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글쓰기와 닥터후, 엑셀, 통계학, 무료프로그램 배우기를 좋아하는 청년백수의 블로그
닥터후 (56)
닥터후 초심자 가이드 - 갈리프레이와 시간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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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리프레이는 닥터의 출신 행성. 시간 전쟁으로 파괴된 줄 알았지만 시간여행의 힘으로 복귀. 닥터와는 삐걱대는 사이.


 

 

닥터는 사람처럼 생겼지만 사람이 아닙니다. 외계인이죠. 닥터 고향은 바로 갈리프레이라는 행성이고 종족명은 타임 로드입니다.

 

우리야 설날과 추석마다 고향에 내려가지만 닥터는 고향에 잘 가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닥터는 고향을 싫어할 겁니다. 젊은 닥터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애초에 1대 닥터가 손녀 수잔과 함께 여행에 나선 사연도 알 수 없습니다. 빅 피니시 오디오 드라마 같은 비공식 매체를 보면 정치적인 사건에 휘말리거나 사고를 쳐서 고향에서 도망쳤다고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비공식설정이고 언제라도 뒤집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닥터는 여행 중독자라 고향에 갈 틈도 없죠. 닥터가 갈리프레이에 간다면 크게 둘 중 하나입니다. 갈리프레이가 위기에 처했거나 갈리프레이에서 닥터를 억지로 데려왔거나. 에피소드에서 닥터가 갈리프레이에 가면 대부분 사건에 휘말립니다. 그래서 더 가기 싫은지도 모르죠.

 





갈리프레이는 지금까지 묘사한 바로는 붉은 행성입니다. 타임로드는 거대한 유리 돔 안에 건물을 짓고 삽니다. 기술은 시간여행을 할 정도로 매우 발달했습니다. 대통령제인데 대통령 임기는 거의 무제한입니다. 말이 대통령이지 왕이나 마찬가지죠. 영어로도 Lord President라는, 전제주의와 민주주의를 반반 섞은 직함입니다. 게다가 귀족 계급이 존재하는 등 사회는 중세 유럽이나 판타지 종족과 비슷합니다.

 






시간 전쟁

 

1989년 종영하기까지 그토록 자기 고향과 티격태격하던 닥터도 2005년부터는 고향을 그리워하게 됩니다. 시간 전쟁을 겪으면서죠. 시간 전쟁은 엄청난 규모였다고 여러 입을 통해 묘사됩니다. 인류 역사로 치면 세계대전과 비슷한 포지션이죠.

 

닥터는 시간 전쟁 마지막 날, 전쟁을 끝내기 위해 갈리프레이와 달렉들을 몰살합니다.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이는 닥터에게 큰 상처가 되죠. 9대 닥터와 10대 닥터는 이를 늘 가슴에 품고 살아갔습니다.

 

그러나 201350주년 스페셜을 통해 11대 닥터는 갈리프레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사실 닥터는 갈리프레이를 날려버리긴 했는데, 평행세계로 날려버린 것이죠. ‘시간여행의 여행이었던 거임!’

 




그러나 평행세계에서 돌아온 갈리프레이는 최악의 실수를 저지릅니다. ‘혼종이라는 존재가 갈리프레이를 망친다는 예언에 겁을 먹은 갈리프레이 상층부는 닥터가 그 혼종이라고 믿고 닥터를 속여 소환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만 닥터의 친구 클라라 오스왈드가 죽고 말죠. 닥터는 분노해 타임로드 대통령을 쫓아내고 클라라를 살리려고 난리를 피우다 빠져나옵니다. 이로써 닥터와 갈리프레이는 다시 냉랭한 사이로 돌아갑니다.

 

  아무튼 정식으로 돌아왔으니 드라마에 갈리프레이가 등장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새 닥터, 새 제작진, 새 시대가 밝았으니 닥터의 고향 이야기가 한 번 나와도 괜찮겠네요. 하지만 반대로, 새 시대니만큼 닥터의 귀경길보다는 모험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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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초심자 가이드 - 타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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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가 타고 다니는 타임머신. 영국 경찰 전화박스 모습이지만 안은 매우 넓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어디든 갈 수 있다. 기계보다는 생명체에 가까우며 닥터의 영원한 동반자.


  타디스는 닥터가 타고 다니는 타임머신입니다. 겉으로는 푸른 상자처럼 생겼죠. 정확히는 옛날 영국 경찰 전화박스 모양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타디스는 닥터만큼이나 비밀이 많죠. 크기가 그중 하나입니다. 타디스 바깥크기는 공중전화랑 비슷하지만, 안은 매우 넓습니다. 도라에몽의 4차원 주머니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네요. 닥터와 여행하는 동반자가 바뀔 때마다 동반자가 타디스에 들어가서 놀라는 장면이 꼭 한 번은 나옵니다. '안이 밖보다 넓잖아!' 닥터도 은근히 이 대사를 의식합니다.


  우리가 주로 보는 타디스 내부는 문을 열면 바로 나오는 조종실이지만 타디스는 내부에도 넓은 공간이 있습니다. 조종실에서 더 들어가면 수많은 방과 복도들이 나옵니다. 방이 몇이고 얼마나 넓은지는 나온 적 없습니다만 아파트 한두 채는 가볍게 뛰어넘습니다. 안에는 수영장이나 도서관도 있지요. 저는 언젠가 닥터후에서 '타디스 어딘가에 숨어서 살던 외계인' 같은 소재가 등장했으면 좋겠네요.

 

  타디스Tardis라는 이름은 우주 속 시간과 상대적 차원Time and Relative Dimension in Space의 약자입니다. 닥터는 외계인인데 왜 영어로 이름을 지었냐고요? 그건 저도 모릅니다.

 

 

궁극의 타임머신

 

  타디스는 기본적으로 타임머신이라 시간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공간 여행도 가능합니다. 타디스는 이론적으로 우주에 존재하는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어요. 둥둥 떠서 나는 게 아니라 아예 이 자리에서 저 자리로 이동해버리죠. 특유의 소리와 함께요. 이것도 도라에몽에 나오는 타임머신을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높은 차원, 시간의 소용돌이를 떠다니다가 원하는 자리에서 '발생'하는 거죠.

 

 

 

  타디스가 전화 박스 모양인 이유는, 카멜레온 아치라는 위장장치가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타디스는 원래 새로운 곳에 착륙하면 그 시대나 문화에 맞게 모습을 바꾸죠. 그런데 닥터가 타고 다니는 타디스는 1963년 첫 에피소드에서 이 장치가 고장나 버리고, 지금까지 계속 전화박스 모양을 유지하고 있죠.

 

  제가 방금 '닥터의 타디스'라고 말씀드렸죠. 네, 맞습니다. 사실 타디스는 닥터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닥터의 고향 행성인 갈리프레이에선 흔한 기술이죠. 그렇지만 닥터처럼 지구에 들락날락하는 타임로드는 별로 없고, 무엇보다도 닥터후는 닥터가 주인공인 드라마라서 '타디스' 하면 곧잘 '닥터의 타디스'로 알아듣습니다.

 

  타디스는 유능한 기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의지가 있는, 생명체에 가까워요. 닥터후 방영 초기만 해도 닥터는 원하는 곳에 착륙을 할 수 없었어요. 지금도 닥터는 타디스를 잘 조종하지 못해요. 닥터 말로는 '타디스는 조종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하는 것'이라나요. 뭐만 하면 스파크를 내며 망가지고, 어느 때는 위험하다고 닥터를 내버려두고 도망가는 등 타디스는 자기 뜻을 가지고 닥터에 반항하기도 해요.

 

  그래도 닥터는 타디스를 아끼죠. 이게 없으면 아무데도 가지 못하니까요. 물론 시청자들도 타디스가 없으면 재미없어하겠죠. 작가들은 이걸 잘 알아서, 닥터를 정말 위험에 몰아넣고 싶을 때는 타디스를 없애버려요. 땅에 묻히게 하거나 아까처럼 위험을 감지하고 도망치게 만들거나. 닥터후 에피소드들은 까놓고 말해서 닥터가 타디스를 타고 도망가면 일단 위험하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닥터에게 영웅심을 주입하고,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동반자가 감염되거나 납치당하게 하는 등 타디스로 못 가도록 만들죠.

 

  올 가을 시즌 11에서는 디테일이 다른 타디스가 나올 예정입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스페셜에서 타디스 내부가 불에 휩싸이면서 사라져 버렸으니, 과연 닥터는 타디스 없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타디스를 다시 만나게 될까요. 이것도 또 하나의 재미죠. 타디스는 닥터후의 상징 중 하나면서 제 2의 주인공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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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초심자 가이드 - 손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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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타란(Sontaran)

 

키 작고 얼굴이 둥글둥글한 종족. 전투를 좋아하며 전쟁에 목말라하는 무사들. 달렉이나 사이버맨처럼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이들보다는 현실적인 악역.

 

 

손타란은 닥터후에 나오는 외계 종족입니다. 키는 보통 인간과 비슷하거나 조금 작습니다. 두 다리로 서서 걷고 말도 하는 등 우리랑 비슷하지만, 늘 잠수복처럼 생긴 군복을 입고 있습니다. 목이 없고 얼굴이 삼각형인 데다 피부색이 흙빛이어서 감자라고 불립니다.

 

손타란은 우스꽝스럽게 생겨도 인간한테는 매서운 종족입니다. 옛날 북유럽 전사들을 생각해 봅시다. 늘 전쟁만 생각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여깁니다. 손타란도 비슷합니다. 모든 손타란들은 군인이고 늘 전쟁 상태입니다. 물론 그들한테도 일상이나 집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 드라마에서 제대로 표현한 적은 없습니다. 손타란은 적군을 잡아 이용하는 행위조차 적의 명예를 더럽힌다고 믿는 전투종족입니다.

 

제가 아는 한 아직 아기 손타란이나 여자 손타란은 없습니다. 애초에 손타란들은 유전자를 복제해서 태어납니다. 태어난다기보다 찍어낸다는 말이 어울리겠죠. 달렉처럼 일당백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습니다.

 

 

 

2005년 닥터후가 부활하고 나서 손타란은 지구를 한 번 침공했습니다. 천재 지구 소년과 결탁해 매연 감소장치를 개발, 전 세계에 유통했죠. 매연 감소장치는 정해진 시각에 흰 연기를 내뿜었는데, 이 연기는 손타란을 생산할 수 있는 일종의 양수 같은 기체죠. 이 기체를 지구 가득히 채운 다음 손타란을 대량생산할 계획인 것입니다. 물론 닥터가 막아냈어요. 사실 에피소드 자체는 재밌었지만 손타란이라는 종족과 보여준 행동은 어울리지 않았죠. 원래 손타란이라면 명예롭게 선전포고를 넣고 바로 공격에 들어갔을 테니까요.

 

 

 

 

제일 유명한 손타란 캐릭터는 스트랙스입니다. 스트랙스는 닥터랑 친한 손타란입니다. 손타란은 호전적인 종족이지만, 달렉이나 사이버맨처럼 모든 종족을 증오하거나 닥터와 종족 레벨에서 원수를 지지는 않았으니까 이런 관계가 가능하죠. 스트랙스는 닥터가 과거에 베푼 은혜를 갚기 위해 닥터와 함께 전투에 참전해 죽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다시 살아났는데, 무슨 문제가 생겼는지 바보 캐릭터가 되어 버렸습니다. 툭하면 죽인다, 공격한다 외치지만 늘 헛다리를 짚는 바보 말입니다. 이제 13대 닥터가 나오고 제작진이 바뀌었으니 다시 출연할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

 

손타란은 확실히 달렉, 사이버맨보다는 비중도 분량도 적습니다. 그렇지만 잊을 만하면 나와주는 감초 종족이니까 13대 닥터 시즌에 한 번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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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닥터, 50년대 미국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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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촬영장 사진이 또 공개되었습니다. 아마 예전에 전해드린 것처럼 남아공에서 촬영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때도 말했지만 촬영장소가 남아공이라고 남아공이 배경이라는 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루머가 하나 돌고 있습니다.

 

  그 루머는 '남아공에서 촬영 중인 에피소드는 1950년대 미국이 배경이다'라는 소문입니다. 정확히는 1955년이라는 겁니다. 어떻게 연도까지 아느냐고요? 루머에 따르면 저 사진에 나오는 초록색 버스는 1955년 로자 파크스가 자리 양보를 거부했다 체포당한 그 버스라고 합니다.

 

  일단 부연설명이 필요하겠죠. 1950년대만 해도 미국 내에는 인종차별이 만연했고, 실제 버스 좌석도 백인 좌석과 흑인 좌석이 구분되었습니다. 1955년 12월 1일, 흑인 여성 로자 파크스는 백인들에게 버스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되었습니다. 이후 각지에서 버스를 보이콧하는 움직임이 벌어졌고, 이는 흑인 인권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만약 저 루머가 맞다면, 50년대 미국을 재현하러 남아공에 간 이유를 알 수가 없군요. 아마 예산 문제겠죠. 잠깐 나오는 장면을 찍으러 남아공까지 갔을 리는 없으니, 50년대 미국은 적어도 한 에피소드 전체를 관통하는 배경이 분명합니다.

 

  일부 팬들은 이런 배경 선택에 불안해하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닥터는 타임머신이 있으니 과거로 갈 수도 있고, 인종차별이 잘못된 것임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이미 여성 닥터로 구설수와 의심의 눈초리와 원망을 담은 채 민감한 소재를 건드려야 했을까요? 웬만큼 에피소드가 재밌고 감동을 주지 않는 이상 50년대 미국과 인종차별이라는 주제는 폭탄이 될 수 있습니다.

 

  크리스 칩널과 제작진은 어쩌면 정면돌파를 시도하는지도 모릅니다. 지난 시즌에서 빌 포츠는 흑인 레즈비언이라는 설정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빌 포츠가 여성이나 인종, 성적 지향을 드러내는 장면은 많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저렇게 조금만 드러낼 거면 왜 굳이 소수자 설정을 넣었나'면서 부족한 묘사를 지적했습니다. 제작진도 바보가 아닌 이상 여성 닥터가 논란 소용돌이를 만들 줄 알았겠죠. 대놓고 PC 노선을 가든, 선을 긋든 50년대 미국 에피소드는 13대 닥터가 갈 방향성을 확실히 보여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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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초심자 안내서 - 달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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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렉Dalek

 

 

개요

달렉은 닥터후에 등장하는 외계종족입니다. 후추통 모양으로 생겼지만 살인 하나는 잘 합니다. 툭하면 말살하라!(EXTERMIATE!)를 외칩니다. 닥터와 숱하게 싸웠습니다. 닥터후 세계관에서도 악명이 높고 TV 밖에서도 유명한 종족입니다.

 

 

 

 

역사

달렉은 닥터후가 방영을 시작한 1963년부터 출연했습니다. 당시 닥터후 줄거리는 일명 시리얼(Serial)이라 불렸고 시리얼은 25분짜리 에피소드들로 나누어 방송했습니다. 달렉은 무려 두 번째 시리얼부터 나온 닥터후의 개국공신입니다.

 

달렉은 설정 상 스카로라는 행성 출신입니다. 스카로 행성에선 탈과 칼레드 두 종족이 끝없는 전쟁을 벌였습니다. 칼레드 출신 천재 과학자인 다브로스는 전쟁을 끝내기 위해 달렉을 개발합니다. 자기가 만든 종족이 온 우주를 위협하게 될 것도 모르면서 말입니다.

 

 

 

 

모양과 행동 

달렉은 팬들에게 후추통이라 불립니다. 맨 위에는 눈 기능을 하는 장치가 있고 몸체 중간에는 뚫어뻥처럼 생긴 기계와 짧지만 강력한 무기가 달려 있습니다. 몸 아랫부분에는 둥근 알(?)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습니다. 금속 몸체 안에는 흐물흐물하고 눈알이 하나인 생명체가 있습니다.

 

달렉은 태생이 전투무기라 그런지 살인에 거리낌이 없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죽일 필요가 없으면 살린다가 맞지만 달렉에게는 살릴 필요가 없으면 죽인다가 상식입니다. 그러나 설정과는 다르게 달렉들이 무작정 보이는 대로 생명체들을 죽이지는 않습니다. 달렉도 지능이 있어서 남들을 속이거나 이득을 위해 눈앞에 있는 살인 기회를 버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힘과 기회를 얻은 후 최종목표는 언제나 죽이고 또 죽이는 것입니다.

 

달렉 명대사는 단연코 말살하라!EXTERMINATE!’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캐릭터인 블리츠크랭크도 이 대사를 가끔 외칩니다.

 

 

 

 

묘사

옛날만 해도 달렉은 무섭긴 해도 재앙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초기 달렉은 바닥에서 전원을 공급해서 들어올리기만 해도 옴짝달싹 못했습니다. 그러나 오래된 캐릭터가 그렇듯이 이런 세세한 설정은 사라지고 살인과 증오로 뭉친 종족라는 설정만 남았습니다.

 

현대 달렉은 매우 강력합니다. 웬만한 무기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습니다. 그와 반대로 달렉이 쏘는 무기는 거의 모든 종족을 단번에 죽입니다.

 

 

 

 

잡담

올드 시즌에서는 그저 비인간적인 악당들취급을 받던 달렉은 2005년 뉴 시즌부터는 외계인 침공 영화에 나올 법한 수준으로 강해집니다. 러셀 T 데이비스가 닥터후를 맡은 네 시즌 동안 달렉은 무려 세 시즌의 최종보스로 강림했습니다.

 

새로 자리를 잡은 스티븐 모팻 시절엔 달렉이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달렉은 옛날처럼 악당 중 하나가 되었고, 달렉이 더 강력한 외계인한테 일방적으로 당하는 모습도 보여줬습니다. 새로 나온 종족의 강력함을 보여주기 위해 달렉을 써먹은 것이죠.

 

두 작가가 보인 묘사는 일장일단입니다. 누구는 보기만 해도 소름이 돋는 강력한 달렉이 그립다고 합니다. 누구는 너무 자주 최종보스를 맡은 시절을 지적하면서 헐리우드식 침략 외계인보다는 은하계 한 구석에서 사람들을 몰아넣고 죽이는 달렉이 더 좋다고 합니다. 아무튼 달렉은 닥터의 고향을 박살내고 동료들의 생명을 위협했으니 닥터한테 달렉은 주적이면서 원수입니다.

 

현재 달렉 목소리는 니콜라스 브릭스가 맡고 있습니다. 니콜라스 브릭스도 몇몇 닥터후 제작진처럼 닥터후 팬으로, 닥터후 오디오북 제작사 빅 피니시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드라마 속 대표 악역 목소리를 맡다니. 꿈만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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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 13대 닥터가 목격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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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book_lounge(https://twitter.com/book_lounge/status/952540145898655746)

 

 

  몇 달 전부터 닥터후가 영국 외 국가, 특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에피소드를 촬영할 거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 소문이 사실인가 봅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한 서점 트위터에서 (아마도 촬영중인) 조디 휘태커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13대 닥터 복장을 입은 걸 보니 최소한 배우가 남아공에 놀러오지는 않았겠죠.

 

  닥터후는 예전부터 공상과학 치고는 저예산 드라마였습니다. 그에 맞게 배경은 우주선, 건물 내부였고 에피소드들은 세트장에서 찍기 편리했습니다. 물론 야외촬영도 많고 몇몇 에피소드는 외국에서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4대 닥터 에피소드 중 제일 유명한 <City of Death>는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했고 10대 닥터 2009년 스페셜인 <Planet of the Dead>는 사막행성이라는 배경을 맞추기 위해 두바이에서 촬영했습니다. 그러나 닥터후의 절약정신(?)은 알게 모르게 이어져 왔습니다.

 

  13대 닥터는 올해 가을에 방영할 시즌 11에서 남아공에 방문하게 될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남아공에서 촬영했다고 해서 정말 남아공이 배경이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작년 크리스마스 스페셜 <Twice Upon a Time>의 1차대전 서부전선 장면은 동유럽 쪽에서 촬영한 것으로 압니다. 그냥 이국적인 배경이 필요했을 수도 있고, 조금 심하게 생각하자면 이국적인 외계행성 배경이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13대 닥터의 외투 색은 거의 결정되었네요. 회색에 가까운 보라색이죠. 처음 공개된 외투의 베이지색은 정말 조명 탓이던 것 같습니다.

 

닥터는 어쩌다 남아공에 갔나?

 

  무엇보다도, 닥터는 어쩌다 남아공으로 가게 된 것일까요? 닥터니까 타디스를 타고 갔을 확률이 높지만 타디스는 재생성 직후에 추락하는 닥터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시즌 11 중에 타디스가 돌아온다는 말일까요? 아무리 타디스가 없어도 닥터가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가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안 갑니다.

 

  어쩌면 시간배경이 현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어느 외국 유저가 사진에 있는 문구를 'we cater to white trade only(우리는 백인 거래만 응한다)'라고 읽어냈습니다. 이 문구가 맞다면 아마 배경은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절의 남아공일 확률이 높습니다. 닥터 앞에 있는 차도 꽤 옛날 스타일의 차량이죠. 그 말은 닥터가 시간여행도 했다는 뜻이고 타디스를 다시 만났다는 뜻입니다.

 

  정말 저 문구가 맞고, 남아공에서 촬영한 에피소드가 인종차별을 다룬다면 크리스 칩널과 제작진은 차별과 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게 됩니다. 이미 닥터가 여자가 되면서 반응이 시끄러웠는데 여기에 인종차별 주제까지 건드린다면... 뭔가 무서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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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요 닥터/반가워요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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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이 글에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닥터후 크리스마스 스페셜이 방송되었습니다. 12대 닥터를 떠나보내고 13대 닥터를 맞이하는 중요한 스페셜이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스티븐 모팻의 시대가 끝나고 크리스 칩널이라는 새로운 선장이 닥터후의 조종간을 잡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시리즈 최초로 조디 휘태커가 여성 닥터를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에피소드가 조금 심심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예고편만 보면 12대 닥터가 재생성 직전 펼치는 마지막 모험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꽤나 조용하고 은은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보면서 언제 팡팡 터지나, 언제 클라이막스로 가나, 이런 생각만 했습니다. 오히려 <Twice Upon a Time>은 스티븐 모팻이 지금껏 자기가 써온 각본을 근본부터 뒤집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동안 지구, 우주를 멸망시키거나 닥터 본인을 위협하는 적들과 싸워온 닥터. 닥터는 유리 인간을 만나 너희 계획이 뭐든 간에 멈추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나 유리 인간의 계획은 악의 계획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고, 닥터 본인도 악의 계획이 아니면 어쩌란 말이냐면서 당황합니다.

 

 

 

 

스티븐 모팻이 들려주는 주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이 에피소드에 악당은 등장하지 않습니다(에피소드 극초반에 회상으로 나오는 사이버맨은 제외). 닥터후 에피소드라면 으레 나오는, 무고한 시민이 레이저를 맞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장면도 없습니다. 마크 게티스가 연기한, 죽을 예정이던 캡틴은 닥터가 해결하지도 않았는데 살아남습니다. 세상은 죽고 죽이는 외계인들과 음모로 가득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이번 에피소드의 주제입니다. 1차대전 전장에서 벌어진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본 두 닥터는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1대 닥터는 재생성을 두려워했지만 용기를 얻습니다. 12대 닥터는 구하고 또 구하는 삶이 지겨워졌지만 한 번만 더 믿기로 합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긴장도 스릴도 없습니다. 그 빈자리를 잔잔한 감동이 채웁니다.

 

 

 

 

1대 닥터

 

사실 아무도 1대 닥터가 닥터후에, 그것도 옛날 방영분에서 짜깁기한 모습이 아니라 실제 배우로 등장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2013년 닥터후 5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An Adventure in Space and Time>은 닥터후 제작기를 다뤘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데이비드 브래들리가 1대 닥터 배우인 윌리엄 하트넬 역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1대 닥터를 연기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니만큼 데이비드 브래들리는 윌리엄 하트넬과 다르게 생기고 목소리도 다릅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 나온 모습 정도면 배우도 제작진도 아주 노력했다고 인정할 만합니다. 복장은 물론이고 옷매무새를 잡는 특유의 포즈도 완벽 재현했습니다.

 

그러나 1대 닥터의 차별적인 발언은 조금 너무하다 싶습니다. 1대 닥터가 고집스러운 노인인 건 사실입니다. 1대 닥터가 1960년대에 만들어진 캐릭터인 것도 사실입니다만 제가 아는 1대 닥터는 여성차별 발언은 툭툭 뱉는 외계인은 아니었습니다. 안 그래도 시즌 10이 불필요한 정치적 올바름(PC)로 논란이 되었는데 굳이 1대 닥터로 쐐기를 박아야 했나 궁금합니다. 시즌 10을 볼 때만 해도 방송국이나 다른 임원 탓을 했으면 했지 모팻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이후로는 모팻도 혐의를 피할 수 없겠습니다. 어차피 떠나겠지만요.

 

 

 

 

잘 가요, 피터 카팔디

 

12대 닥터가 재생성하기 전 독백하는 장면은 좋은 형용사가 부족할 정도로 환상적입니다. 비록 반쯤은 체념하듯이 재생성을 결정하지만, 12대 닥터는 그 와중에도 유머와 진실을 잊지 않습니다. 처음 비겁해지지도 악랄해지지도 마라는 메시지는 시즌 9 마지막에 클라라한테 남긴 자신의 좌우명입니다. 한번 말한 걸 또 말해서 조금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게다가 배까지 먹지 말라고 하다니요. 신선하고 차가운 배가 얼마나 맛있는데(삭제된 10대 닥터 장면 중에는 배를 먹지 말라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닥터는 그리고 아이들은 가끔 너의 이름을 들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처음 듣고는 엥? 싶었는데 곱씹을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닥터후는 어린이들도 보는 드라마고, 11대 닥터 초반은 거의 동화나 다름이 없었죠. 이따금 닥터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깊고 먼 존재임이 드라마 중간 중간 드러납니다. 어린이발언도 그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했습니다. 이미 지나간 시절이거나 순수한 나이에 사는 사람만이, 그것도 가끔 닥터의 본명을 듣는다는 말은 정말 동화책에 써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Doctor, I let you go.

 

12대 닥터가 남긴 마지막 말. 뭐라고 번역하면 좋을까요. 시즌 10 마지막에 사이버맨이 쏘는 광선에 맞고 쓰러진 닥터는 자기 자신에게 ‘Let it go.’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모두 그만 이 삶을 놔버려라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그 점에서 보자면 12대 닥터의 유언(?)은 자기한테 하는 말이라면 이제 그만하자.’, 다음 닥터에게 하는 말이라면 이제 네 차례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재생성 장면은 기대보다 스케일이 작았습니다. 적어도 노란 빛이 눈부시게 뿜어나올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보다는 주황색 번개가 뻗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 보고는 뭐가 이리 느려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슬로우 모션이었습니다. 빛을 더 낸다고 특수효과 비용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좀 화려한 재생성을 보여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13대 닥터가 눈뜨다

 

12대 닥터의 마지막 장면은 치켜뜬 눈이었습니다. 12대 닥터가 시청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보인 201350주년 에피소드와 비슷합니다. 수미상관법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는 역시 10대 닥터 재생성처럼 피터 카팔디의 얼굴이 조디 휘태커의 얼굴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눈가만 변하는 모습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13대 닥터가 조디 휘태커라는 사실은 팬덤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겠지만,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이 다음 닥터를 모른다고 가정해야 옳습니다. 그래서 여성 닥터라는 개념을 차근차근 보여주려 재생성 장면을 고심해서 계획했을 겁니다. 그런 이유로 13대 닥터의 얼굴은 바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일단 변한 눈가를 보여서 시청자를 놀라게 하고, 뒷모습으로 궁금증을 유발한 다음,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게 했습니다. 뒤이어 얼굴을 확인한 닥터의 첫 마디는 ‘Brilliant’. 거기에 때 묻지 않은 미소를 짓습니다.

 

이 미소를 보고 여성 닥터에 대해 안심한 시청자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물론 지금도 여성 닥터는 불안하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저 미소는 일단 합격입니다. 속된 말로 빙구(?) 같은 미소를 보니 4대 닥터가 짓던 미소가 떠오릅니다. 재생성 후 반응은 확실히 여성을 강조하지도 않고요.

 

 

 

 

추락하는 닥터에는 날개가 없다

 

13대 닥터가 타디스 버튼을 누르자마자 타디스는 요동칩니다. 닥터는 땅바닥으로 쓰러지고 마는데, 아마 중력이 고장난 듯합니다. 닥터는 중력에 이끌려 질질 내려갑니다. 조종간을 붙잡아 보지만 조종간마저 떨어지면서 닥터는 밖으로 날아갑니다. 타디스 문이 활짝 열린 장면 때문인지 타디스가 일부러 닥터를 뱉어낸(?) 것 같습니다. 유튜브 댓글을 보니 타디스도 닥터를 싫어한다.’라든가 외국판 김여사 드립이 있긴 합니다.

 

타디스가 왜 닥터를 떨쳐냈는지는 다음 시즌에서 밝혀지겠죠. 일단 닥터는 본인 걱정부터 해야 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니까요. 10대 닥터는 재생성 직후 손이 잘렸음에도 재생성 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손이 다시 자라났습니다. 어쩌면 13대 닥터도 재생성 직후에 추락했으니까 맨땅에 충돌해도 어찌저찌 살아남지 않을까요.

 

 

 

 

크리스 칩널은 닥터후를 옴니버스 방식이 아닌 연결 방식으로 제작하겠다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정말 칩널이 닥터후를 그렇게 만든다면, 초반은 타디스 없이 지구에 사는 닥터를 그릴 것 같습니다. 3대 닥터도 역사에 간섭했다는 죄로 타디스 조종법을 기억에서 삭제당하고 지구로 유배당했습니다. 3대 닥터는 초반에 UNIT에서 외계인을 퇴치하는 생활을 보냈는데, 13대 닥터도 비슷한 삶을 살게 될까요?

 

 

결론적으로 <Twice Upon a Time>은 모팻이 쓴 덜 모팻스러운 에피소드이자,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부족한 재미를 보충하고도 남은 에피소드이자, 오랜만에 닥터후를 보면서 심장이 터질 듯한 느낌을 느끼게 해준 에피소드이자, 다음이 너무나 기대되는 에피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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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는 세계 최고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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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다음 주! 12대 닥터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Twice Upon a Time>이 방송됩니다. 현지시각으로 크리스마스 오후 5시 30분이니 우리나라는 12월 26일 새벽이겠군요. 4년간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피터 카팔디의 마지막 연기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최초의 여성 닥터, 조디 휘태커가 연기할 13대 닥터를 보게 됩니다. 몇몇 언론사들과 이벤트에 당첨된 일부 시청자들은 이미 에피소드를 시청한 것 같은데요. 부럽기도 하지만 괜히 얼쩡거렸다가 스포일러라도 들을까 봐 걱정입니다.

 

  그럼 이번 주 닥터 후 소식을 만나봅시다.

 

 1  13대 닥터의 옷 색깔은?

 

 

 

 

  예전 포스트에서 보셨듯, 13대 닥터의 새 복장은 파란 바지와 검은 웃옷, 멜빵, 무지개떡(?)스러운 줄무늬에 상아색 코트를 걸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코트 색은 원래 옅은 보라색이라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나온 촬영장 사진을 보니 확실해졌습니다. 13대 닥터 코트는 옅은 보라색, 회색에 가까운 색이었습니다. 아마 이전 사진에 나온 상아색은 노을빛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듯하네요. 다만 조명이 조금만 어두워도 바지와 상의가 시커멓게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의상과는 별개로, 조디 휘태커의 미소가 마음에 드는군요. 개인적으로 13대 닥터는 4대 닥터처럼 빙구(?) 같은 닥터였으면 싶습니다. 그래야 의상과도 어울리고요.

 

 

 

 

 

 

 2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또 조금 공개!

 

 

 

 

  닥터후 유튜브 채널이 또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은 12대 닥터, 1대 닥터, 빌 포츠, 마크 게티스가 연기한 '캡틴'이 타디스 위 쇠사슬에 매달리면서 시작합니다. 타디스는 쇠사슬에 매달려 어딘가로 올라가고 넷은 눈밭에 뛰어내립니다. 넷은 1대 닥터의 타디스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타디스는 시간 소용돌이로 진입합니다.

 

  12대 닥터가 쇠사슬에 뛰어내리고도 도망가자고 하고 1대 닥터에게 깊은 우주 아무데나 빨리 가자고 재촉한 것을 보면, 확실히 주인공 일행은 쫓기는 모양입니다. 타디스를 쇠사슬로 끌어올려 갈취한 장본인도 그들이겠죠.

 

  일부 우려와는 달리 빌 포츠는 환각이나 상상은 아니고 실제로 재등장하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그리고 1대 닥터의 타디스를 들어가는 장면을 보면 눈 입자가 공중에 멈춰 있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에 나오는 '시간을 얼리는' 악당이 능력을 쓴 것 같습니다.

 

  타디스가 날아가는 시간 소용돌이도 놓칠 수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본 어느 시간 소용돌이보다 멋지고 웅장합니다. 닥터후 관련 특수효과를 올리는 유튜버 'John Smith'가 이번 에피소드 특수효과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실제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시간 소용돌이와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3 모팻 "닥터후는 세계 최고의 드라마"

 

사진출처 :Gage Skidmore(https://www.flickr.com/people/22007612@N05)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끝으로 스티븐 모팻은 닥터후를 떠나게 됩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아마 다시는 닥터후를 집필하지 않을 예정이라는데요.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프리뷰 시사회에서 모팻은 '닥터후가 역사상 최고로 위대한 드라마(the greatest television show ever made)'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닥터후 팬이고, 닥터후가 오랜 역사를 지녔다지만 역사상 최고라니? 얼핏 들으면 어그로성 발언 같기도 합니다. 모팻의 설명을 들어 보시죠.

 

 

  위대함은 무엇으로 잴까요? 시청률로 잴까요? 평론으로 잴까요? 아니에요. 절대 아니죠.

 

  완벽성으로 잴까요? 닥터후라고 매주 완벽할까요? 안 그래요. 정말이에요. 닥터후 매 에피소드는 실험이고, 당신이 매주 실험을 하면 가끔은 그을린 얼굴을 하고 연기 한가운데서 눈을 깜빡이며 바보처럼 보이겠죠.

 

  엄연히 그래요. 완벽이란 지루함을 정제한 거죠. 같은 일을 죽 반복하는 겁니다. 닥터후는 매번 달라지니까 절대 완벽할 수가 없죠.

 

  그럼 위대함은 뭐로 잴까요? 닥터후로 작가가 된 사람들이 있어요. 엄청 많죠. 닥터후로 예술가가 된 사람들이 있어요. 닥터후로 배우가 된 사람들도 있죠. 그중 둘은 닥터를 연기했고요!

 

  믿거나 말거나 닥터후로 과학자가 된 사람들도 있어요. (중략) 사람들은 과학자가 되거나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자기 가능성을 바꿔요. 경찰 박스를 타고 시공간을 여행하는 얼척없는 드라마 때문에요.

 

  그러니 평론은 신경쓰지 마세요. 시청률도 신경쓰지 마세요. 다 신경쓰지 마세요. 이 드라마로 탄생한 수많은 과학자와 뮤지션과 학자와 작가와 감독과 배우들... 닥터후로 살짝 빨라진 심장 박동을 세어 보세요.

 

  2등은 전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장담하는데, 가장 중요한 측정법에 따르면 닥터후는 역사상 최고의 텔레비전 드라마입니다.

 

 

  다른 드라마 팬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을 말이지만, 닥터후 광팬인 모팻의 진심이 보이는 말입니다. 이런 덕후 끝판왕이 닥터후를 맡고 실력까지 제대로 발휘했다니, 팬으로서 고맙네요.

 

  모팻이 말한 '닥터를 연기한 배우 둘'은 아마 10대 닥터를 연기한 데이비드 테넌트와 12대 닥터를 연기한 피터 카팔디일 겁니다. 둘 모두 닥터후 팬으로 유명하죠. 특히 피터 카팔디는.... 카팔디의 덕질을 글로 쓰려면 책 한 권을 채워야 하지 않을까요?

 

 

 

 

 

 

번외 이제 누가 구독하라고 해주지?

  12대 닥터의 명대사는 뭐가 있을까요? 시즌 9에서 자이곤들을 두고 한 연설? 클라라 앞에서 기억을 잃기 전에 남긴 말? 시즌 10 마지막화에서 마스터(들)에게 간절히 뱉은 자신의 태도?

 

  그러나 유튜브 후비안들은 생각이 다릅니다. 그분들이 말하는 12대 닥터의 명대사는 바로...

 

 

  Don't forget to subscribe to the official Doctor Who Youtube Channel

 

 

  이라는 것 같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닥터후 유튜브 계정에서 올리는 영상 마지막마다 피터 카팔디가 등장해 '닥터후 유튜브 채널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대사입니다.

 

늘 동영상 마지막에 채널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친절한 피터 카팔디

 

 

  거의 모든 동영상마다 나와서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피터 카팔디의 대사는 곧 12대 닥터의 명대사(?)가 되었습니다. 팬들은 대사에 비트를 주거나 닥터후 장면과 합성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가히 컬트적인 인기라 할만 합니다.

 

 

  적어도 유튜브 관계자는 이 대사의 인기를 아는 듯합니다. 닥터후 54주년을 계기로 4대 닥터 톰 베이커와 인터뷰를 했는데, 톰 베이커에게 이 대사를 시킨 겁니다.

 

 

3분 40초부터 톰 베이커의 구독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관련 영상에서도 팬들은 '이제 누가 유튜브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지?'부터 '1대 닥터를 맡은 데이비드 브래들리에게도 이 대사를 시켰으면!' 같은 댓글이 달고 있습니다. 저는 어서 조디 휘태커의 'Don't forget to...'를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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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크리스마스 2차 예고편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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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닥터후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크리스마스 스페셜 <Twice Upon a Time>의 두 번째 예고편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1차 예고편보다는 짧지만 더 알차고 더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예고편이었죠. 오늘은 2차 예고편을 바탕으로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의 내용을 추측해 보겠습니다.

 

1. 시즌 10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시즌 10의 마지막 에피소드는 재생성을 거부한 닥터가 어느 추운 곳에서 1대 닥터를 맞닥뜨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보면 이 추운 곳은 1대 닥터가 <The Tenth Planet>에서 사이버맨과 싸운 남극 지방일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이곳이 남극이 맞고 1대 닥터의 시간대가 사이버맨과 싸우던 시간이라면, 에피소드 초반은 1대 닥터의 이야기가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The Tenth Planet>은 무려 1967년에 방영한 에피소드니 시청자들이 몰라도 이상할 것이 없죠. 아니면 몰라도 상관없도록 스토리를 구성했을 수도 있고요.

 

 

2. 두 닥터는 어디로 가는 걸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1대 닥터와 12대 닥터가 같이 모험을 떠납니다. 그래서 타디스도 두 대가 나옵니다. 왼쪽 조금 초라해 보이는 타디스가 1대 닥터의 타디스입니다. 그런데 둘은 타디스를 타고 어디로 떠나는 것일까요? 배경에 보이는 자줏빛 행성은 어디일까요? 소문에 따르면 이번 에피소드에서 12대 닥터는 2013년 50주년 스페셜에서 갈리프레이를 구했을 때 잠깐 나온 그 모습을 재현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저 자줏빛 행성은 갈리프레이일까요?

 

 

3. 돌아온 빌, 떠나는 닥터

 

 

  1차 예고편에서도 빌이 돌아온 모습을 보았습니다만, 주조연으로서 나온 건지 잠깐 나온 건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이번 예고편에 나온 모습도 그렇고, 스틸샷을 보아도 그렇고 빌은 크리스마스에 꽤나 비중이 있을 것 같습니다.

 

  2차 예고편에서 빌은 닥터에게 '살아서 돌아오라'고 말합니다. 닥터가 갈 곳이 위험하다는 소리죠. 어디를 간다는 걸까요? 왜 빌은 가지 않을까요? 그리고 빌과 닥터 옆에 있는 타디스는 딱 봐도 낡은 것이 1대 닥터 타디스입니다. 둘이 한 타디스를 타고 떠난다는 걸까요?

 

  12대 닥터는 빌에게 '(살아서 돌아오면) 여기 있어줘'라고 합니다. 모든 일이 끝나면 다시 보자는 이야기겠죠. 그런데 닥터는 이번에 재생성합니다. 내년 시즌 11 촬영 이야기에 빌은 없습니다. 그러니 닥터가 빌과 다시 만날 확률은 0에 가깝습니다. 아마 빌과 닥터는 줄거리 상 엇갈려서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 제 예상입니다. 좀 있다 설명하겠지만 재생성하는 닥터 곁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으니, 빌은 심지어 재생성조차 볼 수 없을 것 같네요.

 

 

4. 두 닥터가 개고생하는 이곳은?

 

 

  아무튼 1대 닥터와 12대 닥터는 모험을 떠납니다. 여기저기 터지고 난리가 났습니다. 땅바닥을 뒹구는 돌더미를 보니 고대 그리스 같기도 합니다. 아까 말했듯이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는 갈리프레이를 구하는 과정이 그려진다고도 하니, 이곳은 시간전쟁 중인 갈리프레이일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5. 타디스를 갈취하는 우주선?

 

 

  12대 닥터가 탄 타디스를 어떤 우주선이 끌어올리는 모습도 포착되었습니다. 하늘에서 인형뽑기처럼 크레인이 내려와 타디스를 들러올리고 있네요. 닥터가 올려다보는 모습을 보니 닥터도 어리둥절한 모양입니다. 타디스를 올리는 이 세력(종족?)은 어디일까요? 이번 에피소드의 악역일까요?

 

 

6. 고대 그리스라기엔...

 

 

  닥터가 바라보는 폐허. 아마 4번에서 두 닥터가 고생하던 곳과 색감과 스타일이 비슷하니, 같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늘에 돌더미와 박살난 위성이 떠다니고, 지진이라도 난 듯 건물들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아무리 보아도 고대 그리스는 아닙니다. 전쟁 중인 갈리프레이 설에 무게가 실립니다.

 

  그래도 갈리프레이는 그동안 주황빛으로 표현되었는데, 여기는 너무 침침합니다. 드라마가 드라마다 보니 가능성이 너무 무궁무진하죠. 역사가 바뀐 지구일 수도 있고, 제3의 행성일 수도 있습니다.

 

 

7. 킹갓엠퍼러 간지나는 시간 소용돌이

 

 

  타디스가 시간 소용돌이(Vortex)를 날고 있습니다. 지금껏 본 시간 소용돌이 중에 제일 멋집니다. 9대 닥터와 10대 닥터 시절 소용돌이도 퍼렇고 뻘게서 멋있었지만, 이 소용돌이는 캄캄하면서 중간중간 빛이 나는 것이 아주 좋습니다. 잘 만든 장식품을 보는 듯합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시간을 얼리고 사람을 데려가는 외계인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이 시간 소용돌이가 얼어붙어서 저렇게 보이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그래도 너무 멋져서 다음 시즌에도 저렇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8. 네 녀석이 적이냐?

 

 

  시놉시스에도 나왔듯이 이번 에피소드에는 시간을 얼리는 유리 인간이 등장합니다. 이번 2차 예고편에서 살짝 모습을 보였는데요. 정말 '유리 인간'이라는 단어로밖에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마치 유리로 빚은 듯한, 투명한 인간입니다. 물론 말이 '인간'이지, 외계인이겠죠.

 

  50주년 스페셜에서 닥터들은 멸망 직전의 갈리프레이를 다른 차원에 봉인해버립니다. 그렇다면 혹시 닥터가 시간을 얼리는 이 외계인들의 기술을 응용해서 갈리프레이를 봉인하게 될까요? 어쩌면 이들은 미래의 인류나 미래의 타임로드들 아닐까요?

 

 

9. 그리고, 닥터의 재생성

 

 

  그러나 시청자들을 울게 만든 예고편 장면은 따로 있었으니. 바로 닥터가 재생성하는 장면입니다. 비록 몇 초 되지 않지만, 재생성 장면이 예고편부터 드러나다니. BBC는 무슨 자신감으로 이 장면을 넣었을까요? 어쩌면 진짜 재생성하는 장면이 아니라 재생성을 컨트롤하지 못해 잠시 폭주하는 장면일 수도 있습니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아무리 예고편이어도 재생성으로 장난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장면을 보기 전에는 닥터가 누워서 재생성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옛날 닥터들은 다들 누워서 재생성했고, 12대 닥터는 옛 닥터로 회귀하는 콘셉트를 지닌 닥터였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두 팔과 머리에서 빛을 뿜는 연출을 위해서라도(?) 닥터는 서서 재생성하는 것이 좋긴 합니다.

 

  그리고 타디스 콘솔에 튀는 스파크를 봐서는 10대 닥터가 11대로 재생성할 때처럼 타디스가 박살날 가능성이 큽니다. 재생성으로 인한 타디스 박살은 타디스 내부 디자인을 변경하는 제일 좋은 핑계 중 하나죠. 어찌되었든, 저 장면 하나로 피터 카팔디가 떠난다는 사실이 실감납니다. 과연 재생성 장면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하고요. 닥터후 역사의 또 다른 분수령이기 때문이죠.

 

닥터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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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줄거리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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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Twice Upon a Time>이 20여일 남은 가운데, 에피소드의 시놉시스와 사진이 공개되었습니다. 빌 포츠가 돌아온다는 사실은 예전 예고편에서 잠깐 드러났지만, 사진 속에서 닥터 옆에 선 모습을 보니 잠깐 출연하고 퇴장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는 이렇습니다. 12대 닥터는 재생성을 거부하는 사이 1대 닥터를 만납니다. 1대 닥터도 역시 재생성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두 닥터는 멈춘 시간에서 사람들을 납치하는 외계인들과 만납니다. 마크 게티스가 연기할 1차대전 장교는 본디 참호에서 죽을 운명이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닥터와 만나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보아하니 이번 에피소드의 악역은 시간을 얼리고 사람을 데려가는 종족인 모양입니다. 색다른 외계인일 수도 있고, 우리가 아는 종족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이번 에피소드는 50주년 에피소드에서 갈리프레이를 대피시키는 순간을 재현한다고 하는데, 어쩌면 이 종족이 시간을 얼리는 능력이 갈리프레이를 살리는 데에 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재생성을 거부하는 두 닥터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재생성을 시작할지도 궁금합니다. 1대 닥터는 재생성을 거부하는 장면이 딱히 없었지만, 추측하건대 첫 재생성이라서 거부감을 느끼지 않나 싶습니다. 재생성은 엄연히 생김새와 성격이 바뀌는 일이니까요. 타임로드는 수명도 길고 노화도 늦는데, 1대 닥터가 그토록 늙은 것은 어쩌면 재생성을 안 하고 버텨서 그런 걸지도 모릅니다. 12대 닥터는 아시다시피 다른 누군가로 바뀌는 삶이 지겹고 짜증이 나서 재생성을 버티고 있습니다. 과연 꼬장꼬장한 12대 닥터의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1대 닥터가 어떤 식으로 스토리에 관여할지도 미지수입니다. 단순히 갈리프레이를 살리는 일이라면 12대 닥터가 혼자 할 수도 있었겠지만, 1대 닥터를 굳이 등장시킨 것으로 봐서는 또 다른 스토리가 있어 보입니다. 적어도 모팻이라면 1대 닥터를 심심풀이로 각본에 넣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P.S. 그리고 나돌은 나올까요? 개인적으로 나돌이 몬다스 우주선에서 여생을 마친다면 꽤 불공평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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