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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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대 닥터 (6)
잘 가요 닥터/반가워요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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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이 글에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닥터후 크리스마스 스페셜이 방송되었습니다. 12대 닥터를 떠나보내고 13대 닥터를 맞이하는 중요한 스페셜이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스티븐 모팻의 시대가 끝나고 크리스 칩널이라는 새로운 선장이 닥터후의 조종간을 잡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시리즈 최초로 조디 휘태커가 여성 닥터를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에피소드가 조금 심심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예고편만 보면 12대 닥터가 재생성 직전 펼치는 마지막 모험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꽤나 조용하고 은은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보면서 언제 팡팡 터지나, 언제 클라이막스로 가나, 이런 생각만 했습니다. 오히려 <Twice Upon a Time>은 스티븐 모팻이 지금껏 자기가 써온 각본을 근본부터 뒤집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동안 지구, 우주를 멸망시키거나 닥터 본인을 위협하는 적들과 싸워온 닥터. 닥터는 유리 인간을 만나 너희 계획이 뭐든 간에 멈추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나 유리 인간의 계획은 악의 계획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고, 닥터 본인도 악의 계획이 아니면 어쩌란 말이냐면서 당황합니다.

 

 

 

 

스티븐 모팻이 들려주는 주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이 에피소드에 악당은 등장하지 않습니다(에피소드 극초반에 회상으로 나오는 사이버맨은 제외). 닥터후 에피소드라면 으레 나오는, 무고한 시민이 레이저를 맞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장면도 없습니다. 마크 게티스가 연기한, 죽을 예정이던 캡틴은 닥터가 해결하지도 않았는데 살아남습니다. 세상은 죽고 죽이는 외계인들과 음모로 가득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이번 에피소드의 주제입니다. 1차대전 전장에서 벌어진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본 두 닥터는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1대 닥터는 재생성을 두려워했지만 용기를 얻습니다. 12대 닥터는 구하고 또 구하는 삶이 지겨워졌지만 한 번만 더 믿기로 합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긴장도 스릴도 없습니다. 그 빈자리를 잔잔한 감동이 채웁니다.

 

 

 

 

1대 닥터

 

사실 아무도 1대 닥터가 닥터후에, 그것도 옛날 방영분에서 짜깁기한 모습이 아니라 실제 배우로 등장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2013년 닥터후 5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An Adventure in Space and Time>은 닥터후 제작기를 다뤘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데이비드 브래들리가 1대 닥터 배우인 윌리엄 하트넬 역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1대 닥터를 연기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니만큼 데이비드 브래들리는 윌리엄 하트넬과 다르게 생기고 목소리도 다릅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 나온 모습 정도면 배우도 제작진도 아주 노력했다고 인정할 만합니다. 복장은 물론이고 옷매무새를 잡는 특유의 포즈도 완벽 재현했습니다.

 

그러나 1대 닥터의 차별적인 발언은 조금 너무하다 싶습니다. 1대 닥터가 고집스러운 노인인 건 사실입니다. 1대 닥터가 1960년대에 만들어진 캐릭터인 것도 사실입니다만 제가 아는 1대 닥터는 여성차별 발언은 툭툭 뱉는 외계인은 아니었습니다. 안 그래도 시즌 10이 불필요한 정치적 올바름(PC)로 논란이 되었는데 굳이 1대 닥터로 쐐기를 박아야 했나 궁금합니다. 시즌 10을 볼 때만 해도 방송국이나 다른 임원 탓을 했으면 했지 모팻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이후로는 모팻도 혐의를 피할 수 없겠습니다. 어차피 떠나겠지만요.

 

 

 

 

잘 가요, 피터 카팔디

 

12대 닥터가 재생성하기 전 독백하는 장면은 좋은 형용사가 부족할 정도로 환상적입니다. 비록 반쯤은 체념하듯이 재생성을 결정하지만, 12대 닥터는 그 와중에도 유머와 진실을 잊지 않습니다. 처음 비겁해지지도 악랄해지지도 마라는 메시지는 시즌 9 마지막에 클라라한테 남긴 자신의 좌우명입니다. 한번 말한 걸 또 말해서 조금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게다가 배까지 먹지 말라고 하다니요. 신선하고 차가운 배가 얼마나 맛있는데(삭제된 10대 닥터 장면 중에는 배를 먹지 말라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닥터는 그리고 아이들은 가끔 너의 이름을 들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처음 듣고는 엥? 싶었는데 곱씹을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닥터후는 어린이들도 보는 드라마고, 11대 닥터 초반은 거의 동화나 다름이 없었죠. 이따금 닥터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깊고 먼 존재임이 드라마 중간 중간 드러납니다. 어린이발언도 그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했습니다. 이미 지나간 시절이거나 순수한 나이에 사는 사람만이, 그것도 가끔 닥터의 본명을 듣는다는 말은 정말 동화책에 써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Doctor, I let you go.

 

12대 닥터가 남긴 마지막 말. 뭐라고 번역하면 좋을까요. 시즌 10 마지막에 사이버맨이 쏘는 광선에 맞고 쓰러진 닥터는 자기 자신에게 ‘Let it go.’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모두 그만 이 삶을 놔버려라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그 점에서 보자면 12대 닥터의 유언(?)은 자기한테 하는 말이라면 이제 그만하자.’, 다음 닥터에게 하는 말이라면 이제 네 차례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재생성 장면은 기대보다 스케일이 작았습니다. 적어도 노란 빛이 눈부시게 뿜어나올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보다는 주황색 번개가 뻗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 보고는 뭐가 이리 느려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슬로우 모션이었습니다. 빛을 더 낸다고 특수효과 비용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좀 화려한 재생성을 보여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13대 닥터가 눈뜨다

 

12대 닥터의 마지막 장면은 치켜뜬 눈이었습니다. 12대 닥터가 시청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보인 201350주년 에피소드와 비슷합니다. 수미상관법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는 역시 10대 닥터 재생성처럼 피터 카팔디의 얼굴이 조디 휘태커의 얼굴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눈가만 변하는 모습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13대 닥터가 조디 휘태커라는 사실은 팬덤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겠지만,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이 다음 닥터를 모른다고 가정해야 옳습니다. 그래서 여성 닥터라는 개념을 차근차근 보여주려 재생성 장면을 고심해서 계획했을 겁니다. 그런 이유로 13대 닥터의 얼굴은 바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일단 변한 눈가를 보여서 시청자를 놀라게 하고, 뒷모습으로 궁금증을 유발한 다음,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게 했습니다. 뒤이어 얼굴을 확인한 닥터의 첫 마디는 ‘Brilliant’. 거기에 때 묻지 않은 미소를 짓습니다.

 

이 미소를 보고 여성 닥터에 대해 안심한 시청자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물론 지금도 여성 닥터는 불안하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저 미소는 일단 합격입니다. 속된 말로 빙구(?) 같은 미소를 보니 4대 닥터가 짓던 미소가 떠오릅니다. 재생성 후 반응은 확실히 여성을 강조하지도 않고요.

 

 

 

 

추락하는 닥터에는 날개가 없다

 

13대 닥터가 타디스 버튼을 누르자마자 타디스는 요동칩니다. 닥터는 땅바닥으로 쓰러지고 마는데, 아마 중력이 고장난 듯합니다. 닥터는 중력에 이끌려 질질 내려갑니다. 조종간을 붙잡아 보지만 조종간마저 떨어지면서 닥터는 밖으로 날아갑니다. 타디스 문이 활짝 열린 장면 때문인지 타디스가 일부러 닥터를 뱉어낸(?) 것 같습니다. 유튜브 댓글을 보니 타디스도 닥터를 싫어한다.’라든가 외국판 김여사 드립이 있긴 합니다.

 

타디스가 왜 닥터를 떨쳐냈는지는 다음 시즌에서 밝혀지겠죠. 일단 닥터는 본인 걱정부터 해야 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니까요. 10대 닥터는 재생성 직후 손이 잘렸음에도 재생성 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손이 다시 자라났습니다. 어쩌면 13대 닥터도 재생성 직후에 추락했으니까 맨땅에 충돌해도 어찌저찌 살아남지 않을까요.

 

 

 

 

크리스 칩널은 닥터후를 옴니버스 방식이 아닌 연결 방식으로 제작하겠다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정말 칩널이 닥터후를 그렇게 만든다면, 초반은 타디스 없이 지구에 사는 닥터를 그릴 것 같습니다. 3대 닥터도 역사에 간섭했다는 죄로 타디스 조종법을 기억에서 삭제당하고 지구로 유배당했습니다. 3대 닥터는 초반에 UNIT에서 외계인을 퇴치하는 생활을 보냈는데, 13대 닥터도 비슷한 삶을 살게 될까요?

 

 

결론적으로 <Twice Upon a Time>은 모팻이 쓴 덜 모팻스러운 에피소드이자,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부족한 재미를 보충하고도 남은 에피소드이자, 오랜만에 닥터후를 보면서 심장이 터질 듯한 느낌을 느끼게 해준 에피소드이자, 다음이 너무나 기대되는 에피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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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는 세계 최고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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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다음 주! 12대 닥터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Twice Upon a Time>이 방송됩니다. 현지시각으로 크리스마스 오후 5시 30분이니 우리나라는 12월 26일 새벽이겠군요. 4년간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피터 카팔디의 마지막 연기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최초의 여성 닥터, 조디 휘태커가 연기할 13대 닥터를 보게 됩니다. 몇몇 언론사들과 이벤트에 당첨된 일부 시청자들은 이미 에피소드를 시청한 것 같은데요. 부럽기도 하지만 괜히 얼쩡거렸다가 스포일러라도 들을까 봐 걱정입니다.

 

  그럼 이번 주 닥터 후 소식을 만나봅시다.

 

 1  13대 닥터의 옷 색깔은?

 

 

 

 

  예전 포스트에서 보셨듯, 13대 닥터의 새 복장은 파란 바지와 검은 웃옷, 멜빵, 무지개떡(?)스러운 줄무늬에 상아색 코트를 걸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코트 색은 원래 옅은 보라색이라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나온 촬영장 사진을 보니 확실해졌습니다. 13대 닥터 코트는 옅은 보라색, 회색에 가까운 색이었습니다. 아마 이전 사진에 나온 상아색은 노을빛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듯하네요. 다만 조명이 조금만 어두워도 바지와 상의가 시커멓게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의상과는 별개로, 조디 휘태커의 미소가 마음에 드는군요. 개인적으로 13대 닥터는 4대 닥터처럼 빙구(?) 같은 닥터였으면 싶습니다. 그래야 의상과도 어울리고요.

 

 

 

 

 

 

 2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또 조금 공개!

 

 

 

 

  닥터후 유튜브 채널이 또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은 12대 닥터, 1대 닥터, 빌 포츠, 마크 게티스가 연기한 '캡틴'이 타디스 위 쇠사슬에 매달리면서 시작합니다. 타디스는 쇠사슬에 매달려 어딘가로 올라가고 넷은 눈밭에 뛰어내립니다. 넷은 1대 닥터의 타디스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타디스는 시간 소용돌이로 진입합니다.

 

  12대 닥터가 쇠사슬에 뛰어내리고도 도망가자고 하고 1대 닥터에게 깊은 우주 아무데나 빨리 가자고 재촉한 것을 보면, 확실히 주인공 일행은 쫓기는 모양입니다. 타디스를 쇠사슬로 끌어올려 갈취한 장본인도 그들이겠죠.

 

  일부 우려와는 달리 빌 포츠는 환각이나 상상은 아니고 실제로 재등장하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그리고 1대 닥터의 타디스를 들어가는 장면을 보면 눈 입자가 공중에 멈춰 있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에 나오는 '시간을 얼리는' 악당이 능력을 쓴 것 같습니다.

 

  타디스가 날아가는 시간 소용돌이도 놓칠 수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본 어느 시간 소용돌이보다 멋지고 웅장합니다. 닥터후 관련 특수효과를 올리는 유튜버 'John Smith'가 이번 에피소드 특수효과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실제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시간 소용돌이와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3 모팻 "닥터후는 세계 최고의 드라마"

 

사진출처 :Gage Skidmore(https://www.flickr.com/people/22007612@N05)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끝으로 스티븐 모팻은 닥터후를 떠나게 됩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아마 다시는 닥터후를 집필하지 않을 예정이라는데요.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프리뷰 시사회에서 모팻은 '닥터후가 역사상 최고로 위대한 드라마(the greatest television show ever made)'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닥터후 팬이고, 닥터후가 오랜 역사를 지녔다지만 역사상 최고라니? 얼핏 들으면 어그로성 발언 같기도 합니다. 모팻의 설명을 들어 보시죠.

 

 

  위대함은 무엇으로 잴까요? 시청률로 잴까요? 평론으로 잴까요? 아니에요. 절대 아니죠.

 

  완벽성으로 잴까요? 닥터후라고 매주 완벽할까요? 안 그래요. 정말이에요. 닥터후 매 에피소드는 실험이고, 당신이 매주 실험을 하면 가끔은 그을린 얼굴을 하고 연기 한가운데서 눈을 깜빡이며 바보처럼 보이겠죠.

 

  엄연히 그래요. 완벽이란 지루함을 정제한 거죠. 같은 일을 죽 반복하는 겁니다. 닥터후는 매번 달라지니까 절대 완벽할 수가 없죠.

 

  그럼 위대함은 뭐로 잴까요? 닥터후로 작가가 된 사람들이 있어요. 엄청 많죠. 닥터후로 예술가가 된 사람들이 있어요. 닥터후로 배우가 된 사람들도 있죠. 그중 둘은 닥터를 연기했고요!

 

  믿거나 말거나 닥터후로 과학자가 된 사람들도 있어요. (중략) 사람들은 과학자가 되거나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자기 가능성을 바꿔요. 경찰 박스를 타고 시공간을 여행하는 얼척없는 드라마 때문에요.

 

  그러니 평론은 신경쓰지 마세요. 시청률도 신경쓰지 마세요. 다 신경쓰지 마세요. 이 드라마로 탄생한 수많은 과학자와 뮤지션과 학자와 작가와 감독과 배우들... 닥터후로 살짝 빨라진 심장 박동을 세어 보세요.

 

  2등은 전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장담하는데, 가장 중요한 측정법에 따르면 닥터후는 역사상 최고의 텔레비전 드라마입니다.

 

 

  다른 드라마 팬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을 말이지만, 닥터후 광팬인 모팻의 진심이 보이는 말입니다. 이런 덕후 끝판왕이 닥터후를 맡고 실력까지 제대로 발휘했다니, 팬으로서 고맙네요.

 

  모팻이 말한 '닥터를 연기한 배우 둘'은 아마 10대 닥터를 연기한 데이비드 테넌트와 12대 닥터를 연기한 피터 카팔디일 겁니다. 둘 모두 닥터후 팬으로 유명하죠. 특히 피터 카팔디는.... 카팔디의 덕질을 글로 쓰려면 책 한 권을 채워야 하지 않을까요?

 

 

 

 

 

 

번외 이제 누가 구독하라고 해주지?

  12대 닥터의 명대사는 뭐가 있을까요? 시즌 9에서 자이곤들을 두고 한 연설? 클라라 앞에서 기억을 잃기 전에 남긴 말? 시즌 10 마지막화에서 마스터(들)에게 간절히 뱉은 자신의 태도?

 

  그러나 유튜브 후비안들은 생각이 다릅니다. 그분들이 말하는 12대 닥터의 명대사는 바로...

 

 

  Don't forget to subscribe to the official Doctor Who Youtube Channel

 

 

  이라는 것 같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닥터후 유튜브 계정에서 올리는 영상 마지막마다 피터 카팔디가 등장해 '닥터후 유튜브 채널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대사입니다.

 

늘 동영상 마지막에 채널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친절한 피터 카팔디

 

 

  거의 모든 동영상마다 나와서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피터 카팔디의 대사는 곧 12대 닥터의 명대사(?)가 되었습니다. 팬들은 대사에 비트를 주거나 닥터후 장면과 합성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가히 컬트적인 인기라 할만 합니다.

 

 

  적어도 유튜브 관계자는 이 대사의 인기를 아는 듯합니다. 닥터후 54주년을 계기로 4대 닥터 톰 베이커와 인터뷰를 했는데, 톰 베이커에게 이 대사를 시킨 겁니다.

 

 

3분 40초부터 톰 베이커의 구독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관련 영상에서도 팬들은 '이제 누가 유튜브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지?'부터 '1대 닥터를 맡은 데이비드 브래들리에게도 이 대사를 시켰으면!' 같은 댓글이 달고 있습니다. 저는 어서 조디 휘태커의 'Don't forget to...'를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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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크리스마스 2차 예고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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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닥터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크리스마스 스페셜 <Twice Upon a Time>의 두 번째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1차 예고편보다는 짧지만 더 알차고 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예고편이었죠. 오늘은 2차 예고편을 바탕으로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의 내용을 추측해 보겠습니다.

 

1. 시즌 10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시즌 10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재생성을 거부한 닥터가 어느 추운 곳에서 1대 닥터를 맞닥뜨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보면 이 추운 곳은 1대 닥터가 <The Tenth Planet>에서 사이버맨과 싸운 남극 지방일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이곳이 남극이 맞고 1대 닥터의 시간대가 사이버맨과 싸우던 시간이라면, 에피소드 초반은 1대 닥터의 이야기가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The Tenth Planet>은 무려 1967년에 방영한 에피소드니 시청자들이 몰라도 이상할 것이 없죠. 아니면 몰라도 상관없도록 스토리를 구성했을 수도 있고요.

 

 

2. 두 닥터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1대 닥터와 12대 닥터가 같이 모험을 떠납니다. 그래서 타디스도 두 대가 나옵니다. 왼쪽 조금 초라해 보이는 타디스가 1대 닥터의 타디스입니다. 그런데 둘은 타디스를 타고 어디로 떠나는 것일까요? 배경에 보이는 자줏빛 행성은 어디일까요? 소문에 따르면 이번 에피소드에서 12대 닥터는 2013년 50주년 스페셜에서 갈리프레이를 구했을 때 잠깐 나온 그 모습을 재현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 자줏빛 행성은 갈리프레이일까요?

 

 

3. 돌아온 빌, 떠나는 닥터

 

 

  1차 예고편에서도 빌이 돌아온 모습을 보았습니다만, 주조연으로서 나온 건지 잠깐 나온 건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이번 예고편에 나온 모습도 그렇고, 스틸샷을 보아도 그렇고 빌은 크리스마스에 꽤나 비중이 있을 것 같습니다.

 

  2차 예고편에서 빌은 닥터에게 '살아서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닥터가 갈 곳이 위험하다는 소리죠. 어디를 간다는 걸까요? 왜 빌은 가지 않을까요? 그리고 빌과 닥터 옆에 있는 타디스는 딱 봐도 낡은 것이 1대 닥터 타디스입니다. 둘이 한 타디스를 타고 떠난다는 걸까요?

 

  12대 닥터는 빌에게 '(살아서 돌아오면) 여기 있어줘'라고 합니다. 모든 일이 끝나면 다시 보자는 이야기겠죠. 그런데 닥터는 이번에 재생성합니다. 내년 시즌 11 촬영 이야기에 빌은 없습니다. 그러니 닥터가 빌과 다시 만날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아마 빌과 닥터는 줄거리 상 엇갈려서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 제 예상입니다. 좀 있다 설명하겠지만 재생성하는 닥터 곁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으니, 빌은 심지어 재생성조차 볼 수 없을 것 같네요.

 

 

4. 두 닥터가 개고생하는 이곳은?

 

 

  아무튼 1대 닥터와 12대 닥터는 모험을 떠납니다. 여기저기 터지고 난리가 났습니다. 땅바닥을 뒹구는 돌더미를 보니 고대 그리스 같기도 합니다. 아까 말했듯이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는 갈리프레이를 구하는 과정이 그려진다고도 하니, 이곳은 시간전쟁 중인 갈리프레이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5. 타디스를 갈취하는 우주선?

 

 

  12대 닥터가 탄 타디스를 어떤 우주선이 끌어올리는 모습도 포착되었습니다. 하늘에서 인형뽑기처럼 크레인이 내려와 타디스를 들러올리고 있네요. 닥터가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니 닥터도 어리둥절한 모양입니다. 타디스를 올리는 이 세력(종족?)은 어디일까요? 이번 에피소드의 악역일까요?

 

 

6. 고대 그리스라기엔...

 

 

  닥터가 바라보는 폐허. 아마 4번에서 두 닥터가 고생하던 곳과 색감과 스타일이 비슷하니, 같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돌더미와 박살난 위성이 떠다니고, 지진이라도 난 듯 건물들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고대 그리스는 아닙니다. 전쟁 중인 갈리프레이 설에 무게가 실립니다.

 

  그래도 갈리프레이는 그동안 주황빛으로 표현되었는데, 여기는 너무 침침합니다. 드라마가 드라마다 보니 가능성이 너무 무궁무진하죠. 역사가 바뀐 지구일 수도 있고, 제3의 행성일 수도 있습니다.

 

 

7. 킹갓엠퍼러 간지나는 시간 소용돌이

 

 

  타디스가 시간 소용돌이(Vortex)를 날고 있습니다. 지금껏 본 시간 소용돌이 중에 제일 멋집니다. 9대 닥터와 10대 닥터 시절 소용돌이도 퍼렇고 뻘게서 멋있었지만, 이 소용돌이는 캄캄하면서 중간중간 빛이 나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잘 만든 장식품을 보는 듯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시간을 얼리고 사람을 데려가는 외계인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이 시간 소용돌이가 얼어붙어서 저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멋져서 다음 시즌에도 저렇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8. 네 녀석이 적이냐?

 

 

  시놉시스에도 나왔듯이 이번 에피소드에는 시간을 얼리는 유리 인간이 등장합니다. 이번 2차 예고편에서 살짝 모습을 보였는데요. 정말 '유리 인간'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마치 유리로 빚은 듯한, 투명한 인간입니다. 물론 말이 '인간'이지, 외계인이겠죠.

 

  50주년 스페셜에서 닥터들은 멸망 직전의 갈리프레이를 다른 차원에 봉인해버립니다. 그렇다면 혹시 닥터가 시간을 얼리는 이 외계인들의 기술을 응용해서 갈리프레이를 봉인하게 될까요? 어쩌면 이들은 미래의 인류나 미래의 타임로드들 아닐까요?

 

 

9. 그리고, 닥터의 재생성

 

 

  그러나 시청자들을 울게 만든 예고편 장면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닥터가 재생성하는 장면입니다. 비록 몇 초 되지 않지만, 재생성 장면이 예고편부터 드러나다니. BBC는 무슨 자신감으로 이 장면을 넣었을까요? 어쩌면 진짜 재생성하는 장면이 아니라 재생성을 컨트롤하지 못해 잠시 폭주하는 장면일 수도 있습니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무리 예고편이어도 재생성으로 장난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을 보기 전에는 닥터가 누워서 재생성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옛날 닥터들은 다들 누워서 재생성했고, 12대 닥터는 옛 닥터로 회귀하는 콘셉트를 지닌 닥터였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두 팔과 머리에서 빛을 뿜는 연출을 위해서라도(?) 닥터는 서서 재생성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그리고 타디스 콘솔에 튀는 스파크를 봐서는 10대 닥터가 11대로 재생성할 때처럼 타디스가 박살날 가능성이 큽니다. 재생성으로 인한 타디스 박살은 타디스 내부 디자인을 변경하는 제일 좋은 핑계 중 하나죠. 어찌되었든, 저 장면 하나로 피터 카팔디가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납니다. 과연 재생성 장면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고요. 닥터후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기 때문이죠.

 

닥터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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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줄거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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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Twice Upon a Time>이 20여일 남은 가운데, 에피소드의 시놉시스와 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빌 포츠가 돌아온다는 사실은 예전 예고편에서 잠깐 드러났지만, 사진 속에서 닥터 옆에 선 모습을 보니 잠깐 출연하고 퇴장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는 이렇습니다. 12대 닥터는 재생성을 거부하는 사이 1대 닥터를 만납니다. 1대 닥터도 역시 재생성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두 닥터는 멈춘 시간에서 사람들을 납치하는 외계인들과 만납니다. 마크 게티스가 연기할 1차대전 장교는 본디 참호에서 죽을 운명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닥터와 만나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보아하니 이번 에피소드의 악역은 시간을 얼리고 사람을 데려가는 종족인 모양입니다. 색다른 외계인일 수도 있고, 우리가 아는 종족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이번 에피소드는 50주년 에피소드에서 갈리프레이를 대피시키는 순간을 재현한다고 하는데, 어쩌면 이 종족이 시간을 얼리는 능력이 갈리프레이를 살리는 데에 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재생성을 거부하는 두 닥터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재생성을 시작할지도 궁금합니다. 1대 닥터는 재생성을 거부하는 장면이 딱히 없었지만, 추측하건대 첫 재생성이라서 거부감을 느끼지 않나 싶습니다. 재생성은 엄연히 생김새와 성격이 바뀌는 일이니까요. 타임로드는 수명도 길고 노화도 늦는데, 1대 닥터가 그토록 늙은 것은 어쩌면 재생성을 안 하고 버텨서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12대 닥터는 아시다시피 다른 누군가로 바뀌는 삶이 지겹고 짜증이 나서 재생성을 버티고 있습니다. 과연 꼬장꼬장한 12대 닥터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1대 닥터가 어떤 식으로 스토리에 관여할지도 미지수입니다. 단순히 갈리프레이를 살리는 일이라면 12대 닥터가 혼자 할 수도 있었겠지만, 1대 닥터를 굳이 등장시킨 것으로 봐서는 또 다른 스토리가 있어 보입니다. 적어도 모팻이라면 1대 닥터를 심심풀이로 각본에 넣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P.S. 그리고 나돌은 나올까요? 개인적으로 나돌이 몬다스 우주선에서 여생을 마친다면 꽤 불공평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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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ce Upon a Time> 클립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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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BBC는 자선방송 <Children In Need>의 일환으로 올해 크리스마스에 방영할 닥터후 스페셜 에피소드 <Twice Upon a Time>의 일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2분여의 짧은 영상이지만 한 달 넘게 남은 크리스마스가 야속할 만큼 기대감을 주는 클립이었습니다.

 

  영상은 1대 닥터, '캡틴'이라 불리는 한 남자, 12대 닥터가 타디스에 들어가면서 시작됩니다. 1대 닥터는 자기 타디스에 들어온 줄 알았지만 사실은 12대 닥터의 타디스였기에 당황합니다. 물론 캡틴은 타디스 그 자체에 충격을 받습니다. 12대 닥터는 재생성 빛으로 빛나는 자기 손을 보여주면서 자기가 닥터임을 알려줍니다. 1대 닥터는 자기가 더 젊을 줄 알았다면서 12대 닥터를 놀라게 합니다.

 

 

 

 

  이번 영상은 미리보기라 줄거리 파악을 하지 못하는 범위에서 내보냈지만 확실히 크리스마스를 향한 기대감을 키워줍니다. 1차 대전 장교인 캡틴이 자신이 '1차' 대전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 모습이나 자기 앞에 선 사람이 자신임을 알았을 때 1대 닥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모습, 자기가 미래엔 더 젊을 줄 알았다는 말에 어이를 상실한 12대 닥터까지. 그야말로 2분만에 서로 놀라고 놀리는 장면은 스티븐 모팻의 악마 같은 재능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그런데 마크 게티스가 연기하는 저 캡틴은 어디서 온 캐릭터일까요? 예고편을 보아 하니 1차대전 전장에서 온 듯한데. 예고편을 다시 보면 '시간이 멈췄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캡틴이 있던 전장이 왜 시간이 멈춘 걸까요? 2대 닥터 에피소드인 War Games처럼 설마 가상의 전장일까요? 캡틴은 무슨 일로 닥터(들)과 엮인 걸까요? 볼수록 궁금증만 생깁니다.

 

 

  영상뿐 아니라 사진도 공개되었습니다. 이전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대 닥터는 <The Tenth Planet> 에피소드 시점에 있습니다. <The Tenth Planet>은 1966년 방영된 에피소드로 닥터후 역사상 최초로 사이버맨이 출연하는 편이자 1대 닥터가 마지막으로 정규 출연하는 편입니다. 1대 닥터는 남극 기지에서 사이버맨과 싸워 이긴 후 마지막에 2대 닥터로 재생성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당시 1대 닥터와 두 동반자들이 나옵니다. 당연히 실제 <The Tenth Planet>과는 다른 배우가 맡았습니다. 가운데에 1대 닥터, 왼쪽 남성이 벤, 오른쪽 여성이 폴리 입니다. 1대 닥터와 두 동반자들을 HD 컬러로 보게 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아마 이번 크리스마스 <Twice Upon a Time>은 12대 닥터의 재생성뿐 아니라 1대 닥터의 재생성도 다룰 것 같습니다. 1대 닥터가 재생성하는 원인이 제대로 화면에 나오지 않았으니 스티븐 모팻이 이걸 놓칠 리가 없었겠죠. 게다가 <The Tenth Planet>의 후반부는 녹화본이 사라져서 더욱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은 것이라고는 음성이고 최근에 BBC는 DVD를 출시하면서 영상이 없는 부분은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제작했습니다.

 

  만약 <The Tenth Planet>이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 재현된다면 조금 어색하기도 하겠습니다. 에피소드 배경은 1980년대로 방영 당시에는 미래였지만 지금은 과거니까요. 뭐 옛날 SF니까요. 2대 닥터 에피소드 중에는 2018년이 배경인 것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 볼 관전 포인트가 하나 는 셈입니다. 과연 1966년 에피소드를 얼마나 잘 재현했을까요? 이것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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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의 줄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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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DrwhoOnline




올해 닥터후 시즌도 끝이 났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올해 에피소드는 크리스마스에 방영하는 에피소드 <Twice Upon a Time>입니다. 한국 시간으로는 1226일 새벽 2~3시에 방송할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1대 닥터가 등장을 예고했습니다. 201350주년 에피소드 이후 처음으로 닥터와 닥터가 만나는 에피소드라 팬들은 한창 기대 중입니다. 게다가 다른 닥터도 아니고 1963년 첫 방송을 함께 한 1대 닥터가 나온다는 사실에 팬덤은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12대 닥터인 피터 카팔디의 마지막 에피소드이자 최초의 여성 닥터인 13대 닥터가 처음으로 모습을 보이는 에피소드입니다. 7년 가까이 닥터후를 이끈 천재 작가 스티븐 모팻이 쓰는 마지막 닥터후 에피소드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여러 가지로 의미도 기대도 큰 이번 에피소드는 도대체 어떤 줄거리일까요? 닥터후 사이트에서 공개한 예고편으로 추측을 해보았습니다.

 

 

최초의 닥터

 

올해 시즌 마지막 화 마지막 장면에서는 1대 닥터가 나와서 시청자를 놀랬습니다. 12대 닥터는 사이버맨과 싸우다 회복 불가능한 부상을 입고 재생성 과정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친한 동료를 잃고 떠나보내는 아픔이 겹쳐 닥터는 재생성을 거부합니다.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그 무언가를 잃고 자신마저 몸을 교체하는 사이클이 지겨워진 것이죠. 닥터는 눈밭에 내린 타디스를 나와 재생성을 억지로 참습니다. 그때 눈발 너머로 1대 닥터가 등장합니다.

 

원조라고 할 수 있지. The original, you might say.”

 

예고편이나 제작진이 공개한 정보를 살펴보면 이번 에피소드는 1대 닥터가 나온 마지막 에피소드인 <The Tenth Planet>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아마 이번 크리스마스에 만날 1대 닥터는 이 에피소드를 진행하던 시점으로 생각됩니다. <The Tenth Planet>1966년 방송한 에피소드로 아까 말했듯이 1대 닥터의 마지막 에피소드입니다.


1대 닥터는 동반자 벤과 폴리와 함께 1986년 남극 기지에 도착합니다. 기지는 지구 대기를 순찰하는 우주선을 관리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지는 사이버맨이라 불리는 종족한테 습격을 받습니다. 사이버맨은 본디 지구와 같이 태양계를 공전하던 쌍둥이 행성 몬다스에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몬다스가 태양계를 벗어나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면서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기 몸을 기계로 개조했습니다. 이렇게 기계몸이 되어 감정을 느끼지 못하게 된 사이버맨은 지구를 파괴해 몬다스 행성을 되살리려 합니다. 1대 닥터는 이 에피소드에서 사이버맨을 저지하려다 에너지가 뺏기면서 죽어갑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몸이 바뀝니다. 바로 닥터후 최초의 재생성입니다.


BBC가 공개한 예고편 첫 장면이 바로 이 당시 에피소드 장면입니다. 1대 닥터가 사이버맨에게 감정이 없냐고 물어보는 장면이죠. 당연하지만 실제 1대 닥터를 연기한 윌리엄 하트넬은 1975년에 사망했기 때문에 올해 1대 닥터는 데이비드 브래들리가 연기합니다. 데이비드 브래들리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 호그와트의 사감인 필치 역으로 유명합니다. 2013년에는 닥터후 50주년을 맞아 당시 제작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윌리엄 하트넬을 재연하기도 했습니다. 다큐멘터리에서 1대 닥터 배우를 재연한 배우를 데려다 1대 닥터를 시킨다니, 기발합니다. 갑자기 생판 모르는 배우가 1대 닥터를 맡으면 아무리 비슷하게 생겨도 좀 어색할 텐데 이렇게라도 한 번 관련을 지은 배우가 나오니 안심입니다. 어쩌면 2013년 다큐멘터리를 찍을 때부터 1대 닥터를 맡겨서 닥터후 본편에 등장시키자는 기획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또 마크 게이티스

 

1대 닥터 말고도 크리스마스엔 반가운 얼굴이 찾아옵니다. 바로 <셜록>에서 마이크로프트 홈즈를 맡기도 한 마크 게이티스입니다. 마크 게이티스는 닥터후 출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07년 시즌 3에서 실험으로 젊음을 되찾은 과학자 라자루스 교수를 맡기도 했죠. 시청자들도 잘 모르는데, 201111대 닥터가 에이미 아기를 되찾는 에피소드에서 전투기 조종사로 잠깐 나오기도 했습니다. 마크 게이티스는 2005년부터 거의 매 시즌 닥터후 에피소드 각본을 썼습니다. 다만 평가는 좋지 않습니다.

 

크리스마스에서 마크 게이티스가 맡은 배역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지금 팬들은 캡틴이라는 호칭으로 부릅니다. 예고편을 보면 캡틴은 1차 대전에서 싸우던 영국군 장교로 이유는 모르지만 두 닥터와 만나게 됩니다. 팬들은 닥터가 캡틴을 구하고 캡틴과 모험하면서 다시 살 의지를 불태울 것이라 예측합니다. 현재 닥터는 누군가를 구하다 희생하는 삶에 지겨워졌습니다. 그때 타디스는 닥터 말도 씹고 1대 닥터가 있는 곳에 착륙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타디스는 의지를 가진 기계입니다. 닥터가 닥터스러워지기 위해 일부러 1대 닥터를 만나게 하고, 다시 캡틴을 만나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일부 팬들은 캡틴이 고든 레스브리지-스튜어트 준장의 아버지라고 주장합니다. 준장은 2대 닥터 시절에 처음 등장했고 3대 닥터 시절에는 특수부대 UNIT을 지휘하면서 지구를 지켜 왔습니다. 만약 캡틴이 준장의 아버지라면 닥터는 준장의 아버지를 구하면서 자기가 누군가를 구하는 일이 미래에는 결실로 돌아온다.’는 점을 깨달을지도 모릅니다.

 

 

닥터를 닥터답게

 

그 점으로 보자면 1대 닥터가 나온 이유도 알 수 있습니다. 1대 닥터는 아직 재생성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반면 12대 닥터는 재생성에 질렸습니다. 삶에 지친 12대 닥터에게 1대 닥터는 사람들과 여행하고 누군가를 구하는 즐거움을 다시 알려주지 않을까요? 설령 이 가르침이 메인 줄거리는 아닐지라도 분명히 둘이 갈등하는 장면과, 1대 닥터가 보여주는 천진난만함에 12대 닥터가 뭔가 깨닫는 장면은 있을 것 같습니다.

 

반대도 가능합니다. 12대 닥터가 1대 닥터한테 깨달음을 줄 수도 있습니다. 모팻은 신선한 반전과 충격을 좋아하니까 이런 식의 뒤집기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알고 보니 1대 닥터는 재생성이 두려워서 지금껏 늙어가며 살아왔다. 하지만 12대 닥터와 만나면서 자기 미래가 괜찮다는 것을 알고 무덤덤하게 재생성한다.’는 줄거리도 가능합니다. 우리 스티븐 모팻은 시청자들 예상을 늘 벗어나니까요.

 

예상이야 어찌 되었든 지금은 기다리느라 목이 빠질 지경입니다. 앞으로 네 달 남았습니다. 과연 12대 닥터는 어떤 식으로 퇴장할까요? 13대 닥터의 첫 대사는 뭘까요? 모팻은 마지막으로 어떤 선물을 준비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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