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글쓰기와 닥터후, 엑셀, 통계학, 무료프로그램 배우기를 좋아하는 청년백수의 블로그
분류 전체보기 (499)
머도기닷! 스트리머 머독을 만나다
반응형

 

 

역사가들은 시대구분을 좋아한다. 그러니 나도 구분해 보겠다. 트위치 스트리머 머독의 시대는 둘로 나뉜다. 대정령과 관련 있던 시대와 선을 끊은 시대. 본인한테는 미안하지만 나에게 BJ 머독이란 대정령의 꼬리표 같은 존재였다. 마치 머독이 모아드라는 이름으로 우왁굳 밑에서 활동했을 때처럼. 그때도 나에게 모아드는 우왁굳 클럽 일원 중 하나였다.

 


 

머독이 모아드이던 시절은 모른다. 방송을 안 봤다. 개복어나 크헐헐 방송도 볼까 말까 했는데 모아드를 왜 본다는 말인가. 난 오로지 우왁굳만 봤다. 그래서 훗날 머독 방송을 봤을 때도 그 사람이 모아드였다는 점은 나중에 알았다. 듣기로는 방송에서 영화를 틀다가 정지를 먹었다나. 그래서 이름을 가상밴드 캐릭터에서 따와서 머독이라고 했다나. 머독의 과거는 나보다 나무위키가 잘 알 것이니 그리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처음으로 본 머독 영상은 머독을 잡아라였다. GTA5에서 시청자들을 모아놓고 자신이 살아남는 방송이다. 사실 머독을 잡아라는 재미는 있지만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작년 여름, ‘머독을 잡아라녹방을 보던 도중 어머니가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실려 가셨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호흡곤란이 머독 탓은 아니다. 나도 안다. 그래도 머독을 잡아라, 일명 머잡이야기만 나오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머잡은 머독의 방송 스타일을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시청자들한테서 도망가면서 온갖 욕설과 조롱을 날리는 머독. 시청자한테 따라잡히자 거품을 물면서(비록 캠 화면은 없었지만 충분히 그랬을 것이다) 살려달라고 비는 머독. 다시 도망갈 기회를 잡고 잡아봐, 등신들아!’를 외치는 머독. 결국 폭발에 휘말려 죽으면서 목청껏 비명을 지르는 머독. 극도의 시끄러움 사이에 간간이 극도의 여유가 끼어들어간 머독. 그 에너지만은 다른 방송인보다 훨씬 대단하다.

 


대정령이 불미스러운 일로 방송을 그만두고(그리고 복귀하고) 나는 머독 방송으로 발길을 옮겼다. 처음 나는 머독을 대정령의 대용품으로 보았다. 머독은 대정령과 방송을 많이 진행했기 때문에. 식혜가 떨어지고 수정과를 마시듯이 나는 머독을 봤다. 근데 그거 아는가? 수정과가 더 맛있었다. 아프리카 엑소더스 과정에서 머독도 트위치로 집을 옮겼는데, 트위치 첫날 방송을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나는 아직도 머독을 대정령 대체재로 보고 있었구나. 수많은 도네이션 행렬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도네이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머독은 독특한 도네이션 문화를 지니고 있다. 다른 방송에 나오는 도네이션이 트위치 전반에 유행하는 영상이거나 다른 스트리머들의 영상인 데 반해 머독 도네이션은 머독과 시청자들이 같이 웃고 떠드는 상영물에 가깝다. 예를 들어 슬램을 들 수 있다. 온갖 음악에 스페이스 잼이라는 힙합 곡을 합성해서 보는 사람을 낚는 영상이다. 일단 스트리머 한 명한테만 유행하는 낚시 영상이라는 사실이 신기하다. 거기다 시청자들은 아이돌마스터 음악에 슬램을 섞어 버린다. 스트리머 한 명의 밈을 시청자들이 직접 제작해서 틀어버리는 일은 흔치 않다. 만든다 해도 다른 스트리머 방에 가서 자기 스트리머를 소개하거나 재미를 주지, 스트리머 본인한테는 잘 틀지 않는다.

 

이는 머독이 팬 관리에 힘쓰는 것도 한몫 할 것이다. 머독 방송은 꽤나 젠틀한 편이다. 누구는 선비 같다고 하겠지만, 솔직히 이 정도면 완벽에 가깝다. 그리고 조폭이 되느니 선비가 낫다. 팬 카페 관리도 철저하다. 모든 회원은 의미 없는 수열로 닉네임을 정한다. 퍼스나콘이나 닉 언급은 금지된다. 친목질과 네임드화를 머독은 철저하게 막는다. 그러면서도 영상 도네이션이 나오면 빠지지 않고 감사 인사를 한다. 그 영상이 아이돌마스터 힐링이든, 슬램이 나오는 딜링이든.

 

머독은 아이돌마스터를 언제 잊을까? 처음 나는 머독의 아이돌마스터 사랑이 콘셉트라고 생각했다. 다른 스트리머는 아이돌마스터를 잠깐 하다가 관두거나 다 깨더라도 그런 게임이 있었지라고 되새기는 반면에 머독은 아예 다른 게임을 찾아 나서고 음반을 산다. 내 깃털 같은 의심은 머독이 50만원이 넘는 등신대를 척척 사면서 깨졌다. 저건 콘셉트일 수 없다. 머독이 아이돌마스터를 사랑하는 동안 나도 전염이 되어 버렸다. 타카네. 나는 시죠 타카네가 좋다. 그러나 머독이 발에 페티시가 있다는 사실은 아직도 조금 의구심이 든다.

 


나는 머독을 즐겨 본다. 심지어 우왁굳보다 더. 저녁이면 늘 팬카페에 들어가서 오방있인지 오방없인지 확인한다. 노가리는 안 보지만 영상도네는 본다. 지난 주 머독은 트위치에서 구독을 열었다. 몇 시간이 넘게 사람들은 구독을 해 댔다. 정말 믿기지 않는 사실이지만, 머독은 아직도 성장 중이다.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256 색상표(+16진법 코드)
반응형

 

 

 

 

 

 

000000    333333    666666    999999    CCCCCC    FFFFFF   

 

000033    333300    666600    999900    CCCC00    FFFF00   

 

000066    333366    666633    999933    CCCC33    FFFF33   

 

000099    333399    666699    999966    CCCC66    FFFF66   

 

0000CC    3333CC   6666CC    9999CC    CCCC99   FFFF99   

 

0000FF    3333FF    6666FF     9999FF    CCCCFF    FFFFCC   

 

003300    336633    669966    99CC99    CCFFCC    FF00FF   

 

006600    339933    66CC66    99FF99    CC00CC    FF33FF   

 

009900    33CC33    66FF66    990099    CC33CC    FF66FF   

 

00CC00    33FF33    660066    993399    CC66CC    FF99FF   

 

00FF00    330033    663366    996699    CC99CC    FFCCFF   

 

00FF33    330066    663399    9966CC    CC99FF    FFCC00   

 

00FF66    330099    6633CC    9966FF    CC9900    FFCC33   

 

00FF99    3300CC    6633FF    996600    CC9933    FFCC66   

 

00FFCC    3300FF    663300    996633    CC9966    FFCC99   

 

00FFFF     330000    663333    996666    CC9999    FFCCCC   

 

00CCCC    33FFFF    660000    993333    CC6666    FF9999    

 

009999    33CCCC    66FFFF    990000    CC3333    FF6666   

 

006666    339999    66CCCC    99FFFF    CC0000    FF3333   

 

003333    336666    669999    99CCCC    CCFFFF    FF0000   

 

003366    336699    6699CC    99CCFF    CCFF00    FF0033   

 

003399    3366CC    6699FF    99CC00    CCFF33    FF0066   

 

0033CC    3366FF    669900    99CC33    CCFF66    FF0099   

 

0033FF    336600    669933    99CC66    CCFF99    FF00CC   

 

0066FF    339900    66CC33    99FF66    CC0099    FF33CC   

 

0099FF    33CC00    66FF33    990066    CC3399    FF66CC   

 

00CCFF    33FF00    660033    993366    CC6699    FF99CC   

 

00CC33    33FF66    660099    9933CC    CC66FF    FF9900   

 

00CC66    33FF99    6600CC    9933FF    CC6600    FF9933   

 

00CC99    33FFCC    6600FF    993300    CC6633    FF9966   

 

009933    33CC66    66FF99    9900CC    CC33FF    FF6600    

 

006633    339966    66CC99    99FFCC    CC00FF    FF3300   

 

009966    33CC99    66FFCC    9900FF    CC3300    FF6633   

 

0099CC    33CCFF    66FF00    990033    CC3366    FF6699   

 

0066CC    3399FF    66CC00    99FF33    CC0066    FF3399   

 

006699    3399CC    66CCFF    99FF00    CC0033    FF3366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KBS월드 라디오로 러시아어 맘껏 듣기
반응형



 외국어 공부는 듣기가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어 공부법을 여럿 조사했는데 많은 책과 강의에서 듣기를 강조했습니다.


  듣기가 중요한 이유는

  첫째, 아무리 글을 잘 알아도 듣기/말하기가 되지 않으면 또 다시 발음과 억양을 배워야 하고


  둘째, 읽기/쓰기를 배우고 듣기/말하기를 배우는 것보다 듣기/말하기를 배우고 읽기/쓰기를 배우는 것이 더 빠르고 효율적이며


  셋째, 외국어 실력 자랑에는 말하기가 최고고 말하기를 배우려면 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어와 눈을 마주친 지 벌써 7년이 흘렀습니다. 외국어 공부는 다이어트와 같습니다. 내일부터 내일부터 하다가 아무것도 못 합니다. 이번에는 저도 마음 잡고 러시아어 공부를 하렵니다.


  러시아어는 영어나 일본어와 달리 자료가 적습니다. 이점은 다른 언어가 정말 부럽습니다. 그러나 외국어 실력을 자랑하려고 러시아어를 고른 저로서는 그 어려움이 기회입니다. 남들이 피하는 언어로 마음껏 조잘대고 싶으니까요.


  그러던 차에 KBS 월드 라디오를 알게 되었습니다. KBS 월드 라디오는 여러 언어로 방송하는데 물론 러시아어도 포함입니다.




러시아 방송 파일 다운받기


1. 먼저 KBS 월드 라디오 사이트에 들어갑니다

http://world.kbs.co.kr/




2. 화면 오른쪽 위에 언어 선택창에서 러시아어를 선택합니다.




3. 화면 상단 네 번째 메뉴에 마우스를 올리면 메뉴가 펼쳐집니다. 거기서 '팟캐스트'를 클릭합니다.




4. 원하는 프로그램/원하는 날짜를 골라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http://world.kbs.co.kr/russian/about/about_podcasts.htm로 간단히 접속 가능합니다)




  현재 방송하는 프로그램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Новости - 뉴스입니다.

2. Сеул сегодня - 서울 관련 정보나 사연을 받아 방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3. «Хотим путешествовать» - 한국 여행 홍보 프로그램입니다.

4. Воскресный журнал - 한국 관련 사연을 받아 방송하는 프로그램입니다.

5. Говорим как герои сериалов - 한국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프로그램입니다. 


  저도 사실 러시아어 듣기가 전혀 되지 않습니다. 듣는다고 알아듣지도 못하고요. 그래도 열심히 들어서 귀를 뚫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말하기 노력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죠.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닥터후 시즌1 톺아보기(시즌10 KBS방영기념)
반응형

 

 

마술쇼를 본 적이 있습니까? 마술사가 방금까지 손에 든 동전이 순식간에 사라져서 어안이 벙벙한 적 있습니까? 닥터 후를 처음 만난 날 저도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정확히는 닥터후 예고편이었습니다. 2005, 제가 중학교 3학년일 때 일입니다.

 


 

그날도 저는 학원에 가기 전에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KBS로 채널을 돌렸습니다. KBS는 당시 개편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 개편은 계절마다 하지만 저에게는 중요한 개편이었습니다. 그 개편 덕분에 닥터 후를 만나게 되었거든요. 아무튼 KBS를 틀다가 저는 이상한 예고를 봅니다. 새로 시작하는 외국 드라마 예고였습니다. 당시는 미드전성시대였습니다. 공중파 방송인 SBS가 프리즌 브레이크를 더빙 방송하고 인터넷 좀 한다는 사람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미드 한두 가지는 갖고 다시던 시대였으니까요. 그래서 KBS도 외국 드라마를 수입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나 예고편은 이상했습니다. 먼저 제목부터 엉뚱했죠. 닥터 후라니. 무슨 제목이 그렇습니까? 제목만 봐서는 무슨 드라마인지 감도 안 잡혔습니다. 실제로 처음엔 무슨 의학드라마인 줄 안 사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고를 보는데, 외계인과 괴물과 특수 효과라니. 제 뇌는 충돌을 일으켰습니다. 닥터 후라는 제목과 눈으로 들어온 장면이 일치하지 못해 뇌가 혼돈에 빠졌습니다. 저는 어안이 벙벙해져 버렸습니다. 몇 번 더 KBS 예고편을 봐도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저는 일요일 밤까지 기다려서 첫 화를 봤습니다. , 닥터는 주인공 이름이구나. 닥터는 외계인인데 무슨 우주 경찰처럼 나쁜 외계인을 잡는구나. CSI의 외계인 버전이라고 해야 할까나(당시 모든 외국 드라마는 CSI로 수렴했습니다). 괜찮네. 재밌겠어. 저는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모든 평가는 1화 마지막에 닥터가 타디스 문을 열고 이거 시간 여행도 돼라고 말하자마자 바뀌었습니다. 호의에서 열광으로요. 저는 기뻐서 팔짝 뛰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시간여행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이 직접 1화 마지막에 시간여행을 말해 주다니! 마치 저를 위해 만든 드라마 아닙니까. 저는 전율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에피소드에서 과거와 미래로 모험을 떠날 수 있겠네! 갑자기 제 앞에 가능성의 초원이 펼쳐졌습니다.

 

 


1시즌을 돌아보며

 

닥터 후 시즌 1은 일요일 밤에 2편씩 방송했습니다. 저는 일요일 밤에 닥터 후를 보고 월요일에는 책상에 고개를 처박고 졸았습니다. 그때는 닥터후가 오래되었다는 사실은 KBS 홈페이지 문구를 보고 알았지만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옛날에 방송한 드라마를 리메이크라도 했나 보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닥터후가 있는 줄도 몰랐던 저에게도 시즌 1은 보기 쉬웠습니다. 제작진도 예전에 종영한 드라마를 되살리면서 처음 보는 시청자들을 배려했겠죠.

 

초보자를 위한 배려는 또 있습니다. 달렉입니다. 달렉은 시즌 1 최종보스입니다. 그런데 시즌 중간에 달렉이 먼저 나옵니다. 달렉을 모르는 시청자는 마지막 화에 대뜸 달렉이 나와서 지구를 멸망시키려고 하면 머리를 긁적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마지막 화 전에 한번 등장시켜서 달렉을 설명했다고 생각합니다. 1편만 함께 여행한 아담 미첼이라는 캐릭터는 클래식 닥터 후에서 몇 편만 같이 여행한 동반자를 연상시킵니다. 전반적으로 닥터 후 시즌1은 클래식 시즌의 요소들을 압축해 놓았습니다. 작가인 러셀 T 데이비스부터가 닥덕후이니 어련하겠습니까.

 

닥터후가 부활하고 12년이 지났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9대 닥터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9대 닥터는 한 시즌만 나오기도 했지만, 따뜻한 동네 아저씨 같아서 저도 좋아했습니다. 여기서 러셀의 재능이 드러납니다. 분명 1화에서는 닥터는 괴짜 아저씨였는데 마지막 화까지 오면 신비스러운 영웅처럼 보입니다. 달렉이 지구를 침공하자 저도 모르게 닥터를 마음으로 찾았죠. ‘닥터는 여행자지 코믹스에 나오는 영웅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시즌 1과 러셀 시기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 저도 압니다. 시즌 1은 클래식 닥터 후와 많이 다릅니다. 나중에 말할 기회가 오겠지만 시즌4에 들어서 조금씩 드라마 자체가 힘이 빠지고 고갈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도 재밌었다는 점은 부정하지 못하겠습니다.

 

닥덕후 러셀 T 데이비스가 시즌 1 에피소드 대부분을 집필했습니다. 다음 시즌부터는 다른 작가들에게 에피소드를 양보합니다만, 러셀이 닥터후 팬이란 걸 알고부터는 조금 재밌습니다. 러셀이 드라마를 부활시키고 벼르면서 닥터후 에피소드를 쓰는 모습이 상상하면요. 모팻과 비교당하면서 까이기도 많이 까이지만 러셀은 엄연히 2005년에 닥터후를 부활시킨 주인공입니다.

 

시즌 2 제작 과정을 담은 영상에서 러셀은 시즌 1이 여러 나라에서 방송되었다고 자랑합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더빙한 닥터가 자기가 생각한 그 목소리라면서 극찬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이정구 성우의 능글맞으면서 진지할 때는 진지한 더빙은 훌륭했습니다. KBS는 개편을 맞아 지구 반대편 공영 방송의 드라마를 수입해서 지금까지 방송하고 있습니다. 수입 담당자가 닥터 후를 알고 수입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냥 영국 BBC 방송에서 야심차게 만든 드라마고, 개편 시기와 맞물리게 방송한 드라마라서 수입했겠죠. 하지만 저를 월요일에 꾸벅꾸벅 졸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을 비영어권 국가 중에서는 닥터 후를 유별나게 사랑하는 나라로 만들지 않았습니까.

 

'닥터후 시즌 톺아보기'는 매주 금요일에 연재합니다

(아마도)

 

닥터후 시즌 2 톺아보기(링크)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1) 라이트웍스(Lightworks)를 소개합니다
반응형

 

 

  저는 트위치TV 영상 도네이션에 빠졌습니다. 돈을 내고 남 방송에 영상을 튼다는 소리가 이상하게 들리겠죠. 근데 정말 재밌습니다. 보내는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트리머와 시청자가 영상을 보고 반응해주기를 바랍니다. 다른 시청자는 영상을 스트리머와 함께 볼 수 있고 스트리머는 돈을 벌어서 좋습니다. 또 영상으로 스트리머를 놀리기도 합니다.

 

  못 믿으시겠으면 유튜브에 '도네영상'이나 '도네용'을 검색하시기 바랍니다. 오로지 스트리머에 보내려고 만든 영상들이 나옵니다. 영상 도네이션은 돈만 주는 아프리카TV의 별풍선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물론 저 좋으라고 자기만 아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영상을 올리기도 합니다만...

 

  저도 몇 번 영상을 만들어 올린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윈도우즈 무비메이커를 썼습니다. 무비메이커는 가볍지만 기능이 적습니다. 영상과 소리를 자르고 자막을 넣는 기능을 빼면 쓸 만한 기능이 없습니다. 가위질에 성공해도 마음대로 여기저기에 붙이기는 어렵습니다. 가볍지만 편리하지는 못한 무비메이커입니다.

 

  그럼 돈 들여서 베가스를 쓸까요? 베가스가 위대한 프로그램이란 건 영상편집자들 말을 들어서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랑 트위치 시청자들은 영상편집으로 먹고 사는 사람이 아닙니다. 트위치TV에 1분 짜리 영상을 최대 몇 만원을 주고 올릴 사람이 베가스를 쓸 여유는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무료지만 필요한 만큼은 강력한 영상 편집 프로그램. 바로 라이트웍스입니다. 라이트웍스는 회원가입만 하면 무료로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돈을 내야 모든 기능이 풀리지만 최소한 영상과 소리를 가위질거나 싱크를 맞추고, 이미지와 음악과 자막을 삽입하는 정도는 가능합니다.

 

라이트웍스 다운받기

  라이트웍스를 받으시려면 말씀드렸다시피 회원가입을 하셔야 합니다.

 

 

 

사이트(www.lwks.com)에 가셔서 오른쪽 구석 Register 메뉴를 클릭합니다.

 

 

 

 

 회원가입은 쉽습니다. 아이디와 비밀번호 쓰고, 메일 인증하고.... 여기서 만든 계정은 앞으로 라이트웍스에 로그인할 때 매번 쓰게 됩니다.

 

  가입을 완료했으면 Downloads 메뉴에 가셔서 라이트웍스를 다운로드 받으시면 됩니다. 윈도우가 32비트냐 64비트냐를 알고 그에 맞게 받으셔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라이트웍스를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써볼까 합니다. 저도 전문가는 아닙니다. 다만 트위치TV에 보낼 수 있을 만큼만은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이력서/자기소개서 필수 즐겨찾기 사이트!
반응형


  공채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부랴부랴 자기소개서를 쓰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도 써 봤는데, 하루만에 쓸 건 못 되더군요. 지원동기를 지어내야 하는 피곤은 둘째 치더라도 어찌나 묻는 것이 많은지. 학교 성적에 강의에... 문항 하나 작성하다가 시간을 다 보냅니다. 자기소개서도 빨리, 제대로 써야 좋은 자기소개서 아닐까요. 객관적인 정보는 재빨리 쓰고 주관적인 문항은 열심히 머리를 굴려야 합니다. 자기소개서를 빨리 쓰고 싶은 분들을 위해 여러 사이트들을 한 번에 소개합니다. 이 게시물을 즐겨찾기 하시고 필요할 때마다 들르시길 바랍니다.



1. 입영일자, 제대일자를 알고 싶을 때 - 병무청 민원포털


  특기나 출신부대, 입영 제대 년수까지는 군필자라면 아시겠지만 정확한 날짜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자기소개서에는 입영 제대 날짜를 쓰라고 하더군요. 게다가 군번까지! 제대한 지 몇 년이 지났는데 날짜 단위로 기억을 하겠습니까. 지갑에 전역증을 넣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 부랴부랴 검색 끝에 인터넷으로 입영일자, 제대일자, 군번을 알 수 있는 사이트를 찾았습니다. 바로 병무청 민원포털입니다.


  병무청 민워포털에서 맨 위 동원/예비군을 클릭합니다. 그 다음 밑에 군전역일자/군번조회를 누릅니다. 중간에 보안 프로그램을 몇 번 설치하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나 휴대폰으로 본인인증을 마치면 입영일자와 제대일자와 군번 등을 보실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매번 들어가기 귀찮으니까 어디에 적어 놓읍시다.



2. 아이핀은 필수! - 아이핀 발급기관

siren24.com

idcheck.co.kr

ok-name.co.kr

gpin.go.kr


  많은 기업 공채 사이트는 본인인증을 아이핀으로 합니다. 아이핀이 없으면 자기소개서는커녕 채용접수를 시작할 수도 없습니다. 아이핀을 공채 사이트에서 일종의 아이디라서 자기소개서를 저장하고 나중에 다시 접속할 수 있습니다.


  아이핀은 네 기관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기관이든 상관이 없습니다. 아이핀을 발급받으려면 공인인증서나 주민등록상 세대원 정보가 필요합니다. 물론 공인인증서 쪽이 백 배 더 편리합니다. 아이핀은 아이디와 1차 비밀번호, 2차 인증수단으로 이루어집니다. 2차 인증수단은 2차 비밀번호나 숫자, 도형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차 비밀번호를 추천합니다. 일단 외우기가 쉬워서 안 그래도 스트레스 넘치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방해가 되지 않는데다가, 다른 방법은 컴퓨터가 이상하면 실행이 안 될 위험이 존재합니다. 단순하게 키보드 입력만 해서 빨리 자소서를 써버립시다.



3. 소개서 문항 글자수를 맞출 때 - 글자수/맞춤법 검사 사이트

http://www.saramin.co.kr/zf_user/tools/character-counter



  예전 포스팅에도 올렸지만 취업포털 사람인은 글자수 세기 기능과 맞춤법 검사 기능을 제공합니다. 자기소개서 문항은 대부분 글자수나 바이트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글자수를 맞추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죠. 글자수랑 맞춤법이 틀린 자기소개서는 시작부터 나쁜 인상을 주지 않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짧은 글보다는 긴 글을 추천합니다. 긴 글을 줄이기는 쉽지만 짧은 글을 늘리기는 어렵거든요. 일단 많이 써두고 불필요한 부사나 문장을 깎아내면 글이 세련됩니다.




4. 한자이름을 쓸 때 - 네이버 한자사전

http://hanja.naver.com/




 글자를 치고 한자 키를 누르면 한자 변환 창이 뜹니다. 하지만 모든 한자가 변환 창에 있지는 않습니다. 가끔 한자성명을 쓰라고 하는 자기소개서를 만나면 희귀한자 이름을 가진 사람은 골치가 아픕니다. 이런 분들은 자기 한자이름을 자기 메일주소로 보내거나 어딘가에 저장하면 간단하겠죠. 그렇지 않다면야 한자사전을 찾는 수밖에는 없습니다.



5. 이미지 용량을 조절하거나 효과를 줄 때 - 알씨

http://www.altools.co.kr/Download/ALSee.aspx




  자기소개서에 각종 증명서 스캔을 업로드하거나 증명사진을 올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용량이나 크기 제한이 있기도 하고, 증명서는 흑백으로 제출하라는 문항이 있기도 합니다. 뭐 까라면 까야지요. 증명서 조절은 사람인 포털도 제공하는 기능이지만 알씨가 더 낫습니다. 먼저 이미지에 용량과 크기 제한이 있으면 바로 알씨로 이미지를 실행한 다음 크기조절 메뉴에 들어가면 됩니다. 비율이나 픽셀로 이미지 크기를 맞출 수도 있고 용량으로 조절도 가능합니다. 이미지를 흑백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기본 세팅 때문인지 증명서는 글자가 조금 얇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나니 참고 바랍니다.



6. 이미지파일을 연결하고 싶을 때 

http://bbom.org/tools/




 졸업생이라면 성적증명서가 두 장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채용 사이트에서는 파일 하나만 받는다면? 이때는 이미지를 연결하는 사이트가 유용합니다. 저도 방금 알아낸 사이트입니다. 원래는 SNS나 게시판에 이미지를 한 번에 올릴 목적으로 만든 사이트 같지만, 취준생한테도 쓸모가 있을 겁니다. 이 사이트에 들어가셔서 원하는 이미지를 세로로 좌악 연결하시면 됩니다. 이미지 사이 간격을 조절할 수도 있고, 이미지마다 글자를 집어넣을 수도 있지만 지금 필요한 기능은 아닙니다. 다만 한 번 연결하시고 해상도나 깨진 부분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7. 궁극의 PDF 변환 사이트

https://smallpdf.com/kr


  


  할렐루야! 대학생과 취준생을 구원할 사이트가 여기 있습니다. 열심히 쓴 레포트를 pdf파일로 제출해야 할 때나 조원들 pdf 파일을 받아서 하나의 pdf 파일로 합칠 때, ppt와 그림 파일을 pdf로 바꾸고 그 반대로도 하고 싶을 때. 이 사이트는 여러분의 구세주가 될 겁니다. 취준생보다는 대학생에게 필요한 사이트지만 채용 사이트도 가끔 스캔한 증명서를 pdf로 바꿔서 제출하라고 시켜서 넣었습니다. 게다가 엄청 유용합니다! 이런 무료 서비스 사이트는 몇 년 지나면 사라지거나 하는데 이 사이트만은 제발 사라지지 않았으면 합니다.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가짜 주인공
반응형

 

 

 

‘용사가 왕궁에 돌아가니 왕궁은 이미 축제 분위기였어요. 알고 보니 어느 용사가 이미 왕궁에 와서 자기가 용을 물리쳤다고 말했다는 거예요...’



  러시아 학자 프로프는 러시아 민담들을 긁어모아 그 공통점을 찾아냈습니다. 많은 시나리오 작가들과 소설가들이 영감을 받은 <민담 형태론>은 주인공이 임무를 받아 해결하고 돌아오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민담 형태론>이 특이한 점은 주인공의 귀환 과정입니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임무를 해결하면서 끝이 납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주인공이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도 비중 있게 다룹니다.

 


  주인공이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에 나타나는 캐릭터 중에 ‘가짜 주인공’이 있습니다. 가짜 주인공은 말 그대로 가짜입니다. 주인공이 완수한 임무를 가로채 자기가 했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주인공보다 먼저 고향이나 성에 나타나 자기가 용을 물리쳤다고 하니 사람들은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공은 마지막 위기에 몰립니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남은 ‘증거’로 주인공은 가짜 주인공을 물리칩니다. 증거는 공주가 주인공에게 준 손수건 등입니다. 이로써 가짜 주인공은 처벌을 받고 주인공은 주인공 대접을 받습니다.


  영화 <슈렉>은 가짜 주인공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늪지대에 살던 괴물 슈렉은 영주와 거래해 용을 물리치러 떠납니다. 슈렉이 용을 물리친(?) 후 공주를 데려오자 영주는 자기가 공주를 구했다면서 청혼합니다. 슈렉은 사랑을 깨닫고 결혼식장에 난입하고, 슈렉과 공주는 사귀게 됩니다. <슈렉>은 주인공이 가짜 주인공인 특이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창작법은 다른 블로그로 옮겨서 쓰고 있습니다

http://iamwriting.tistory.com/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질서가 변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반응형



 "옛날 옛적에 한 왕국이 있었습니다. 왕은 백성들을 사랑했고 백성도 왕을 존경했습니다. 왕에게는 공주가 있었는데 아주 아름다웠습니다. 온 나라의 남자들이 공주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먼 북쪽에서 포악한 용이 날아와..."


  이야기를 시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질서를 바꾸는 것입니다. 질서 바꾸기는 가장 쉬울 뿐 아니라 가장 흔한 도입부이기도 합니다. 해리 포터는 얹혀 살던 해리가 호그와트 초대장을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반지의 제왕은 프로도가 반지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미션 임파서블과 007은 주인공이 임무를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잘 흐르던 일상이 변하는 순간 사람은 타성에서 깨어나 집중하기 시작합니다.


  질서가 꼭 평안할 필요는 없습니다. 심지어 질서는 질서정연할 필요도 없습니다. 북두의 권은 황폐화되고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에 켄시로가 발을 디디면서 시작됩니다. 질서는 '웬만해서는 그렇게 흘러갔을 흐름'입니다. 잘 나가던 결혼식장에 남자가 난입한다거나, 세상을 지배하는 악당에게 죽어가면서 마지막 메시지를 보내는 행위는 원래 제대로 흘러갔을 결혼식과 악당의 세계 정복이라는 '흐름'을 깨는 행위입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4는 레아 공주가 오비완에게 데스스타 설계도를 보내면서 시작합니다.


  잔잔한 질서에 조약돌이 날아옵니다. 조약돌이 떨어지며 파문을 일으키고 파문은 사방으로 퍼집니다. 독자는 과연 이 파문이 어떤 영향을 줄까, 특히 이 질서가 바뀔까 궁금해집니다. 결혼식은 과연 성사될까요? 악당은 세상을 정복할 수 있을까요? 레아 공주가 보낸 데스스타 설계도로 은하제국을 막을 수 있을까요? 서론만 만든다고 본론을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질서를 바꾸면 그럴듯한 서론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창작법은 다른 블로그로 옮겨서 쓰고 있습니다

http://iamwriting.tistory.com/

반응형

'창작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월터 모슬리(Walter Mosley)  (2) 2023.01.13
타로카드처럼 스토리 만들기  (0) 2019.03.10
닐 게이먼의 'Make Good Art' 연설  (2) 2018.10.12
가짜 주인공  (0) 2017.09.11
  Comments,     Trackbacks
KBS에서 닥터후 10시즌 방영, 관전 포인트는?
반응형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가 3달 넘게 남은 현재, 지친 한국 후비안들에게 희소식이 들렸습니다. KBS에서 금요일 밤마다 방송하는 해외걸작드라마가 다음 주부터 닥터후 시즌 10을 방송하기로 한 겁니다. 이미 편성표부터 닥터후를 예고했고, 바로 어젯밤 ITV 방송국의 <경감 메그레>를 이어 닥터후 시즌10 예고편을 방송했습니다. 파업 사태와 외화 시청률 감소로 닥터후를 방송할 수나 있을까 걱정하던 차라 더 기쁩니다.


  KBS의 닥터후 사랑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개편 기념으로 KBS 2TV가 닥터후 뉴 시즌 1을 재빨리 수입해서 방송했습니다. 아마 별 생각 없이 당시 BBC가 방송하던 드라마를 수입했을 테지만 생각보다 인기가 좋았습니다. 저도 그 2005년 닥터후를 보고 닥터후 라이프를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KBS는 닥터후를 매 시즌 방송했습니다. BBC보다 1~2년 늦게 방송할 때도 있었지만 시즌 9처럼 겨우 1~2주 차이로 방송한 적도 있습니다. 다른 외화는 실제 본국 방송보다 간격이 늦고 <로스트> 같은 드라마는 몇 시즌만 하다가 감감 무소식인데, 닥터후는 KBS가 많이 신경 쓰는 편입니다.


  이미 예전 포스트에서 닥터후 10시즌이 실망스럽다고 적었습니다만 그래도 닥터후는 닥터후입니다. 팬으로서 공중파 방송이 닥터후를 방송하니 발 닦고 TV 앞에서 기다려야겠습니다. 이미 다 본 에피소드이지만 더빙으로 보면 또 다릅니다. 과연 이번 KBS 닥터후 방송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일까요?




1. 성우들의 더빙


시즌 10의 새 동반자. 빌 포츠



  이번 시즌 10에서도 설영범 성우가 12대 닥터를 맡아 호연을 보여줄 것이 확실합니다. 닥터후 시즌 8이 KBS에서 방송하기 전부터 닥터후 월드 투어에서 설영범 성우가 12대 닥터를 연기할 것이 예고되었습니다. 설영범 성우는 까칠하면서도 따뜻한 12대 닥터의 매력을 잘 살려서 연기했습니다. 9대 닥터를 맡은 이정구 성우가 실제 제작자한테 '내가 생각하던 목소리'라고 극찬을 받은 이래 닥터를 맡은 성우들은 정말 혼신의 목소리 연기를 들려주었습니다. 10대 닥터를 맡은 김승준 성우는 커리어에 한 획을 그었고 11대 닥터를 맡은 김일 성우도 <The Time of the Doctor>에서 재생성하는 11대 닥터를 잘 표현했습니다. 설영범 성우는 이미 두 시즌에서 훌륭한 연기력을 보여줘서 걱정이 없습니다.


  시즌 9에서 클라라 오스왈드가 떠난 닥터후는 이번 시즌부터 다른 동료들이 나옵니다. 당돌한 여성 빌 포츠와 능글맞은 나돌입니다. 나돌은 2015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 먼저 나왔고, 그 에피소드는 KBS에서 더빙 방영한 바 있습니다. 캐스팅이 바뀌지 않는다면 시즌 10에서 나문석 성우가 더빙할 겁니다. 빌 포츠는 시즌 10부터 나오는 새 주연이라서 어느 성우분이 더빙할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성우계에 복귀한 최덕희 성우나 레전드 정미숙 성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빌 포츠를 연기한 펄 맥키가 목소리가 낮고 걸걸한 편이라서 조금 침착한 목소리를 가진 성우가 더빙했으면 합니다.


  시즌 마지막에 나온 과거 마스터도 누가 더빙할지 궁금합니다. 2007년에 처음 나온 마스터는 당시 故 오세홍 성우가 더빙했습니다. 오세홍 성우가 돌아가셨으니 다른 성우가 더빙할 텐데 그 성우는 어떤 식으로 캐릭터를 해석할지 기대됩니다. 아래에 얘기하겠지만 만약 KBS가 시즌10이 끝나고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까지 연속으로 방송한다면 1대 닥터나 13대 닥터는 누가 맡을지도 관심사겠습니다.



2. 편집될까?


  KBS는 닥터후를 열심히 방송했지만, 모든 에피소드와 장면을 방송하지는 않았습니다. 대표적으로 2010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아예 방송하지도 않았습니다.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가 본 시즌에 속하지는 않고 스토리와 큰 상관이 없어서 방송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팬으로서는 아쉽습니다. 그래도 KBS는 재생성 에피소드 등 스토리와 관련이 있는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잘 방송해 줬습니다. 안타깝게도 예고편을 보면 이번 시즌10은 작년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생략하고 내보낼 것 같습니다.


  또 KBS는 장면을 편집하기도 합니다. 시즌 3에서 마스터가 음악을 틀어놓고 닥터를 놀려먹는 장면이나 시즌 5 마지막화에서 에이미가 박물관에서 로리가 천 년 넘게 살아온 장면을 보는 장면이 통편집되었습니다. 심의에 어긋나지도 않는데 왜 날아간 것인지, 아마 분량 문제겠지만 중요한 프로그램이 다 끝난 야밤에 방송하는데 분량이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KBS가 그냥 넘어가기엔 좀 민감한 장면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빌 포츠의 동성애 관련 장면입니다. 닥터후는 본국 영국에서도 토요일 저녁에 방송하는 드라마라 야하거나 잔인한 장면은 없습니다. 빌 포츠도 자신이 동성애자임은 말로만 좀 하고 그렇고 그런(?) 짓은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화에 여자와 키스하는 장면이 있지만 말 그대로 키스뿐입니다.


  KBS는 닥터후를 15세 시청가로 방송해 왔습니다. 영국은 아이들도 보는 드라마를 왜 15세로 잡았는지, 귀찮아서 그냥 높게 잡지 않았나 의심을 해 봅니다. 그럼에도 아직 동성애는 국내 방송에서 민감한 주제입니다. 한밤중 15세 시청가라도 동성애는 편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닥터후 팬으로서 동성애 발언 때문에 아예 방송조차 못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방송이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3.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와 13대 닥터


  KBS가 방송을 쉬지 않는다면(시즌 9는 추석이 겹쳐서 특집 프로그램으로 몇 주 휴방했습니다) 마지막화는 12월 1일에 방송됩니다. 2015년 시즌 9가 끝났을 때는 거의 크리스마스라서 KBS는 아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까지 더빙 방영했습니다. 아마 12월 29일 정도로 기억합니다. 12월 1일과 12월 25일은 좀 간격이 크지만 어쩌면 올해도 같은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KBS가 닥터후 시즌 10을 방송하고, 몇 주 후 같은 시간이나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야밤에 올해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방송하는 겁니다. 개인적으로 제발 방송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는 12대 닥터의 마지막 에피소드면서 1대 닥터가 나오는 에피소드이면서 문제의 13대 닥터가 나오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만약 만약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방송한다면 설영범 성우의 마지막 닥터 연기와 누군가가 맡은 1대 닥터의 연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13대 닥터를 맡은 성우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크리스마스 에피소드에서 13대 닥터는 길어야 몇 분 나올 테니 아무 성우나 맡을 수 있습니다. 시즌 1을 방송했을 때고 마지막화에 잠깐 나온 10대 닥터는 다른 성우가 맡았고, 정식으로 시즌 2를 방송할 때부터 김승준 성우가 더빙했습니다. 그래도 희망은 할 수 있지 않습니까?



  KBS가 방송하는 해외걸작드라마 닥터후 시즌 10은 다음주 금요일 9월 15일 밤 12시에 KBS 1TV에서 방송됩니다.





아직 사진은 <경감 메그레>지만, 편성표는 확실히 닥터 후다. 벌써부터 기대된다.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
<행성패> 1968년작
반응형

※ 경고 : 이 글은 픽션입니다

 

 

이 사진은 본 도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행성패


출판연도 - 1968년

글쓴이 - 이화산

출판사 - 도서출판 화산

장르 - 공상과학, 모험 소설


글쓴이 약력

- 1943년 충북 청주시 출생, 청주 천명고등학교 졸업

- 1966년 도서출판 화산 설립

- 1968년 <행성패> 출간

- 1979년 화산 출판사 폐업

- 1981년 심장병으로 사망




[귀해서 더 귀한 이야기]


  금과 다이아몬드는 빛깔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귀하다. 귀해서 더욱 비싸다. 과학자들은 멀리 우주에서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진 행성을 찾았다고 한다. 만일 인간이 그 다이아몬드 행성까지 날아가서 행성을 통째로 가져온다면 다이아몬드는 비싸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골목길에 다이아몬드로 금을 그리고 그 위에서 땅따먹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다이아몬드와 반대로 귀할수록 싸다. 독자들이 많이 찾고 서점에서 불티나게 팔리는 이야기가 좋은 소설이며 손이 안 닿고 서점에 재고로만 남는 데다가 2판 3판이 나오지 않는 소설은 나쁜 소설이다. 나쁜 소설은 끽해야 시립 도서관이나 대학 도서관에서 여생을 보낸다. 귀한 대접 같지만 아무도 대출하지 않고 책꽂이에서 뽑지 않는다. 신간이 들어오면 자리를 내주고 지하 창고로 처박히고, 도서관이 정리사업이라도 하면 책에서 폐지로 신분이 떨어진다. 운이 좋아 헌책방에 쌓여 엣헴 소리를 내 보지만 소용이 없다.



  국내 유명대학 도서관과 시립 도서관과 심지어 국회 도서관에서도 이화산의 소설 <행성패>는 찾을 수가 없다. ISBN 번호 등 출판을 증명해줄 아무런 증거도 없다. 하지만 <행성패>는 엄연히 출판사가 출판한 도서다. 지금 내 책장에 꽂혀 있다. 헌책방에서 구한 물건이다. 책을 펼치면 나무 썩는 냄새가 나고 페이지는 갈변한 데다 일부 활자는 희미하지만 아직은 살아 있다. 표지는 의외로 멀쩡하다. 페이지도 색과 냄새만 이상할 뿐 찢어진 곳이나 젖은 흔적은 없다. 이런 책이야말로 아까 말한 ‘헌책방에 쌓여 엣헴 소리를 내는 책’들이다. 멀쩡하지만 오히려 멀쩡함이 부끄러운 책들.


  <행성패>가 특이한 점은, 도서관에도 없고 출판기록도 없지만 출판사를 거친 책이라는 점이다. ‘도서출판 화산’이라는 문구가 표지 아래에 있다. 누가 장난을 치지 않았다면 실제로 존재한 출판사일 것이다. 다행히 기록이 없는 책과 다르게 출판사는 기록이 있다. 1966년 충북 근방 지역신문에는 대형 양조장 가문의 3대 독자가 양조장을 일부 매각해 출판사를 세운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양조장 3대 독자의 이름이 이화산이며 이화산이 세운 출판사가 도서출판 화산이며 이화산이 도서출판 화산에서 낸 책이 바로 <행성패>다.

 



 

[우주를 떠도는 나그네]


  <행성패>는 공상과학에 서부극을 버무린 소설이다. 배경은 인간이 우주로 나가 행성마다 사는 시대. 주인공 ‘브라운 박’은 총잡이처럼 행성을 떠돈다. 광선총 쏘는 실력만은 최강인 브라운 박은 행성을 오가며 현상수배범을 잡아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던 어느 날, 브라운 박은 행성 ‘바이타민’에 도착한다. 뜨거운 기후로 온 동네가 사막인 바이타민 행성. 브라운 박은 그곳에서 소꿉친구를 만난다. 기쁜 재회도 잠시, 브라운 박은 자기 소꿉친구가 은하 절반을 공포에 떨게 한 약탈자 ‘쉐도우’임을 알게 된다. 이미 다른 곳에서 여성을 성폭행하려는 쉐도우의 부하들을 죽인 브라운 박은 고민한다. 우정과 정의 사이에서 고민하던 브라운 박. 심지어 그때 구한 여성과 브라운 박 사이에 사랑이 싹트면서 우정에 난 금은 더욱 깊어지고, 소꿉친구도 점점 브라운 박을 의심하게 되는데...



  <행성패>는 50~60년대 공상과학 모험담을 듬뿍 담은 소설이다. 정의로운 주인공, 폭력이 판치는 세계, 섹시한 여성, 우정과 정의 사이의 갈등 등 남자들의 로망을 전부 버무린 작품이다. 1968년에 지구 건너편 유행을 따라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이화산은 거부 집안의 아들이었으니 어떻게든 미국 잡지나 소설책을 구했을 것이고 영어도 배웠을 것이다. 이화산은 영어뿐 아니라 과학 지식에도 밝았다. 브라운 박이 소꿉친구가 거의 늙지 않았음을 지적하자 소꿉친구는 젊어지는 약물의 힘을 빌렸다고 둘러댄다. 그러나 후반부에 진실이 드러나는데, 소꿉친구는 ‘쉐도우’로서 광속에 가까운 우주선으로 약탈을 일삼는 사이 시간이 느려져서 동갑인 브라운 박보다 젊어 보인 것이었다. 이런 내용을 쓰려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수박 겉핥기라도 알아야 하는데, 이화산은 60년대 한국 교육 환경을 생각하면 매우 앞서간 사람이었다.


  그러나 <행성패>의 초반 내래이션만큼 지금 독자의 소름을 돋게 하는 구절은 없다. <행성패>는 인류가 어떻게 우주로 뻗어나가고 지금처럼 몰락했는지 알려주는 글로 시작한다. 내가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읽는 것이 어울릴 것 같아 조금 옮겨 적는다.


  “... 사람이 수성으로부터 시작하여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차례로 집을 삼아 그곳에서 살기 시작했다. 이뿐인가.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여러 빛깔의 별들이 보인다. 사람은 아무리 멀리 떨어져도 이야기하고 편지를 보내는 기계를 발명했다. 기계가 편리해서 사람은 걱정 없이 이별 저별로 나갔다. 그런데 우주에 나간 사람이 모두 기계로 자기 생각과 말을 전하다 보니 싸우기 시작했다.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고 목소리를 들려줄 필요가 없으니 서서히 친절하지 않은 말을 건넸다. 실제로는 돌쇠인 사람이 기계에는 춘향인 척을 했다. 산적떼와 도적떼가 착한 척 거드름을 피웠다. 기계로 오가는 말들은 황폐해졌고 사람은 기계를 쓰지 않았다. 곧 여러 별들은 연락을 끊고 저마다 분열한 삶을 살았다. ...”


  이 구절에 나오는 기계라는 단어를 인터넷으로만 바꾸면 지금 상황과 귀신처럼 맞아떨어진다. 세계를 연결해 준다는 기대를 받았지만 그만큼 많은 분열을 일으킨 인터넷.인터넷에서 익명성을 무기로 악플을 쓰고 무고한 사람을 공격하는 사람들. 정말 <행성패> 초반 내래이션처럼 사람들이 인터넷을 버리고 저마다 담을 쌓고 살지는 않을지 걱정이 될 지경이다. 이화산이 사회, 문화적으로 미래를 예측한 것 같지는 않다. 그저 재미를 주려고 저렇게 썼을 테지만 저 구절은 읽을 때마다 소름이 돋는다.

 



[실패한 우주 활극]


  이 책이 도서관에 없고 2판 3판도 없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행성패>는 팔리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인터넷을 검색해도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도서출판 화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1979년 지역 신문 단신이 내가 찾은 모든 정보다. 도서출판 화산은 다른 책을 출판했을까? 이화산은 <행성패> 말고도 다른 소설을 썼을까? 만약 <행성패>가 유일한 화산 출판사의 책이고 이화산의 유일한 저서라면 <행성패>는 부잣집 도련님이 자비로 출판사를 세우고 낸 자비 출판서적일 것이다. 사실 이게 유력하다.


  재벌 3세가 그냥 책을 내고 싶었다. 자기가 취미로 구한 미국 책 등지를 섞어서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모험담을 썼다. 집안 돈으로 출판사를 차려서 자기 돈으로 책을 출판했다. 광고도 없었고 홍보도 없었다. 출판한 책은 자기 친구들과 이웃들한테 나눠주었다. 60년대 한국 상황을 생각하면 양조장 인부들은 웬 우주에서 남자가 광선총 쏘는 이야기를 탐독하지 않았을 것이다. 책은 대부분 책장 구석에 꽂혀 잊혔을 것이다. 사람들은 이사 가는 도중에 책을 놓고 가거나 헌책방에 팔았을 것이다. 대부분은 결국 사라졌지만 운이 좋은 한 권이 내 손에 들어왔다.




[귀한 소설, 귀중할 뻔한 이야기]


  귀하다고 해서 다 귀중하진 않다. <행성패>는 재밌고 시간 때우기에는 좋은 소설이나, 스토리에 구멍이 많고 설정이 이랬다 저랬다 바뀐다. 그런데, 인정하기는 정말 싫지만, 나는 <행성패>를 읽으면서 웃었다. 화끈한 주인공, 화끈한 사랑. 나는 책을 다 읽고 조금 재밌는 상상을 했다. 만일 이 책이 전국에 출판되었다면 어땠을까. 어쩌면 생각보다 질기게 살아남아 후속작이 나오지는 않았을까. 그러다 2017년에 ‘기계’를 인터넷으로 바꾼 채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지는 않았을까. <행성패>는 너무 일찍, 너무 엉뚱한 곳에서 태어난 셈이다.

반응형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