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글쓰기와 닥터후, 엑셀, 통계학, 무료프로그램 배우기를 좋아하는 청년백수의 블로그
닥터 (14)
닥터후 초심자 가이드 - 갈리프레이와 시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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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프레이는 닥터의 출신 행성. 시간 전쟁으로 파괴된 줄 알았지만 시간여행의 힘으로 복귀. 닥터와는 삐걱대는 사이.


 

 

닥터는 사람처럼 생겼지만 사람이 아닙니다. 외계인이죠. 닥터 고향은 바로 갈리프레이라는 행성이고 종족명은 타임 로드입니다.

 

우리야 설날과 추석마다 고향에 내려가지만 닥터는 고향에 잘 가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닥터는 고향을 싫어할 겁니다. 젊은 닥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애초에 1대 닥터가 손녀 수잔과 함께 여행에 나선 사연도 알 수 없습니다. 빅 피니시 오디오 드라마 같은 비공식 매체를 보면 정치적인 사건에 휘말리거나 사고를 쳐서 고향에서 도망쳤다고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비공식설정이고 언제라도 뒤집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닥터는 여행 중독자라 고향에 갈 틈도 없죠. 닥터가 갈리프레이에 간다면 크게 둘 중 하나입니다. 갈리프레이가 위기에 처했거나 갈리프레이에서 닥터를 억지로 데려왔거나. 에피소드에서 닥터가 갈리프레이에 가면 대부분 사건에 휘말립니다. 그래서 더 가기 싫은지도 모르죠.

 





갈리프레이는 지금까지 묘사한 바로는 붉은 행성입니다. 타임로드는 거대한 유리 돔 안에 건물을 짓고 삽니다. 기술은 시간여행을 할 정도로 매우 발달했습니다. 대통령제인데 대통령 임기는 거의 무제한입니다. 말이 대통령이지 왕이나 마찬가지죠. 영어로도 Lord President라는, 전제주의와 민주주의를 반반 섞은 직함입니다. 게다가 귀족 계급이 존재하는 등 사회는 중세 유럽이나 판타지 종족과 비슷합니다.

 






시간 전쟁

 

1989년 종영하기까지 그토록 자기 고향과 티격태격하던 닥터도 2005년부터는 고향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시간 전쟁을 겪으면서죠. 시간 전쟁은 엄청난 규모였다고 여러 입을 통해 묘사됩니다. 인류 역사로 치면 세계대전과 비슷한 포지션이죠.

 

닥터는 시간 전쟁 마지막 날,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갈리프레이와 달렉들을 몰살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이는 닥터에게 큰 상처가 되죠. 9대 닥터와 10대 닥터는 이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201350주년 스페셜을 통해 11대 닥터는 갈리프레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실 닥터는 갈리프레이를 날려버리긴 했는데, 평행세계로 날려버린 것이죠. ‘시간여행의 여행이었던 거임!’

 




그러나 평행세계에서 돌아온 갈리프레이는 최악의 실수를 저지릅니다. ‘혼종이라는 존재가 갈리프레이를 망친다는 예언에 겁을 먹은 갈리프레이 상층부는 닥터가 그 혼종이라고 믿고 닥터를 속여 소환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만 닥터의 친구 클라라 오스왈드가 죽고 말죠. 닥터는 분노해 타임로드 대통령을 쫓아내고 클라라를 살리려고 난리를 피우다 빠져나옵니다. 이로써 닥터와 갈리프레이는 다시 냉랭한 사이로 돌아갑니다.

 

  아무튼 정식으로 돌아왔으니 드라마에 갈리프레이가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새 닥터, 새 제작진, 새 시대가 밝았으니 닥터의 고향 이야기가 한 번 나와도 괜찮겠네요. 하지만 반대로, 새 시대니만큼 닥터의 귀경길보다는 모험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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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초심자 가이드 - 타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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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가 타고 다니는 타임머신. 영국 경찰 전화박스 모습이지만 안은 매우 넓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어디든 갈 수 있다. 기계보다는 생명체에 가까우며 닥터의 영원한 동반자.


  타디스는 닥터가 타고 다니는 타임머신입니다. 겉으로는 푸른 상자처럼 생겼죠. 정확히는 옛날 영국 경찰 전화박스 모양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타디스는 닥터만큼이나 비밀이 많죠. 크기가 그중 하나입니다. 타디스 바깥크기는 공중전화랑 비슷하지만, 안은 매우 넓습니다.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네요. 닥터와 여행하는 동반자가 바뀔 때마다 동반자가 타디스에 들어가서 놀라는 장면이 꼭 한 번은 나옵니다. '안이 밖보다 넓잖아!' 닥터도 은근히 이 대사를 의식합니다.


  우리가 주로 보는 타디스 내부는 문을 열면 바로 나오는 조종실이지만 타디스는 내부에도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조종실에서 더 들어가면 수많은 방과 복도들이 나옵니다. 방이 몇이고 얼마나 넓은지는 나온 적 없습니다만 아파트 한두 채는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안에는 수영장이나 도서관도 있지요. 저는 언젠가 닥터후에서 '타디스 어딘가에 숨어서 살던 외계인' 같은 소재가 등장했으면 좋겠네요.

 

  타디스Tardis라는 이름은 우주 속 시간과 상대적 차원Time and Relative Dimension in Space의 약자입니다. 닥터는 외계인인데 왜 영어로 이름을 지었냐고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궁극의 타임머신

 

  타디스는 기본적으로 타임머신이라 시간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간 여행도 가능합니다. 타디스는 이론적으로 우주에 존재하는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어요. 둥둥 떠서 나는 게 아니라 아예 이 자리에서 저 자리로 이동해버리죠. 특유의 소리와 함께요. 이것도 도라에몽에 나오는 타임머신을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높은 차원, 시간의 소용돌이를 떠다니다가 원하는 자리에서 '발생'하는 거죠.

 

 

 

  타디스가 전화 박스 모양인 이유는, 카멜레온 아치라는 위장장치가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타디스는 원래 새로운 곳에 착륙하면 그 시대나 문화에 맞게 모습을 바꾸죠. 그런데 닥터가 타고 다니는 타디스는 1963년 첫 에피소드에서 이 장치가 고장나 버리고, 지금까지 계속 전화박스 모양을 유지하고 있죠.

 

  제가 방금 '닥터의 타디스'라고 말씀드렸죠. 네, 맞습니다. 사실 타디스는 닥터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닥터의 고향 행성인 갈리프레이에선 흔한 기술이죠. 그렇지만 닥터처럼 지구에 들락날락하는 타임로드는 별로 없고, 무엇보다도 닥터후는 닥터가 주인공인 드라마라서 '타디스' 하면 곧잘 '닥터의 타디스'로 알아듣습니다.

 

  타디스는 유능한 기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의지가 있는, 생명체에 가까워요. 닥터후 방영 초기만 해도 닥터는 원하는 곳에 착륙을 할 수 없었어요. 지금도 닥터는 타디스를 잘 조종하지 못해요. 닥터 말로는 '타디스는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하는 것'이라나요. 뭐만 하면 스파크를 내며 망가지고, 어느 때는 위험하다고 닥터를 내버려두고 도망가는 등 타디스는 자기 뜻을 가지고 닥터에 반항하기도 해요.

 

  그래도 닥터는 타디스를 아끼죠. 이게 없으면 아무데도 가지 못하니까요. 물론 시청자들도 타디스가 없으면 재미없어하겠죠. 작가들은 이걸 잘 알아서, 닥터를 정말 위험에 몰아넣고 싶을 때는 타디스를 없애버려요. 땅에 묻히게 하거나 아까처럼 위험을 감지하고 도망치게 만들거나. 닥터후 에피소드들은 까놓고 말해서 닥터가 타디스를 타고 도망가면 일단 위험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닥터에게 영웅심을 주입하고,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동반자가 감염되거나 납치당하게 하는 등 타디스로 못 가도록 만들죠.

 

  올 가을 시즌 11에서는 디테일이 다른 타디스가 나올 예정입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스페셜에서 타디스 내부가 불에 휩싸이면서 사라져 버렸으니, 과연 닥터는 타디스 없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타디스를 다시 만나게 될까요. 이것도 또 하나의 재미죠. 타디스는 닥터후의 상징 중 하나면서 제 2의 주인공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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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초심자 가이드 - 손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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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타란(Sontaran)

 

키 작고 얼굴이 둥글둥글한 종족. 전투를 좋아하며 전쟁에 목말라하는 무사들. 달렉이나 사이버맨처럼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이들보다는 현실적인 악역.

 

 

손타란은 닥터후에 나오는 외계 종족입니다. 키는 보통 인간과 비슷하거나 조금 작습니다. 두 다리로 서서 걷고 말도 하는 등 우리랑 비슷하지만, 늘 잠수복처럼 생긴 군복을 입고 있습니다. 목이 없고 얼굴이 삼각형인 데다 피부색이 흙빛이어서 감자라고 불립니다.

 

손타란은 우스꽝스럽게 생겨도 인간한테는 매서운 종족입니다. 옛날 북유럽 전사들을 생각해 봅시다. 늘 전쟁만 생각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손타란도 비슷합니다. 모든 손타란들은 군인이고 늘 전쟁 상태입니다. 물론 그들한테도 일상이나 집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드라마에서 제대로 표현한 적은 없습니다. 손타란은 적군을 잡아 이용하는 행위조차 적의 명예를 더럽힌다고 믿는 전투종족입니다.

 

제가 아는 한 아직 아기 손타란이나 여자 손타란은 없습니다. 애초에 손타란들은 유전자를 복제해서 태어납니다. 태어난다기보다 찍어낸다는 말이 어울리겠죠. 달렉처럼 일당백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습니다.

 

 

 

2005년 닥터후가 부활하고 나서 손타란은 지구를 한 번 침공했습니다. 천재 지구 소년과 결탁해 매연 감소장치를 개발, 전 세계에 유통했죠. 매연 감소장치는 정해진 시각에 흰 연기를 내뿜었는데, 이 연기는 손타란을 생산할 수 있는 일종의 양수 같은 기체죠. 이 기체를 지구 가득히 채운 다음 손타란을 대량생산할 계획인 것입니다. 물론 닥터가 막아냈어요. 사실 에피소드 자체는 재밌었지만 손타란이라는 종족과 보여준 행동은 어울리지 않았죠. 원래 손타란이라면 명예롭게 선전포고를 넣고 바로 공격에 들어갔을 테니까요.

 

 

 

 

제일 유명한 손타란 캐릭터는 스트랙스입니다. 스트랙스는 닥터랑 친한 손타란입니다. 손타란은 호전적인 종족이지만, 달렉이나 사이버맨처럼 모든 종족을 증오하거나 닥터와 종족 레벨에서 원수를 지지는 않았으니까 이런 관계가 가능하죠. 스트랙스는 닥터가 과거에 베푼 은혜를 갚기 위해 닥터와 함께 전투에 참전해 죽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다시 살아났는데,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바보 캐릭터가 되어 버렸습니다. 툭하면 죽인다, 공격한다 외치지만 늘 헛다리를 짚는 바보 말입니다. 이제 13대 닥터가 나오고 제작진이 바뀌었으니 다시 출연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손타란은 확실히 달렉, 사이버맨보다는 비중도 분량도 적습니다. 그렇지만 잊을 만하면 나와주는 감초 종족이니까 13대 닥터 시즌에 한 번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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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초심자 안내서 - 달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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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렉Dalek

 

 

개요

달렉은 닥터후에 등장하는 외계종족입니다. 후추통 모양으로 생겼지만 살인 하나는 잘 합니다. 툭하면 말살하라!(EXTERMIATE!)를 외칩니다. 닥터와 숱하게 싸웠습니다. 닥터후 세계관에서도 악명이 높고 TV 밖에서도 유명한 종족입니다.

 

 

 

 

역사

달렉은 닥터후가 방영을 시작한 1963년부터 출연했습니다. 당시 닥터후 줄거리는 일명 시리얼(Serial)이라 불렸고 시리얼은 25분짜리 에피소드들로 나누어 방송했습니다. 달렉은 무려 두 번째 시리얼부터 나온 닥터후의 개국공신입니다.

 

달렉은 설정 상 스카로라는 행성 출신입니다. 스카로 행성에선 탈과 칼레드 두 종족이 끝없는 전쟁을 벌였습니다. 칼레드 출신 천재 과학자인 다브로스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달렉을 개발합니다. 자기가 만든 종족이 온 우주를 위협하게 될 것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모양과 행동 

달렉은 팬들에게 후추통이라 불립니다. 맨 위에는 눈 기능을 하는 장치가 있고 몸체 중간에는 뚫어뻥처럼 생긴 기계와 짧지만 강력한 무기가 달려 있습니다. 몸 아랫부분에는 둥근 알(?)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습니다. 금속 몸체 안에는 흐물흐물하고 눈알이 하나인 생명체가 있습니다.

 

달렉은 태생이 전투무기라 그런지 살인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죽일 필요가 없으면 살린다가 맞지만 달렉에게는 살릴 필요가 없으면 죽인다가 상식입니다. 그러나 설정과는 다르게 달렉들이 무작정 보이는 대로 생명체들을 죽이지는 않습니다. 달렉도 지능이 있어서 남들을 속이거나 이득을 위해 눈앞에 있는 살인 기회를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힘과 기회를 얻은 후 최종목표는 언제나 죽이고 또 죽이는 것입니다.

 

달렉 명대사는 단연코 말살하라!EXTERMINATE!’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캐릭터인 블리츠크랭크도 이 대사를 가끔 외칩니다.

 

 

 

 

묘사

옛날만 해도 달렉은 무섭긴 해도 재앙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달렉은 바닥에서 전원을 공급해서 들어올리기만 해도 옴짝달싹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캐릭터가 그렇듯이 이런 세세한 설정은 사라지고 살인과 증오로 뭉친 종족라는 설정만 남았습니다.

 

현대 달렉은 매우 강력합니다. 웬만한 무기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습니다. 그와 반대로 달렉이 쏘는 무기는 거의 모든 종족을 단번에 죽입니다.

 

 

 

 

잡담

올드 시즌에서는 그저 비인간적인 악당들취급을 받던 달렉은 2005년 뉴 시즌부터는 외계인 침공 영화에 나올 법한 수준으로 강해집니다. 러셀 T 데이비스가 닥터후를 맡은 네 시즌 동안 달렉은 무려 세 시즌의 최종보스로 강림했습니다.

 

새로 자리를 잡은 스티븐 모팻 시절엔 달렉이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달렉은 옛날처럼 악당 중 하나가 되었고, 달렉이 더 강력한 외계인한테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새로 나온 종족의 강력함을 보여주기 위해 달렉을 써먹은 것이죠.

 

두 작가가 보인 묘사는 일장일단입니다. 누구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강력한 달렉이 그립다고 합니다. 누구는 너무 자주 최종보스를 맡은 시절을 지적하면서 헐리우드식 침략 외계인보다는 은하계 한 구석에서 사람들을 몰아넣고 죽이는 달렉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무튼 달렉은 닥터의 고향을 박살내고 동료들의 생명을 위협했으니 닥터한테 달렉은 주적이면서 원수입니다.

 

현재 달렉 목소리는 니콜라스 브릭스가 맡고 있습니다. 니콜라스 브릭스도 몇몇 닥터후 제작진처럼 닥터후 팬으로, 닥터후 오디오북 제작사 빅 피니시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드라마 속 대표 악역 목소리를 맡다니. 꿈만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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