 더빙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 좋은데 'EXTERMINATE!'를 '전멸시켜라'로 번역하다니요.

 

 

  제가 좀 심했나요. 아까부터 너무 지적만 한 것 같네요. 사실 이번 시즌 KBS 더빙도 훌륭한 편에 속하는데요. 다만 지난 주부터 시작한 '수도승 3부작'은 안 그래도 평가가 박한 이 시즌에서 제일 욕 먹는 에피소드들입니다. 그래도 마지막화는 정말 재밌으니까, 이 글을 읽은 닥터후 시청자분들은 조금 참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숙연).

반응형

'닥터후' 카테고리의 다른 글

13대 닥터 새 복장. 그외 새로운 소식들  (0) 2017.11.13
'닥터의 딸' 제니의 귀환  (0) 2017.11.02
달렉이 사람을 살린다?  (0) 2017.10.28
시즌11 동반자들 공개!  (0) 2017.10.23
닥터후 설정충돌 - UNIT 논쟁  (0) 2017.10.17
  Comments,     Trackbacks
KBS에서 닥터후 10시즌 방영, 관전 포인트는?
반응형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가 3달 넘게 남은 현재, 지친 한국 후비안들에게 희소식이 들렸습니다. KBS에서 금요일 밤마다 방송하는 해외걸작드라마가 다음 주부터 닥터후 시즌 10을 방송하기로 한 겁니다. 이미 편성표부터 닥터후를 예고했고, 바로 어젯밤 ITV 방송국의 <경감 메그레>를 이어 닥터후 시즌10 예고편을 방송했습니다. 파업 사태와 외화 시청률 감소로 닥터후를 방송할 수나 있을까 걱정하던 차라 더 기쁩니다.


  KBS의 닥터후 사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개편 기념으로 KBS 2TV가 닥터후 뉴 시즌 1을 재빨리 수입해서 방송했습니다. 아마 별 생각 없이 당시 BBC가 방송하던 드라마를 수입했을 테지만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습니다. 저도 그 2005년 닥터후를 보고 닥터후 라이프를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KBS는 닥터후를 매 시즌 방송했습니다. BBC보다 1~2년 늦게 방송할 때도 있었지만 시즌 9처럼 겨우 1~2주 차이로 방송한 적도 있습니다. 다른 외화는 실제 본국 방송보다 간격이 늦고 <로스트> 같은 드라마는 몇 시즌만 하다가 감감 무소식인데, 닥터후는 KBS가 많이 신경 쓰는 편입니다.


  이미 예전 포스트에서 닥터후 10시즌이 실망스럽다고 적었습니다만 그래도 닥터후는 닥터후입니다. 팬으로서 공중파 방송이 닥터후를 방송하니 발 닦고 TV 앞에서 기다려야겠습니다. 이미 다 본 에피소드이지만 더빙으로 보면 또 다릅니다. 과연 이번 KBS 닥터후 방송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1. 성우들의 더빙


시즌 10의 새 동반자. 빌 포츠



  이번 시즌 10에서도 설영범 성우가 12대 닥터를 맡아 호연을 보여줄 것이 확실합니다. 닥터후 시즌 8이 KBS에서 방송하기 전부터 닥터후 월드 투어에서 설영범 성우가 12대 닥터를 연기할 것이 예고되었습니다. 설영범 성우는 까칠하면서도 따뜻한 12대 닥터의 매력을 잘 살려서 연기했습니다. 9대 닥터를 맡은 이정구 성우가 실제 제작자한테 '내가 생각하던 목소리'라고 극찬을 받은 이래 닥터를 맡은 성우들은 정말 혼신의 목소리 연기를 들려주었습니다. 10대 닥터를 맡은 김승준 성우는 커리어에 한 획을 그었고 11대 닥터를 맡은 김일 성우도 <The Time of the Doctor>에서 재생성하는 11대 닥터를 잘 표현했습니다. 설영범 성우는 이미 두 시즌에서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줘서 걱정이 없습니다.


  시즌 9에서 클라라 오스왈드가 떠난 닥터후는 이번 시즌부터 다른 동료들이 나옵니다. 당돌한 여성 빌 포츠와 능글맞은 나돌입니다. 나돌은 2015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 먼저 나왔고, 그 에피소드는 KBS에서 더빙 방영한 바 있습니다. 캐스팅이 바뀌지 않는다면 시즌 10에서 나문석 성우가 더빙할 겁니다. 빌 포츠는 시즌 10부터 나오는 새 주연이라서 어느 성우분이 더빙할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성우계에 복귀한 최덕희 성우나 레전드 정미숙 성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빌 포츠를 연기한 펄 맥키가 목소리가 낮고 걸걸한 편이라서 조금 침착한 목소리를 가진 성우가 더빙했으면 합니다.


  시즌 마지막에 나온 과거 마스터도 누가 더빙할지 궁금합니다. 2007년에 처음 나온 마스터는 당시 故 오세홍 성우가 더빙했습니다. 오세홍 성우가 돌아가셨으니 다른 성우가 더빙할 텐데 그 성우는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해석할지 기대됩니다. 아래에 얘기하겠지만 만약 KBS가 시즌10이 끝나고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까지 연속으로 방송한다면 1대 닥터나 13대 닥터는 누가 맡을지도 관심사겠습니다.



2. 편집될까?


  KBS는 닥터후를 열심히 방송했지만, 모든 에피소드와 장면을 방송하지는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2010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아예 방송하지도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가 본 시즌에 속하지는 않고 스토리와 큰 상관이 없어서 방송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팬으로서는 아쉽습니다. 그래도 KBS는 재생성 에피소드 등 스토리와 관련이 있는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잘 방송해 줬습니다. 안타깝게도 예고편을 보면 이번 시즌10은 작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생략하고 내보낼 것 같습니다.


  또 KBS는 장면을 편집하기도 합니다. 시즌 3에서 마스터가 음악을 틀어놓고 닥터를 놀려먹는 장면이나 시즌 5 마지막화에서 에이미가 박물관에서 로리가 천 년 넘게 살아온 장면을 보는 장면이 통편집되었습니다. 심의에 어긋나지도 않는데 왜 날아간 것인지, 아마 분량 문제겠지만 중요한 프로그램이 다 끝난 야밤에 방송하는데 분량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KBS가 그냥 넘어가기엔 좀 민감한 장면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빌 포츠의 동성애 관련 장면입니다. 닥터후는 본국 영국에서도 토요일 저녁에 방송하는 드라마라 야하거나 잔인한 장면은 없습니다. 빌 포츠도 자신이 동성애자임은 말로만 좀 하고 그렇고 그런(?) 짓은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화에 여자와 키스하는 장면이 있지만 말 그대로 키스뿐입니다.


  KBS는 닥터후를 15세 시청가로 방송해 왔습니다. 영국은 아이들도 보는 드라마를 왜 15세로 잡았는지, 귀찮아서 그냥 높게 잡지 않았나 의심을 해 봅니다. 그럼에도 아직 동성애는 국내 방송에서 민감한 주제입니다. 한밤중 15세 시청가라도 동성애는 편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닥터후 팬으로서 동성애 발언 때문에 아예 방송조차 못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방송이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3.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와 13대 닥터


  KBS가 방송을 쉬지 않는다면(시즌 9는 추석이 겹쳐서 특집 프로그램으로 몇 주 휴방했습니다) 마지막화는 12월 1일에 방송됩니다. 2015년 시즌 9가 끝났을 때는 거의 크리스마스라서 KBS는 아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까지 더빙 방영했습니다. 아마 12월 29일 정도로 기억합니다. 12월 1일과 12월 25일은 좀 간격이 크지만 어쩌면 올해도 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KBS가 닥터후 시즌 10을 방송하고, 몇 주 후 같은 시간이나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야밤에 올해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방송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제발 방송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12대 닥터의 마지막 에피소드면서 1대 닥터가 나오는 에피소드이면서 문제의 13대 닥터가 나오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만약 만약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방송한다면 설영범 성우의 마지막 닥터 연기와 누군가가 맡은 1대 닥터의 연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13대 닥터를 맡은 성우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 13대 닥터는 길어야 몇 분 나올 테니 아무 성우나 맡을 수 있습니다. 시즌 1을 방송했을 때고 마지막화에 잠깐 나온 10대 닥터는 다른 성우가 맡았고, 정식으로 시즌 2를 방송할 때부터 김승준 성우가 더빙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할 수 있지 않습니까?



  KBS가 방송하는 해외걸작드라마 닥터후 시즌 10은 다음주 금요일 9월 15일 밤 12시에 KBS 1TV에서 방송됩니다.





아직 사진은 <경감 메그레>지만, 편성표는 확실히 닥터 후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