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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 시즌11 (4)
시즌11 2화 <The Ghost Monument>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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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화 감상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로 시작했습니다. 이번 2화 감상도 뻔뻔하게 추억의 영화를 하나 꺼내며 시작할까 합니다. 바로 <부시맨>입니다. 비행기 조종사가 다 마신 콜라병을 비행기 창밖으로 던지고, 병은 어느 아프리카 부족마을에 떨어집니다. 하늘이 준 선물이라 생각한 부족 사람들은 병을 이리저리 써 보지만, 병 때문에 싸움마저 벌어지고 맙니다. 결국 이 세상에 속하는 물건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사람들은 주인공을 보내 그걸 세상 바깥에 버리게 합니다. 어린 시절 비디오로 본 저는 '사물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며 신기해했습니다. 영화 장면은 거의 생각이 나지 않지만, 마지막에 주인공이 거대한 폭포로 병을 떨어뜨리는 장면 하나는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20살 제가 봤다면 물질주의 비판이라는 거창한 수식어로 평가했을 겁니다. 뭐, 실제로 그렇겠지만 말입니다.



  닥터후 시즌 11 2화 <The Ghost Monument>는 어찌 보면 SF판 부시맨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스페셜에서 휘리릭 사라진 타디스가 어느 행성에 깜빡이며 나타납니다. 닥터와 친구들이 타디스를 쫓아 도착했을 땐 이미 타디스는 '유령 기념비'라는 전설로 불립니다. 제작진은 이 아이디어를 후반 반전으로 써먹을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유령 기념비가 타디스라는 사실은 초반에 밝혀집니다. 팬덤도 에피소드 제목이 공개되자마자 유령 기념비가 타디스가 아닐까 추측했으니 말 다 했습니다. '유령 기념비가 알고 보니 타디스였다!'고 끝부분에 반전으로 나왔으면 엄청 실망했을 겁니다.



  공교롭게도 닥터 일행이 온 곳은 일명 황폐(Desolation)라는 행성으로, 우주 레이스 마지막 코스입니다. 레이스 결승점이 유령 기념비다 보니 닥터 일행은 마지막 두 선수와 함께 행동하게 됩니다. 기발하지만, 좀 억지 같습니다. 타디스가 유령 기념비로 나타난 행성이 하필이면 레이스 마지막 행성이고, 하필이면 닥터 일행이 행성에 왔을 때 선수들이 행성에 도착한다니요. 따지고 보면 닥터와 타디스는 늘 난장판 한가운데에 착륙해서 더 난장판을 일으키긴 했지만, 고개가 갸우뚱한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줄거리는 두 줄기를 뻗으며 시작합니다. 하나는 우주 레이스, 다른 하나는 타디스 찾기. 타디스는 후반까지 나타나지 않으니, 우주 레이스가 어떻게 끝날지 관심을 두게 됩니다. 누가 이기게 될까? 그러나 여러분이 중간까지 보시면 슬슬 예측이 됩니다. 자꾸만 도움과 협력을 강조하는 대사나 상황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공동 우승이 되죠. 설마 했는데 진짜 공동 우승이 나옵니다. A 아니면 B인 상황에서 새로운 C가 나오면 신선하고 '이렇게도 되는구나!' 하면서 무릎을 치게 하는데 이런 예측 가능한 공동 우승은 맥만 빠집니다. 닥터 일행한테는 레이스보다 타디스가 중요했다고는 하지만, 엄연히 줄거리 중심에는 레이스가 있었습니다. 중심을 조금 게으르게 생각했다고 말해 봅니다. 정말 그렇게 전개해야 했나요?



  이번에도 닥터는 설명되지 않습니다. 아무도 물어보지도 않고요. 어느 행성 사람인지, 뭐하는 사람인지. 9대 닥터 초반부 에피소드는 닥터를 설명하고 넘어갔습니다. 2화에서 나무 외계인이 닥터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닥터와 말하면서 간접적으로 '닥터는 미스터리하며, 외롭다'는 사실을 시청자한테 비췄습니다. 닥터 본인도 여러 상황에서 '~ 같은 역사적인 상황을 직접 겪어봤다' 같은 대사를 쳐서 보는 사람들이 '이 사람이 우주를 여행하는구나'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2화까지 봤는데도 닥터는 가치관만 드러내고 개인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개인이 아니라 가치만 표현하는 인물은 헐리우드식 정의감 터지는 주인공 같습니다.



  이렇게 마음에 단점만 잔뜩 떠올리고 며칠이 지났습니다. 그러다 다시 보게 되었는데, 처음보다는 볼 만했습니다. 먼저 비주얼이 좋습니다. 2화는 제가 본 닥터후 중에 제일 드넓은 풍경과 자연을 보여줬습니다. 닥터후는 언제나 세트장과 공터를 벗어나지 못했는데, 제작비를 많이 받았나 봅니다. 그리고 줄거리는 이번에도 삐걱대지만 굴러는 갑니다. 처음 볼 때는 새로운 일이 벌어지기를 기대해서 실망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면서 보면 의외로 시청자가 지루할 때쯤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환기 포인트가 나타납니다. 다만 첫화처럼 그 농도가 옅어서 처음 보면 환기인지 알아채기 힘들어서 문제죠.



  드디어 타디스가 나왔는데, 내부 디자인 역시 드라마를 닮아 차분하고 침침합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타디스 조종실을 감싼 그 꽃게다리는 별로입니다.



  오프닝 이야기를 안 했군요. 이전 오프닝은 '나아가는' 식이었는데 지금 오프닝은 '제자리에서 도는' 식입니다. 답답한 느낌을 주지만, 몽환적이고 디테일은 역대급입니다. 그런 좋은 디테일이라면 더 길게 뽑을수록 멋있을 텐데요. 짧아서 아쉽습니다.



총평 : 편안하지만 여전히 추진력이 모자라다

총점 :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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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셋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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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라에서 문자를 보냈습니다. '군대는 갔다 왔는데?' 하며 보니 폭염 특보였습니다. 아니, 아직 초복도 안 왔는데 폭염이라니. 원래 환경 운동가들을 보면 비웃었는데, 슬슬 지구가 걱정되네요. 지난 주에는 닥터후 소식이 꽤 많이 나왔습니다.



첫째. 시즌 11 사진이!(기사링크)





 

  샌디에이고 코믹콘에 들뜬 쪽은 팬만이 아닌가 봅니다. <Entertainment Weekly>라는 잡지도 코믹콘을 맞아 행사를 빛낼 여러 드라마와 영화를 취재했는데요. 그중에서 닥터후는 무려 표지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무심하게 이쪽을 보는 닥터가 조금 이상하군요. 여러 자세를 잡던 이전 닥터보다 성격이 조용한 걸까요. 누가 뭐래도 닥터는 10초를 가만히 있지 못하는 외계인인데 말이죠.

 

  표지뿐 아니라 인터뷰 기사와 시즌 11 스틸 사진도 나왔습니다. 사진은 크게 볼 것이 없습니다. 닥터와 새 동반자들 사진입니다. 그 와중에 칩널의 인터뷰가 조금 논란이 되었습니다. 칩널은 왜 여성 닥터를 만들었냐는 질문에 닥터후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세상에 뒤처졌을 것이다. 닥터후가 나서서 이끌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정치적 올바름으로 해석하기 쉬운 말이죠. 이 이야기는 시즌을 다 보고 풀어내야 할 것 같네요.




 

 

둘째. 시즌 11 예고편이!(유튜브링크)



 

  지난주 한 가지 소식이 닥터후 팬을 들끓게 했습니다. 바로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에 닥터후 예고편이 나온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소문이 맞은 셈이었죠. 저도 어젯밤 예고편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나온 예고편은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길이가 1분도 되지 않았는데, 닥터후를 전혀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시즌 11에 나올 세 동반자가 밥을 먹고 친구와 놀고 신문을 읽는데 닥터가 잽싸게 지나갑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내며 예고편은 끝납니다.

 

  사실 영상은 티저(teaser)에 가깝습니다. 말 그대로 무슨 내용인지 살짝만 보여줘서 안달 나게 만드는(tease) 영상이죠. 그런데 이번 영상에는 그 살짝도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국 시청자가 보는 앞에서 ! 이건 타디스! ! 외계인!’처럼 대놓고 보이면 새 시청자를 끌어모으기 어렵겠죠. 모르는 사람을 끌어모으려면 조금 평범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그러나 내용이 닥터후와는 거의 관련이 없습니다. 어느 시청자는 피자 광고인 줄 알았다네요.

 

  다행히 목요일에 코믹콘과 더불어 새 소식과 자료를 공개한다고 하니, 지금은 분노를 잠재우고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 살라맨더가 나올까?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전설과 같은 공상과학 영화입니다. 영화는 60년대에 찍었지만 배경은 제목처럼 2001년인데, 옛날 사람이 내다본 21세기는 정말 최첨단이었습니다. 우주선이 여객기처럼 날아다니고 달에 기지를 세우고, 인간과 같은(그래서 더 무서운) 인공지능이 우주선을 조종할 거라 그때 사람들은 생각했죠.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2001년에서 17년이 지났음에도 달에는 사람이 안 살고 우주선은 가물에 콩 나듯 날아다니며 인공지능은 그 정도까지 똑똑하지 못합니다.

 

  잘못 내다본 미래는 닥터후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특히 2018년이 되면서 2018년이 배경인 닥터후 에피소드가 화제입니다. 바로 1967년 방영한 <The Enemy of the World>입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2대 닥터, 제이미와 빅토리아는 타디스를 타고 2018년으로 갑니다. 2018년 세계는 국가보다는 여러 구역(Zone)으로 나뉘어 통치하는데, 라몬 살라맨더는 다음 세계 지도자로 기대를 받는 인기 정치인입니다. 이미 여러 기술로 기근 같은 문제를 해결해 명성이 아주 높은 살라맨더는, 그러나 속이 검은 남자입니다. 정적을 죽이는 데 아무 거리낌이 없고, 정치를 위해서라면 지진을 일으켜 무고한 시민을 거침없이 죽게 합니다. 그런데 살라맨더는 2대 닥터와 생김새가 거의 똑같습니다(2대 닥터 배우가 1인2역을 합니다). 2대 닥터와 일행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닥터는 반강제로 살라맨더를 연기해야 합니다. 과연 닥터는 살라맨더의 음모를 끝낼 수 있을까요?

 

  67년엔 2018년이 아주 멀었겠지만, 이제 2018년입니다. 세계는 아직 국가 단위로 나뉘고, 살라맨더도 없습니다. 닥터후는 이걸 설명할까요? 한다면 어떻게 할까요? 아주 좋은 핑계 중 하나는 바뀐 역사입니다. 그냥 시간여행을 자주 하다 보니 역사가 이리저리 바뀌어서 없던 일이 되었다고 하면 끝입니다. 시간여행 드라마가 이래서 편하죠. 그래도 좀 기발한 설명이 나왔으면 재밌을 것 같습니다. 역사가 바뀌었는데, 이번엔 13대 닥터와 똑같이 생긴 여자 살라맨더가 나온다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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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닥터 새 복장. 그외 새로운 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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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후 팬에게 가을은 잔인한 계절입니다. 시즌이 끝나고 크리스마스 스페셜까지 감감 무소식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새로운 소식이 차근차근 들어오고 있고, 13대 닥터를 기다리는 기대감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으니 버틸 만 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닥터후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1. 13대 닥터 의상 공개

 

 

  며칠 전 BBC는 조디 휘태커가 연기할 13대 닥터의 의상과 타디스 디자인을 공개했습니다. 보시다시피 13대 닥터 복장은 검은 상의와 푸른 바지에 멜빵을 메고 상아색 긴 코트를 걸친 모습입니다.

 

  대부분 팬들은 조금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닥터가 괴짜 외계인이라지만 이런 복장은 어색하다', '차라리 예전에 공개한 후드티가 낫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2000년 동안 남자였다가 갑자기 여자가 된 외계인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렸다', '13대 닥터가 4대 닥터처럼 천진난만한 성격이라면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벌써 팬아트도 속출하고 있고요.

 

  의상에 가려져서 그렇지 타디스도 꽤 새로워졌습니다. 먼저 타디스 표면이 9대 ~ 10대 닥터 시절처럼 낡은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예전보다는 푸른 빛감이 줄어들고 조금 색이 어두워진 것 같습니다. 타디스 문에 붙은 안내판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했습니다. 스티븐 모팻이 <Blink> 에피소드에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말했듯이 타디스는 영국 경찰 전화박스를 흉내낼 뿐 아주 정확히 전화박스로 모습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타디스 디자인은 닥터 별로 조금씩 크기나 비율, 디테일이 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의상은 마음에 듭니다. 위에 썼듯이 13대 닥터가 어린아이 같은 닥터라면 저 복장이 참 어울립니다. 벌써부터 맹한 표정을 짓고 4차원적인 말을 중얼대는 닥터가 눈에 선하네요. 혹시 모르죠. 저런 복장에 아주 어두운 성격을 지녀서 옷과 사람을 대비시키려는 걸지도 모르지만요. 타디스는 검은 안내판이 조금 거슬리네요.

 

  참고로 13대 닥터가 입은 코트의 실제 색은 살짝 보라색에 가깝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노을빛 때문에 베이지색처럼 보이는 것이고요. 출처가 정확하지 않지만 혹시나 해서 언급해 봅니다.

 

 

2. 조디 휘태커 촬영장 사진 공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지금은 삭제됨)

 

 

  한편 영국에서는 시즌11 촬영을 시작한 모양입니다. 한 트위터리안이 11시즌 촬영장 사진을 올렸는데요. 지금은 신고를 받아서 삭제된 것 같습니다. 사진은 조디 휘태커가 12대 닥터 의상을 입은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저기서 촬영 중인 장면은 시즌 11 첫 화겠죠. 피터 카팔디가 입은 옷을 조디 휘태커가 입은 걸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직 재생성 장면을 보진 않았지만 12대 닥터가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13대 닥터는 어디서 옷을 얻을지 궁금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역대 닥터의 의상 출처(?)를 알아봅니다.

 

1대 닥터는 그냥 자기 옷을 입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2대 닥터는 재생성하면서 옷도 같이 바뀌었습니다. 아직 재생성 설정이 확실하지 않은 때였습니다.

3대 닥터는 목욕을 마치고 다른 사람이 벗어놓은 옷을 훔쳐 입었습니다.

4, 5, 6, 7대 닥터는 타디스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8대 닥터는 영안실에서 재생성한 후 병원 직원의 옷을 훔쳐 입었습니다.

9대 닥터는 출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자기 취향대로 골라 입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10대 닥터는 타디스 옷장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11대 닥터는 병원에서 주워 입었습니다.

12대 닥터는 타디스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대체로 닥터들은 옷을 자기가 골라 입거나 주워 입었습니다. 13대 닥터는 어느 쪽일지 궁금합니다.

 

 

3. 크리스마스 스페셜 일부 공개 예정

 

닥터후 트위터 공식계정에 올라온 사진(https://twitter.com/bbcdoctorwho/status/929702896014385154)

 

  BBC는 매년 <Children In Need>라는 자선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날을 잡아서 기부를 받는 행사죠. 닥터후 팬한테도 이 Children In Need는 익숙합니다. 이 날엔 여러 BBC 드라마들이 특집으로 짧은 영상을 만드는데요. 닥터후도 예외는 아닙니다. 2005년에는 시즌 1 마지막화와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사이를 다룬 짧은 영상을 공개했고 2007년에는 10대 닥터와 5대 닥터가 만나는 단편 <Time Crash>를 방영했습니다(둘이 장인과 사위가 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올해 Children In Need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방영할 에피소드 <Twice Upon a Time>의 일부 장면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중요한 장면은 절대 보여주지 않을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1분이라도 보여주면 감사하겠죠.

 

  이번 영상은 영국날짜로 11월 17일에 BBC1 채널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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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칩널, 그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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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IrozGaizka(GettyImage)




  8년 간 닥터후를 빛낸 스티븐 모팻은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마지막으로 물러납니다. 다음으로 닥터후를 맡은 사람은 바로 크리스 칩널(Chris Chibnall)입니다. 모팻이야 총책임자가 아니던 2005년부터 기억에 남을 에피소드들을 쓰면서 이름을 날렸고, 드라마 <셜록>마저 만들었기에 닥터후 책임자가 되기에 부족함과 어색함이 없었죠. 과연 칩널도 그럴까요? 칩널은 누구이며, 과연 2018년부터 그가 맡은 닥터후는 어떤 분위기와 소재로 돌아올까요?



  역시 덕후


  2005년 닥터후를 부활시키고 2009년까지 닥터후를 이끈 러셀 T 데이비스(일명 RTD)는 어릴 때부터 닥터후 마니아였고, 닥터후 이전에 만든 드라마나 시트콤에도 닥터후 관련 대사를 집어넣었습니다. 모팻도 유명한 닥터후 '덕후'고 1999년에는 닥터후 패러디 에피소드를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역사가 깊은 닥터후다 보니 제작자나 배우 중에도 어릴 때 닥터후를 보고 팬이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번 크리스 칩널도 역시 닥터후 광팬입니다. 4살 때부터 닥터후를 보고 어렸을 때에 닥터후 팬클럽 회원이던 칩널은 실제 1986년 BBC 시청자 초청 프로그램인 Open Air에 출연해서 닥터후에 관한 의견을 남겼습니다. 당시 닥터후는 시청률 저하로 폐지 직전까지 가던 상황이었습니다(실제로 1989년을 끝으로 종영합니다). 유튜브에 동영상이 있으니 10대 칩널을 볼 수 있습니다.


  칩널은 작가로 데뷔해 여러 연극과 드라마를 집필하면서 인지도를 모읍니다. 그러다 2005년, 러셀 T 데이비스의 초청을 받아 칩널은 닥터후의 스핀오프인 <토치우드>의 공동 제작자이자 작가 자리에 오릅니다. 토치우드 에피소드로 좋은 반응을 이끌내고 이어서 2007년부터 닥터후 에피소드도 간간이 집필하게 됩니다. 첫 닥터후 에피소드는 2007년 방송한 <42>라는 에피소드였습니다. 2010년에 방송한 실루리안 2부작 <The Hungry Earth/Cold Blood>도 칩널 작품입니다. 시즌 7에는 <Dinosaurs on a Spaceship>과 <The Power of Three>를 만들었습니다. 정식 에피소드는 아니지만 시즌 7 방송 전에 나온 미니 에피소드 <Pond Life>도 집필했습니다.


  칩널은 닥터후 말고도 중간중간 여러 드라마나 영화 각본을 썼습니다. 그러다 2013년 대박을 터뜨립니다. ITV 방송사에서 방영한 <브로드처치>는 엄청난 시청률과 화제를 몰고 왔습니다.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벌어진 살인을 다룬 브로드처치는 미국에서도 리메이크되면서 그 인기를 증명했습니다. '모두 범인처럼 보이는 드라마'라는 별명답게 매화 긴장을 놓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브로드처치는 시즌 3로 종영했으며 칩널은 이후 닥터후의 키를 잡고 항해를 나설 예정입니다. 칩널이 닥터후를 맡은 이유는 불확실하지만, 최근 닥터후에 참여한 작가 중에는 제일 대박을 낸 작가라서 뽑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칩널 후(Chibnall Who)?


  칩널이 조종간을 잡은 닥터후는 2018년부터 어떤 모습일까요? 칩널이 집필한 토치우드, 닥터후 에피소드를 보면 약간 윤곽을 잡을 수 있습니다.


  먼저 칩널은 가족을 중시합니다. 닥터후에서 칩널은 로리 윌리엄스의 아버지인 브라이언 윌리엄스를 등장시켰고, 실루리안 2부작에서도 한가족이 사건에 휘말립니다. 브라이언 윌리엄스는 아들과 티격대면서 특유의 고집스럽지만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었죠. 지구가 침략당하는 와중에도 미소를 짓게 합니다. <42>에서는 마사 존스가 에피소드 내내 가족과 전화통화를 합니다. 우주선 안에 갇혀서 미스터리한 괴물에게 쫓기는 와중에 하는 통화는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긴박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칩널은 차가운 우주와 따뜻한 가족을 대비시켜서 차가운 쪽은 더 차갑게, 따뜻한 쪽은 더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번 닥터후도 가족이 나올지도 모릅니다. 가족이 아니더라도 친구나 애인, 배우자가 나올 수 있습니다. 특히 동반자의 가족과 집을 강조할 확률이 높습니다. 도나 노블 이후로 동반자의 집이나 가족, 평소 생활이 닥터후에 자주 나오지 않았는데 내년부터는 다르길 기대합니다. 어쩌면 닥터의 가족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누가 되었든 예전보다는 조금 화면에 잡히는 사람이 많아질 겁니다. 칩널 에피소드는 가족이 아니어도 늘 조연으로 시끌벅적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따뜻한 에피소드만큼 어두운 에피소드도 칩널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실루리안 2부작을 들 수 있습니다. 먼 옛날 지구에 거주하다가 땅 속에서 동면한 실루리안 종족. 인간의 굴착 실험에 실루리안이 깨어나자 두 종족 사이에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두 종족은 닥터의 중재로 겨우 진정하지만, 결국 편견과 이기심에 파국으로 치닫고 말죠. 그리고 잊지 마십시오. 칩널은 닥터후 이전에 토치우드 각본을 썼습니다. '어른을 위한 닥터후'답게 토치우드는 선정적인 장면과 잔인한 장면이 매 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토치우드 1시즌 2화는 칩널의 첫 토치우드 각본인데 여기서는 외계인에 조종당해 남자들을 성행위로 빨아들여 죽이는 여성이 등장합니다. 이외에도 6화는 여행객들을 유인해 잔인하게 죽이는 시골 마을 이야기인데 이것도 칩널 구상입니다.


  칩널 각본은 외계인이 크게 부각되지 않습니다. <42>는 외계행성의 영혼이 들어간 사람이 우주선을 돌아다녔습니다. <The Power of Three>는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하지만, 줄거리는 외계인보다는 닥터와 친구들에게 집중합니다. <Dinosaurs on a Spaceship>도 문제보다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닥대는 멤버들의 '케미'가 주된 내용입니다. 이런 '케미'는 잘 되면 차가운 우주를 버티게 하는 원동력이지만, 꼬이면 될 것도 안 되게 만들고 오히려 공포가 됩니다. 칩널은 이렇듯 문제보다는 관계를 보는 작가 같습니다.



  걱정과 기대


  사실 칩널이 쓴 닥터후 에피소드는 평가가 좋지 않습니다. '나쁘진 않은데 기억에 남지도 않는' 에피소드들로 기억합니다. 대박이 난 브로드처치도 마지막 3시즌은 그저 그런 점수를 얻었습니다. 과연 칩널이 어쩌다 한두 편이 아닌, 몇 년에 걸친 큰 스토리라인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안 그래도 여성 닥터로 구설수에 오른 닥터후를 넘겨받아서 잘 이어나갈 수 있을까요? 솔직히 팬들은 불안합니다. 1989년에 벌어진 종영 사태를 다시 겪을까봐 떨고 있습니다. 닥터후 팬인 칩널도 닥터후가 오래 가기를 바라겠죠. 무슨 이야기, 무슨 소재, 무슨 캐릭터로 닥터후를 이끌지 기대와 걱정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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