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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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목공학 (5)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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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29일부터 콘크리트용 보강재 분야 국제표준화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강선, 이른바 PC 강선 국제표준에 우리나라 기업이 개발한 초고강도 PC강선을 추가할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합니다. PC 강선은 무엇이며,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restressed concrete)는 무엇일까요?




  콘크리트는 어느 건물에서나 보이는 흔한 재료입니다. 부으면 붓는 대로 모양이 완성되고 굳으면 돌처럼 단단해지는 콘크리트는 안 쓰는 것이 이상한 재료죠. 콘크리트의 다른 특징은 압축강도와 인장강도가 꽤 다르다는 겁니다. 콘크리트를 부어 건물을 만들었다면 눌리기도 하고 당겨지기도 하겠죠. 콘크리트는 당기는 힘에 버티는 능력(인장강도)이 누르는 힘에 버티는 능력(압축강도)에 비해 현저하게 낮습니다. 인장강도의 3분의 1~8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콘크리트로 기둥 사이를 가로지리는 막대기(보라고 하는데)를 놓았다고 합시다. 그 위로 사람이 지나다니고 물건을 놓을 테니, 아래로 휠 겁니다.




  아래로 휘면 윗부분은 쪼그라들고 아랫부분은 찢어지겠죠? 즉 윗부분은 압축을 받고 아랫부분은 인장을 받습니다. 어느 쪽을 더 걱정해야 할까요? 콘크리트는 인장에 약하니 아랫쪽을 더 걱정해야 합니다.




  '철근 콘크리트'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철근과 콘크리트는 온도에 따른 팽창/수축율이 거의 똑같습니다. 같이 넣어도 잘 어울리는 '하늘이 내린 재료 콤비'입니다. 자. 철근을 윗부분과 아랫부분 둘 중 어디에 넣어야 할까요? 도움이 더 필요한 아랫부분에 넣어야겠죠? 철근을 넣는('배근한다'고 하는데) 곳은 그래서 아래쪽이 많습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윗부분에도 넣습니다.




  그런데 조금 머리를 굴려 봅시다. 기둥 사이에 놓인 보는 대부분 아래로만 힘을 받습니다. 보의 아랫부분은 인장만 받는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철근을 미리 압축하면 어떨까요? 이러면 압축엔 곤란해지겠지만, 어차피 이 부분은 인장만 받으니까 괜찮습니다. 인장에 대비해 철근을 미리 압축해 놓는 겁니다. 뜨거운 곳에 들어가기 전에 차가운 물을 몸에 끼얹듯이 말이죠.


  이렇게 철근을 미리(pre-) 압축해서 응력(stress)을 준 콘크리트를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라 부릅니다. '프리스트레스 콘크리트'라고 '트'를 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약자는 PSC 혹은 PC입니다. 제작방법에 따라 프리텐션과 포스트텐션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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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학 (4) 부력 (Buoyan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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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력이란 유체에 잠긴 물체가 잠긴 부피만큼 차지한 물의 무게만큼 위로 받는 힘을 말합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치게 만든 그 원리가 맞습니다. 부력의 예시로는 물 위를 떠다니거나 물 속에 있는 모든 물체를 들 수 있습니다. 거대하고 무거운 유람선도 부력 덕분에 가라앉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중, 고등 과학시간에 한번쯤 들어보셨을 테지만, 오늘은 유체역학에 걸맞게 부력을 증명하고 식으로 계산해봅시다.




부력 증명

  부력의 크기를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요? 다행히 우리는 정역학과 자유물체도를 압니다.




  물 속에 떠 있는 물체 A를 가정합니다. 물은 흐르지 않고 물체도 정지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합력은 0입니다. 좌우방향은 어차피 상쇄할 테니까 상관이 없습니다. 문제는 상하(연직)방향입니다. 분명 물체엔 W라는 무게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아래로 움직이지 않을까요?


  정수압 때문일 겁니다. 정수압은 깊을수록 높습니다. 물체 윗부분을 아래로 누르는 정수압보다 아랫부분을 누르는 정수압이 더 크며, 이 크기가 무게 W를 완벽히 상쇄해 물체가 가만히 있는 것이겠죠. 연직방향 힘 평형식을 적어 봅시다.


(a는 물체의 위에서 본 면적, 윗방향을 +로 설정함)


정수압은 물의 단위중량 곱하기 깊이입니다.




식을 정리하면 (h2-h1)a는 물체의 부피 V와 같아집니다.




  결국, W는 물의 단위중량 곱하기 물체의 부피입니다. 즉 물체의 부피만큼 존재하는 물의 무게와 같습니다. 부력=W=물체만큼 있는 물의 무게. 물체가 울퉁불퉁해서 (h2-h1)a가 부피와 다르다면 어떡하냐고요? 그래도 적분을 이용하면 V가 나옵니다. 완전히 잠기지 않은 물체도 '잠긴 부피'만큼 물이 차지하는 무게가 부력으로 작용합니다.




  선박을 예로 들어 봅시다. 선박의 '잠긴 부피'를 헷갈리기 쉽습니다. 선박은 안이 비어 있지만, 잠긴 부피는 말 그대로 물에 들어온 부피를 말합니다. 만약 선박 안까지 꽉꽉 차 있었다면 물에 가라앉았겠죠. 속을 비웠기 때문에 부력을 유지한 채로 무게만 줄여서 잘 뜨는 것입니다.




응용. 바닥에 닿은 물체

  '바닥을 쳤다면 이제 오를 일밖에 없다'는 자기개발 문구를 자주 봅니다. 논리적으로 맞는 말이긴 한데 올라가기 전에 익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무튼 물속 바닥에 있는 물체가 받는 힘을 구하라는 문제가 간혹 나옵니다. 놀랄 필요 없습니다. 물체가 연직방향으로 받는 힘은 세 가지뿐입니다. 아래로 받는 물체의 무게(중력), 위로 향하는 부력, 바닥에 위에서 받치는 힘입니다. 무게는 이미 알고 부력은 물체 부피를 알면 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힘 평형식을 세우면 바닥에서 받는 힘을 구할 수 있습니다.


응용. 뜰까 말까?

  물체를 바다에 던지면 뜰까 안 뜰까?도 부력을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 물체의 부피를 잰 다음, 물의 단위중량을 곱하면 부력이 나옵니다. 이 부력이 물체의 무게보다 크다면 물체는 둥둥 뜨겠죠. 부력이 무게보다 작다면 가라앉게 될 겁니다. 사실 이 문제는 부력보다는 밀도/단위중량 문제입니다. 늘 밀도/단위중량이 높은 물체가 아래로 가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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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역학 15] 기둥의 좌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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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러 좌굴




지난 시간에 네가 말했듯이

좌굴모델로 기둥의 좌굴하중을

알기는 어려워.


그래서 더 어렵고

더 정확한 모델을 가져왔지





아래는 핀 지지

위는 롤러 지지

그 위로 하중 P

같은데요?



맞아. 이상적인 기둥이지.

기중은 완벽한 직선이고

하중은 정확히 도심을 누르고

재료는 균열이 없고 완벽히 균일한

선형 탄성 재료야


이번엔 두 부분으로 쪼개지 말고

이렇게 곡선이 되었다고 가정하자.





그래도 왠지 중앙부를 잘라

자유물체도를 그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데요


응.

아랫부분을 자르면 이렇게 되겠지

수직 힘은 양 방향으로 P

수평 힘은 없고

잘린 부분에 모멘트가 걸릴 거야



처짐식 기억해?



처짐 두 번 미분이

M/EI와 같다는 거요?



그래. 그러니까

처짐을 알려면

우선 여기 걸리는 모멘트 M부터 구해야지.

모멘트 평형식을 써 볼래?


지난번엔 처짐을 부채꼴 식으로 구했지만

이번엔 처짐 ν가 있으니까

그걸 이용해 봐


아! 그리고

ν에는 -를 붙여.

처짐도 밑으로 가서 음수 취급했잖아?



시계 반대방향을 +로 했을 때

모멘트 평형식은...


이렇게 나오네요.



그래. 이제 식을 정리하면

M=-Pν고

이걸 처짐 식에 넣으면...




EIν'' + Pν = 0이네요.

이거, 설마 미분방정식?



왜 그렇게 놀라?

1학년 때 미적분 강의에서 배우지 않았어?



배우긴 했는데...

전공과목에서 미분방정식이 나올 줄은...



좋아.

수학시간이 아니니까 간단히 설명할게.


x'' + k^2 x = 0 꼴의 미분방정식의 일반해는

다음과 같아.




원래 식엔 ν 앞에 EI가...

아. 양변으로 나누면 되는군요

k^2가 P/EI고.

좋아. 우선 경계조건을 넣어서

C를 구해보자.

이 좌굴에서 확실한 건 뭘까?


음...

맨 아랫부분과 맨 윗부분은

처지지 않는다는 거겠죠?


맞아. 따라서 x가 0, L일 때

ν=0이 되지.




우선 x=0일 때 ν가 0임을 대입하면

두 번째 C는 0이란 것이 밝혀져

벌써 식의 반이 사라졌네.


두 번째로 x=L일 때도 ν가 0임을 대입하자.

그럼 Csin(KL)=0이 나와.



첫 번째 C가 0 아닐까요?


그럼 ν식 전체가 0이 되어버려

처짐이 없는데 좌굴이라 말할 수 있을까?


따라서 삼각함수가 0이겠군요

사인함수가 0이려면 안에 있는 값이

0이거나 π의 배수여야 해요




잠깐, 제가 먼저 말해보죠.

kL이 0일 순 없어요.

L이 0이 아니니까 k가 0이어야 하는데

k^2=P/EI고 EI도 0일 순 없으니

따라서 P=0이란 말이잖아요.

그것도 좌굴일 수 없죠.




오. 새빛이 똑똑한데.

맞아.

따라서 kL= π, 2π, 3π....가 되지.

kL=nπ (n=1, 2, 3...)라고 해도 되고.


식을 정리하면 드디어

좌굴하중 P를 구할 수 있어.






재료의 특성인 E와

설계 특성인 L, I가 좌굴하중을 정하는데요

근데 n은 어떻게 알죠?



그걸 쉽게 알려면

우선 처짐식 ν를 알아야 해

두 번째 C는 0이었지?

한번 우리가 알아낸 k를 대입해서

처짐식을 구해 볼래?


kL=nπ니까

ν = Csin(nπx/L)이네요.




처짐은 사인함수를 따르게 되지.

n=1일 때

좌굴하는 모습은 사인 0~π야.

즉 주기의 반이지.


n=2일 때는

사인 0~2π야

한 주기지.




이런 식으로 n이 늘 때마다

좌굴하는 모양은

사인함수의 반 주기씩 추가돼.



단단한 재료가 저렇게 꼬불꼬불 변하나요?

빈 캔이야 얇아서 저렇다고 쳐도...



맞아.

현실은 n=2도 거의 안 나오지.

좌굴하중도 n=1일 때 제일 작으니까

n=1만 조심하면 돼


지금까지 나온 좌굴모델은

오일러가 생각해내서

오일러 좌굴(Euler buckling)이라 하고

이때 임계하중을

오일러 하중(Euler Load)이라 불러.


휨과 마찬가지로 좌굴하중은

재료가 정해진 이상

L과 I로 결정되지.



L이 클수록 좌굴하중은 급격히 낮아져요.

즉 기둥이 길수록 좌굴하기 쉬워지는 거죠.


I는 기준축에 따라 값이 달라져

직사각형 단면 기둥이 있다면

그중 더 잘 좌굴하는 방향이 있는 거고.



다음 시간(임계응력, 세장비와 한쪽 고정단 기둥 등)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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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역학 14] 기둥의 좌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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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의 좌굴




음... 뭐라고?

완전 바보 아냐?

알았어. 끊어.



오늘은 분위기가 이상하네

싸우기라도 했어?



군대 간 오빠예요.

며칠 후에 휴가를 나오는데

발목을 다쳤대요.



그래? 모처럼 휴가인데

다친 상태면 많이 아쉽겠네.

그건 그렇고

남매는 서로 증오한다는 속설이 사실이네



오빠가 바보짓을 한 걸 어째요

다 마신 음료수 캔을 밟다가

발이 삔 거래요

무슨 양파맛 음료수라고 했는데...





양파맛?

그걸 음료수라고 부를 수 있나?

아무튼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마침 깡통 하니까

재료역학이 또 하나 떠올랐어.





건물을 깡통으로 짓지는 않는데요.



하지만 밟혀 찌그러진 깡통을 보면

재료역학에 대한 영감을 얻을 수 있지




지금까지 배운 재료역학에선

재료에 인장이나 압축을 가하면

항복응력을 거쳐 인장응력까지 다다른 다음

네킹되고 파단했어


그 재료시험은 전부

재료가 똑바로 압축되고 인장되는 시험이었지




그런데 우리가 밟은 깡통을 잘 보면

그 표면은 똑바로 압축되지 않고

꼬불꼬불한 모양이야

재료시험과는 전혀 다르지



캔은 얇잖아요

밟으면 종이가 접히듯이 차곡차곡 찌그러지죠



우리가 생각할 게 그거야

재료, 특히 길고 가는 재료를 압축하면

똑바로 압축되는 경우보다

옆으로 홱 꺾여 부러지는 경우가 많지




건물도 길고 가는 부분, 특히 기둥에서

이런 일이 많이 생길 거라고 생각할 수 있어

이런 현상을 좌굴(Buckling)이라고 부르지.




기둥은 일반적으로

압축응력이 커져서 파괴되는 것보다

좌굴로 파괴되는 것을 더 조심해야 해



왜죠?



왜긴. 순수 압축으로 파괴하는 응력보다

좌굴로 파괴하는 응력이 작기 때문이야.



그럼 우리가 할 일은

좌굴을 일으키는 하중/응력을 찾아내는 거겠죠?




좌굴모델



제일 간단한 기둥을 생각해 보자

아래는 핀, 위는 롤러로 지지한 기둥이야




땅에 장승처럼 박힌 기둥을 생각했는데요



그건 나중에 다뤄볼 거야

우선 이것부터.


이 기둥이 하중 P를 받아 좌굴한다면

이런 모습이겠지




이때 하중을 제거하면 어떻게 될까?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요?

하중이 너무 컸다면 아예 휘어버려 돌아가지 않을 거고요.



마치 용수철 같은 거동이지?


그래서 우리는 아주 간단한 좌굴모델

이렇게 설정할 거야




기둥 두 부분이 중앙에서만 꺾이고

중앙에 있는 '회전 용수철'이 그걸 버티고 있는 모습이지.



회전 용수철이요?


용수철은 누르고 당기는 것만 있지 않아.

돌리는 걸 방해하는 용수철도 있지

네가 쓰는 도구나 기계에도 은근히 많을걸?


아무튼 회전 용수철도 우리가 아는 용수철처럼

적당히 돌아가면 놓여 원모습으로 돌아가겠지만

너무 돌리면 아예 변형할 거야


실제 기둥으로 치면

휘지 않고 평평한 기둥과

결국 휘어버린 기둥이겠지


우리가 원하는 건 휘게 만드는,

즉 좌굴하게 만드는 하중이야

안 휨과 휨의 경계에 있으니

임계하중(Critical Load)라고 하자.



생긴 모양은 그냥 자유물체도 같은데

여기서 그걸 알아낼 수 있나요?



그럼!

자유물체도니까 힘평형, 모멘트 평형식을 세울 수 있어.




이 모델의 윗부분만 떼어서 보자.

위에서 P가 내려오니까 자연히 아래에선

반대방향 P가 있겠지

수평합력은 아예 없고,

용수철이 모멘트를 가하고 있을 거야.



모멘트 크기를 모르잖아요.



아차. 이걸 말 안 했네.

용수철 훅의 법칙 F=kx 알지?

회전용수철도 비슷한 법칙이 있어

M=2βθ.

θ는 회전각이고

β는 회전강성도야.

왜 2가 들어가는지는 지금 묻지 말자.





힘 합력은 계산했으니까

남은 건 모멘트 평형식인데...

기준점은 윗점 아니면 아랫점

그런데 말이죠.

P가 가로로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모르는데요.




그건 융통성 있게 넘어가자

이 휜 재료와 수직선이 각각

부채꼴의 반지름이라고 가정하는 거야.

어차피 재료는 철, 알루미늄이야

아주 조금 휘었겠지



그래요?

그럼 반지름 곱하기 중심각이니까

θL/2네요.


그럼 모멘트 평형식을 써 볼게요

아랫점을 기준으로 하고 시계 반대방향을 +로 할 때

식이 이렇게 나오네요.





좋아.

아까 말한 회전용수철 법칙 속 M에

우리가 구한 M을 넣어보는 거야.



식이 나왔네요. θ를 양변에 나눌 수 있으려나.



나눌 수 있어.

0이면 좌굴하지 않았다는 말이잖아?

그런 경우는 제외해야지.




그럼 이렇게 되고.

P는 4β/L이네요.

실제 재료엔 용수철이 없으니

모델엔 맞는 식일지 몰라도

기둥 하나를 가져다놓고 임계하중을 구하라면

구하진 못하겠네요.



그래.

하지만 다음에 조금 진지한 좌굴에서는

오히려 쉽게 해달라고 빌지도 모른다구?


좌굴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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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역학 13] 보의 처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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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의 처짐(Deflection)



으앗!

텐트가 한가득이잖아!

내가 모르는 사이에 전쟁이 나서

피난민들이 몰려온 건가...



음냐.. 음냐...



선배?

왜 거기서 주무세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응?

아, 왔구나. 나 샤워 좀 하게

여기 좀 맡아주라.



맡다뇨.

부동산 알박기도 아니고 왜 이곳을 맡아야 하죠?



너 작년 학교축제 안 왔니?



네. 작년 축제날에 학교 밖에서 미팅했거든요.

설마 학교축제를 기다리는 텐트인가요?



그래. 과별로 텐트를 차리고 줄을 선 거지.

드디어 오늘 저녁부터 축제가 시작돼.

연예인들을 바로 앞줄에서 봐야지

표값 가성비를 뽑지 않겠어?



그렇다고 텐트까지...

방탄소년단이라도 오나요?



사실, 몰라.

주최측에서 안 알려주거든.

애초에 학생회가 아니라 응원단에서 개최하는 축제고

연예인보다는 응원이 메인이라

연예인을 알려줬는데 별로이면

아예 참석을 안 한다나?


하지만 방법은 있지.

아이돌과 가수 소속사는 스케줄을 공지하니까

여러 가수들 스케줄을 뒤지면 조금은 알 수 있어.



선배. 눈꼽부터 떼셔야 할 것 같네요.



맞다.

며칠 사이 토목 이야기를 안 했지?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바로 시작해 보자.



텐트에서 재료역학을 할 줄이야...





보의 처짐



텐트면 어떻고 무인도면 어때?

오늘 얘기할 보의 처짐은

재료역학의 꽃이야, 꽃!



선배는 뭐든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 것 같은데

제 착각이겠죠?



크흠! 크흠!

야외에서 자다 일어나서 몸상태가 별로네.


보는 힘이나 모멘트를 받으면

당연히 위나 아래로 처질 거야

나무판자 위를 걸어보면 확실히 느낄 수 있지.



문제는,

처지는 깊이를 구하는 거겠죠.

우린 토목과니까요.



한번 추측해보자.

잘 안 늘어나는 재료라면

그 처짐이 작지 않을까?



E가 크다면요?

그렇겠죠?



그리고 묵직할수록

덜 처질 거야.

김 한 장은 잘 구부러지지만

김밥은 잘 구부러지지 않으니까.



비유가 좀 이상하지만

맞는 말 같아요.



이제 수학적으로 접근해 보자

프로처럼!


일단 이 장면을 보자.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아?




네,

지난 휨응력 시간에 본 그림이잖아요.

꽤 복잡했는걸요.



휘어지는 재료(보)의 모습을

일종의 부채꼴, 원의 일부라고 가정해서

그 거동을 구해 봤어.


그때 곡률이라는 개념을 말했어.

그리스 문자 카파(κ)로 썼는데,

기억해?



네.

곡률은 반지름의 역수였죠?

클수록 더 급하게 휘어지고요.



그때 곡률식은

곡률=M/EI였어.

이걸 유념하고 다음 내용을 가 보자.



자, 이번에도 보가 힘을 받아서 휘었어.

중간에 미소길이 dx를 살펴보자.




지금 dx 안에서 휜 보의 길이를 ds라 하고

이 ds를 부채꼴이라 보는 거야.

부채꼴 중심각은 dθ로 하자.


수평과 비교해

ds 시작점에서 보가 이루는 각도는 θ야.

시작점의 처짐은 ν(그리스 문자 뉘/뉴)로 표시하자.

난 3학년까지 이게 브이인 줄 알았지 뭐야.



보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더 올라가는데요.

ν도 변하는 거 아닌가요?



ds가 가는 사이 더 처진 크기는

자연스레 dν가 되겠지.


자!

곡률은 얼마일까?



곡률은 반지름의 역수라고 했죠.

반지름은 호의 길이/각도니까

ds/dθ고

곡률은 dθ/ds가 되네요.



그런데 말야.

우리가 다루는 재료들은 대부분

처지고 변형하는 길이가 아주 아주 짧아.

그림은 축 처지게 그리지만

실제론 눈으로 보기도 힘들지.





금속이 치즈처럼 죽죽 늘어나면

그건 그것대로 공포스럽겠네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살짝 반칙을 쓰려고 해.



반칙요?



ds는 구하기 어렵잖아?

그런데 실제로 ds는 dx랑 아주 비슷해.



... 그러니까, ds 대신에 dx를 넣자?





왜 안 돼?



'수학적'으로 구해 보자면서요.



정치와 경제로 정하는 최저임금, 버스요금 등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주 냉철한 결정이지.



알았어요.

저도 제가 들을 강의를

굳이 어렵게 만들고 싶진 않아요.



좋아!

ds는 dx로 바꾸자!

그럼 곡률은 dθ/dx야.

약속한 거다?



약속한다 해도

이게 처짐과 무슨 상관이죠?



봐봐.

아까 ds 왼쪽 시작점이

수평과 이루는 각도를 θ라고 했잖아?

근데 그거 알아?

θ가 아주 작으면, tanθ랑 구분하기 힘든 거?



... 그러니까 θ를 tanθ라고 하자?






알아.

또 반칙이긴 한데...



알았으니까

빨리 말해 봐요.


tanθ는 구하기 쉬워.



네.

dν/dx잖아요.





응. 따라서

θ=tanθ=dν/dx라 말할 수 있지.



곡률은 θ를 x로 미분한 값이고

θ는 처짐을 x로 미분한 값이네요.


그렇담 곡률은

'처짐을 미분한 것을 미분한 것'이 아닐까?



ν를 x로 두 번 미분한 것이다?




그치. 근데 처음에 말했지.

곡률=M/EI라고.





잠깐만요. 곡률은 M/EI면서

동시에 처짐을 두 번 미분한 값이라는

답이 나오네요.





그래. A=B고 A=C라면

B=C지.

따라서

처짐을 두 번 미분한 것은 M/EI와 같아.



그래서, 처짐은요?



두 번 미분한 것이 M/EI니까

처짐을 구하려면

두 번 적분해야 하지 않을까?



처짐은 결국

M/EI를 x에 대해 두 번 적분한 것이다, 이 말이죠?



설마 고등학교에서 적분을 안 배우진 않았지?



배웠죠.

그래서 궁금해요.

적분은 적분상수가 생기잖아요.



그렇지.



두 번 적분하면 적분상수가 둘이나 생기는데

어떻게 정확한 처짐을 구하죠?



경계조건(Boundary Condition)




생각해 봐.

시험에서는 어떻게 적분을 구했지?



적분상수를 알도록 힌트를 줬죠.

x=0일 때 f(x)가 얼마라든가,

x=0일 때 f'(x)가 얼마라든가...



처짐을 구할 때도 그런 힌트가 있어.

그걸 경계조건(Boundary Condition)이라 부르지.



예를 들면요?



이 보를 봐.

왼쪽 끝은 벽에 박혀 있어.

따라서 이쪽은 처질 수도 없고,

심지어 휠 수도 없지.




즉 x=0일 때

두 번 적분한 식(처짐)의 값은 0이야.


또 x=0일 때

한 번 적분한 식(기울기)의 값도 0이지.



다른 보도 볼까?

이 보는 양쪽에 지지가 있어서

처질 수 없어.




그럼 x=0, L일 때 처짐이 0이네요.



게다가 보와 하중이 좌우 대칭이라서

정중앙이 최대로 처진다는 것도 알아.


따라서 x=2/L일 때 기울기가 0이지.


이런 조건들을 이용하면 적분상수를 알 수 있고

처짐과 기울기를 구할 수 있지.



잠깐, M/EI를 한 번 적분하면 기울기였네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이해해 버렸어요.



조건이 부족할 때 쓰는 방법이나

다른 처짐 계산방법(모멘트 적분법)도 차근차근 알아보자.

우선 씻고 올 테니까

자리 좀 지키고 있어.



(텐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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