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글쓰기와 닥터후, 엑셀, 통계학, 무료프로그램 배우기를 좋아하는 청년백수의 블로그
13대 닥터 (25)
시즌11 동반자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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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BBC Doctor Who 트위터 공식계정(https://twitter.com/bbcdoctorwho/status/922214897013985281)




 어제 닥터후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13대 닥터의 동반자들을 연기할 배역과 배우가 공개되었습니다. 무려 세 명입니다. 사진 기준으로 왼쪽부터  야스민(Mandip Gill), 그레이엄(Bradley Walsh), 라이언(Tosin Cole)이라고 합니다.



  브래들리 월시(Bradley Walsh)가 닥터후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루머로 퍼져 있었지만 나머지 두 명은 의외입니다. 닥터가 세 명과 여행을 다닌 적은 그리 많지 않았죠. 1대 닥터가 첫화부터 손녀 수잔, 수잔이 다니는 학교의 과학교사와 역사교사인 이안과 바바라, 이렇게 셋과 여행을 했고 수잔이 닥터를 떠나고 비키가 합류해서 잠시 4인체제를 유지했죠. 5대 닥터도 잠시 니사, 티건, 털로우와 여행을 다녔고요.



  예전 포스트에서 크리스 칩널이 쓴 각본은 사람이 많이 나온다고 했는데, 이제는 동반자도 많아진 셈입니다. 무엇보다 저는 저 세 명이 어떻게 닥터와 만날지가 더 궁금합니다. 셋이 한 번에 합류할까요, 차례차례 합류할까요? 한 번에 합류한다면 저 셋은 무슨 관계일까요? 선생과 제자일 수도 있고 동네 아저씨와 옆집 청년들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동반자 캐스팅도 정해졌으니 제발 빨리 촬영해서 TV로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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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11부터는 새 타디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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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방송에 등장한 타디스



 닥터후는 제작진이 바뀔 때마다 배우와 음악, 촬영구도 등이 달라져 왔습니다. 만드는 사람이 달라지니 결과물도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닥터후 팬들에게는 이 교체도 일종의 전통이 되어서 '이번 닥터후는 어떻게 변할까?'를 상상하며 다음 시즌을 기다립니다.


  내년 가을 즈음에 방송할 닥터후 시즌 11은 아시다시피 크리스 칩널이 스티븐 모팻을 이어서 닥터후의 키를 잡습니다. 13대 닥터 역에는 조디 휘태커가 캐스팅되어서 시리즈 최초로 여성 닥터가 탄생한다는 사실도 이미 널리 퍼졌고요.


  그런데 금방 들리는 뉴스에 따르면 내년 닥터후는 시즌 당 10 에피소드로 방송한다고 합니다. 이제껏 닥터후는 2005년부터 시즌 당 13 에피소드로 방송되다가 몇 년 전부터는 12에피소드로 방송했습니다. 팬으로서는 에피소드가 많을수록 좋을 텐데요. 그러나 소식에 따르면 에피소드 수는 줄어드는 대신 한 에피소드 방송분량이 늘어난다고 합니다. 기존 45분에서 약 한 시간으로 증가한다고 하네요. 15분씩 열 편이 늘었으니 150분, 즉 45분짜리 에피소드 세 편이 넘는 분량이 추가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여러 행성과 시간대를 오가는 닥터후는 한 곳에 머무르기보다는 조금 짧더라도 여러 곳에 들르는 것이 좋은 건 사실입니다. 물론 소문이 맞다면 칩널이 만들 닥터후는 옴니버스 식에서 벗어나 기존에 비해 상당히 이어지는 전개를 보일 예정이지만 말입니다.


  또 소식이 말하기를 칩널이 새 타디스 디자인과 소닉 스크류드라이버를 주문했다고 합니다. 타디스와 소닉 스크류드라이버는 닥터의 상징이라고 봐도 좋을 만큼 닥터마다 모습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특히 소닉 스크류드라이버는 장난감을 팔아먹기 위해서라도 닥터마다 다른 디자인을 보여주었습니다. 타디스는 내년부터 새 인테리어뿐 아니라 외관까지 바뀌어서 나온다고 합니다. 타디스 내부는 9, 10대 닥터 시절에는 전통적인 듯 자유로운 디자인을, 11대 닥터 시절에는 제작비를 들였는지 넓고 공상과학스러운 모습을, 12대 닥터 시절에는 어둡고 개인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닥터후는 타디스도 주연급 등장인물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중요합니다. 모쪼록 새롭지만 금방 친근해질 디자인이 나오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소식에 따르면 시즌 11은 내년 가을에 방영하지만, 요일은 불투명하다고 합니다. 닥터후는 매번 토요일 저녁에 방송되었습니다. 닥터후를 좋아하는 어른들도 많지만 닥터후는 엄연히 어린이도 보는 드라마고 실제로 미성년자들을 타겟으로 잡습니다. 문제는 가을 토요일 저녁입니다. 이전까지 닥터후는 3월 즈음에 첫 에피소드를 방송했는데요. 가을에 방송하려다 보니 가을 토요일 저녁 프로그램과 시간이 겹치게 되었습니다. 저야 영국 방송을 모르지만 일찍 방송할수록 고마우니 이 부분은 방송 스케줄을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겠네요.


  참고로 미러 지의 소식을 가져왔기 때문에 소식의 신뢰도는 알아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http://www.mirror.co.uk/tv/tv-news/changes-new-dr-who-series-11309547.a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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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T 데이비스가 13대 닥터에 대해 입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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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Tony Hassall(https://www.flickr.com/people/10175361@N00)



  2005년 닥터후 부활의 아버지이자 사라 제인 어드벤처, 토치우드를 만든 러셀 T 데이비스가 최근 불거진 13대 닥터 논쟁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러셀은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여성 닥터 반대여론은 언어도단(outrageous)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셀은 '현재 북 투어로 많은 팬들을 만나고, 팬들은 대부분 13대 닥터를 지지한다'면서 '반대하는 소수가 언론에 나온 것일 뿐.이라면서 반대여론을 일축했습니다.


  일단 러셀이 여성 닥터에 찬성한다니 기쁜 소식입니다. 여성 닥터가 좋든 싫든 현재 제작진과 배우들은 심적으로 힘든 상태일 텐데, 이렇게라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전 제작자가 있으니 다행입니다. 물론 전 제작자가 현재 제작에 왈가왈부를 할 수는 없지요. 닥터후는 제작자나 배우를 교체하면서 늘 새로움을 추구했고 그 새로움 덕분에 50년이 넘게 장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 제작에서 물러나면 다시 터치하지 않는 것이 닥터후의 장수를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기사가 나오면 기분이 좋지만 크리스 칩널이 제작할 닥터후가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러셀은 저한테는 처음이었고 모팻이야 레전드여서 걱정이 없었는데 칩널은 걱정이 됩니다. 아무래도 닥터후에서는 볼 만한 결과를 낸 적이 없었거든요. 일단 지켜보겠지만 많은 닥터후 팬들이 저처럼 '혹시 제2의 종영 사태가 터지지는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볼 겁니다.


  러셀은 같은 인터뷰에서 자기가 만든 설정이 뒤집어지는 경험도 말했습니다. 2009년 <The End of Time>에서는 갈리프레이가 결국 멸망한다는 암시로 끝났지만 2013년 모팻이 쓴 50주년 스페셜에서는 갈리프레이가 전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결과로 끝났습니다. 러셀은 '(50주년은 )대단한 에피소드였다'면서 '닥터후를 떠날 때는 심호흡을 하고 모든 것이 뒤집어질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게 제가 말한 닥터후의 새로움입니다. 모팻이 조금 과하게 설정을 뒤집기도 하지만 러셀의 닥터후에 없던 새로움을 많이 보여줬죠. 칩널도 새롭지만 훌륭한 모습을 보여 주었스면 좋겠습니다. 지나친 추억팔이나 지나친 기발함은 거부감이 들기 때문입니다.


  13대 닥터가 나오는 시즌 11은 올해 말에 촬영하고 내년 가을에 방송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기사링크

http://www.digitalspy.com/tv/doctor-who/news/a838571/doctor-who-russell-t-davies-female-backlash-jodie-whitt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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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닥터의 동반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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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닥터 조디 휘태커가 공개되면서 닥터후 다음 시즌에 대한 추측도 무성해지고 있습니다. 새 닥터의 패션과 버릇, 성격도 궁금해지고 다음 시즌부터 제작진이 물갈이되는 만큼 어떤 줄거리를 선보일지도 관심의 대상이죠. 새 닥터뿐 아니라 새 동료도 누가 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닥터후는 오랫동안 닥터와 동반자가 시공을 여행하는 줄거리를 유지해 왔습니다. 동료의 개성과 동료와 닥터가 맺는 궁합도 닥터후의 또 다른 재미인데요. 과연 새 닥터의 새 동료는 누가 될까요?

 

첫 번째 추측 현대 인간 남성

 

최근 몇 년 간 닥터의 동료들은 시청자와 같은 시대에 사는 인간이었습니다. 2005년 닥터후가 부활하자마자 함께 한 동료는 평범한 인간 여성인 로즈 타일러였습니다. 그 다음은 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하는 마사 존스, 그 다음은 왈가닥 노처녀 도나 노블, 그 다음은 닥터를 동경하던 소녀 에이미 폰드였죠. 비록 직업이나 성격, 결말은 달랐어도 모두 시청자와 같은 해를 사는 인간 여성이었습니다. 닥터후 역사를 통틀어도 시청자와 동시대를 살던 동료들이 대부분이었죠.

 

현대 인간을 동료로 고르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첫째로 현대 인간은 쓰기 편합니다. 과거 동료라면 고증을 맞춰야 하고 미래 인간이나 외계인 동료라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합니다. 반면에 현대 인간은 직업적 고증이나 캐릭터 구상을 빼면 머리를 굴려야 할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둘째로 현대인을 동료로 하면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하기 쉽습니다. 닥터는 외계인이고 신비스러운, 아니 신비스러워야 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렇기에 닥터후는 닥터의 모든 것을 표현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나 행동을 이따금 보여줍니다. 거기에 현대인을 넣고 현대인이 비상식적인 닥터와 비상식적인 외계인들을 보고 놀라게 하면 시청자들은 쉽게 이해합니다. 시청자들은 자기를 대입할 캐릭터가 필요한 법입니다.

 

셋째로 동료가 있으면 닥터가 설명을 할 수 있습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닥터가 자기가 알던 외계 행성에 갔다고 가정합시다. 닥터는 행성을 알기 때문에 굳이 입 밖으로 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옆에 아무것도 모르는 동료가 있다면 어떨까요? “닥터, 여긴 무슨 행성이죠?” “, 넌 모르겠네. 여기는 말야.” 닥터후는 토요일 저녁에 방송하는 엄연한 가족 드라마입니다.

 

이렇듯 현대인을 캐스팅하면 시청자들이 쉽게 드라마에 빠지고 드라마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13대 닥터는 여성이니까 아마 현대 남성을 캐스팅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꼭 다른 성별이 같이 다녀야 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같은 캐릭터라도 성별이 다르면 그 궁합(‘케미라고도 하는)이 잘 맞으니까요. 만약 현대 남성으로 정해진다면 직업은 뭘까요? 몇 살일까요? 가족은 있을까요? 성격은 물렁할까요? 단단할까요?

 

 

두 번째 추측 과거나 미래 인간

 

이 추측은 현대인 동료에 지친 팬들 일부가 바라는 추측입니다. 바로 과거나 미래 출신(그러니까 지금 기준으로) 동료를 영입하는 것이죠. 닥터가 옛날 동료를 데리고 여행한 적은 찾아보면 좀 많습니다. 먼저 2대 닥터는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만난 제이미 매크리먼, 19세기 영국에서 만난 빅토리아 워터필드와 여행했습니다. 미래 동료로는 역시 2대 닥터와 여행을 다닌 21세기() 우주기지 출신의 조이 해리엇, 4대 닥터와 여행한 미래 원시 인류 부족 출신의 여전사 릴라가 있습니다.

 

과거나 미래 동료는 시청자한테도 좋은 재미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제이미는 옛날 스코틀랜드 출신이라 영국 레드코트만 보면 칼을 빼들고 덤벼듭니다. 릴라는 미래인이지만 문명이 몰락한 원시 부족 출신이라서 적을 만나면 무조건 싸우려고 들고 밥도 손으로 먹습니다. 닥터가 현대인들을 보면서 릴라한테 너희 조상들 좀 봐라고 놀리기도 했죠. 과거든 미래든 시간여행이라는 닥터후의 콘셉트와 잘 어울리고 닥터만큼이나 좋은 개성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현시대에 살지 않는 동료는 생각할 거리가 많아집니다. 과거에서 동료를 고른다면 어느 시대, 어느 지방에서 골라야 할까요? 고른다면 그 당시 생활습관과 복장을 알아내야 하고, 거기에 맞는 캐릭터를 짜야 합니다. 닥터후가 현대 드라마이기 때문에 닥터는 의외로 현시대 영국으로 자주 갑니다. 그렇다면 과거나 미래 동료는 현대를 보고 어떻게 반응할까요? 미래 동료는 역사를 어디까지 알까요? 사실 닥터후를 보다 보면 의외로 이런 질문들이 보이지 않습니다만, 아마 제작진들은 줄거리가 꼬이지 않도록 다 생각해 놔야 할 겁니다.

 

그래도 다른 시대 동료는 정말 보고 싶습니다. 쭉 현대인을 동료로 하면 아무래도 닥터한테 모든 개성이 쏠리게 됩니다. 그럼 역으로 동료가 너무 무개성해질 위험이 있죠. 이번 시즌 동료인 빌 포츠도 캐릭터가 밍밍하다는 평가를 좀 받았습니다. 제작자들은 밍밍한 동료를 막기 위해서 캐릭터 자체의 개성보다는 스토리에서 차지하는 개성을 줬습니다. 11, 12대 닥터와 여행한 클라라 오스왈드는 어떻게 보면 평범한 똑똑이 아가씨이지만 얼떨결에 닥터 인생을 바꿔 버렸죠. 여기서 포인트는 클라라가 아니었어도 그 스토리였다면 웬만한 동료들은 다 닥터 인생을 바꿨을 거라는 점입니다. 볼 때는 재밌는데, 돌이켜 보면 어떤 캐릭터였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다른 캐릭터와 치환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팬들은 어쩌면 평범한 캐릭터를 만들고 거기에 스토리라는 양념을 듬뿍 친 동료에 싫증이 났는지도 모릅니다. 우주적 관점으로 중요한 동료 말고, 그 자체로 튀는 동료를 원해!’라고 할까요.

 

 

세 번째 추측 외계인 동료

 

사실 닥터의 첫 동반자는 (인간 기준으로) 외계인이었습니다. 자기 손녀인 수잔이었죠. 수잔이 닥터를 떠난 이후로도 닥터는 몇몇 외계인과 여행을 다녔습니다. 4대 닥터는 자기 소꿉친구 로마나, 알자리우스 행성에서 온 천재 소년 아드릭과 여행했고 5대 닥터는 트라켄 행성의 귀족 네사, 인간으로 위장한 외계인 비즈롤과 여행했습니다. 닥터와 여행 다닌 외계인은 많지 않았고 큰 인기를 끌지도 않았습니다. 제가 작가였으면 굳이 외계인을 동료로 고르는 모험을 하진 않겠죠.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하기도 어렵고 각본이 두 배로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닥터뿐 아니라 동료의 개성까지 소개해 버린다면 보는 사람이 피곤해질 수도 있고요. 그러고 보니 닥터의 동료는 너무 개성이 있어도 곤란하고 너무 개성이 없어도 곤란하군요.

 

 

네 번째 추측 혼자 여행한다

 

닥터는 혼자 여행하느니 식빵에 핀 곰팡이와 여행할 겁니다. 닥터후 역사에서 닥터가 혼자 여행을 다닌 적은 손에 꼽기 때문입니다. 동료와 헤어지고 다음 동료를 만나기 전 몇 번 혼자 돌아다닌 적은 있지만 한 시즌이 넘게 혼자 여행한 적은 아마 없을 겁니다. 동료가 없다면 위에서 말한 동료의 드라마 속 장점이 다 사라지거든요. 시청자들은 누구에게 감정 이입을 할 것이며(특히 처음 닥터후를 본 사람이라면 더욱) 닥터는 누구한테 자기 지식을 자랑할 것이며 닥터는 누구와 케미를 나눌 것이며

 

하지만 54년 만에 여성 닥터가 나왔으니 54년 만에 시즌 내내 혼자 여행하는 닥터가 나오지 말란 법이 있나요? 닥터후도 2005년 부활한 이래 10시즌을 방송했으니 제작진도 이제 시청자들이 감정을 이입할 평범한등장인물이 굳이 필요할까?’라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쩌면 너무 바뀌어버린 닥터를 시청자들에게 잘 각인시키기 위해 일부러 동료를 넣지 않을지도 모르죠. 그만큼 호불호는 갈리겠지만요.

 

 

마치며

 

닥터는 인조인간이나 로봇 머리와 같이 산 적도 있습니다. 인조인간은 모형을 작동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얼마 되지 않아 자폭하든 각본으로 갔고, 로봇 머리는 일회용 출연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가능성도 무시 못 하죠. 객관적으로 따지면 현대 인간 남성이 가장 유력하지만 혹시 또 모르죠. 닥터후는 늘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왔으니까요. 그 새로움이 닥터후가 장수방영 할 수 있던 비결이기도 했으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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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닥터에 내가 찬성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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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가 여자라니!

 

  7월 16일, 한국 시간으로 일요일 자정을 갓 넘긴 무렵, 영국 공상과학 드라마 <닥터 후>의 시청자들을 숨을 죽이고 TV를 주시했습니다. 그들은 웸블던 남성 단식 결승전을 지켜보았죠. 그들이 테니스 팬이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바로 BBC가 결승전 중계가 끝난 직후 13번째로 닥터를 맡을 배우를 공개하기로 예정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불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BBC를 생중계로 볼 방법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소식을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BBC가 배우를 공개하자 팬들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13대 닥터를 연기할 배우는 바로 조디 휘태커라는 여배우로 밝혀졌습니다. 54년 역사를 자랑하는 드라마에서 최초로 여성 배우가 닥터를 연기하게 된 것입니다.

 

  닥터 후 팬덤은 충격에 벗어날 사이도 없이 싸움판으로 바뀌었습니다. 누구는 찬성했고 누구는 반대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찬성파를 극단 페미니스트로 몰았고 한쪽에서는 반대파를 남성우월주의자로 몰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닥터후 팬들이 많지 않아서 분위기가 미지근했지만 외국 닥터후 팬덤은 그야말로 전쟁터였습니다. 제가 닥터후를 시청한 이래 최고로 뜨거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지금은 꽤나 진정이 되었으니 한번 얘기해 봅시다. 과연 여성 배우가 닥터를 맡아도 되는가? 아니, 애초에 '되는가?'라는 질문이 되는가?

 

 

설정은 이상

 

  먼저 닥터후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려고 합니다. 닥터후는 영국 BBC에서 1963년부터 제작한 공상과학 드라마로, 갈리프레이 행성 출신 외계인 '닥터'가 타임머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닥터'네 종족은 죽을 위기가 되거나 죽기 직전이 되면 육체를 갈아치우는 '재생성'을 통해 새로운 몸을 얻습니다. 이 재생성 덕분에 닥터후는 배우를 바꿔 가면서 오랜 시간 방영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껏 닥터를 맡은 배우는 스포일러상 언급이 불가능한 한 명을 제외하면 총 12명입니다. , 12명 모두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여성 닥터 반대론자들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54년 동안 남자인 주인공에 여성을 캐스팅하는 것은 아무래도 부자연스럽습니다. 안 그래도 요즘 페미니스트들과 일명 SJW(Social Justice Warrior)들이 온갖 작품에 딴지를 걸고 '여기는 왜 여자가 안 나오냐', '왜 인종/문화권을 다양하게 배열하지 않느냐'라면서 문화계 전반을 괴롭히고 있는 마당에, 54년간 남자로 캐스팅한 배역을 여성 배우가 맡는다면 뜨악할 법 합니다.

 

  일단 팩트를 알아봅시다. 닥터네 종족은 재생성을 하면 성별도 바뀌는가? 대답은 일단 ''입니다. 닥터네 종족(일명 타임 로드Time Lord)은 재생성을 하면 성별이 바뀔 수 있습니다. 드라마 내에서 몇 번 언급되기도 했고 실제로 성별이 바뀐 등장인물도 나옵니다. 하지만 이 경우들 모두 최근 몇 년 사이에 언급되거나 등장해서 조금은 어색합니다. 애초에 닥터를 제외하면 닥터네 종족은 드라마에 자주 나오지를 않고 재생성은 더욱 잘 안 나옵니다. 50년을 아무 말 없다가 몇 년 사이에 '타임 로드는 재생성하면 성별이 바뀐다!'고 말하더니 주인공 성별을 바꾸다니.

 

 

굳이 여자여야 하나?

 

  설정이야 제작진이 공인했으니 괜찮다고 쳐도 꺼림직합니다. , 여자 닥터는 설정상 가능합니다. 하지만 가능하다고 해서 꼭 여자로 바꾸라는 법은 없습니다. 굳이 여성 닥터를 고집해야 할까요? 모 팬은 '여자 닥터가 가능하다면 다른 인종, 장애인, 동성애자 닥터도 가능한데, 그건 왜 고려 안 하냐?'면서 반대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까놓고 말해서 흑인 닥터나 동양인 닥터가 나오면 여성 닥터에 호의적인 사람들도 뒤로 물러설 겁니다. '인종을 바꾸거나 성적 지향을 바꾸면 시청자들이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반박해 보았자 '그럼 여성 닥터는 적응이 가능해서 성별을 바꾼 거냐? 그렇게 되면 필요성이 아니라 그저 할 수 있으니까, 그래야 할 것 같으니까 바꾼 거 아니냐? 그 말은 제작진들이 어떤 드라마적인 이유가 아니라 남성이 했으니 여성도 해야 한다는 정치적 올바름이 아니냐?'라는 다른 반박에 부딪힙니다.

 

  왜 여성 닥터일까요? 저도 모릅니다. 제작진만 알겠죠. 훗날 제작진이 입을 열어서 제대로 해명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럼에도 내가 여성 닥터에 찬성하는 이유

 

  처음 여성 닥터를 발표하자마자 저는 흥분했습니다. 물론 걱정도 했습니다. 페미니스트들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짜릿했습니다. 불안에서 오는 짜릿함.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는 지금껏 새 닥터 발표를 3번 들었습니다. 11대 닥터, 12대 닥터, 마지막으로 13대 닥터 발표를 들었습니다. 11대 닥터를 맡은 맷 스미스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저는 불안했습니다. 10대 닥터 데이비드 테넌트도 젊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맷 스미스는 그보다 더 어렸습니다. 닥터는 지혜롭고 문제를 해결하는 나이 많은 외계인이라서 조금은 중년이 어울리다고 생각했거든요. 뭐 닥터후를 보신 분들은 아시다시피 맷 스미스는 미칠 듯한 연기력을 보이면서 매력적이고 치명적인 닥터가 되었습니다. 12대 닥터 피터 카팔디를 발표했을 때도 조금 불안했습니다. 비록 늙은 닥터가 더 자연스러웠지만 정작 노배우가 캐스팅되니 불안했습니다. 10대 닥터와 11대 닥터가 보여준 액션을 보여줄 수 있을까. 에너지가 적지는 않을까 싶었지요. 하지만 피터 카팔디는 세계 최강의 닥터후 팬답게 본인이 닥터고 닥터가 본인인 혼연일체 연기력으로 닥터를 연기했고, 옛날 닥터로 귀환했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닥터가 바뀌면 늘 불안하고 조마조마합니다. 알던 사람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뀌면 누구라도 불안하겠죠. 특히 닥터는 재생성도 개성의 일부분입니다. 현 닥터 배우가 하차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팬들도 가슴을 졸이면서 다음 배우를 기다리고, 닥터도 자기 몸이 바뀔 때마다 난리법석을 치면서 난장판을 만드는데 그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영국 도박 사이트는 다음 닥터가 누가 될지를 놓고 돈을 모으기도 합니다(이상하게도 적중률이 높습니다). 닥터는 늘 튀어 왔습니다. 늘 조금씩 예상에서 어긋났습니다. 닥터는 신비스러운 존재이고, 드라마 중간중간 닥터는 인간이 100% 이해할 수 없는 존재임이 표현됩니다. 제 생각에는 배우도 그 정체성에 맞춰서 조금은 예상 밖에서 캐스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히려 납득이 가는 배우가 캐스팅되면 그게 더 불안할 지경이죠.

 

  여성 닥터는 신선합니다. 지금껏 한 번도 없었죠. 사실 저도 닥터의 재생성에 조금은 질려가던 차였습니다. 재생성을 여러 번 봐서 그런지 12대 닥터가 너무 닥터스러워서 그런지는 몰라도 뭔가 예전보다 덜 기대하게 되었습니다(12대 닥터가 나쁘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그런데 짜잔! 여성 닥터라니!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예상을 해도 누가 감히 입 밖으로 꺼냈겠습니까? 모든 팬들에게 충격을 준다는 목적이라면 제작진은 성공했습니다. 명심하세요. 닥터후는 엄연한 TV 드라마입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입니다. 사람들을 모아 높은 시청률을 만들어야 하는 작품입니다. 엔터테인먼트는 엇나가지 않는 범위 안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변화하면서 관심을 받아야 합니다. 페미니스트들 덕분에 온갖 작품에 불필요한 여성성이 들어가는 것도 사실이지만 닥터의 성전환은 허용 범위 이내라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고 안 할 이유가 없으면 할 수도 있는 것 아닐까요?

 

 

내가 바라는 것

 

  하지만 여전히 불안합니다. 내년 새 시즌에서 닥터가 여자가 남자보다 나은 것 같아라거나 지금 여자라고 무시하는 거야?’같은 대사를 한다면 정말 끔찍할 겁니다. 닥터는 남자이던 시절에도 자기가 남자임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닥터가 여자가 된다면 남자 인간과 여행하면서 사랑에 빠질 확률이 크게 오르고, 여자 속옷을 입을 줄 몰라서 바둥댈 수야 있겠지만 여성임을 강조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게 닥터고, 그래야만 제작진은 비난을 받지 않을 겁니다.

 

  남녀 성별이라는 정체성은 큽니다. 성별이 바뀐다면 아무리 닥터라도 좀 놀라고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도 적응하기 좀 어려울 겁니다. 여성 닥터는 도박수입니다. 이미 닥터후를 포기한 팬들이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한번 돌아선 마음은 어지간해서는 잘 돌아오지 않습니다. 제작진은 이점을 명심하고 좋은 각본과 좋은 연출과 좋은 연기로 보답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여성 닥터가 그냥 시도해본 캐릭터가 아닌, 공들여 만든 캐릭터임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단 기다리겠습니다. 보고 판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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