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찬범의 파라다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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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 휘태커 (8)
시즌11 1화 <The Woman Who Fell to Earth>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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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주간 아무런 닥터후 게시물을 쓰지 못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바쁘기도 했지만, 글을 쓰려니 심란했습니다. 계속 주저하다가 겨우 써 봅니다. 이번 주 주말에 2화 리뷰를 올릴 예정입니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은 제가 처음 본 스타워즈였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이던 때 MBC에서 더빙으로 틀어줬죠. 명절이었는지 그냥 '주말의 명화'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지금이야 공중파에서 영화를 잘 틀지 않고, 끽해야 명절에 옛다 하고 틀어주죠. 그 시절엔 넷플릭스와 셋톱박스가 없어서 영화를 보려면 비디오 가게에 가거나 언젠가 방송국이 방영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해마다 명절이 다가오면 신문에서는 명절 특집 프로그램과 특선 영화를 따로 정리해 조그마한 꼭지로 실었습니다. 결제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영화를 보는 오늘날엔 이럴 필요가 없어서 방송국도 영화를 잘 틀지 않습니다.

 

 

  아무튼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은 1탄이 아닙니다. 정확히는 네 번째 영화죠. 옛날 에피소드 4, 5, 6이 나왔고 세월이 지나 에피소드 1이 개봉한 겁니다. 어린 저는 헷갈렸죠. 영화를 순서대로 개봉하지 않는다고? 그럴 거면 숫자는 왜 그따위로 붙인 건데? 나중에야 '프리퀄', 즉 나중에 나온 작품이지만 스토리는 더 과거를 다루는 작품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닥터후 포스트에서 스타워즈 이야기를 하느냐고요? 이번 시즌 11 첫화를 보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을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초등학생 시절, MBC에서 스타워즈 1을 본 저는 무아지경에 빠져들었습니다. 그 특수효과와 음악, 전투신과 전쟁신. 포드 레이싱은 손에 땀을 쥐게 했고 오비완 케노비와 그 얼굴 시뻘건 놈이 싸우는 장면도 재밌었습니다. 자자 빙크스는 약방의 감초였고, 파드메 공주의 진짜 정체가 드러나는 장면은 기발했습니다. 그땐 그랬다는 말입니다.

 

 

  지금이야 스타워즈 7편을 다 봤고(<라스트 제다이>라뇨? 다시는 그 얘기 꺼내지 맙시다.), 에피소드 1을 비난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꽤 들었습니다. 팬이 외치는 아우성을 듣고 다시 에피소드 1을 보면 안 보이던 결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눈은 멋지지만 CGI가 조금 과다합니다. 사건이 큼직하게 터지는 것 같아도 돌이켜 보면 '서사'라고 부를 것이 적습니다. 의외로 자자 빙크스는 지금 봐도 괜찮습니다. 저한테는요. 팬들이야 이완용 보듯이 하지만. 또 소개하고 늘어놓기. 에피소드 2, 3으로 가는 길을 닦는다고는 하지만 너무 닦다가 끝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특히 에피소드 2에서 남녀가 풀밭에 앉아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를 펼치는 걸 보면 에피소드 1에서 쌓아올린 것이 무색해집니다).

 

 

  저는 몇 주 전 두근대는 가슴으로 시즌 11을 봤습니다. 뜬눈으로 밤을 샜습니다. 기대했고 또 걱정했습니다. 새 가능성을 상상했고 낡은 우려가 떠올랐습니다. 스타워즈에 벌어진 참사가 닥터후에도 벌어질 가능성이 농후했으니까요. 아시다시피 이런 걱정 자체가 드라마같은 미디어에는 독이 됩니다. 즐거우려고 보는 드라마를 조마조마 본다면 분위기를 한 단계 낮추고 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걱정시키면서 '재밌는 시간이 옵니다'라고 말한다면 모순이겠죠.

 

 

  그렇게 1화를 봤습니다. 60분은 조용히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도 조용했습니다. 평화를 찾았냐고요? 글쎄요. 그보다는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고 해야겠죠. 나빴냐고요? 조금요. 좋았냐고요? 조금요. 뭐가 기억에 남았냐고요? 음. 그다지요.

 

 

  1화 <The Woman Who Fell To Earth>는 거진 리부트 에피소드입니다. 출연진은 싸그리 바뀌었고, 제작진도 거의 물갈이되었죠. 새 쇼러너 크리스 칩널은 '닥터후를 안 본 친구가 있다면 이 시즌부터 같이 봐라'라 말했습니다. 그래서 팬들도 제작자와 닥터가 바뀐 에피소드와 이번 에피소드를 곧잘 비교합니다. 2005년 러셀 T 데이비스가 되살려낸 닥터후 첫 에피소드 <Rose>나 2010년 스티븐 모팻이 쇼러너를 넘겨받고 11대 닥터를 소개한 <The Eleventh Hour> 등. 그러나 이번 에피소드는 초심자를 잘 배려하지 못했습니다. 두 가지 면에서 그렇습니다. 닥터와 타디스 등 닥터후를 보는 데 필요한 설정을 친절히 설명하지 않았고, 닥터후가 새롭게 박차고 나아갈 에너지를 뿜어내지 못했습니다.

 

 

  에피소드는 꽤나 조용합니다. 음악도 힘찬 오케스트라 대신 미스터리하고 음울한 선율로 바뀌었습니다. 머레이 골드가 떠난 자리가 확 드러납니다. 음악가가 바뀌어서 그렇게 되었다기보단 시즌 분위기를 낮게 잡아 그런 음악이 태어났겠지만, 아쉬운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닥터가 싸우는 대상도 지구멸망이 아니라 지구를 사냥터처럼 쓰는 평범한(?) 폭력주의 외계인입니다. 그러나 조용함과 지루함은 구분해야겠습니다. '이제 더 큰 비밀과 반전이 드러나는 건가?' 싶으면 그 비밀과 반전은 사라집니다. 아니, 원래 없던 것으로 밝혀집니다. 굳이 비슷한 예를 찾자면 가렛 에드워즈 감독의 고질라(2014)가 있습니다. 전 고질라가 신나게 도시를 박살내는 모습을 기대하며 극장에 갔는데, 예산이라는 벽에 부딪혔는지 터질 만하면 장면을 전환하더군요. 이번 닥터후 에피소드도 뭔가 더 크고 신나는 게 나오려나 싶은 순간마다 뻔하고 평평한 길을 택했습니다. 이 '당연'스러움은 너무 적나라해서 '당혹'스러울 정도입니다. 칩널은 '가족 드라마로 회귀하겠다'고 말했는데, 그래도 좀 너무합니다. 할머니가 손주 먹으라고 총각김치를 입에 넣었다 빼고 줍니다.

 

 

  에피소드의 무리한 다이어트는 닥터도 피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몰개성'을 꼬집고 싶습니다. 조디 휘태커는 잘 연기했지만, 그 캐릭터가 '닥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닥터는 그동안 여러 단어로 표현되었죠. 능글맞음, 엉뚱함, 속내를 알 수 없음, 외로움, 정의로움, 다가오는 폭풍, 외로운 여행자. 이번 13번째 닥터가 첫 에피소드에서 보여준 모습은 그저 자기 이름을 잊음, 조금 엉뚱함, 사건 해결을 좋아함 정도에 그칩니다. 막말로 드라마 제목이 닥터후가 아니고 닥터가 타디스, 소닉 스크류드라이버 같은 고유명사를 말하지 않았다면, 그냥 평범한 공상과학 드라마 속 괴짜 수사관이라 해도 믿었을 겁니다. 기발한 해결법은 과정 없이 후반부 대사 몇 줄로 나타났고, 살신성인은 닥터가 아니라 그레이스가 보여줬습니다. 차차 보여줄 것, 흔히 말하는 '빌드업' 중이라는 핑계를 대기에는 제작진이 첫 화를 낭비했다고 생각합니다. 첫 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팬들도 잘 아는데 말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에피소드는 간신히 시즌이라는 승용차의 시동을 걸었습니다. 줄거리는 전형적이지만 통했습니다. 악당은 흐름을 위해 씹히다 뱉어졌지만, 그래도 기억에는 남았습니다. 이빨 얼굴은 닭살을 돋게 했고요. 구조는 헐거워서 툭 치면 무너질 것 같았지만 그래도 비바람을 막을 정도는 되었습니다. 혼자 하는 생각인데, 정말 닥터가 옷가게에서 자기 옷을 골라야 했나요? 괜찮지만, 갈 길이 멉니다.

총평 : 표현되지 않았지만 등장은 했고, 발자국은 없지만 지나가긴 했다.
평점 :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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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셋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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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일을 하고 오느라 바빴습니다. 슬슬 가을이 오는데, 낮은 아직도 햇볓이 내리쬐네요.


첫째, 드디어 확정! 닥터후 방영일






  거두절미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죠. 닥터후 시즌 11은 영국 날짜로 10월 7일 일요일에 방송됩니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10월 8일 월요일 새벽에 오겠네요. 닥터후 유튜브 계정이 방영일 영상을 올렸는데, 누가 선곡했는지는 몰라도 얼렁뚱땅 음악을 넣었습니다. 일해라 BBC!


  첫 에피소드 제목은 <The Woman Who Fell to Earth>(지구로 떨어진 여자)입니다. 생각보다 수수한 제목이군요. 설마 게임 '언더테일'처럼 떨어진 여자가 닥터가 아닌 다른 인물을 가리킨다거나.. 하진 않겠죠?




둘째, 크리스 칩널 "작가들도 여자 닥터를 몰랐다"





  13대 닥터는 발표 직전까지 그 정체를 꽁꽁 숨겨왔습니다. 제작진 중에서도 극소수만 알았죠. 그런데 심지어 이번 시즌 작가들마저 몰랐다고 합니다.


  크리스 칩널이 인터뷰에서 말하길, 시즌 작가들이 쓴 초안에는 대부분 닥터를 'He'라고 지칭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닥터가 여자임이 밝혀지고 나서도 각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닥터가 성별에 치우치지 않았음을 자신했습니다.


  저도 이 소식은 반갑습니다. 작가나 배우가 '여자'라는 점에 집착하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닥터는 남자인 시절에도 남자임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여자가 되었다고 갑자기 여자임을 어필하면 분위기가 싸해지겠죠. 크리스 칩널은 다른 인터뷰에서 '첫 화는 닥터의 생존을 다뤘고, 여자 언급은 순식간에 지나가서 나오는 줄도 모를 것'이라 했고 조디 휘태커 본인도 인터뷰에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냥 닥터를 연기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기타. 예전 닥터 배우들의 의견은?



  지금은 조금 누그러들었지만, 13대 닥터가 발표된 작년만 해도 팬덤은 분열 직전까지 갔습니다. 거기에 평소 닥터후를 보지도 않던 세력까지 끼어들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었지요. 이걸 읽는 여러분이 여자 닥터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전 존중합니다. 예전에 여자 닥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글을 하나 썼지만, 아직 의심하고 걱정하기도 하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해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한 팬이 여러 인터뷰를 긁어모아서 전 닥터 배우들이 여성 닥터를 말하는 의견을 정리했더군요. 여기에 잠깐 올려 봅니다.



2대 닥터 패트릭 트로턴

"닥터가 변화한다는 설정을 세운 이상, 이 캐릭터의 다른 면도 바꿀 수 있겠죠. 제한이 없으니까, 있잖아요. 닥터 수라든가 성별이라든가 인종이요. 뭐, 다른 행성 출신이니 인종이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그들은 심장이 둘이고 다른 것도 여럿이겠죠. 원한다면 자를 수도 있겠지만요."(1986년 )


4대 닥터 톰 베이커

"글쎄요. 전 확신은 없어요. 어차피 확신이 많지도 않고요. 전 여자가 닥터였어도 꽤 괜찮았을 것 같아요."(2013년)


"신났어요! 오랜만에 여자가 착한 외계인으로 왔어요. 훌륭할 겁니다. 그 여자의 행운을 빕니다. 그녀는 괜찮을 거예요, 제작진들은 꽤 똑똑하니까요. 그녀는 외계인 연기를 잘 캐치할 거예요. 어쩌면 그쪽에서 저를 불러서 한두 장면 정도 닥터의 조수로 등장시킬지도요? 알 수는 없지만 재촬영을 하면 재밌겠어요."(2017년)


5대 닥터 피터 데이비슨

"닥터후를 보며 자란 팬으로서, 전 여자 닥터라는 개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요. 갈리프레이에서 남자로 태어났다면 남성 타임로드니까요... 저한테는 그걸 뒤집으면 불안정하고 실수할지 모르는 여자 닥터와 아주 강인한 남자 동반자가 되는데, 그거야말로 고정관념이죠." (2015년)


"있잖아요. 잘 모르겠어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제작진들이 앉아 다음 닥터를 정할 때, 다음 배우도 찾겠죠. 배역에 알맞은 배우요. 남자냐 여자냐를 생각하면 안 돼요. 그저 배역을 잘 연기할 배우를 찾아야 합니다." (2016년)


"굳이 걱정거리가 있다면, 남자아이를 위한 롤 모델이 사라졌다는 거죠. 전 닥터후에서 그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은 아련해요. 하지만 여러분이 열어야 하는 논쟁도 이해합니다. 시청자로서 전 남자 닥터 편이지만 제가 늙은 꼰대일 수도 있죠. 누가 알겠어요?" (2017년)


6대 닥터 콜린 베이커

"닥터가 여자면 안 될 이유가 전혀 없어요. 닥터 목숨이 열두 개라면 언젠가는 자신의 여성인 면과 닿겠죠." (2013년)


"일은 벌어져야 하지만 벌어지진 않을 겁니다. 어떤 존재든 열두 번 중에 하나도 여성인 게 없으면 어불성설인 것 같아요. 반반이어야죠. 있잖아요, 공평한 기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안 돼. 여자는 닥터일 수 없어. 닥터는 남자야."라고 말하는 것도 압니다. 전 모르겠어요. 닥터는 시작부터 외계인이었습니다. 갈리프레이에는 성별이 셋일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 다음 닥터는 중성이거나 암수 한 몸일지도 모르죠. 어느 쪽이든 전 찬성할 겁니다." (2014년)


" '변화란다 얘야. 아슬아슬한 타이밍이지. 그녀는 닥터입니다. 당신이 좋든 싫든!"(2017년, 6대 닥터 대사를 인용하며)


7대 닥터 실베스터 맥코이


"가끔은 여자가 맡으면 일부 팬을 잃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도 성별에서는 좀 더 형평성을 추구해야 해요. 아직 평등하지 않으니까요. 우린 여성에게 충분히 기회를 주지 않고 있습니다. 여자도 공상과학에서 영웅일 수 있고 지적일 수 있고, 복잡한 캐릭터가 될 수 있죠. 닥터가 콜린 베이커처럼 생겼다가 제가 될 수 있고, 또 바뀌어서 저보다는 잘생기지 않은 폴 맥간이 된다면, 여자로 바뀌는 게 그리 이상하지 않죠. 재밌을 거고 시도해 봐야 합니다. (2013년)


"글쎄요. 이전에는 정말 확신이 안 섰어요. 하지만 이미 발표가 나 보니,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짜릿하고 흥미롭고 환상적입니다. 소식을 듣고 그녀한테 이메일이었나 페이스북이었나 트위터였나... 트위터였네요. 전 그녀한테 트윗을 보냈어요. '축하한다'랑 '한 여자한테는 작은 걸음이지만 여자한테는 큰 도약이다'라고요. 현재로서는 아주 좋아요. 유리 천장을 뚫고 오른 거죠." (2017년)


8대 닥터 폴 맥간

"어디 출신이든 그곳엔 여자도 있죠. 갈리프레이도 여자가 있죠. 스티븐 모팻은 닥터를 여러 얼굴을 지닌 한 인물로 표현했죠. 그럼 여자는 어떨까요? ... 저라면 틸다 스윈튼을 고르겠어요. 그녀는 대단한 배우니까요. 데이비드 보위 느낌이 있습니다." (2017년 3월)


"완전히, 정말로, 철저하게, 찬성합니다. 2년 전에 피터 카팔디가 닥터가 되었을 때 전 그들이 여자를 캐스팅할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전 아주 기쁘고, 그들은 맞는 일을 했습니다. 그녀는 이 역할에 최고로 어울리는 배우입니다. 1, 2년이 지나면 여자 닥터는 새롭지도 않을 겁니다. 사람들은 이게 논쟁거리였는지도 잊을 거고, 원래 그게 맞습니다." (2017년)


"이 호들갑은 곧 바보처럼 보일 겁니다. 1년이 지나면, 모두 여자 닥터에 완벽히 적응해서 그때 난리가 뭐였는지 신기하게 볼 거라 확신합니다. 사람들은 진작 이랬어야 할 거라 깨닫겠죠. 조디 휘태커는 이 배역에 딱 맞는 사람입니다. 피터 카팔디도 환상적이었죠. 저한테는 사상 최고였어요. 하지만 이제 그가 내려오기로 한 이상, 여자를 뽑지 않는다면 이상하겠죠." (2017년)


9대 닥터 크리스토퍼 에클레스턴

"그녀는 노동계급이고, 북쪽 출신이죠. 뭐가 잘못되겠어요?"

(2017년, 진지한 대답은 아닌 것 같습니다)


10대 닥터 데이비드 테넌드

"왜 안 돼요? 아무 배우가 맡아도 괜찮을 배역이죠. 닥터는 아무나 될 수 있고, 매번 빈 캔버스 같은 존재니까요. 매 닥터마다 미덕만 다를 뿐입니다. 이건 타잔처럼 천옷이 어울리는 사람을 찾아야 하는 역할이 아니에요. 누구나 될 수 있죠."(2008년)


"기쁩니다. 전 그녀와 브로드처치를 세 시즌 찍어서 잘 알고, 제 동료기도 하죠. 드라마에 참여해서 새 수준으로 높이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배우가 떠오르지 않네요. 대단해요. 닥터가 바뀔 때마다 역반응이 있죠. 사람들이 그 캐릭터를 사랑했으니까요. 원래 알던 닥터를 마음 깊이 사랑하니까요. '이 족제비 같은 놈은 누구야. 뭔데? 난 지난번이 좋은데.' 이런 말은 저한테는 통하지 않을 겁니다. 이제 닥터후는 저와 연관이 없으니까요. 전 인터넷에서 은퇴합니다. 발송!" (2017년)


11대 닥터 맷 스미스

"누가 되었든 맞는 배우겠죠. 기다리면서 누가 될지 봅시다. 누구나 될 수 있죠. 이게 이 배역이 대단한 점이에요. 헬렌 미렌이 한다거나... 여러 여배우가 해도 대단할 겁니다. 그는 외계인이에요. 그녀는 외계인이에요. 그러니 상관이 없죠." (2013년)


"그녀는 대단할 겁니다. 대단한 배우고 훌륭한 사람입니다. 따뜻하고 지적이고 웃기고 매력이 있죠. 그녀는 닥터후에 필요한 전부를 갖췄다고 생각해요. 아주 짜릿해요. 기다릴 수가 없네요. 최고일 겁니다." (2017년)


12대 닥터 피터 카팔디

"조디 휘태커의 연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그녀가 대단하고 독립적이고 매력 있는 배우임을 알 겁니다. 무엇보다 그녀는 이 특별한 배역을 맡을 넓은 아량이 있습니다. 그녀는 훌륭한 닥터가 될 겁니다."(201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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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넷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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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코믹콘!


  지난 주 미국 샌디에이고에선 2018 샌디에이고 코믹콘이 열렸습니다. 많은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출연진과 제작진이 행사를 빛냈고 여러 예고편과 사진이 공개되어 팬들은 그야말로 들썩거렸습니다. 그러나 저를 비롯한 후비안들은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닥터후만 기다렸지요. 이번 코믹콘 행사에서 11시즌 배우와 스태프가 등장을 예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금요일 새벽, 다섯 명이 행사장에 들어왔습니다. 13대 닥터를 맡은 조디 휘태커, 동반자를 맡은 토신 콜과 맨딥 길, 쇼러너 크리스 칩널과 제작자 맷 스트래븐스였습니다. 다른 동반자를 연기한 브래들리 월시가 나오지 않은 점이 옥의 티지만, 시즌 11 정보가 메마른 가운데 배우와 제작진이 이 정도 대중 행사에 온 건 13대 닥터를 발표하고부터 처음이라 팬들은 기뻐했습니다.


  배우와 제작진은 성심성의껏 인터뷰했고, 시즌 11 관련 정보도 쏟아졌습니다. 정보들을 하나하나 정돈해 봤습니다.




시즌 11 예고편(보러가기)




  먼저 가장 기쁜 소식, 예고편부터 다루겠습니다. 지지난주 티저 예고편이 월드컵 결승전에 나왔는데, 팬들이 좋게 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궁금증이 들지 않는다', '피자 광고인 줄 알았다', '언제부터 닥터가 초스피드로 걸어다니는 초능력자가 된 거냐.' 등등.


  지난 주 예고편은 드디어 보는 사람을 궁금하게 만들었습니다. 로고를 빼면 40초쯤 되는 영상입니다. 타디스, 우주, 괴물은 안 보입니다. 영상은 닥터와 동반자들에 집중합니다. 여기 저기 뛰어다니고 구경하고 어딘가를 바라봅니다. 색감과 카메라워킹은 새롭습니다. 이전보다 살짝 어둡습니다. 어쩌면 예고편이 실내 장면만 다뤄서 그럴지도 모르죠. 아무튼 다릅니다. 사실, 제작진과 배우가 바뀌었으니 거진 다른 작품이나 마찬가지죠. 닥터후가 장수한 비결이 '변화'니까요. 그 변화가 약일지 독일지는 봐야 알겠지만. 예고편 막바지엔 'THE UNIVERSE IS CALLING'(우주가 부른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티저 예고편에서도 나왔는데, 아마 시즌11을 관통하는 메시지 같습니다.


  이번 예고편은 10점 만점에 7점 주겠습니다. 타디스 날아다니는 장면이나 외계 괴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나오지 않아 조금 낙담했습니다. 다른 팬들은 바로 그래서 만족한 것 같네요. 스포일러 없이 기대감을 높여주었다면서요.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저도 인정합니다. 가을이 기다려지네요.








여러 사진과 소닉 스크류드라이버





  먼저 공개된 사진부터 보시죠. 닥터가 스크류드라이버를 쥔 사진입니다. '우주가 부른다'는 문구는 또 있습니다. 닥터는 후드를 썼네요. 지금껏 후드를 쓴 모습은 본 적 없는데 새롭기도 하고, 좀 더워 보이기도 합니다.


  닥터는 손에 소닉 스크류드라이버를 쥐고 있습니다. 얼마 전 유출된 소닉 사진과 똑같습니다. 유선형에 거친 은빛입니다. 작동하면 노랗게 빛나는 것 같습니다.





  장난감 사진을 보시죠. 기계보다는 마법도구처럼 생겼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네요. 예고편을 보면 닥터가 고글을 쓰고 불을 다루는데요. 유출 사진 중에 소닉 스크류드라이버를 쥔, 고글을 쓴 닥터 사진이 있었죠. 아마 예고편 속 장면은 닥터가 스크류드라이버를 직접 만드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스크류드라이버 표면이 거칠고, 만들다 만(?) 것처럼 생겼겠죠.






시즌 11 관련 정보





  배우한테 쏟아지는 관심만큼 두 제작진, 크리스 칩널과 맷 스트레븐스도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둘을 향한 질문도 있었고 시즌 11 정보도 조금 풀려서 여기서 다뤄볼까 합니다.


  먼저 크리스 칩널은 '닥터후를 보지 않은 지인이 있다면 올해부터 보게 하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시즌 11은 초보자를 배려함을 뜻할 겁니다. 과거보다는 현재를 이야기하고, 옛날 괴물이 나오거나 옛날 일을 말하는 건 자제하겠죠. 그 편이 칩널이나 닥터후한테 좋을 겁니다. 앞으로 나아가야죠.


  예전 닥터후 소식을 쓰면서 2부작 에피소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감독이 같은 에피소드는 2부작이라는 논리였는데요. 아니었습니다. 시즌 11엔 2부작이 없다는 소식입니다. 칩널도 인터뷰에서 '10가지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으니 틀림없겠죠. 어쩌면 6대 닥터 마지막 시즌처럼 배경만 다르지 모든 에피소드가 한 이야기에 꿰이는 시즌... 일 리는 없겠죠?


  또 크리스마스 스페셜도 방영이 확인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시즌이 끝나자마자 방송하는 셈일 텐데요. 그동안 닥터후는 거의 봄에 시즌을 시작했습니다. 여름 즈음에 시즌이 끝나면 성탄절까지 몇 달이 남게 되죠. 시간 간격이 길어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시즌과 다른 분위기, 다른 줄거리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일종의 터닝 포인트였죠. 시즌이 끝나고 잠깐 있다가 방송하는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어떤 재미가 있을지, 그것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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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셋째 주 닥터후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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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11을 기다리다 보니 궁금해집니다. 한국 방송국이(99.9%KBS겠지만) 시즌 11을 방송하면, 누가 13대 닥터를 더빙하게 될까요? KBS가 가끔 삐끗해도, 닥터후는 꽤 준수하게 더빙했으니 새로운 성우진도 기대됩니다.

 


첫째, 4대 닥터 에피소드가 미국 영화관에 걸리다.

 


  닥터후에서 제일 유명한 닥터는 톰 베이커의 4대 닥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4대 닥터는 능글맞은 캐릭터와 기발한 줄거리로 닥터후의 전성기를 불러왔습니다. 4대 닥터가 하차한 1981년부터 37년이 지났고 10대 닥터, 12대 닥터 등 굵직한 닥터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줬음에도 4대 닥터는 아직도 닥터후의 스타 비스무리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6월에는 4대 닥터 첫 시즌이 블루레이로 출시됩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선 4대 닥터 에피소드인 <Genesis of the Daleks>(달렉 창세기)가 극장에서 상영됩니다. 611일 단 하루, 750채 극장에서 상영되며 톰 베이커 인터뷰까지 첨부한다고 합니다.

 

  <Genesis of the Daleks>4대 닥터가 처음 등장한 시즌 12의 에피소드로, 1975년에 방송했습니다. 닥터와 사라 제인과 해리 설리반은 스카로 행성에 도착합니다. 타임로드는 닥터에게 달렉의 탄생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스카로 행성은 탈과 칼레드, 두 종족이 끝없는 전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칼레드 종족 과학자 다브로스는 전쟁을 끝낼 무기, 달렉을 개발합니다. 과연 닥터 일행은 달렉 탄생을 막을 수 있을까요?

 

 

둘째, 13대 닥터가 소설에도 등장



 

  13대 닥터에 쏟아지는 관심은 다른 닥터를 무색하게 할 정도입니다. 아직 시즌 11이 방송하지도 않았는데, 팬들은 팬 오프닝을 만들고 그림을 그립니다. 관심을 끈다는 목적만 보면 13대 닥터는 지금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입니다.

 

  13대 닥터는 이미 코믹스 등장을 예고했는데, 이번에는 소설입니다. 첫째는 단편집 <Doctor Who: Thirteen Doctors 13 Stories>입니다. 제목처럼 닥터 13명과 각각 열셋 단편을 모은 단편집입니다. 물론 13대 닥터도 이 13 닥터에 들어갑니다. 둘째는 소설 <The Good Doctor>입니다.

 

  두 소설은 각각 10, 11월에 출간됩니다. 시즌 1110월쯤에 방송된다고 하니, 최소한 닥터후 에피소드를 앞지르지는 않겠네요. 하지만 이 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이미 13대 닥터의 성격, 타디스 내부 디자인, 컴패니언들 정보를 다 전달받았겠죠? 부럽군요.

 





셋째, 시즌11 감독 공개. 2부작 에피소드는?

 

  닥터후는 시즌마다 2부작 에피소드가 있었습니다. 마지막 에피소드 둘은 규모가 규모니만큼 대부분 2부작이고, 시즌 중간에도 진지하고 긴 에피소드는 2부작으로 방송했습니다. 시즌 72부작이 없었는데, 시즌이 반으로 잘린 탓이 크겠죠.

 

  최근 팬들이 정보를 모으고 모아서 시즌 11 에피소드 감독을 알아냈습니다. 감독이 연이어 같은 에피소드를 맡는다면, 그 에피소드는 2부작일 확률이 높겠죠? 시즌 11에서 2부작으로 나올 에피소드는 2, 3화와 9, 10화로 추측됩니다. 시즌 11은 에피소드 수가 10개로 줄어서 2부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죠. 과연 제작진이 10 에피소드를 모두 재미로 꽉꽉 채워줄지 기대해 보겠습니다.

 


넷째. 조디 휘태커 시즌11은 웅장할 것.’



  얼마 전 영국에서는 텔레비전 시상식 BAFTA가 열렸습니다. BAFTA 레드카펫에 선 조디 휘태커가 인터뷰를 남겼습니다. 시즌 11은 영화 같으면서(cinematic) 웅장할(epic) 것이라면서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죠.

 

  저는 아직 조디 휘태커의 연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브로드처치도 안 봤고요. 그런데 이번 인터뷰를 보니 조금 자신감이 생깁니다. 당돌하면서도 닥터에게 필요한 천진한 똘끼(?)’가 배우에게 흐르는 것 같습니다. 닥터가 여자로 바뀌면서 여성 특유의 스테레오타입(고분고분하거나 그 반대급부로 너무 까칠하거나)에 잡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닥터 캐릭터를 기운차게 밀고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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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 13대 닥터가 목격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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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book_lounge(https://twitter.com/book_lounge/status/952540145898655746)

 

 

  몇 달 전부터 닥터후가 영국 외 국가, 특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에피소드를 촬영할 거라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 소문이 사실인가 봅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 있는 한 서점 트위터에서 (아마도 촬영중인) 조디 휘태커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13대 닥터 복장을 입은 걸 보니 최소한 배우가 남아공에 놀러오지는 않았겠죠.

 

  닥터후는 예전부터 공상과학 치고는 저예산 드라마였습니다. 그에 맞게 배경은 우주선, 건물 내부였고 에피소드들은 세트장에서 찍기 편리했습니다. 물론 야외촬영도 많고 몇몇 에피소드는 외국에서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4대 닥터 에피소드 중 제일 유명한 <City of Death>는 프랑스 파리에서 촬영했고 10대 닥터 2009년 스페셜인 <Planet of the Dead>는 사막행성이라는 배경을 맞추기 위해 두바이에서 촬영했습니다. 그러나 닥터후의 절약정신(?)은 알게 모르게 이어져 왔습니다.

 

  13대 닥터는 올해 가을에 방영할 시즌 11에서 남아공에 방문하게 될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안심할 수는 없습니다. 남아공에서 촬영했다고 해서 정말 남아공이 배경이라는 법은 없으니까요. 작년 크리스마스 스페셜 <Twice Upon a Time>의 1차대전 서부전선 장면은 동유럽 쪽에서 촬영한 것으로 압니다. 그냥 이국적인 배경이 필요했을 수도 있고, 조금 심하게 생각하자면 이국적인 외계행성 배경이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13대 닥터의 외투 색은 거의 결정되었네요. 회색에 가까운 보라색이죠. 처음 공개된 외투의 베이지색은 정말 조명 탓이던 것 같습니다.

 

닥터는 어쩌다 남아공에 갔나?

 

  무엇보다도, 닥터는 어쩌다 남아공으로 가게 된 것일까요? 닥터니까 타디스를 타고 갔을 확률이 높지만 타디스는 재생성 직후에 추락하는 닥터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렇다면 시즌 11 중에 타디스가 돌아온다는 말일까요? 아무리 타디스가 없어도 닥터가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가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안 갑니다.

 

  어쩌면 시간배경이 현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어느 외국 유저가 사진에 있는 문구를 'we cater to white trade only(우리는 백인 거래만 응한다)'라고 읽어냈습니다. 이 문구가 맞다면 아마 배경은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절의 남아공일 확률이 높습니다. 닥터 앞에 있는 차도 꽤 옛날 스타일의 차량이죠. 그 말은 닥터가 시간여행도 했다는 뜻이고 타디스를 다시 만났다는 뜻입니다.

 

  정말 저 문구가 맞고, 남아공에서 촬영한 에피소드가 인종차별을 다룬다면 크리스 칩널과 제작진은 차별과 평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게 됩니다. 이미 닥터가 여자가 되면서 반응이 시끄러웠는데 여기에 인종차별 주제까지 건드린다면... 뭔가 무서워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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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요 닥터/반가워요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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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이 글에는 크리스마스 스페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닥터후 크리스마스 스페셜이 방송되었습니다. 12대 닥터를 떠나보내고 13대 닥터를 맞이하는 중요한 스페셜이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스티븐 모팻의 시대가 끝나고 크리스 칩널이라는 새로운 선장이 닥터후의 조종간을 잡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시리즈 최초로 조디 휘태커가 여성 닥터를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에피소드가 조금 심심하다는 말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예고편만 보면 12대 닥터가 재생성 직전 펼치는 마지막 모험처럼 보였는데, 실제로는 꽤나 조용하고 은은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보면서 언제 팡팡 터지나, 언제 클라이막스로 가나, 이런 생각만 했습니다. 오히려 <Twice Upon a Time>은 스티븐 모팻이 지금껏 자기가 써온 각본을 근본부터 뒤집는 전개를 보여줍니다. 그동안 지구, 우주를 멸망시키거나 닥터 본인을 위협하는 적들과 싸워온 닥터. 닥터는 유리 인간을 만나 너희 계획이 뭐든 간에 멈추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러나 유리 인간의 계획은 악의 계획과는 전혀 관계가 없었고, 닥터 본인도 악의 계획이 아니면 어쩌란 말이냐면서 당황합니다.

 

 

 

 

스티븐 모팻이 들려주는 주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이 에피소드에 악당은 등장하지 않습니다(에피소드 극초반에 회상으로 나오는 사이버맨은 제외). 닥터후 에피소드라면 으레 나오는, 무고한 시민이 레이저를 맞고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장면도 없습니다. 마크 게티스가 연기한, 죽을 예정이던 캡틴은 닥터가 해결하지도 않았는데 살아남습니다. 세상은 죽고 죽이는 외계인들과 음모로 가득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이번 에피소드의 주제입니다. 1차대전 전장에서 벌어진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본 두 닥터는 다시 희망을 가지게 됩니다. 1대 닥터는 재생성을 두려워했지만 용기를 얻습니다. 12대 닥터는 구하고 또 구하는 삶이 지겨워졌지만 한 번만 더 믿기로 합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스페셜은 긴장도 스릴도 없습니다. 그 빈자리를 잔잔한 감동이 채웁니다.

 

 

 

 

1대 닥터

 

사실 아무도 1대 닥터가 닥터후에, 그것도 옛날 방영분에서 짜깁기한 모습이 아니라 실제 배우로 등장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2013년 닥터후 5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An Adventure in Space and Time>은 닥터후 제작기를 다뤘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데이비드 브래들리가 1대 닥터 배우인 윌리엄 하트넬 역을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예 1대 닥터를 연기했습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니만큼 데이비드 브래들리는 윌리엄 하트넬과 다르게 생기고 목소리도 다릅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 나온 모습 정도면 배우도 제작진도 아주 노력했다고 인정할 만합니다. 복장은 물론이고 옷매무새를 잡는 특유의 포즈도 완벽 재현했습니다.

 

그러나 1대 닥터의 차별적인 발언은 조금 너무하다 싶습니다. 1대 닥터가 고집스러운 노인인 건 사실입니다. 1대 닥터가 1960년대에 만들어진 캐릭터인 것도 사실입니다만 제가 아는 1대 닥터는 여성차별 발언은 툭툭 뱉는 외계인은 아니었습니다. 안 그래도 시즌 10이 불필요한 정치적 올바름(PC)로 논란이 되었는데 굳이 1대 닥터로 쐐기를 박아야 했나 궁금합니다. 시즌 10을 볼 때만 해도 방송국이나 다른 임원 탓을 했으면 했지 모팻에게 덤터기를 씌우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이후로는 모팻도 혐의를 피할 수 없겠습니다. 어차피 떠나겠지만요.

 

 

 

 

잘 가요, 피터 카팔디

 

12대 닥터가 재생성하기 전 독백하는 장면은 좋은 형용사가 부족할 정도로 환상적입니다. 비록 반쯤은 체념하듯이 재생성을 결정하지만, 12대 닥터는 그 와중에도 유머와 진실을 잊지 않습니다. 처음 비겁해지지도 악랄해지지도 마라는 메시지는 시즌 9 마지막에 클라라한테 남긴 자신의 좌우명입니다. 한번 말한 걸 또 말해서 조금 고개를 갸우뚱했습니다. 게다가 배까지 먹지 말라고 하다니요. 신선하고 차가운 배가 얼마나 맛있는데(삭제된 10대 닥터 장면 중에는 배를 먹지 말라고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닥터는 그리고 아이들은 가끔 너의 이름을 들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처음 듣고는 엥? 싶었는데 곱씹을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닥터후는 어린이들도 보는 드라마고, 11대 닥터 초반은 거의 동화나 다름이 없었죠. 이따금 닥터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깊고 먼 존재임이 드라마 중간 중간 드러납니다. 어린이발언도 그와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했습니다. 이미 지나간 시절이거나 순수한 나이에 사는 사람만이, 그것도 가끔 닥터의 본명을 듣는다는 말은 정말 동화책에 써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Doctor, I let you go.

 

12대 닥터가 남긴 마지막 말. 뭐라고 번역하면 좋을까요. 시즌 10 마지막에 사이버맨이 쏘는 광선에 맞고 쓰러진 닥터는 자기 자신에게 ‘Let it go.’라고 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모두 그만 이 삶을 놔버려라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그 점에서 보자면 12대 닥터의 유언(?)은 자기한테 하는 말이라면 이제 그만하자.’, 다음 닥터에게 하는 말이라면 이제 네 차례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의적인 표현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재생성 장면은 기대보다 스케일이 작았습니다. 적어도 노란 빛이 눈부시게 뿜어나올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그보다는 주황색 번개가 뻗어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처음에 보고는 뭐가 이리 느려라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슬로우 모션이었습니다. 빛을 더 낸다고 특수효과 비용이 많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은데 좀 화려한 재생성을 보여주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13대 닥터가 눈뜨다

 

12대 닥터의 마지막 장면은 치켜뜬 눈이었습니다. 12대 닥터가 시청자들에게 처음 모습을 보인 201350주년 에피소드와 비슷합니다. 수미상관법이라고 해야 하나요. 저는 역시 10대 닥터 재생성처럼 피터 카팔디의 얼굴이 조디 휘태커의 얼굴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눈가만 변하는 모습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13대 닥터가 조디 휘태커라는 사실은 팬덤을 뒤집어 놓았기 때문에 모를 수가 없겠지만,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이 다음 닥터를 모른다고 가정해야 옳습니다. 그래서 여성 닥터라는 개념을 차근차근 보여주려 재생성 장면을 고심해서 계획했을 겁니다. 그런 이유로 13대 닥터의 얼굴은 바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일단 변한 눈가를 보여서 시청자를 놀라게 하고, 뒷모습으로 궁금증을 유발한 다음, 카메라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 서서히 얼굴을 드러내게 했습니다. 뒤이어 얼굴을 확인한 닥터의 첫 마디는 ‘Brilliant’. 거기에 때 묻지 않은 미소를 짓습니다.

 

이 미소를 보고 여성 닥터에 대해 안심한 시청자들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물론 지금도 여성 닥터는 불안하고, 싫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저 미소는 일단 합격입니다. 속된 말로 빙구(?) 같은 미소를 보니 4대 닥터가 짓던 미소가 떠오릅니다. 재생성 후 반응은 확실히 여성을 강조하지도 않고요.

 

 

 

 

추락하는 닥터에는 날개가 없다

 

13대 닥터가 타디스 버튼을 누르자마자 타디스는 요동칩니다. 닥터는 땅바닥으로 쓰러지고 마는데, 아마 중력이 고장난 듯합니다. 닥터는 중력에 이끌려 질질 내려갑니다. 조종간을 붙잡아 보지만 조종간마저 떨어지면서 닥터는 밖으로 날아갑니다. 타디스 문이 활짝 열린 장면 때문인지 타디스가 일부러 닥터를 뱉어낸(?) 것 같습니다. 유튜브 댓글을 보니 타디스도 닥터를 싫어한다.’라든가 외국판 김여사 드립이 있긴 합니다.

 

타디스가 왜 닥터를 떨쳐냈는지는 다음 시즌에서 밝혀지겠죠. 일단 닥터는 본인 걱정부터 해야 합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니까요. 10대 닥터는 재생성 직후 손이 잘렸음에도 재생성 후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아 손이 다시 자라났습니다. 어쩌면 13대 닥터도 재생성 직후에 추락했으니까 맨땅에 충돌해도 어찌저찌 살아남지 않을까요.

 

 

 

 

크리스 칩널은 닥터후를 옴니버스 방식이 아닌 연결 방식으로 제작하겠다 밝힌 바 있습니다. 만약 정말 칩널이 닥터후를 그렇게 만든다면, 초반은 타디스 없이 지구에 사는 닥터를 그릴 것 같습니다. 3대 닥터도 역사에 간섭했다는 죄로 타디스 조종법을 기억에서 삭제당하고 지구로 유배당했습니다. 3대 닥터는 초반에 UNIT에서 외계인을 퇴치하는 생활을 보냈는데, 13대 닥터도 비슷한 삶을 살게 될까요?

 

 

결론적으로 <Twice Upon a Time>은 모팻이 쓴 덜 모팻스러운 에피소드이자,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부족한 재미를 보충하고도 남은 에피소드이자, 오랜만에 닥터후를 보면서 심장이 터질 듯한 느낌을 느끼게 해준 에피소드이자, 다음이 너무나 기대되는 에피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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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후는 세계 최고의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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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다음 주! 12대 닥터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Twice Upon a Time>이 방송됩니다. 현지시각으로 크리스마스 오후 5시 30분이니 우리나라는 12월 26일 새벽이겠군요. 4년간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 피터 카팔디의 마지막 연기와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최초의 여성 닥터, 조디 휘태커가 연기할 13대 닥터를 보게 됩니다. 몇몇 언론사들과 이벤트에 당첨된 일부 시청자들은 이미 에피소드를 시청한 것 같은데요. 부럽기도 하지만 괜히 얼쩡거렸다가 스포일러라도 들을까 봐 걱정입니다.

 

  그럼 이번 주 닥터 후 소식을 만나봅시다.

 

 1  13대 닥터의 옷 색깔은?

 

 

 

 

  예전 포스트에서 보셨듯, 13대 닥터의 새 복장은 파란 바지와 검은 웃옷, 멜빵, 무지개떡(?)스러운 줄무늬에 상아색 코트를 걸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코트 색은 원래 옅은 보라색이라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나온 촬영장 사진을 보니 확실해졌습니다. 13대 닥터 코트는 옅은 보라색, 회색에 가까운 색이었습니다. 아마 이전 사진에 나온 상아색은 노을빛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듯하네요. 다만 조명이 조금만 어두워도 바지와 상의가 시커멓게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의상과는 별개로, 조디 휘태커의 미소가 마음에 드는군요. 개인적으로 13대 닥터는 4대 닥터처럼 빙구(?) 같은 닥터였으면 싶습니다. 그래야 의상과도 어울리고요.

 

 

 

 

 

 

 2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또 조금 공개!

 

 

 

 

  닥터후 유튜브 채널이 또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은 12대 닥터, 1대 닥터, 빌 포츠, 마크 게티스가 연기한 '캡틴'이 타디스 위 쇠사슬에 매달리면서 시작합니다. 타디스는 쇠사슬에 매달려 어딘가로 올라가고 넷은 눈밭에 뛰어내립니다. 넷은 1대 닥터의 타디스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타디스는 시간 소용돌이로 진입합니다.

 

  12대 닥터가 쇠사슬에 뛰어내리고도 도망가자고 하고 1대 닥터에게 깊은 우주 아무데나 빨리 가자고 재촉한 것을 보면, 확실히 주인공 일행은 쫓기는 모양입니다. 타디스를 쇠사슬로 끌어올려 갈취한 장본인도 그들이겠죠.

 

  일부 우려와는 달리 빌 포츠는 환각이나 상상은 아니고 실제로 재등장하는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그리고 1대 닥터의 타디스를 들어가는 장면을 보면 눈 입자가 공중에 멈춰 있습니다. 공개된 시놉시스에 나오는 '시간을 얼리는' 악당이 능력을 쓴 것 같습니다.

 

  타디스가 날아가는 시간 소용돌이도 놓칠 수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본 어느 시간 소용돌이보다 멋지고 웅장합니다. 닥터후 관련 특수효과를 올리는 유튜버 'John Smith'가 이번 에피소드 특수효과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실제 유튜브 채널에 올린 시간 소용돌이와 어느 정도 비슷합니다.

 

 

 

 

 3 모팻 "닥터후는 세계 최고의 드라마"

 

사진출처 :Gage Skidmore(https://www.flickr.com/people/22007612@N05)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를 끝으로 스티븐 모팻은 닥터후를 떠나게 됩니다. 인터뷰에 따르면 아마 다시는 닥터후를 집필하지 않을 예정이라는데요.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프리뷰 시사회에서 모팻은 '닥터후가 역사상 최고로 위대한 드라마(the greatest television show ever made)'라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본인이 닥터후 팬이고, 닥터후가 오랜 역사를 지녔다지만 역사상 최고라니? 얼핏 들으면 어그로성 발언 같기도 합니다. 모팻의 설명을 들어 보시죠.

 

 

  위대함은 무엇으로 잴까요? 시청률로 잴까요? 평론으로 잴까요? 아니에요. 절대 아니죠.

 

  완벽성으로 잴까요? 닥터후라고 매주 완벽할까요? 안 그래요. 정말이에요. 닥터후 매 에피소드는 실험이고, 당신이 매주 실험을 하면 가끔은 그을린 얼굴을 하고 연기 한가운데서 눈을 깜빡이며 바보처럼 보이겠죠.

 

  엄연히 그래요. 완벽이란 지루함을 정제한 거죠. 같은 일을 죽 반복하는 겁니다. 닥터후는 매번 달라지니까 절대 완벽할 수가 없죠.

 

  그럼 위대함은 뭐로 잴까요? 닥터후로 작가가 된 사람들이 있어요. 엄청 많죠. 닥터후로 예술가가 된 사람들이 있어요. 닥터후로 배우가 된 사람들도 있죠. 그중 둘은 닥터를 연기했고요!

 

  믿거나 말거나 닥터후로 과학자가 된 사람들도 있어요. (중략) 사람들은 과학자가 되거나 세상을 보는 시각을 바꾸고 자기 가능성을 바꿔요. 경찰 박스를 타고 시공간을 여행하는 얼척없는 드라마 때문에요.

 

  그러니 평론은 신경쓰지 마세요. 시청률도 신경쓰지 마세요. 다 신경쓰지 마세요. 이 드라마로 탄생한 수많은 과학자와 뮤지션과 학자와 작가와 감독과 배우들... 닥터후로 살짝 빨라진 심장 박동을 세어 보세요.

 

  2등은 전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장담하는데, 가장 중요한 측정법에 따르면 닥터후는 역사상 최고의 텔레비전 드라마입니다.

 

 

  다른 드라마 팬들은 전혀 동의하지 않을 말이지만, 닥터후 광팬인 모팻의 진심이 보이는 말입니다. 이런 덕후 끝판왕이 닥터후를 맡고 실력까지 제대로 발휘했다니, 팬으로서 고맙네요.

 

  모팻이 말한 '닥터를 연기한 배우 둘'은 아마 10대 닥터를 연기한 데이비드 테넌트와 12대 닥터를 연기한 피터 카팔디일 겁니다. 둘 모두 닥터후 팬으로 유명하죠. 특히 피터 카팔디는.... 카팔디의 덕질을 글로 쓰려면 책 한 권을 채워야 하지 않을까요?

 

 

 

 

 

 

번외 이제 누가 구독하라고 해주지?

  12대 닥터의 명대사는 뭐가 있을까요? 시즌 9에서 자이곤들을 두고 한 연설? 클라라 앞에서 기억을 잃기 전에 남긴 말? 시즌 10 마지막화에서 마스터(들)에게 간절히 뱉은 자신의 태도?

 

  그러나 유튜브 후비안들은 생각이 다릅니다. 그분들이 말하는 12대 닥터의 명대사는 바로...

 

 

  Don't forget to subscribe to the official Doctor Who Youtube Channel

 

 

  이라는 것 같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닥터후 유튜브 계정에서 올리는 영상 마지막마다 피터 카팔디가 등장해 '닥터후 유튜브 채널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대사입니다.

 

늘 동영상 마지막에 채널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친절한 피터 카팔디

 

 

  거의 모든 동영상마다 나와서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는 피터 카팔디의 대사는 곧 12대 닥터의 명대사(?)가 되었습니다. 팬들은 대사에 비트를 주거나 닥터후 장면과 합성한 영상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가히 컬트적인 인기라 할만 합니다.

 

 

  적어도 유튜브 관계자는 이 대사의 인기를 아는 듯합니다. 닥터후 54주년을 계기로 4대 닥터 톰 베이커와 인터뷰를 했는데, 톰 베이커에게 이 대사를 시킨 겁니다.

 

 

3분 40초부터 톰 베이커의 구독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이번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관련 영상에서도 팬들은 '이제 누가 유튜브 구독을 잊지 말라고 하지?'부터 '1대 닥터를 맡은 데이비드 브래들리에게도 이 대사를 시켰으면!' 같은 댓글이 달고 있습니다. 저는 어서 조디 휘태커의 'Don't forget to...'를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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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대 닥터 새 복장. 그외 새로운 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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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후 팬에게 가을은 잔인한 계절입니다. 시즌이 끝나고 크리스마스 스페셜까지 감감 무소식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새로운 소식이 차근차근 들어오고 있고, 13대 닥터를 기다리는 기대감이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으니 버틸 만 합니다. 저도 오랜만에 닥터후 소식을 전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

 

1. 13대 닥터 의상 공개

 

 

  며칠 전 BBC는 조디 휘태커가 연기할 13대 닥터의 의상과 타디스 디자인을 공개했습니다. 보시다시피 13대 닥터 복장은 검은 상의와 푸른 바지에 멜빵을 메고 상아색 긴 코트를 걸친 모습입니다.

 

  대부분 팬들은 조금 의아해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닥터가 괴짜 외계인이라지만 이런 복장은 어색하다', '차라리 예전에 공개한 후드티가 낫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러나 '2000년 동안 남자였다가 갑자기 여자가 된 외계인이라는 콘셉트를 잘 살렸다', '13대 닥터가 4대 닥터처럼 천진난만한 성격이라면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벌써 팬아트도 속출하고 있고요.

 

  의상에 가려져서 그렇지 타디스도 꽤 새로워졌습니다. 먼저 타디스 표면이 9대 ~ 10대 닥터 시절처럼 낡은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만 예전보다는 푸른 빛감이 줄어들고 조금 색이 어두워진 것 같습니다. 타디스 문에 붙은 안내판은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했습니다. 스티븐 모팻이 <Blink> 에피소드에서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말했듯이 타디스는 영국 경찰 전화박스를 흉내낼 뿐 아주 정확히 전화박스로 모습을 바꾸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타디스 디자인은 닥터 별로 조금씩 크기나 비율, 디테일이 달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의상은 마음에 듭니다. 위에 썼듯이 13대 닥터가 어린아이 같은 닥터라면 저 복장이 참 어울립니다. 벌써부터 맹한 표정을 짓고 4차원적인 말을 중얼대는 닥터가 눈에 선하네요. 혹시 모르죠. 저런 복장에 아주 어두운 성격을 지녀서 옷과 사람을 대비시키려는 걸지도 모르지만요. 타디스는 검은 안내판이 조금 거슬리네요.

 

  참고로 13대 닥터가 입은 코트의 실제 색은 살짝 보라색에 가깝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노을빛 때문에 베이지색처럼 보이는 것이고요. 출처가 정확하지 않지만 혹시나 해서 언급해 봅니다.

 

 

2. 조디 휘태커 촬영장 사진 공개

 

트위터에 올라온 사진(지금은 삭제됨)

 

 

  한편 영국에서는 시즌11 촬영을 시작한 모양입니다. 한 트위터리안이 11시즌 촬영장 사진을 올렸는데요. 지금은 신고를 받아서 삭제된 것 같습니다. 사진은 조디 휘태커가 12대 닥터 의상을 입은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저기서 촬영 중인 장면은 시즌 11 첫 화겠죠. 피터 카팔디가 입은 옷을 조디 휘태커가 입은 걸 보니 감회가 새롭네요. 아직 재생성 장면을 보진 않았지만 12대 닥터가 떠난다는 것이 실감이 납니다.

 

  그러고 보니 13대 닥터는 어디서 옷을 얻을지 궁금합니다. 말이 나온 김에 역대 닥터의 의상 출처(?)를 알아봅니다.

 

1대 닥터는 그냥 자기 옷을 입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2대 닥터는 재생성하면서 옷도 같이 바뀌었습니다. 아직 재생성 설정이 확실하지 않은 때였습니다.

3대 닥터는 목욕을 마치고 다른 사람이 벗어놓은 옷을 훔쳐 입었습니다.

4, 5, 6, 7대 닥터는 타디스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8대 닥터는 영안실에서 재생성한 후 병원 직원의 옷을 훔쳐 입었습니다.

9대 닥터는 출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마 자기 취향대로 골라 입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10대 닥터는 타디스 옷장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11대 닥터는 병원에서 주워 입었습니다.

12대 닥터는 타디스에서 골라 입었습니다.

 

  대체로 닥터들은 옷을 자기가 골라 입거나 주워 입었습니다. 13대 닥터는 어느 쪽일지 궁금합니다.

 

 

3. 크리스마스 스페셜 일부 공개 예정

 

닥터후 트위터 공식계정에 올라온 사진(https://twitter.com/bbcdoctorwho/status/929702896014385154)

 

  BBC는 매년 <Children In Need>라는 자선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날을 잡아서 기부를 받는 행사죠. 닥터후 팬한테도 이 Children In Need는 익숙합니다. 이 날엔 여러 BBC 드라마들이 특집으로 짧은 영상을 만드는데요. 닥터후도 예외는 아닙니다. 2005년에는 시즌 1 마지막화와 크리스마스 에피소드 사이를 다룬 짧은 영상을 공개했고 2007년에는 10대 닥터와 5대 닥터가 만나는 단편 <Time Crash>를 방영했습니다(둘이 장인과 사위가 될 거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요)

 

  올해 Children In Need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방영할 에피소드 <Twice Upon a Time>의 일부 장면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물론 스포일러를 막기 위해 중요한 장면은 절대 보여주지 않을 테지만, 지금으로서는 1분이라도 보여주면 감사하겠죠.

 

  이번 영상은 영국날짜로 11월 17일에 BBC1 채널에서 공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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