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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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게임> 포켓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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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이구아나를 키웠습니다. 암수 한 쌍을 사들였는데 쌀쌀한 가을을 버티지 못하고 죽었죠. 생각해 보면 쓰다듬을 수 있는 동물을 키울 걸 그랬습니다. 적어도 키우는 저는 쓸쓸하지 않았을 텐데요. 아니면 튼튼한 동물을 키우는 건 어떨까요? 친구와 열심히 키운 다음 친구네 동물과 싸우게 시키는 겁니다.

 

미친 소리 같죠. 하지만 90년대부터는 미친 소리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어린이들의 로망이 되었죠. 바로 포켓몬스터 말입니다. 두 사람이 싸웁니다. 싸우는 무기는 주먹이 아닙니다. 주머니에 넣은 공이죠. 공을 던지면 그 공에서 괴생명체가 뛰어나옵니다. 이들이 주머니 속의 괴물, 포켓몬스터입니다. 포켓몬스터, 일명 포켓몬은 서로 자신만의 기술을 써 가면서 다른 포켓몬들과 싸우죠. 포켓몬마다 다양한 특성과 기술이 있어서 머리를 쓰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서 불꽃 타입 포켓몬은 물 기술에 약합니다. 그러니 적에게 불꽃 포켓몬이 많다면 물을 쓰는 포켓몬으로 상대해야겠죠. 접근은 쉽되 마스터는 어렵게 하라. 포켓몬은 이 게임계의 지상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했습니다.

 

포켓몬은 대부분 휴대용 오락기로 나오죠. 요즘은 닌텐도 3DS로 나온다는군요. 하지만 저희 세대 포켓몬은 오락기가 아니라 컴퓨터에서 나왔습니다. 때는 초등학생 무렵, 컴퓨터 시간이었습니다. 컴퓨터 실습이 다 그렇듯이 학생들은 과제에 집중하지 않습니다. 선생 말을 들으면 다행이죠. 모두 선생이 강의에 정신이 팔린 사이 게임을 하거나 인터넷에 들어갔습니다. 그때는 모니터가 참 불편했어요. 그냥 책상 위에 올리면 되는데 왜 굳이 책상 속에 넣었을까요? 그 덕분에 우리는 고개를 거북이처럼 숙여서 컴퓨터를 했습니다. 모니터도 웬 투명 유리 너머로 봐야 했고요. 시력이 나빠질까 봐 그딴 식으로 만든 것 같은데, 척추측만증과 목 디스크는 안중에도 없었나 봅니다. 아무튼 학교 컴퓨터를 켠 다음 딴 짓을 벌였습니다. 딴 짓은 학교 컴퓨터 시간 속 정언명령이었거든요. 누구는 지뢰를 찾고 누구는 벅스뮤직에서 공짜로 음악을 듣고 누구는 스타크래프트를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포켓몬을 켰습니다. 처음엔 포켓몬을 실행하는 방법조차 미스터리였습니다. 아는 형, 아는 친구한테 묻고 물어서 겨우 작동했죠. 그때는 에뮬레이터가 뭔지도 몰랐으니까요. 에뮬레이터뿐 아니라 게임보이도 생소하던 시기였습니다. 롬파일을 에뮬레이터에 놓고 실행하면, 메인 화면이 뜹니다. 오박사가 나와서 주저리주저리 설명합니다. 하지만 뭐 알아듣습니까? 당시 학교 컴퓨터실 포켓몬은 대부분 일본어였습니다. 영어도 잘 모르는 판에 일본어 문자는 웬 꼬부랑글씨들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냥 눌렀습니다. 마구 눌렀습니다. 돌이켜 생각하면 태초마을에 집이 넷인 건 천운이었습니다. 집이 열 채만 되었어도 어디에 들어가나 헤맸을 테니까요. 오박사네 연구실에 가서 시작 포켓몬을 고르고 나옵니다. 그리고 떠납니다. 풀밭에 들어가서 좀 걸으면 다른 포켓몬이 뛰쳐나옵니다. 싸웁니다. 기술 특성이고 PP고 몰랐습니다. 그냥 스페이스바를 연타했죠. 오로지 단 하나, 숫자로 보이는 레벨만이 우리에게는 포켓몬 강함의 척도였습니다. 그래서 그 시절 담임이 자유시간을 주면 컴퓨터실은 스페이스바 두들기는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저장하는 법은 당연히 몰랐습니다. 컴퓨터실에 들어갈 때마다 늘 처음이었죠. 오박사네 집에 가서 포켓몬을 고르고, 풀밭을 돌아다니다 싸우고. 진행이라곤 없었지만 우리는 그런 플레이조차 입을 헤 벌리고 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고부터는 인터넷의 힘을 빌렸습니다. 그나마 영문판을 알게 되면서 일이 풀렸죠. 최소한 YES, NO, SAVE 정도는 알았으니까요. 야후 코리아나 다음에 검색하면(그때 네이버는 지식인 서비스를 갓 시작한 참이었습니다) 포켓몬 공략 사이트가 많았습니다. 그 루트대로 갔죠. 치트키도 알아내서 잘 썼습니다. 치트 메뉴를 켜고 이상한 8진법인지 16진법 숫자를 입력하면 아이템을 얻었습니다. 그 치트로 이상한 사탕을 마구 얻었죠. 이상한 사탕을 포켓몬에게 먹이면 포켓몬은 레벨이 올랐습니다. 너무 올려서 그만 포켓몬이 제 말을 듣지 않았죠. 말은 듣지 않아도 아주 강력해서 모든 체육관을 무리 없이 깼습니다. 결국 저는 스토리는 하나도 즐기지 않은 셈이죠. 지금 생각하면 아쉽습니다. 그래도 레드 버전을 처음으로 클리어한 날에는 여운이 깊었습니다. 제가 가진 포켓몬 목록이 좌르륵 나오더니 마지막에는 제 캐릭터가 떡하니 기록되었죠.

 

포켓몬은 RPG입니다. 엄연히 스토리를 음미하는 게임이죠. 따라서 제가 포켓몬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식은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저는 치트를 써서 모든 난관을 공짜로 돌파했으니까요. 영어를 이해한 것도 아니었고요. 하지만 포켓몬스터 골드 버전을 본 순간 제 마음속 불꽃은 살아났습니다. 포켓몬에 후속작이 있다니! 신기하죠. 어린 시절에는 후속작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었으니. 아무튼 골드도 치트를 쓰고 공략을 보면서 진행했습니다. 포켓몬 숫자는 더욱 늘었죠. 게임은 흑백시절과 작별하고 컬러를 탑재했습니다. 이제 물 포켓몬이 쏘는 물대포가 파란색이고 불 포켓몬이 날리는 불꽃이 빨간색이었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골드버전을 깨고 나면 전작 지방에 다시 갈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 얼마나 추억 돋습니까. 배를 타고 전작 배경인 관동지방에 도착했을 때의 그 추억이란. 물론 용량 문제로 모든 관동지방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그 정도면 아주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골드 마지막의 마지막은 전작 주인공과 벌이는 전투죠. “…….” 다음 시작되는 전투. 그리고 똑같이 …….”를 남기며 사라지는 전작 주인공.

 

훗날 골드가 한글로 나오면서(합법 한글화는 아니지만) 스토리를 더 잘 알았습니다. 아 참, 골드 버전을 이야기하려면 밀탱크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죠. 아마 세 번째 체육관 관장이 밀탱크를 꺼냈을 겁니다. 밀탱크는 너무 강력했습니다. 때려도 아파하지 않았고 한 번 부딪치면 이쪽 포켓몬들이 나가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위급할 때 혼자서 체력까지 채워 버렸죠. 아마 골드 하면서 거기가 제일 힘들었을 겁니다. 물론 치트를 쓰지 않는 한에서 말이죠. 치트를 쓰지 않으면 ‘XX는 눈앞이 깜깜해졌다!’를 자주 보게 될 겁니다.

 

포켓몬, 포켓몬, 포켓몬! 그때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소통량 부족을 고려하면 포켓몬의 인기는 지금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에 못지않았습니다. SBS에서 포켓몬 애니메이션을 방송했죠. 모든 애들이 봤을 겁니다. 포켓몬 빵도 나왔죠. 빵마다 포켓몬 스티커가 들었는데 아이들은 아버지 세대가 우표와 병뚜껑을 모으듯 스티커를 모았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스티커를 물물교환하면서 시장경제의 발달을 간접 체험했죠. 아이들이 스티커만 빼고 빵은 버리는 바람에 평일 저녁 뉴스에서 보도까지 했습니다. 아쉬운 쪽은 스티커가 아니라 포켓몬을 방영한 SBS였습니다. SBS는 늘 포켓몬을 후반에 끊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어린이들은 지우가 리그에서 이기는지 지는지를 알 수 없었죠.

 

사실 지금도 포켓몬을 하고 싶습니다. 일부 마니아들처럼 기술표를 줄줄이 외우거나 개체치인지 뭔지를 알려고 데이터를 뜯는 짓은 못 하겠습니다. 그래도 포켓몬은 볼 때마다 흥미를 돋웁니다. 아까 말했지만 포켓몬은 RPG입니다. 하지만 작품을 관통하는 줄거리는 단순하죠. 포켓몬을 키워서, 이기고, 모험을 떠나고, 모든 지방을 돌아보면서 성숙해져라. RPG의 가치가 모험과 여행에 있다면 포켓몬은 거의 완벽한 RPG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 포켓몬은 기술적으로도 발달했죠. 포켓몬들이 삼차원 그래픽이 되어 움직이고, 터치펜으로 포켓몬을 만지고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과 포켓몬 대전을 벌이니까요. 다만 닌텐도한테 부탁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지방이 넓은 것도 좋고 다양한 포켓몬이 나오는 것도 좋지만, 정말 여행과 모험을 떠난다는 기분이 들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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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방사능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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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이 강하면 느낄 수 있어?



안녕 과학자들


책에서 코끼리발*이란 걸 봤어. 체르노빌 참사 때 생긴 거야. 보니까 멜트다운 직후 며칠 동안은 300초만 노출되어도 죽는다더라. 지금 방사능은 약해졌다지만 매우 위험하대. 그런데 궁금해졌어. 만약에 멜트다운 직후에 옆에 서 있으면 그게 느껴져? 느껴진다면 어떻게 느껴져?


gatherinfer

> 느낄 수 있어. 입에서 쇠맛이 나거든. 방사선이 신경을 망가뜨려서 환각을 느끼는 거야. 체르노빌 사태 때 작업자들한테도 이런 일이 생겼지. 그리고 암환자들이 방사선 치료를 받을 때의 부작용으로도 설명이 되지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645786/



코끼리발 : 체르노빌 원자로가 녹아서 코끼리 발처럼 보인다고 붙은 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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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지휘자의 존재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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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들이 오케스트라에서 흔드는 손 모양은 무슨 뜻이야?


얼마 전에 이 비디오를 봤는데, 지휘자가 움직이는 게 신경쓰이더라고. 다른 악기들이 갑자기 끼어들고 갑자기 소리를 키우고. 도대체 지휘자들은 정확히 뭘 하는 거고 그 손동작은 뭘 뜻하는 거야?


10twenty4

>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지휘자들은 박자를 세는 거야. 곡이 4분의 4 박자일 때 연주자들은 모두 마음속으로 하나, 둘, 셋, 넷 하면서 리듬을 맞춰야 하지. 지휘자들 손동작이 이 박자들을 하나로 조절하는 거야. 짧게 말해 지휘자는 인간 메트로놈이지


하지만 이것뿐이 아니야. 메트로놈과 달리 지휘자는 박자를 조절할 수 있지. 만약 곡이 조금 느려질 필요가 있으면 지휘자는 천천히 움직여. 그러면 연주자들이 따라가지


지휘자는 다른 것도 조절해. 예로 들면 볼륨이 있지. 지휘자가 크고 과장되게 움직이면 연주자들한테 크고 세게 연주하라는 뜻이야. 지휘자가 조금씩 움직이면 그 반대고. 조잡하게 움직이면 조잡한 '스타카토'를 원하는 거고 부드럽게 움직이면 부드러운 '레가토'를 원하는 거야. 기타 등등


지휘자는 결국 곡이 들리는 방식을 해석하고 그걸 몸동작으로 승화해서 연주자에게 전달하는 사람이야


Sephotonian

> 하지만 한 곡을 엄청 연습했는데 스피드랑 크기를 다 알지 않아?


10twenty4

> 다 안다는 보장이 없어. 모두 같이 연주하는 일은 메트로놈이 있어도 어렵지. 사람마다 속도가 다르거든. 지휘자는 사람들을 모두 한 스피드로 맞춰

지휘자는 연주자와 달라. 지휘자는 모든 파트가 맞아떨어지는 법을 알아야 할 수 있어. 지휘자가 없으면 트럼펫 연주자는 실제 들리는 것보다 크게 연주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지휘자는 그때 조용히 하라고 하는 거지. 그렇게 연주 사이를 조절하는 거야

악보는 단순히 가이드에 불과해. 모든 공연은 악보를 다르게 해석하지. 해석하는 사람을 대장으로 세워야 모든 게 쉬워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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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발렌타인 데이 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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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ny 서브레딧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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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 너를 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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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크루소는 항해 도중 배가 좌초해서 무인도에 홀로 남았다. 몇 년을 혼자 살던 로빈슨은 원주민을 만난다. 식인종에서 탈출한 원주민에게 로빈슨은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금요일에 만났기 때문이다.


프라이데이도 만났겠다. 나름대로 무인도에 적응한 로빈슨 크루소는 이 섬에 접근한 악인들과 싸운 후 사람들과 함께 금의환향한다.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에 난파하는 날부터 '너'를 잊어버렸다. '너' 없는 세상에는 두 가지 사람만 남는다. 노예와 적.


'너'는 '그들'과 다르다. '너'는 2인칭이고 '그들'은 3인칭이다. 너에게는 삿대질을 할 수 있지만 그들에게는 삿대질을 할 수 없다. 아니 애초에 삿대질을 하는 순간 그들도 너가 된다.


로빈슨 크루소가 식인종에서 떨어져나온 원주민이 아니라 교육받은 영국 신사를 만났다고 해도 노예관계는 계속되었을 것이다. 아마 로빈슨 쪽이 노예가 되었을 것이다.


착하게 사는 게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너'라고 부를 사람이 많느냐다. 불행히도 나한테는 그런 사람이 얼마 없다. 3인칭이 많다는 건 불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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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연쇄살인범 만나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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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이 잡히기 전에 만나 본 적 있어? 어땠어?


Worlds_Best_Coffee

> 2002년 늦여름 밤에 여자친구가 소리치더라. 고향으로 여행 온 중이었고 LSU 호수를 도는데 누가 따라와서 슈퍼마켓으로 달려왔다는 거야. 사촌네 큰 집에서 묵었는데, 아무튼 호수를 한 바퀴 도니까 그 자리에 그 사람이 계속 있었대


나랑 룸메랑 그놈 차를 쫓아갔지. 여친이 말하길 그놈 차는 하얀색 트럭이었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여친 사촌네 집 옆집에 주차되어 있더라고. 여친은 계속 울면서 미행당했다고 경로 등을 말했어


내가 보니까 차에 아직 남자가 앉아 있었어. 룸메는 수풀 사이에 숨어서 내 뒤를 봐줬고 나는 차까지 7미터 정도로 접근했어. 모퉁이를 돌아 일어서서 소리쳤어. "뭐 도와드릴까요?" 그러자 시동 돌리고 전조등 켜면서 갔어. 나를 살짝 쳐다보면서


개인적으로 본 건 아닌데 나중에 그놈을 다시 본 건 1년 후 연쇄살인으로 체포당했을 때였지. 그놈은 데릭 토드 리였어



Tommarvolo

> 미친 네 여친 운 좋았네



exmagician

> 내 친구 아버지가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제프리 다머랑 룸메였대. 친구 아버지가 말하길 그놈은 15분을 가만히 못 있었고 다들 자는 밤중에 돌아다녔대. 이상한 음식을 전자렌지에 돌리고 사람들을 빡치게 하고 미친 나도 연쇄살인마네


DickinOffAtWork

> 연쇄살인마는 아닌데, 내 이웃에 찰스 "앤디" 윌리암스가 살았어. 학교 총기난사범 말이야. 그놈이 메릴랜드에 살다가 캘리포니아로 이사갔는게 거기서 두 명을 죽이고 열세 명을 다치게 했지


소심한 시골 소년이었고 말도 나긋나긋했어. 처음으로 만난 날 그놈은 우리집 초인종을 울리더니 우리집 뒷마당에서 친구들이랑 썰매 타도 되냐고 물었어. 부모님은 허락했고 나랑 내 누이들도 나가서 놀게 했어. 그놈은 늘 다정했고 친절해서, 우리 가족이 그놈이 학교에서 총을 쐈다는 걸 알고는 충격 먹고 헷갈렸어. 앤디 같은 좋은 사람이 그런 짓을 하냐면서


Starkhousehoe

> 우리 엄마가 16살 적에 자는데 누가 침실 창문을 여는 소리에 깼대. 엄마는 할머니 방으로 달려가서 누군가 쳐들어온다고 했어. 우리 할머니는 방망이를 들고 뛰쳐나가서 그놈을 마주치고는 냅다 휘둘렀어(원래 좀 과격하셔). 그놈은 도망쳤고 할머니와 엄마는 절대 그짓이 과격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나중에 할머니가 뉴스에서 그놈을 봤지. 그놈은 리처드 라미레스였어. 엄마는 내가 어릴 때 계속 그 얘기를 했어. 엄마도 희생자가 될 뻔했어. 나는 정말 다행이야. 그때 엄마가 날 임신하고 있었거든 :)


Teachertokki

> 이건 이상한 얘긴데, 우리 엄마가 예전에 헨리 리 루카스를 만났대. 엄마는 그때 시골마을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했어. 아이들(고객들)과 만나러 갈 때면 사탕을 들고 갔지. 장애 아동들과 일하면서 복지사 일을 할 때는 자주 사탕을 많이 사 왔어. 그런 가정은 꽤 가난하고 단것을 거의 못 먹으니까. 엄마는 모든 아이들에게 줄 만큼 사탕을 많이 가졌어. 그래서 늘 엄마 수레엔 사탕이 많았지!


이놈은 엄마랑 얘기를 했는데 아주아주 친절했고 수다스러웠대. 그리고 사탕에 대해 물어봤대. 엄마는 사탕을 갖고 다니는 이유를 말했고 아주 친절하게 대하면서 대화를 이어나갔어. 그놈은 자기도 어렸을 때 엄마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았을걸 하면서 웃었어


엄마는 그놈 얼굴을 봤는데 뭐라고 꼬집을 수는 없지만 그놈 표정이 바뀌었대. 잠시 완전히 달라졌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해야 하나. 엄마는 갑자기 엄청나게 메스꺼웠고 그저 기분이 나빠졌대. 엄마는 짧게 대화를 마치고 갈길을 갔어


엄마가 아빠한테 그 애기를 했어. 엄마는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혼이 빠진 것 같았대. 몇 달 후에 그놈이 텔레비전에 나왔지. 엄마는 놀라서 아빠한테 그때 그놈이라고 말했어


엄마는 거짓말을 잘하지 못했고 관종도 아니었어. 우리 아빠는 더욱 아니었고. 그러니 이상하지. 부모님이 둘 다 그날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니까. 사족이긴 하지만 좀 초자연적인 현상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엄마가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무의식이 부자연스러움을 느끼고 그런 반응을 보인 걸까? 왜 있잖아, 사람들은 기분이 나쁘면 무언가 '빠진' 데에 그 원인을 돌리지 않아? 어떤 사람들은 인간이 거의 동물 레벨로 무언가를 포착한다고 하지. 의식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데 털이 삐죽 선다거나 닭살이 돋는 식으로. 누가 알겠어.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나 엄마의 본능적인 두뇌가 무언가 '빠진' 것을 잡아내고 엄마 마음이 그렇게 반응했을지도? 어떻게 되었든 간에, 엄마는 맹세코 정말 겪은 일이라고 말했고, 예전부터 거짓말을 치거나 나사빠진 행동은 절대 보이지 않았으니 정말 있었던 일이라고 믿고 있어


wingnutkj

> 다니던 대학교 강사 중 하나는 성질이 급했지

첫 강의는 괜찮았어. 물론 5분 동안 자기 강의에 출석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떠들었지만(그 강의는 선택 강의라서 뛰어넘을 수 있었어)


두 번째 강의날에 몇 명이 안 나왔어. 강사는 15분 동안 불출석을 두고 떠들었어. 세 번째는 더 많이 안 나왔고 강사는 더 오래 떠들었어. 나랑 친구는 이런 강의 들을 필요 없다고 생각했어. 강사는 물론 다음 강의에서도 불출석을 두고 푸념했겠지. 학기 끝까지 그 강의를 들은 놈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강사는 실험실이나 다른 강의도 도왔어. 그런데 모두들 강사를 살짝 불편해하더라


시험이 끝나고 우리는 누구 집에서 축하파티를 했어. 예의상 일 년 동안 함께한 교수, 강사, 조교들도 초대했지. 그 강사는 파티장에 나타났고(다른 교직원은 한 명도 안 왔어) 완전히 환영받지는 못했지만 잠시 어울렸어. 파티가 끝나갈 즈음 나는 필름이 끊겼는데 다음날 파티 주최자한테 들었어. 그 분노의 강사 씨께서 거실 바닥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쓰러졌고(물론 다른 사람들은 하룻밤 자도 좋다는 허락을 미리 받았지) 아침 여섯 시 반까지 꽐라였다고. 우리는 그 강사 참 이상하다면서 얘기했어. 하지만 곧 잊어버렸지...


...그러다 몇 달 후에 그 강사는 토막살인자로 체포됐어. 알고 보니 수많은 폭력 전과와 성폭력과 스토커 전과가 있었더라고


"그 사람은 조용했고 차분했어요"같은 이야기는 아냐. 그 강사는 분노조절을 못 했고 사람들을 불편하게 했지. 그래서 그 강사가 얼마나 꼬인 놈인지 알았을 때 아주 놀라진 않았어


GotMyOrangeCrush

>[영화 예고편 목소리로] 사상 최고의 결석이 찾아온다. 강사. 곧 대개봉


NateNMaxsRobot

> 미친 그 영화 무조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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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야시경이 초록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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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야시경은 초록색이야?


penguin_coder

> 예전에 야시경은 진공관에 의존했어. 특히 광증폭기라고 사람 눈보다 빛에 민감한 게 있었지. 이 관은 이름 그대로 빛을 증폭해서 보기 쉽게 했어. 마치 옛날 컴퓨터 모니터 즉 관 방식 모니터처럼 작동했어. 전자 광선이 스크린에 발라둔 발광 물질에 닿으면서 빛나면 우리가 보는 거야. 우연인지 몰라도 우리 눈이 녹색에  민감했어. 그리고 내 기억이 맞다면 녹색 발광물질이 더 생산이 안정되었나 봐. 요컨대 우리는 녹색을 잘 보고, 야시경이 옛날 관 모니터처럼 작동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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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눈과 번개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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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눈보라가 불 때는 천둥이 안 쳐? 뭐가 천둥을 막는 거야?


MrMeltJr

>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올라가고, 차갑고 마른 공기가 내려가는 일이 많아야 천둥번개가 생겨. 따뜻한 공기가 높이 올라가면서 물기가 물방울로 뭉치고 큰 구름이 되지. 올라간 공기가 클수록 구름도 커. 공기 흐름이 서로 마찰하면서 생긴 정전기에서 번개가 생겨나


눈은 따뜻한 공기가 그런 조건을 만족시키기 어렵지. 눈이 내리려면 차갑고 습한 공기가 필요하거든. 정전기는 마른 공기에서 훨씬 잘 생기고, 찬 공기에서는 공기 흐름이 서로 마찰하려 하지 않거든


우박이 내리면서 천둥이 치기도 하지만 우박은 원리가 달라. 공기가 죄다 위로 오르면 엄청나게 강력한 상승 기류가 생겨. 이 기류는 너무 세서 가끔 물기를 상승시켜서 우박으로 얼리게 하지. 언 우박은 지표 근처 따뜻한 공기로 다시 떨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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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드라이버 종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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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드라이버 모양이 이렇게 다양해? 일자, 뾰족, 별모양, 네모, 육각형... 좀 줄이면 안돼?


GoreWound

> 그 드라이버들은 동시기에 등장하지 않았어. 그래서 드라이버들끼리 시장에서 경쟁했지


처음엔 일자가 나왔어. 일자 볼트랑 드라이버는 만들기 쉬우니까. 볼트는 여럿이었지만 사람들은 드라이버를 회전식(turnscrew)이라 불렀어


그러다 누가 생각했지. "만약 일자를 두 번 파서 X자로 만들면 드라이버를 만들기는 어려워도 자꾸 나사에서 튕겨나오진 않겠지"(이 사람 이름이 아마 필립스였을 거야)


이 아이디어는 먹혔고 이제 표준은 둘이 되었지. X자는 확실히 돌리기 쉬워서 두 표준은 공존했어. 하지만 일자가 싸고 만들기 간단했지


마침내 제3의 인물이 나왔지. 힘을 세게 주면 튀어나오는 필립스 나사는 차선책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로버트슨(네모형)을 생각해냈어. 이 방식은 잘 먹혔어. 하지만 널리 퍼지진 않았어. 필립스보다 나사를 만드는 게 좀 비쌌지. 그래도 드라이버 만드는 건 좀 쌌어


이제는 표준 셋이 경쟁하게 되었지. 셋 다 장단점이 있어. 셋 다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세력이 있고 서로 싸울 힘이 있어


네가 말한 다른 표준들도 이것들과 비슷해. 하지만 주요한 세 종류만 말했어. 이렇게 해야 설명하기 쉬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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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딧 번역) 인생팁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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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귀들은 레딧 LifeProTips 서브레딧에서 가져왔습니다. 말 그대로 인생팁 게시판.

※ 물론 다 믿으면 골룸. 밑 글들을 그대로 실행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1. 대화 중에 생뚱맞은 주제를 꺼낸다면 주의깊게 보라. 그전부터 고심하던 주제일 것이다


2. 외국에 나갈 때는 여권을 찍어서 클라우드 같은 곳에 올려라. 나중에 여권을 도둑맞아도 신분 증명할 게 남는다


3. 회사나 학교에서 돌아오면 비누로 손을 씻어라(...)


4. 외국어를 배우고 싶으면 그 언어에서 가장 많이 쓰는 100 단어부터 공부해라. 이 단어들이 일상 대화의 50%를 차지하고 너한테는 튼튼한 기초가 된다


5. 살다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 일로 너를 정의하지 마라. 발전하지 못한 핑계를 안 좋은 일로 돌리지 마라. 안 좋은 일을 흘려버리지 말고 거기서 교훈을 찾고 이해해라. 안 좋은 일을 너 자신으로 만들지 말고 너의 일부로 만들어라


6. 모으기 쉬운 물건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면 절대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마라. 만약 알려졌다간 평생 생일, 성탄절 아니면 아무때나 그 선물만 받게 될 테니까


7. 알람을 많이 맞출수록 늦잠을 자기도 쉽다. 반쯤 깬 채로 알람 끄는 일에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졸지 말고 한두번 알람에 깨는 연습을 해라


8. 돈을 조금 빌렸다면 여윳돈이 생기자마자 갚아라. 아무리 작은 금액이어도 아무리 상대방이 괜찮다고 해도. 사람들은 네가 진실되다고 생각하고 뒷담화도 안 깔 것이다


9. 자기소개서를 보낼 때 '~할 수 있다'는 '~할 것이다'로 바꿔라. 고용주는 그 편지를 읽는 사이에 벌써 너를 상상하니까


10. 재수 없는 날에는 그동안 꺼리던 일들을 몰아서 해라


11. 과거에 한 쪽팔린 말이나 행동을 걱정하지 마라. 네가 말하지 않는 한 다른 사람도 너만큼은 신경 안 쓴다


12. 유명 여행지에서 밥 먹지 마라. 진퉁은 거의 없고 두 배는 비싸다. 몇 블록만 걸어라. 웬만하면 영어 간판이 안 달린 곳에 가서 먹어라


13. 사람 이름을 잘 못 외우겠으면 첫만남 때 말해버려라. 그래야 너도 자신감이 생기고 그 사람들도 나중에 기분이 덜 나쁘다


14. 여행가서 찍은 사진을 올리지 마라. 집에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라. 여행 가서 사진을 올리면 네 집이 비었다고 광고하는 거다. 도둑들한테 완벽한 찬스다


15. 운동할 때는 운동하려는 수를 거꾸로 세어라


16. 면접을 볼 때는 저들이 네 시간을 잘 쓰는지 알아본다는 마인드로 임해라. 그러면 더 굳세게 보인다


17. PC 게이머들은 인터넷 연결이 필요없는 게임을 최소 하나는 구비해라


18. 누군가를 몰래 보는데 저쪽에서 돌아보면 눈알을 굴리거나 머리를 돌리지 마라. 대신 눈을 깜빡이는 사이에 쳐다보는 곳을 바꿔라


19. 공포영화를 보고 잠이 안 오면 그 영화 NG장면을 봐라


20. PS4나 XBOX를 싸게 사고 싶으면, 성적표 발송 기간에 인터넷 장터를 뒤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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