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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56)
사이버맨, 그들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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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12월 1일) KBS 해외걸작드라마 <닥터 후 시즌 10>에서 방송되는 에피소드는 사이버맨을 다룹니다. 사이버맨을 처음 보시는 시청자들과 팬을 위해 사이버맨을 간략하게 정리해 봤습니다.

 

사이버맨Cyberman

 

 

 

요약

  은빛 몸과 텅 빈 두 눈. 감정 없는 기계 인간.

 

등장

  사이버맨이 첫 등장한 에피소드는 1967년 <The Tenth Planet>이다. 사이버맨은 본래 몬다스라는 지구 쌍둥이 행성 출신 인간이었다. 몬다스가 지구와 떨어져 태양계 밖으로 날아가면서 몬다스는 사람이 살 수 없는 행성이 되었다. 몬다스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자기 몸을 기계로 개조하고 감정을 제거했다. 이것이 사이버맨의 시초다.

 

 

 

특징

  사이버맨은 말 그대로 사이버하게 생겼다. 은빛으로 빛나는 몸을 지녔고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구멍 둘뿐이다. 머리 위에는 헤드폰처럼 두 귀를 잇는 장치가 있다. 말도 기계처럼 무뚝뚝하다. 사이버맨은 감정이 없으며 상대방을 죽이는 데에 거침이 없다. 달렉이 증오만을 느낀다면 이들은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다. 흡사 터미네이터와 비슷하다.

 

 

 

  사이버맨은 숱차례 지구를 침공했다. 사이버맨은 인류를 적으로 삼지만 미워하지는 않는다. 사이버맨은 기회가 있으면 인간들을 잡아서 사이버맨으로 개조한다. 물론 당사자의 허락은 구하지 않는다. 사이버맨은 생물체들을 자기처럼 '변환'하는 것을 좋아하며 제 딴에는 고통과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친절'을 베푼다.

 

  사이버맨은 기계며 사람보다는 훨씬 세다. 54년 닥터후 역사만큼 설정도 널뛰기를 뛰지만 현대 총기로는 물리치기 힘들다고 보면 좋다. 다만 폭발물로는 쓰러뜨릴 수 있는 것 같다.

 

 

또 다른 등장

  2006년 에피소드에서 닥터는 평행세계에 도착한다. 이 평행세계에서는 존 루믹이라는 재벌 총수가 사람들을 잡아 사이버맨으로 만든다. 이른바 사이버리아드 사이버맨의 탄생이다. 사이버리아드 사이버맨은 시즌 끝물에 이쪽 세계를 침공한다. 물론 닥터가 물리친다.

 

  이때부터 설정이 대폭 꼬이기 시작한다. 이 에피소드 이후 등장한 사이버맨은 몬다스 사이버맨인가? 사이버리아드 사이버맨인가? 일부 팬들은 의문을 제기했지만 대다수의 팬과 심지어 제작진마저 출신을 굳이 묻지 않는다. 그러니 여러분들은 나중에 사이버맨이 나오면 '아. 사이버맨이구나' 하면 된다.

 

닥터후를 처음 보는 사람을 위한 설명

  사람을 자기처럼 개조하는 무감정한 은빛 보급형 터미네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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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넷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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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씨가 벌써 추워졌습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12대 닥터와 작별하고 13대 닥터를 맞는 날이 벌써 한 달 앞입니다. 사실 13대 닥터의 새 시즌은 내년 가을은 되어야 볼 수 있으니, 크리스마스를 보내도 또 반년 넘게 기다려야겠네요. 드라마 팬도 참 하기 힘듭니다.

 

첫 번째 소식. 11월 23일은 닥터후의 생일

 

4대 닥터 배우인 톰 베이커의 인사

 

 

  지금으로부터 54년 전인 1963년 11월 23일, 닥터후의 첫 에피소드인 <An Unearthly Child>가 방송되었습니다. 학교 교사인 이안과 바바라는 최근 엉뚱한 전학생인 수잔을 걱정해 수잔이 사는 곳까지 찾아옵니다. 그곳에서 수잔의 할아버지인 닥터를 발견하고, 닥터는 이들을 태운 채 타디스를 출발시켜 버립니다.

 

  이렇게 시작된 닥터의 모험은 1989년 시청률 악화로 중단되고 1996년 TV 극장판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는가 했지만 좌절됩니다. 그러나 2005년 닥터후는 보란듯이 다시 살아났고 2017년까지 브라운관에 나오고 있습니다.

 

  누가 이 '외계인이 전화박스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하는 이야기'가 54년 갈 것이라고 상상이나 했을까요. 닥터후 팬으로서 닥터후가 오래 오래 방송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소식. 톰 베이커가 미공개 에피소드에 등장

 

 

 

  예전에 1979년 제작이 중단된 에피소드 <Shada>가 다시 탄생했다고 알려드린 바 있습니다. <Shada>는 더글러스 애덤스가 각본을 쓴 에피소드로 1979년 17번째 시즌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었지만 파업 사태로 촬영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 BBC가 촬영분은 리마스터링을 거치고 미촬영분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서 에피소드를 발매하는데요.

 

  애니메이션은 당시 출연진들이 모두 복귀해서 더빙했습니다. 놀라운 점은 에피소드 마지막에 '현재' 톰 베이커가 깜짝출연을 했다는 겁니다. 요즘 찍은 장면인데 70년대스럽게 보이는 효과가 참 놀랍네요.

 

 

 

 

세 번째 소식. 닥터후 오디오 드라마 대폭 할인

 

 

  닥터후 오디오 드라마 제작사로 유명한 빅 피니시에서 최강할인을 진행합니다. 거의 '사장님이 미쳤어요' 급입니다. 할인 제목은 '99 for 99p'. 말 그대로 99가지 오디오 드라마를 각각 0.99달러에 판매합니다. 오늘 환율로 따지면 약 1077원입니다.

 

  물론 최신 오디오 드라마는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닥터가 나오지 않는, 닥터후 스핀오프 오디오 드라마도 많습니다. 그래도 닥터후 팬한테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영어실력이 되는 닥터후 팬한테는 더 반갑겠죠. 그래서 저는 덜 반갑네요.

 

  이번 세일은 영국 시간으로 12월 22일 자정까지 진행한다고 합니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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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ce Upon a Time> 클립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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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BBC는 자선방송 <Children In Need>의 일환으로 올해 크리스마스에 방영할 닥터후 스페셜 에피소드 <Twice Upon a Time>의 일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2분여의 짧은 영상이지만 한 달 넘게 남은 크리스마스가 야속할 만큼 기대감을 주는 클립이었습니다.

 

  영상은 1대 닥터, '캡틴'이라 불리는 한 남자, 12대 닥터가 타디스에 들어가면서 시작됩니다. 1대 닥터는 자기 타디스에 들어온 줄 알았지만 사실은 12대 닥터의 타디스였기에 당황합니다. 물론 캡틴은 타디스 그 자체에 충격을 받습니다. 12대 닥터는 재생성 빛으로 빛나는 자기 손을 보여주면서 자기가 닥터임을 알려줍니다. 1대 닥터는 자기가 더 젊을 줄 알았다면서 12대 닥터를 놀라게 합니다.

 

 

 

 

  이번 영상은 미리보기라 줄거리 파악을 하지 못하는 범위에서 내보냈지만 확실히 크리스마스를 향한 기대감을 키워줍니다. 1차 대전 장교인 캡틴이 자신이 '1차' 대전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는 모습이나 자기 앞에 선 사람이 자신임을 알았을 때 1대 닥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놀라는 모습, 자기가 미래엔 더 젊을 줄 알았다는 말에 어이를 상실한 12대 닥터까지. 그야말로 2분만에 서로 놀라고 놀리는 장면은 스티븐 모팻의 악마 같은 재능을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그런데 마크 게티스가 연기하는 저 캡틴은 어디서 온 캐릭터일까요? 예고편을 보아 하니 1차대전 전장에서 온 듯한데. 예고편을 다시 보면 '시간이 멈췄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캡틴이 있던 전장이 왜 시간이 멈춘 걸까요? 2대 닥터 에피소드인 War Games처럼 설마 가상의 전장일까요? 캡틴은 무슨 일로 닥터(들)과 엮인 걸까요? 볼수록 궁금증만 생깁니다.

 

 

  영상뿐 아니라 사진도 공개되었습니다. 이전 예고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1대 닥터는 <The Tenth Planet> 에피소드 시점에 있습니다. <The Tenth Planet>은 1966년 방영된 에피소드로 닥터후 역사상 최초로 사이버맨이 출연하는 편이자 1대 닥터가 마지막으로 정규 출연하는 편입니다. 1대 닥터는 남극 기지에서 사이버맨과 싸워 이긴 후 마지막에 2대 닥터로 재생성합니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당시 1대 닥터와 두 동반자들이 나옵니다. 당연히 실제 <The Tenth Planet>과는 다른 배우가 맡았습니다. 가운데에 1대 닥터, 왼쪽 남성이 벤, 오른쪽 여성이 폴리 입니다. 1대 닥터와 두 동반자들을 HD 컬러로 보게 되다니 오래 살고 볼 일입니다.

 

 

 

 

  아마 이번 크리스마스 <Twice Upon a Time>은 12대 닥터의 재생성뿐 아니라 1대 닥터의 재생성도 다룰 것 같습니다. 1대 닥터가 재생성하는 원인이 제대로 화면에 나오지 않았으니 스티븐 모팻이 이걸 놓칠 리가 없었겠죠. 게다가 <The Tenth Planet>의 후반부는 녹화본이 사라져서 더욱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은 것이라고는 음성이고 최근에 BBC는 DVD를 출시하면서 영상이 없는 부분은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제작했습니다.

 

  만약 <The Tenth Planet>이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 재현된다면 조금 어색하기도 하겠습니다. 에피소드 배경은 1980년대로 방영 당시에는 미래였지만 지금은 과거니까요. 뭐 옛날 SF니까요. 2대 닥터 에피소드 중에는 2018년이 배경인 것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 볼 관전 포인트가 하나 는 셈입니다. 과연 1966년 에피소드를 얼마나 잘 재현했을까요? 이것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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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닥터 새 복장. 그외 새로운 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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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후 팬에게 가을은 잔인한 계절입니다. 시즌이 끝나고 크리스마스 스페셜까지 감감 무소식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새로운 소식이 차근차근 들어오고 있고, 13대 닥터를 기다리는 기대감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으니 버틸 만 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닥터후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1. 13대 닥터 의상 공개

 

 

  며칠 전 BBC는 조디 휘태커가 연기할 13대 닥터의 의상과 타디스 디자인을 공개했습니다. 보시다시피 13대 닥터 복장은 검은 상의와 푸른 바지에 멜빵을 메고 상아색 긴 코트를 걸친 모습입니다.

 

  대부분 팬들은 조금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닥터가 괴짜 외계인이라지만 이런 복장은 어색하다', '차라리 예전에 공개한 후드티가 낫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2000년 동안 남자였다가 갑자기 여자가 된 외계인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렸다', '13대 닥터가 4대 닥터처럼 천진난만한 성격이라면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벌써 팬아트도 속출하고 있고요.

 

  의상에 가려져서 그렇지 타디스도 꽤 새로워졌습니다. 먼저 타디스 표면이 9대 ~ 10대 닥터 시절처럼 낡은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예전보다는 푸른 빛감이 줄어들고 조금 색이 어두워진 것 같습니다. 타디스 문에 붙은 안내판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했습니다. 스티븐 모팻이 <Blink> 에피소드에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말했듯이 타디스는 영국 경찰 전화박스를 흉내낼 뿐 아주 정확히 전화박스로 모습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타디스 디자인은 닥터 별로 조금씩 크기나 비율, 디테일이 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의상은 마음에 듭니다. 위에 썼듯이 13대 닥터가 어린아이 같은 닥터라면 저 복장이 참 어울립니다. 벌써부터 맹한 표정을 짓고 4차원적인 말을 중얼대는 닥터가 눈에 선하네요. 혹시 모르죠. 저런 복장에 아주 어두운 성격을 지녀서 옷과 사람을 대비시키려는 걸지도 모르지만요. 타디스는 검은 안내판이 조금 거슬리네요.

 

  참고로 13대 닥터가 입은 코트의 실제 색은 살짝 보라색에 가깝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노을빛 때문에 베이지색처럼 보이는 것이고요. 출처가 정확하지 않지만 혹시나 해서 언급해 봅니다.

 

 

2. 조디 휘태커 촬영장 사진 공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지금은 삭제됨)

 

 

  한편 영국에서는 시즌11 촬영을 시작한 모양입니다. 한 트위터리안이 11시즌 촬영장 사진을 올렸는데요. 지금은 신고를 받아서 삭제된 것 같습니다. 사진은 조디 휘태커가 12대 닥터 의상을 입은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저기서 촬영 중인 장면은 시즌 11 첫 화겠죠. 피터 카팔디가 입은 옷을 조디 휘태커가 입은 걸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직 재생성 장면을 보진 않았지만 12대 닥터가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13대 닥터는 어디서 옷을 얻을지 궁금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역대 닥터의 의상 출처(?)를 알아봅니다.

 

1대 닥터는 그냥 자기 옷을 입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2대 닥터는 재생성하면서 옷도 같이 바뀌었습니다. 아직 재생성 설정이 확실하지 않은 때였습니다.

3대 닥터는 목욕을 마치고 다른 사람이 벗어놓은 옷을 훔쳐 입었습니다.

4, 5, 6, 7대 닥터는 타디스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8대 닥터는 영안실에서 재생성한 후 병원 직원의 옷을 훔쳐 입었습니다.

9대 닥터는 출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자기 취향대로 골라 입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10대 닥터는 타디스 옷장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11대 닥터는 병원에서 주워 입었습니다.

12대 닥터는 타디스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대체로 닥터들은 옷을 자기가 골라 입거나 주워 입었습니다. 13대 닥터는 어느 쪽일지 궁금합니다.

 

 

3. 크리스마스 스페셜 일부 공개 예정

 

닥터후 트위터 공식계정에 올라온 사진(https://twitter.com/bbcdoctorwho/status/929702896014385154)

 

  BBC는 매년 <Children In Need>라는 자선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날을 잡아서 기부를 받는 행사죠. 닥터후 팬한테도 이 Children In Need는 익숙합니다. 이 날엔 여러 BBC 드라마들이 특집으로 짧은 영상을 만드는데요. 닥터후도 예외는 아닙니다. 2005년에는 시즌 1 마지막화와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사이를 다룬 짧은 영상을 공개했고 2007년에는 10대 닥터와 5대 닥터가 만나는 단편 <Time Crash>를 방영했습니다(둘이 장인과 사위가 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올해 Children In Need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방영할 에피소드 <Twice Upon a Time>의 일부 장면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중요한 장면은 절대 보여주지 않을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1분이라도 보여주면 감사하겠죠.

 

  이번 영상은 영국날짜로 11월 17일에 BBC1 채널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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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의 딸' 제니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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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 피니시가 또 일을 냈습니다. 2008년 뉴 시즌 4에 등장한 닥터의 딸, 제니가 빅 피니시 오디오북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입니다.

 

  2008년 에피소드 '닥터의 딸(The Doctor's Daughter)에서 10대 닥터와 일행은 전쟁이 한창이던 행성에 착륙합니다. 그곳에서 닥터는 강제로 유전자 복제 기계에 손을 넣게 됩니다. 그렇게 닥터의 유전자를 복제해서 나온 클론이 바로 제니죠. 제니는 자신이 생성되었다(Generated)는 사실에 착안해 자기 자신에게 제니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제니는 닥터의 유전자를 받아서 심장도 타임로드처럼 둘입니다. 거기에 원래 유전자 복제 목적이 전사 양성인 만큼 싸움실력도 뛰어납니다. 마지막에 총을 맞고 쓰러진 제니는 닥터가 떠나고 난 후 재생성과 비슷한 효과를 내면서 다시 살아납니다. 그러고는 자기 아버지처럼 우주를 여행하겠다면서 우주선을 타고 날아갑니다.

 

  처음 에피소드가 방영되었을 당시에는 '언젠가 제니가 재등장할 것이다'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나고 닥터가 두 번이나 바뀌면서 사람들은 제니를 포기했습니다. '그럴 거면 왜 마지막에 다시 살아나게 했냐'는 질문도 나왔지만 닥터후는 이곳저곳 들쑤시는 드라마고, 한 번 들른 곳에서 만난 매력적인 조연도 결국은 떠나야 하는 드라마이기에 저는 납득했습니다. 제니는 코믹스판 The Lost Dimension에서 12대 닥터와 재회하긴 합니다.

 

 

  한편 제니를 맡은 배우 조지아 모펫은 5대 닥터를 연기한 피터 데이비슨의 딸입니다. 말 그대로 '닥터의 딸'인 셈이지요. 더 놀라운 점은 조지아 모펫은 훗날 10대 닥터인 데이비트 테넌트와 결혼합니다. 그러니 닥터의 딸이 닥터와 결혼한 셈입니다.

 

 

  제니가 복귀한 오디오북 시리즈 Jenny: the Doctor's Daughter는 네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며 플레이타임은 총 300분 정도입니다. 2018년 6월에 출시 예정이며 예약구매 가격은 CD가 약 30달러, 다운로드가 약 20달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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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닥터후 시즌 10 중간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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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요일 밤 12시에 방송하는 KBS1 해외걸작드라마 닥터후 시즌 10이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 매주 빼놓지 않고 시청중인데, 아직까지는 만족스럽기도 하고 조금 불만이 있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더빙을 보면서 느낀 점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설영범 성우가 맡은 12대 닥터입니다. 설영범 성우는 12대 닥터가 등장하기 전부터 닥터 역으로 정해졌습니다. 시즌 8 방송 이전에 닥터후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피터 카팔디와 제나 콜먼이 한국을 방문했죠. 그때 피터 카팔디와 설영범 성우가 같이 찍은 사진이 올라왔고, 그때부터 설영범 성우가 12대 닥터를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왼쪽부터 클라라 오스왈드를 연기한 안찬이 성우, 피터 카팔디, 설영범 성우. 안찬이 성우는 캐스팅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평소 안찬이 성우의 연기력을 알던 성우팬들이 불안해했다. 그래도 시즌 9부터는 꽤나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설영범 성우의 12대 닥터 연기는 아주 좋았습니다. 재생성 직후 더빙은 피터 카팔디 목소리를 따라가서 그런지 좀 걸걸했습니다. 그렇지만 시즌 8부터는 목소리가 조금 높아지고 능글맞아졌습니다. 성우라는 직업이 꼭 원래 배우의 목소리를 따르라는 법은 없고, 실제로도 듣기 좋아서 이 부분은 넘어가겠습니다.

 

  시즌 10에서 설영범 성우가 보여준 연기는 이전 시즌과는 좀 다릅니다. 조금 4차원스럽고 허겁지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이건 성우의 잘잘못을 떠나 원래 연기와 분위기를 따져야 할 것 같습니다. 시즌 10에 들어와서 닥터는 미스테리한 여행자보다는 아이를 돌보는 츤데레 아저씨에 가까워졌습니다. 실제로 이번 시즌은 닥터 캐릭터를 살리지 못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시즌 내내 강단에서 교수로 위장해 산다는 설정을 반영했는지 훈계조처럼 들리기도 했고요.

 

2화에 나온 이모티콘 로봇들. 2화는 지금 생각해도 조금만 스토리를 다듬었으면 명작이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제작진에게 미안하지만 시즌 대부분 에피소드가 그렇다

 

  이번 시즌에 처음 등장한 빌은 오인실 성우가 맡았습니다. KBS 방영 전부터 누가 빌을 더빙할지 기대했는데, 꽤 훌륭한 목소리였습니다. 보이시한 여성 목소리가 빌과 잘 어울립니다. 사실 평가는 좋지 않습니다만 그건 빌이 싫은 거지 빌 목소리가 싫은 게 아니라서... 아직 안 보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 없이 말하자면, 마지막화 연기가 기대됩니다.

 

  나돌은 서문석 성우가 맡았습니다. 조금 의외였습니다. 2015 크리스마스 스페셜만 출연한 조연급 캐릭터여서 성우가 바뀔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성우가 캐릭터를 잘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나돌은 크리스마스 스페셜에서는 그냥 바보 캐릭터였지만 시즌 10부터는 각성이라도 했는지 필요할 때는 아주 시니컬한 상남자가 되는데, 더빙으로 보니 시니컬한 척 하는 바보로 보입니다.

 

전세계 시청자들은 시즌 10에서 개그 캐릭터 나돌을 기대했다. 물론 개그도 많았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나돌은 싸나이였다. 그러나 '나돌은 보통 인간이 아니다'임을 드라마 내에서 잘 설명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지난 주 미시가 처음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 미시는 예상대로 민지 성우가 더빙했습니다. 민지 성우는 시즌 8부터 미시를 맡았으니 이상할 건 없습니다. 미시 특유의 '발랄한 사이코패스' 연기를 두 시즌에 걸쳐 잘 들려주어서 저도 좋게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을 딱 하나 꼽자면, 지난 주 에피소드에서 처음 보여준 더빙을 고르겠습니다. 뭐랄까. 목소리가 조금 다운되었다고 해야 하나요. 물론 분량이 많지 않은 데다 죽기 직전인 상황이라 성우분이 그렇게 연기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번역 쪽으로는 이번 시즌은 매끄럽지 못한 것 같습니다. 10시즌이 언어유희나 추상적인 문장이 많은 것 같기도 했지만, 조금 급하게 번역해서 더빙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 좋은데 'EXTERMINATE!'를 '전멸시켜라'로 번역하다니요.

 

 

  제가 좀 심했나요. 아까부터 너무 지적만 한 것 같네요. 사실 이번 시즌 KBS 더빙도 훌륭한 편에 속하는데요. 다만 지난 주부터 시작한 '수도승 3부작'은 안 그래도 평가가 박한 이 시즌에서 제일 욕 먹는 에피소드들입니다. 그래도 마지막화는 정말 재밌으니까, 이 글을 읽은 닥터후 시청자분들은 조금 참아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숙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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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렉이 사람을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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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BBC



 드라마 닥터후에 나오는 외계인 달렉은 후추통처럼 생긴 종족으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종족을 정복하고 죽이는 것이 삶의 목표인 녀석들입니다. 늘 '말살하라!(Exterminate!)'를 외치면서 보이는 생명들한테 레이저를 쏴서 죽여 버립니다. 달렉은 닥터후가 첫방송한 1963년부터 등장한 유서 깊고 유명한 악당입니다. 이렇게 남 죽일 줄만 알던 달렉이 이번에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뉴스입니다.


  박테리아들은 시간이 지나면 약에 내성이 생깁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모든 약에 내성을 지닌 이른바 '슈퍼버그'가 탄생합니다. 치료조차 할 수 없는 이 슈퍼버그가 등장한다면 2050년까지 천만 명이 사망할지도 모른다고 최근 연구는 예측합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 슈퍼버그를 막기 위한 새로운 물질을 찾고 있습니다. 주로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바닷속이나 땅속을 뒤지고 있다는군요. 그런데 BBC 방송국 로비에 서 있는 달렉 모형이 뜻밖의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현재 한 연구진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런던 시내 빌딩들을 뒤지면서 쓸만한 박테리아가 있는지 탐색중입니다. 아담 러더포드 박사는 BBC 방송국의 마이크나 문 손잡이 등에서 샘플을 채취했습니다. 박사는 BBC 달렉 모형의 눈 부분도 채취했다고 합니다.


  박사가 채취한 샘플들을 배양해 보니, 아주 독특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달렉 눈 부분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새 항생제가 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 무려 네 가지나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샘플에서는 독특한 박테리아가 있었고, 어쩌면 새 항생제를 개발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진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colinsite/33782329632



  최근 시즌 10에서 달렉은 존재감을 과시하지 못했습니다. 사실 시즌 4에 달렉이 나올 때만 해도 너무 자주 나온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모팻 시즌에서는 달렉이 오히려 너무 덜 나오거나, 나와도 곁다리로만 나와서 조금은 불만입니다. 엄연히 우주를 위협하는 최강 종족인데 요즘은 왠지 '이 외계인이 이렇게 세다!'를 강조하려고 달렉을 당하게 하는 것 같네요. 이번 연구가 성공한다면 달렉도 '말살'이 아니라 '구조'를 하는 종족이 되겠군요.


기사링크 : https://gizmodo.com/a-doctor-who-dalek-is-helping-exterminate-antibiotic-re-1781534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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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1 동반자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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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BBC Doctor Who 트위터 공식계정(https://twitter.com/bbcdoctorwho/status/922214897013985281)




 어제 닥터후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13대 닥터의 동반자들을 연기할 배역과 배우가 공개되었습니다. 무려 세 명입니다. 사진 기준으로 왼쪽부터  야스민(Mandip Gill), 그레이엄(Bradley Walsh), 라이언(Tosin Cole)이라고 합니다.



  브래들리 월시(Bradley Walsh)가 닥터후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루머로 퍼져 있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의외입니다. 닥터가 세 명과 여행을 다닌 적은 그리 많지 않았죠. 1대 닥터가 첫화부터 손녀 수잔, 수잔이 다니는 학교의 과학교사와 역사교사인 이안과 바바라, 이렇게 셋과 여행을 했고 수잔이 닥터를 떠나고 비키가 합류해서 잠시 4인체제를 유지했죠. 5대 닥터도 잠시 니사, 티건, 털로우와 여행을 다녔고요.



  예전 포스트에서 크리스 칩널이 쓴 각본은 사람이 많이 나온다고 했는데, 이제는 동반자도 많아진 셈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저 세 명이 어떻게 닥터와 만날지가 더 궁금합니다. 셋이 한 번에 합류할까요, 차례차례 합류할까요? 한 번에 합류한다면 저 셋은 무슨 관계일까요? 선생과 제자일 수도 있고 동네 아저씨와 옆집 청년들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동반자 캐스팅도 정해졌으니 제발 빨리 촬영해서 TV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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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설정충돌 - UNIT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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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후는 1963년에 시작한 유서 깊은 드라마입니다. 유서가 깊고 깊어서 골짜기를 이룰 정도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SF드라마로 기네스북도 받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닥터후 안에서도 설정들이 얽히고 섥혀서 충돌하기도 합니다. 역사도 긴 데다 시간여행마저 들어가니 이리 꼬이고 저리 꼬입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유명한 닥터후 설정 충돌을 다뤄볼까 합니다. 유명해서 실제 DVD에서 짧게 다루기도 했을 정도입니다. 바로 UNIT 시기 논쟁입니다.

 

에피소드에 나온 UNIT 본부. UNIT은 뉴 시즌 1에서 4까지는 토치우드에 밀려 조금 찬밥이지만(등장은 한다), 시즌 8부터 다시 활약하기 시작한다.

 

 

  UNIT은 3대 닥터 시기에 처음 등장한 군사기관입니다. 다른 SF작품에도 많이 있는 지구방위대 되시겠습니다. 지구 역사에 너무 개입했다는 죄로 강제 재생성한 닥터는 타디스 작동법마저 기억에서 지워진 채 지구로 귀양을 오게 됩니다. 닥터는 UNIT에 과학 고문으로 들어가 상부상조하며 살게 되죠.

 

 

 

  UNIT 영국 지부장은 고든 레스브리지-스튜어트 준장으로, 콧수염이 특징인 아저씨입니다. 그런데 닥터가 고든 준장을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 아닙니다. 2대 닥터 에피소드인 The Web of Fear에서 닥터는 아직 영국 육군 대령(Colonel)이던 고든을 만납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에드워드 트래버스라는 인물도 나오는데, The Abominable Snowmen에서 얼굴을 보인 적 있습니다. The Abominable Snowmen의 배경은 1935년 히말라야입니다. The Web of Fear에서 이때를 '40년도 넘은 일'이라고 표현했으니 The Web of Fear는 최소 1975년이 배경이겠군요.

 

에서 만난 2대 닥터와 고든 레스브리지-스튜어트(이때는 대령). 이 에피소드는 1편만 빼고 유실되었다가 2013년 나이지리아에서 에피소드가 발굴되었다. 그래도 3편은 아직 찾지 못했다.

 

 

  2대 닥터는 고든 레스브리지-스튜어트와 The Invasion 에피소드에서 또 만납니다. 이때 고든은 이미 준장으로 승진한 뒤입니다. 준장 말로는 The Web of Fear가 4년 전 일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The Invasion은 최소 1975+4 = 1979년이 배경이 됩니다. 닥터와 고든은 함께 사이버맨을 물리칩니다.

 

DVD 표지. 사이버맨들이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은 훗날 뉴 시즌 8에서 오마주된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 없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이야기는 꼬이기 시작합니다. 5대 닥터 에피소드인 Mawdryn Undead에서 닥터는 UNIT을 은퇴하고 학교 선생으로 살아가는 고든을 만납니다. 문제는 연도입니다. 고든은 1976년에 은퇴했다고 합니다. 잠깐만요. 그럼 1979년에 사이버맨과 싸우던 사람은 누구였습니까?

 

학교 교사가 되어 5대 닥터와 재회한 고든 레스브리지-스튜어트

 

 

  3대 닥터 마지막 동반자이자 4대 닥터 처음 동반자인 사라 제인 스미스를 보면 '1979년' 설에 무게가 실립니다. 사라 제인 스미스가 1980년 출신임은 4대 닥터 The Pyramid of Mars 에피소드에서 드러납니다. 그렇다면 3대 닥터가 UNIT에서 준장과 활동하던 시기는 70년대 후반입니다. 3대 닥터 에피소드 Invasion of the Dinosaurs에서 사라 제인은 자기가 23살이라고 합니다. 이 에피소드가 79~80년을 배경으로 한다면 사라 제인 스미스는 1956~1957년생이군요. 그런데 사라 제인 어드벤처에서는 1964년에 13살이었다고 합니다. 이건 또 뭐야?

 

 

  여기에 UNIT이 나오는 소설과 만화 등을 넣으면 한도 끝도 없을 겁니다. 일부 작가들은 UNIT을 다루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애를 썼다고 합니다. 이런 설정 충돌은 그러나 당연하기도 합니다. 50년이 넘은 시간여행 드라마가 꼬이지 않는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죠.

 

뉴 시즌 5부터 등장한 시간의 금. 시즌 5~시즌 7은 떡밥과 미스터리가 목구멍까지 꾸역꾸역 들어와서 본편에 집중이 어려울 정도였다. 호불호를 넘어서 매우 피곤한 시즌들이기도 했고.

 

  스티븐 모팻은 뉴 시즌 5에서 '시간의 금'으로 설정충돌을 해결했습니다. 분명 뉴 시즌 1부터 4까지 이런저런 외계인들이 지구를 침략했습니다. 자연히 시청자들은 '외계인이 이미 침략을 몇 번 했는데 아직도 외계인을 신기해하냐?'고 물을 수밖에 없었죠. 스티븐 모팻은 '시간의 금이 사건을 빨아들여서 기억조차 못하게 되었다'고 설명합니다. 뭐, 몇 년 지나면 그런 설명조차 안 하게 되지만요. 솔직히 저도 별 신경을 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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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방영 에피소드 <Shada>가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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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한국에서도 마이너한 인기를 가진 공상과학 소설입니다. 평범한 영국인 아서 덴트가 겪는 괴상한 모험을 다룬 이 이야기는 영화로도 나왔습니다. 영화판에서 아서 덴트는 드라마 <셜록>에서 왓슨을 맡은 마틴 프리먼이 연기했죠.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더글러스 애덤스라는 영국 작가가 썼습니다. 더크 젠틀리를 쓰기도 했는데 넷플릭스가 드라마로 만들었습니다.

 

 

더글러스 애덤스(사진 : John Johnson - https://www.flickr.com/people/92354342@N00)

 

 

 

혹시나가 역시나라고. 더글러스 애덤스는 닥터후 각본에 참여한 전적이 있습니다. 1979년 방송한 4대 닥터 에피소드 <City of Death>가 더글라스 애덤스 작품입니다(정확히는 공동저작).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한 이 4부작은 닥터후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고 현재까지도 4대 닥터 최고의 에피소드로 꼽히고 있습니다.

 

 

 

따뜻한 파리 경치와 더글러스 애덤스 특유의 시니컬한 스토리가 조화를 이루는 City of Death, 2017년 시청자 눈에는 별로일지도(사진 : BBC)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더글러스 애덤스가 쓴 에피소드가 또 하나 있습니다. 그것도 <City of Death>와 같은 시즌에 방송할 예정이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1980년 초에 방송했겠죠. 그 에피소드는 무려 6부작이었고 시즌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에피소드는 영영 방송하지 못했습니다. 그 제목은 <Shada>입니다.

 

 

<Shada>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닥터와 로마나는 1979년 캠브리지로 갑니다. 대학교수로 일하고 있는 크로노티스를 만나기 위해서죠. 크로노티스는 사실 은퇴한 타임로드로 지구에서 교수로 위장해서 여생을 보내는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크로노티스를 찾는 쪽은 닥터뿐이 아니었습니다. 과학자 스카그라는 크로노티스를 추적해 크로노티스가 소유한 책 한 권을 훔칩니다. 그 책이 있어야 셰이다(Shada)라는 행성으로 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셰이다 행성은 타임로드가 감옥으로 쓰던 행성으로, 스카그라는 셰이다에 갇힌 동료 살리아빈을 구출하기 위해 책을 훔친 것이었습니다. 스카그라는 책을 훔치고 로마나를 납치한 다음 닥터의 타디스마저 빼앗아 셰이다로 향합니다. 살리아빈은 타인의 마음을 조종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고, 풀려난다면 온 우주가 위험하게 됩니다. 닥터는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할까요?

 

 

 

 

실제 Shada 촬영분. 4대 닥터(중앙) 뒤로 옛날 타디스가 보인다. 클래식 닥터후는 촬영을 대충 한 탓인지 배우가 컴컴한 타디스 모형에 들어가는 것이 그대로 보였다. 현재는 타디스 안에 패널을 세우거나 특수효과를 주어서 훨씬 자연스럽다.

 

 

 

만약 방송되었다면 <City of Death>를 넘을 최고의 에피소드가 될 수 있던 <Shada>를 시청자들은 보지 못했습니다. 1979년 영국을 휩쓴 인플레이션과 파업 사태로 촬영이 도중에 끊기고 말았거든요. 이후 재촬영 시도가 몇 번 있었지만 흐지부지되었고 결국 1980 6월 에피소드 제작은 공식적으로 취소됩니다.

 

 

 

닥터가 건물로 위장한 악당 타디스를 타고 자기 타디스를 되찾는 장면. 악당의 타디스가 상점처럼 보인다. 혹자는 이를 두고 시즌 9의 결말이 이 장면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냐고 주장한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스티븐 모팻, 미방영 에피소드마저 오마쥬하는 당신은 도대체...

 

 

 

이때 찍은 촬영분 일부는 1983년 빛을 봅니다. 1983 BBC는 닥터후 20주년을 맞아서 <The Five Doctors>라는 스페셜 에피소드를 만듭니다. 다섯 닥터가 모두 모이는 에피소드지만 4대 닥터를 연기한 톰 베이커는 출연을 거절했습니다. 에피소드에서 악당이 다섯 닥터를 모두 납치해 공간에 가두는데, 4대 닥터는 납치 도중 시공간의 미아가 되어 버려서 등장하지 못합니다. 그래도 초반 모습은 보여야 했기 때문에 4대 닥터는 Shada 촬영분으로 나타납니다. 캠브리지 대학에서 닥터와 로마나가 뱃놀이를 즐기는 장면이죠.

 

 

1992 BBC는 공식적으로 Shada VHS로 출시합니다. 이미 촬영한 분량을 대본대로 배치한 다음 빈 공간은 톰 베이커의 내레이션을 곁들인 채로요. 이때 VHS를 구매하면 실제 대본을 부록으로 주었다고 합니다. 2013년에는 DVD가 출시되었고요.

 

 

 

 

Shada VHS와 DVD. 영어고자인 나로서는 닥터후 DVD를 사보았자 알아듣지도 못한다.

그래도 소장용으로 하나만 구하고 싶은데 지갑은 오늘도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말린다

 

 

조그마한 틈새라도 보이면 달려들어 쪽쪽 빨아먹는 오디오 제작사 빅 피니시도 Shada 같은 먹잇감을 그냥 둘 리가 없었습니다. 2003년 빅 피니시와 BBC는 닥터후 40주년을 맞아 Shada를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발표합니다. 주인공은 4대 닥터에서 8대 닥터로 바꾸었고 따라서 설정도 조금 달라졌지만 8대 닥터를 연기한 폴 맥간과 로마나를 맡은 랄라 워드가 더빙했습니다. 지금은 볼 수 없는 것 같지만 검색을 해 보니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품질은 PPT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목소리로만 만족해야 할 수준이라고 하네요. 이후 빅 피니시는 Shada를 오디오 드라마로 출시합니다.

 

 

 

TV 극장판 한 편 출연으로 만족해야 했던 8대 닥터. 이렇게라도 오디오 드라마라도 활약을 하는 데 성공했다. 빅 피니시 최고의 장점이자 단점이 TV로 볼 수 없는 스토리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갑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설정을 쪽쪽 빨아먹는 것은 별로다.

 

 

 

내레이션으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으로, 오디오 드라마로 만들어진 Shada는 마침내 BBC의 손에서 정식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바로 며칠 전 닥터후 유튜브 계정이 예고편을 업로드 했습니다. 이번 Shada 11월에 블루레이와 DVD, 아이튠즈로 발매될 예정입니다. 촬영분은 디지털 리마스터를 거치고 미촬영분은 올 컬러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며 톰 베이커와 랄라 워드가 더빙하고 스틸북까지 판매한다고 합니다. 38년 전에 촬영 중단된 드라마를 다시 만들다니. 저도 닥터후 팬이지만 조금 무섭(?)군요.

 

 

 

 

마침내 BBC에서 공개한 Shada 트레일러. 목마른 닥터후 팬들의 갈증을 해결해 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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